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9월 2021

[時事][시사] 스타벅스 고객예치금 2.3조원, 일반은행 2배… 이제 모두가 경쟁자

[時事][시사] 스타벅스 고객예치금 2.3조원, 일반은행 2배… 이제 모두가 경쟁자

[Cover Story] 산업융합 ‘빅블러 시대’… 이젠 모든 기업이 서로 경쟁자

빅블러시대 이젠 모든기업이 서로 경쟁자/일러스트=안병현
 
빅블러시대 이젠 모든기업이 서로 경쟁자/일러스트=안병현

전 세계 유료 가입자 수 2억900만명(올 2분기 기준)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지난 7월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주주에게 보낸 편지에서 “게임을 오리지널 시리즈(자체 제작한 영화·드라마) 같은 새로운 콘텐츠의 하나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제작을 넘어 게임까지 직접 개발하겠다는 얘기다. 넷플릭스는 이미 미국 게임사 EA에서 게임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마이크 버듀를 게임 개발 부문 부사장으로 영입했고, 내년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팀을 구성 중이다.

넷플릭스의 게임 산업 진출은 요즘 세계 산업계를 휩쓰는 ‘빅블러(Big Blur)’의 최신 사례 중 하나다. 발전한 기술을 매개로, 이종(異種)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며 융합하는 현상이다. 미래학자 스탠 데이비스가 1999년 “ICT(정보통신기술)의 발전 아래 모든 산업은 소프트웨어 산업이 되고, 여러 산업이 한데 섞일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처음 쓴 말이다.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한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의 로고에 게임 패드를 합성한 사진. / 긱크레이즈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한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의 로고에 게임 패드를 합성한 사진. / 긱크레이즈

다소 설익어 보였던 그 예언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과 신종 코로나 대유행(팬데믹)으로 급격히 진행된 디지털 전환이 글로벌 산업의 거의 전 영역에서 경계의 파괴와 융합을 가속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예전에는 서로 상관이 없거나 협력 관계였던 기업들이 갑자기 경쟁자가 되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산업 융합(빅블러) 현상으로 모든 산업 분야에서 (타 분야에서 넘어온) 신규 기업 진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했다.

◇全산업으로 확산하는 빅블러

빅블러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빅테크의 타(他)산업 진출이다. 애플과 구글이 단적인 예다. 이 두 회사는 본래 각각 컴퓨터 기업, 검색 엔진 기업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분야에 잇달아 진출, 서로 경쟁자가 됐다. 최근에는 반도체 분야에도 진출하면서 인텔·엔비디아와 같이 경쟁하게 됐다. 애플은 작년 11월 PC용 CPU(중앙처리장치)에도 자체 개발한 반도체(M1칩)를 쓰기 시작했고, 구글은 모바일 반도체 ‘텐서(Tensor)’를 자체 개발해 10월 출시될 픽셀6 스마트폰부터 탑재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모빌리티(이동 서비스) 산업에도 진출했다. 구글의 관계사 웨이모는 지난달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택시 시범 운행에 나섰고, 애플 역시 2014년부터 개발해온 자율주행 전기차 기술을 바탕으로 ‘애플카’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역으로 유통·제조 분야 전통 기업이 IT(정보기술)를 이용해 타 산업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지난해 하나금융과 KB금융그룹, 우리금융 등 국내 대표 금융회사 수장들이 “가장 신경 쓰이는 경쟁자”로 꼽은 회사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전용 앱과 카드 등을 통해 예치한 선불 충전금이 1801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주요 핀테크 기업인 토스(1214억원)와 네이버파이낸셜(689억원)보다 많다. 스타벅스가 이런 식으로 전 세계 고객들에게서 유치한 돈은 약 20억 달러(약 2조3380억원)로 추산된다. 미국 FDIC(연방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미국 내 4500여 은행 중 3900개(87%) 은행의 총 자산이 10억달러가 안 된다. 커피 프랜차이즈가 웬만한 은행보다 2배 이상 많은 돈을 보유한 것이다.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구분되던 기업 간 비즈니스 모델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미국 아마존과 한국 네이버는 과거 전형적인 B2C 기업이었다. 개인 소비자의 상품 주문과 검색 서비스 이용에 기반해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회사는 인터넷 쇼핑몰과 포털 서비스를 만들던 기술로 각각 AWS(아마존웹서비스)와 네이버클라우드라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진출, 기업 대상(B2B) 사업을 펼쳐 큰 성공을 거뒀다. 반대로 LG CNS처럼 기업의 IT 서비스를 공급하는 B2B 기업이 개인 정보를 모아 관리해주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으로 B2C에 나서는 사례도 나온다.

