4월 22

황소에 맞섰던 소녀, 결국 비켜난다

황소에 맞섰던 소녀, 결국 비켜난다

정지섭 기자

입력 : 2018.04.21 03:02

여성의 날 맞아 월가에 세워진 ‘겁 없는 소녀’ 동상, 연말 3블록 떨어진 곳으로 이사

미국 뉴욕 맨해튼의 관광 명소인 월가 ‘돌진하는 황소(Charging Bull)’ 동상은 지난해 3월 ‘불편한 이웃’을 맞았다. 황소의 눈앞 10여m 지점에 세워진 ‘겁 없는 소녀(Fearless Girl)’ 동상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월가‘돌진하는 황소’동상 10여m 앞에 서 있는‘겁 없는 소녀’동상.
미국 뉴욕 맨해튼 월가‘돌진하는 황소’동상 10여m 앞에 서 있는‘겁 없는 소녀’동상. 마치 작은 소녀가 황소와 맞서 있는 듯한 모습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투자회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조각가 크리스틴 비스발에게 의뢰해 제작했다. 월가 및 미국 기업들의 성 평등 의식 개선을 요구하고, 여성 고용이 활발한 회사들에 중점 투자하는 자사 펀드 상품도 광고하려는 목적이었다. 키는 127㎝이고 무게도 황소의 30분의 1(110㎏)에 불과한 ‘겁 없는 소녀’가 당당한 자세로 돌진하는 황소와 맞선 모습은 뉴욕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989년 등장해 월가의 상징으로 사랑받은 황소 동상은 소녀상의 등장으로 ‘마초(남성 우월주의)의 상징’처럼 인식됐다. 소녀상은 원래 1주일 정도만 전시될 예정이었지만 명물로 떠오르자 뉴욕시 당국은 ‘체류 기한’을 지금까지 연장해왔다.

하지만 두 동상의 ‘불편한 동거’는 올 연말 끝날 예정이다. 뉴욕시가 19일(현지 시각) ‘겁 없는 소녀’를 현재 위치에서 3블록 떨어진 뉴욕 증권거래소 부근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두 동상이 들어선 곳의 보행 공간이 좁아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자 이전을 결정한 것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소녀상은 뉴욕 시민들의 삶의 일부로 오랫동안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이전 결정에는 황소 동상의 조각가 아투로 디 모디카(76)의 의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모디카는 두 동상의 동거가 시작된 뒤 줄곧 소녀상의 이전을 요구해왔다. 그는 ‘겁 없는 소녀’에 대해 “미국의 힘과 번영이라는 내 작품 속 의미를 악랄하게 왜곡시킨 광고 술책”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1/20180421001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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