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7월 2020

[오시영의 겜쓸신잡] 라그나로크 속에 담긴 ‘종말 신화’ 스토리

[오시영의 겜쓸신잡] 라그나로크 속에 담긴 ‘종말 신화’ 스토리

입력 2020.07.12 06:00

 

게임을 통해 학습한다는 것이 어색할 수 있지만, 게임 안에는 문학·과학·사회·상식 등 다양한 분야 숨은 지식이 있다. 게임을 잘 뜯어보면 공부할 만한 것이 많다는 이야기다. 오시영의 겜쓸신잡(게임에서 알게된 쓸 데 없지만 알아두면 기한 느낌이 드는 동사니 지식)은 게임 속 알아두면 쓸데없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한 잡지식을 소개하고,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코너다. [편집자 주]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넥슨 ‘바람의나라’, 엔씨소프트 ‘리니지’와 함께 1세대 온라인게임 시절을 풍미했던 게임이다. 3D로 구성한 배경 위에 2D 도트 캐릭터를 표현하는 아기자기한 2.5D 그래픽으로 남성은 물론 여성 게이머에게도 사랑을 받은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7일 나온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풀 3D 방식으로 한층 더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 업그레이드됐다. 11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에 오르며 장기 흥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라그나로크 오리진 게임 화면 / 오시영 기자
‘라그나로크’는 사실 북유럽(노르드) 신화에 나오는 종말 신화의 이름이다. 종말 신화는 천주교나 개신교 성서에 있는 요한묵시록(계시록)과 성격이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고대 노르드어 라그나로크(ragnarǫk)에서 라그나(ragna)는 ‘지배하는 권력자나 신의 복수형’이며, 로크(-rǫk)·뢰크(-røkkr)는 형태 별로 전자는 ‘운명’, 후자는 ‘파멸, 황혼’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라그나로크는 ‘신들의 운명’, 라그나뢰크는 ‘신들의 황혼’으로 각각 해석할 수 있다.

라그나로크를 맞기 전 인간계(미드가르드)는 인륜(人倫)이 사라진 혼란기다. 해와 달이 사라지고 여름이 없는 혹독한 3번의 겨울인 핌불베트르(Fimbulvetr)를 맞는다. 거대한 지진이 발생해 로키(최고 신 ‘오딘’의 의형제이자 참모)가 입을 벌리고, 땅과 하늘의 천장에 동시에 닿을 정도로 거대한 늑대 펜릴, 너무 커서 자신의 몸으로 세계를 한 바퀴를 두르고도 꼬리를 물 수 있는 뱀 요르문간드 등이 속박에서 풀려난다. 펜릴과 요르문간드는 로키의 아들이다. 이들은 라그나로크가 시작되자 명계를 지키는 개 가름, 불의 나라 무스펠헤임의 거인 수르트 등과 세상을 휩쓸고 신과 전쟁을 벌인다.

최고 신 오딘은 펜릴에게 한 입에 삼켜져 패배하고, 펜릴은 오딘의 아들인 비다르에 의해 입이 찢기고 창이 심장에 박혀 죽는다. 요르문간드는 숙적이자 오딘의 아들 토르와 싸우다 ‘묠니르’(토르의 망치)에 머리를 맞아 죽는다. 하지만 토르는 요르문간드의 뱀독(蛇毒)에 중독돼 아홉 걸음을 뗀 후 쓰러진다. 로키는 숙적 헤임달과 겨루다 머리를 서로의 몸에 박는 기이한 자세로 동귀어진한다.

전쟁 후 마지막까지 살아 남은 불의 거인 수르트는 불의 검을 휘둘러 세계수 ‘위그드라실’을 비롯한 세계를 불태워 멸망시킨 후 자신도 소멸한다. 세계 멸망 이후에는 세계수 등에 숨어 몸을 피한 남녀 한쌍과 목숨을 건진 일부 신, 부활한 신이 문명을 재건한다.

만화 라그나로크 1권 표지 / 구글 이미지
어째서 아기자기한 게임 제목에 종말 신화의 이름이 붙였을까. 사실 이 게임은 라그나로크 신화를 직접적인 모티프로 삼은 것은 아니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이명진 만화가가 그린 소년 만화 ‘라그나로크’를 원작으로 한 게임이다. 당시에는 김진 작가의 ‘바람의나라’, 신일숙 작가의 ‘리니지’ 등 만화를 원작으로 게임을 만드는 일이 흔했다.

만화 라그나로크는 주인공 케이아스가 자신의 정체를 찾는 모험을 다룬 북유럽 신화 배경 만화다. 만화 내 등장인물 이름 등은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것을 일부 차용했다. 이명진 작가는 라그나로크 온라인 개발에 직접 참여했고, 이후 만화가와 게임 개발자로 새로운 인생을 살았다. 게임 개발에 집중한 탓에 라그나로크 원작 만화는 단행본 10권까지만 나오고 연재가 중단됐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에는 북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한 게임답게 궁그닐(오딘의 창 궁니르의 잘못, 묠니르와 마찬가지로 던져서 적을 찌르면 다시 손으로 돌아온다), 미스틸테인(오딘의 아들 발두르를 죽이는 데 사용된 겨우살이 나뭇가지) 등 신화 속 무기가 나온다. 모바일게임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튜토리얼 부분에서 비프로스트를 건너 발할라(북유럽신화의 천당)로 가는 장면을 담기도 했다.

라그나로크 오리진 튜토리얼에 등장하는 발할라의 모습 / 오시영 기자
 
라그나로크 온라인에 등장하는 궁그닐과 미스틸테인 무기 / 라그나로크 온라인 홈페이지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출처 :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11/20200711018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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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20년 7월 12일 by comphy in category "사회포인트", "시청각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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