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세계 최대 규모 실험으로 은하 형성과 진화 이론 가장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2020.10.29 21:58
세계 최대 규모 실험으로 은하 형성과 진화 이론 가장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2020.10.19 14:00국내 연구진이 우주의 진화와 은하 생성을 이론적으로 계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치모의실험을 수행하고 은하의 형성과 진화 이론을 가장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 ‘누리온’을 활용한 연구결과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과 지난해 사건지평선망원경(ETH) 연구를 통한 인류 첫 블랙홀 관측으로 관심을 끈 초거대 블랙홀의 성장 과정을 이해하는 중요한 이론적 자료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KISTI와 고등과학원, 한국천문연구원은 우주 진화와 은하 생성을 계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치모의실험 ‘호라이즌런5(HR5)’을 수행했다고 19일 밝혔다. HR5는 KISTI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다섯 번째 우주 진화 관련 연구 프로젝트다.
2018년 구축된 슈퍼컴퓨터 누리온은 25.7페타플롭스(PF)의 계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플롭스는 초당 수행할 수 있는 부동소수점 연산 횟수를 의미한다. 페타플롭스는 1초당 1000조번의 연산처리를 할 수 있다.
HR5 연구팀은 프랑스에서 개발된 유체역학 수치모의실험 코드 ‘람세스(RAMSES)’를 채택하고 누리온에서 최대 효율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적병렬화해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수행하기 어려웠던 계산을 3개월간 7.5PF 규모에서 수행했다. 최적병렬화는 슈퍼컴퓨터에서 수천대의 컴퓨터가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코드를 개발해 어려운 문제를 빠르게 계산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람세스는 별이 마지막 진화 단계에서 폭발하는 현상인 초신성과 활동성 은하핵에 의한 기체의 가열 및 손실 뿐 아니라 산소, 철과 같은 중원소 함량의 진화,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자세한 물리적 진화과정을 계산할 수 있다.
기존의 세계적 규모의 우주론 유체역학 수치모의실험에서 가상 우주 공간 크기의 한계로 우주 거대구조의 성장과 은하 진화와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규명하기 어려웠다. HR5는 모의실험의 규모를 크게 확장해 ‘표준우주모형’에 근거한 은하의 형성과 진화를 가장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차가운 암흑물질 모형으로 불리는 표준우주모형은 우주대폭발 모형, 급팽창 가설, 차가운 암흑물질 모형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우주론적 관측 데이터와 대부분 일치한다.
기존 수치모의실험에서는 10개 내외의 은하단만 찾을 수 있었다. HR5에서는 기존 시뮬레이션보다 10개 큰 공간에서 약 10배 더 많은 100여개의 은하단을 찾아냈다.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의 은하단 형성과 소속 은하의 진화를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수치모의실험 데이터는 우주 팽창의 기원으로 여겨지며 우주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에너지의 정체 규명을 위한 탐사 관측 해석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HR5 연구팀은 한 변이 약 34억광년인 가상 우주 공간 내 은하 분포로부터 암흑에너지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정보 중 하나인 ‘바리온 물질 요동의 흔적(BAO)’을 처음으로 이론적으로 구현했다. BAO란 우주 초기에 공간이 팽창함에 따라 생긴 요동이 일종의 화석처럼 현재까지 남아있는 흔적을 말한다. 우주의 나이가 38만년일 때 빛과 물질이 분리되며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창범 고등과학원 교수는 “HR5는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우주론적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으로 우주 거대구조와 은하의 생성 및 진화를 동시에 정밀하게 기술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며 “우주론과 은하 및 은하단의 기원을 밝히는 다양한 연구에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오경 KISTI 슈퍼컴퓨팅응용센터 책임연구원은 “이번 거대 규모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존에 수행할 수 없었던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었다”며 “다른 연구에도 활용돼 혁신적인 우주론 연구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출처]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4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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