/그래픽=최하은
 
/그래픽=최하은

◇모두가 경쟁자… 超경쟁 시대 열린다

이러한 빅블러 현상은 예상치 못했던 경쟁자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초(超)경쟁 시대를 초래하고 있다. 최근 경쟁 기업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이 대표적이다. 테슬라와 BYD 등 초기 전기차 기업에 이어 도요타⋅폴크스바겐⋅현대기아차 등 세계적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 본격화를 선언했고, 수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한 것도 모자라 애플과 소니, 화웨이와 샤오미 같은 IT 기업들도 뛰어들었다.

심지어 푸드테크(식음료 기술)의 발전과 채식주의 소비자의 증가로 대체육 시장이 커지면서, 수입 쇠고기·돼지고기와 경쟁해왔던 국내 축산 농가들이 이제는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드 등 해외 첨단 식품 기업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콩과 버섯, 미생물 등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만드는 대체육은 버거킹과 KFC 같은 유명 패스트푸드에도 납품되며 육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전 세계 대체육 시장 가치가 작년 기준 207억달러(약 24조2190억원)로 오는 2024년에는 232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적으로 기업 경영에서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진출은 금기(禁忌)처럼 여겨져 왔다. 베인앤드컴퍼니 등 많은 경영 컨설팅 회사가 “핵심 사업과 관련 있는 분야가 아니면 진출하지 말라”는 조언을 해왔다. 사업 기반과 경험이 전혀 없는 분야는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시행착오와 실패 가능성은 크기 때문이다.

이런 상식을 뒤바꿔 놓은 것이 전 산업 영역에 걸친 디지털 전환,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다. 판매와 영업, 인사 관리는 물론 이제는 생산과 공급망 관리, 기술 개발에 이르는 거의 모든 기업 활동이 디지털화·자동화되면서 기업의 핵심 인프라이자, 범용 기술로서 IT에 대한 투자를 늘리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IT(정보기술) 투자는 작년 기준 3조8650억달러(약 4517조4120억원)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기업들은 이렇게 확보한 IT 인프라와 기술 상당 부분을 다른 산업에 진출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에 쓰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전기 자동차의 파워트레인과 기능 제어에 응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완성차 기업 역시 차량의 성능과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IT를 적극 도입, 자동차의 모든 기능에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 산업 등에도 진출하고 있다. IT가 신사업 진출의 다리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신기술 등장과 산업 패러다임 변화

2012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내 은행 건물에 들어선 스타벅스 매장(위)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제품과 함께 있는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아래). 스타벅스는 선불충전금을 기반으로 예금 산업에, 현대차는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 산업에 진출했다. / 트립닷컴·현대자동차
 
2012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내 은행 건물에 들어선 스타벅스 매장(위)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제품과 함께 있는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아래). 스타벅스는 선불충전금을 기반으로 예금 산업에, 현대차는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 산업에 진출했다. / 트립닷컴·현대자동차
 

전문가들은 이처럼 IT에 대한 적극적 투자 외에도,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와 신기술의 등장이 빅블러를 가속했다고 본다. 전기차 산업은 산업 패러다임의 등장으로 인한 빅블러의 사례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 중립 정책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배터리와 전자 장비 기반의 전기차로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열렸고, 이를 통해 기존 완성차 업체 외에 IT 분야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기회가 열렸다.

