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언론 [TV/언론] 병원 바닥 누워 치료 기다리다… 아르헨 울린 여대생의 마지막 사진
2021.05.26 19:48
[TV/언론] 병원 바닥 누워 치료 기다리다… 아르헨 울린 여대생의 마지막 사진
장근욱 기자
코로나 때문에 병상이 부족해 병원 바닥에 누워 치료를 기다리다 병세가 악화해 결국 세상을 떠난 여대생의 마지막 사진에 아르헨티나가 슬픔에 빠졌다. 외신들은 이 여대생의 사례가 아르헨티나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의료시스템이 붕괴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25일(한국 시각)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산타페에서 혼자 살며 수의대에 다니던 여대생 라라 아레기스(22)가 지난 21일 코로나 감염증으로 숨졌다.
당뇨병을 앓고 있던 라라가 처음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인 건 지난 13일이다. 그녀는 나흘 뒤인 17일 코로나 검사를 받고 치료제를 처방받았다. 하지만 상태가 악화하자 부모는 딸을 산타페 도심에 있는 프로토메디코 병원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병원엔 라라를 수용할 병상이 없었다. 그녀는 결국 병원에서 임시로 내준 휠체어에 앉아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다 못한 부모는 딸을 유명 대형 병원인 이투리아스페 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여기에는 병상뿐만 아니라 의자도 남는 게 없었다.
라라의 어머니 클라우디아 산체스는 “병원에는 병상이 없다는데, 딸은 무척 아파 보였고 ‘쓰러질 것 같다'는 말까지 했다”며 “눕고 싶다면서 바닥에 눕기에 남편이 재킷을 덮어줬다”고 했다.
라라는 결국 병상을 구했지만, 그 병상에서 생을 마감하게 됐다. 라라는 양측성 폐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양쪽 폐 모두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코로나에 감염되면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어머니 산체스는 “20일 병원에서 ‘딸을 잠깐 보러 올 수 있겠냐'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는데, 좀 이상하게 느껴졌다”며 “어쨌든 갔는데 도착해 보니 딸은 위중한 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소 호흡기를 쓴 딸은 나를 쳐다보면서 숨 막힌다는 표시를 했다”고 했다. 산체스는 “난 주저앉았고 그 이후로 딸을 다시는 보지 못했다”면서 “집에 도착하자 병원에서 연락이 와 딸이 기관 삽관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지만, 결국 21일 새벽 3시 딸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딸의 사망 이후 어머니는 병원 바닥에서 치료를 기다리던 딸의 마지막 모습을 인터넷에 올렸다. 사진을 보면 마스크를 쓴 라라는 병원 바닥에서 가방을 베개로 삼고 청재킷을 덮고 누워 있었다. 이 사진은 아르헨티나 네티즌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확산했다.
10여 년간 당뇨병을 앓아온 라라는 코로나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상태였다. 백신 접종 대상이었으나 백신이 부족한 아르헨티나 여건상 접종을 받지 못했다. 라라는 당뇨병 때문에 병원에서 정기적인 인슐린 치료를 받아왔지만 코로나 병상이 부족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신규 확진자가 연일 3만 5000명을 웃도는 등 코로나 확산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31일까지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대해 봉쇄령을 내렸다. 봉쇄령 기간 동안 일부 필수 업무를 제외한 모든 사회, 경제, 교육, 종교, 스포츠 활동 등이 정지된다. 시민들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거주지 근처에 한해 이동이 허용된다.
[출처]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mideast-africa-latin/2021/05/26/ITQKTBL5ZRDFRL5XYBJ3KMJT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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