넷플릭스의 게임 산업 진출은 IT 진보에 따른 빅블러의 사례로 언급된다. 넷플릭스의 OTT 서비스는 세계 어디서나 초고속으로 대용량의 영상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졌다. 여기에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이 극도로 짧은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더해지면서, 내용이 미리 정해진 영화뿐만 아니라 사용자(게이머)의 조작에 따라 상황이 바뀌는 게임 영상도 실시간으로 보내 줄 수 있다. 이른바 ‘클라우드 게임’이다. 멀리 떨어진 클라우드에서 실행된 게임을 내 PC나 스마트폰에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만, 시간 지연이 없기 때문에 마치 내 PC나 스마트폰에서 게임이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동안 클라우드로 영화 서비스를 해온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영화를 저장해 놓은 클라우드 서버(대형컴퓨터)를 게임용으로 바꾸면 된다.

스타벅스는 디지털 결제 기술의 발전 덕분에 은행의 경쟁자가 됐다. 모바일 앱으로 커피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상품권 구매 및 충전 기능을 통해 스타벅스에 ‘돈을 맡겨 놓고 쓰는’ 것이 가능해졌다. 스타벅스는 지난 3월부터 미국 일부 지역에서 가상화폐 결제 앱을 시범 운영하는 등 핀테크 기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빅테크의 ‘독과점 강화’ 부작용도

빅블러 시대는 그러나 짙은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막강한 IT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특정 분야의 독점적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을 하면서 산업 전체와 국민 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더 나아가 여러 분야에 걸친 독과점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10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가진 카카오가 택시 호출과 간편 결제, 콘텐츠 분야로 업종을 확대하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비판을 받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세계 각국 정부가 빅테크에 대한 규제 고삐를 바짝 조이기 시작했다. 미국 의회는 지난 6월 11일 빅테크 반(反)독점 규제 법안을 발의했다. 여기에는 경쟁자를 인수⋅합병해 없애는 ‘킬러 합병(Killer Acquisitions)’에 대해 허가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예컨대 페이스북 같은 시장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가 인스타그램같이 시장에 진입한 지 얼마 안 된 잠재적 경쟁자를 인수할 경우, 시장지배력 확대로 연결되지 않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일각에선 이러한 현상이 빅테크의 해체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경영컨설팅 기업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의 헤르만 지몬 명예회장은 Mint에 “각국 경쟁 당국이 빅테크에 대한 반(反)독점 규제를 강화할 것이 뻔하다”면서 “결국 사업부별로 분사(Spin-off)하거나 해체될 수 있다”고 했다.

◇빅블러 생존 비결은 ‘원천기술’

빅블러가 산업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해도, 수십년간 쌓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한순간에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김선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은 “역설적이게도 산업과 기술 경계가 모호해질수록 원천기술의 가치는 더욱 분명해진다”며 “결국 (산업 간 장벽을 넘는) 융합은 핵심기술에서 파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천기술의 중요성은 애플의 CEO 팀 쿡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쿡 CEO는 지난 4월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애플카 관련 질문에 “애플은 사업이 통합되는 지점을 찾아내고 그 주변의 핵심 기술을 직접 보유하는 걸 아주 좋아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빅블러 시대에 살아남는 기업의 좋은 사례로 일본의 조미료(MSG) 제조업체 아지노모토를 든다. 아지노모토는 세계 최초로 MSG를 개발한 100년 역사의 식품 기업이면서 동시에 현재 반도체 핵심 소재인 ‘마이크로 절연 필름(ABF)’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MSG를 만드는 데 쓰이는 아미노산 화학을 특화시켜 ABF라는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한 덕분이다. 아지노모토의 ABF는 현재 인텔·AMD·엔비디아·ARM 등 오늘날 생산되는 대다수의 반도체 제품 회로에 탑재되고 있다. 100년 전 조미료 기술이 오늘날 빅블러를 주도하는 첨단 반도체 산업 기술이 된 것이다.

[출처] https://www.chosun.com/economy/mint/2021/09/17/VQC7WIILLND5ZNE5VNDX46O3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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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21년 9월 17일 by comphy in category "경영 및 창업", "사회포인트", "업무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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