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9월 2023

[전기전자] 빛으로 작동하는 ‘다진법 메모리’ 가능성 열었다

[전기전자] 빛으로 작동하는 ‘다진법 메모리’ 가능성 열었다

빛으로 작동하는 ‘다진법 메모리’ 가능성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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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빛으로 작동하는 ‘다진법 메모리’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작동하는 ‘다진법 메모리’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다진법 컴퓨팅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황도경 광전소재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이종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로 새로운 0차원-2차원 반도체 인공접합 신소재를 개발하고 빛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메모리 효과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막대한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전력 소비를 낮추고 연산 속도를 향상시킨 다진법 컴퓨팅 시스템이 연구되고 있다. 다진법 컴퓨팅 시스템도 기존 이진법 컴퓨팅처럼 전기신호로 작동하기 때문에 대규모 데이터 처리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진법 컴퓨팅 시스템의 연산부와 저장부 간의 데이터를 전기신호가 아닌 빛을 활용해 전송하면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셀레늄화 카드뮴의 표면에 황화아연을 입힌 코어쉘 구조의 양자점과 몰리브덴황 반도체를 접합한 0차원-2차원 반도체 인공접합 신소재를 제작했다. 이 신소재를 이용하면 10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이하 크기의 양자점 내에 전자 상태를 저장하고 조절할 수 있다.

셀레늄화 카드뮴의 중심에 빛을 가하면 일정량의 전자가 몰리브덴황 반도체로 흘러나오고 전자의 빈 자리인 정공을 중심에 가두는 과정을 통해 신소재가 전도성을 갖게 된다. 이때 셀레늄화 카드뮴 내부는 양자화된다. 양자화는 물리량이 연속값을 갖지 않는 현상이다. 간헐적으로 가하는 빛으로 전자들을 차례로 가둬 발생하는 전계효과를 통해 몰리브덴황의 저항 변화를 유도한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0과 1 상태만 존재하는 기존 메모리와 달리 0과 10 이상의 상태를 나누고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황화아연 쉘은 인접한 양자점끼리 전하 누설을 방지해 단일 양자점 하나하나가 메모리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팀이 개발한 구조는 차세대 광메모리로서 활용 가능성이 있다. 다진법 메모리 현상의 효과를 신경망 모델링으로 검증한 결과 91%의 인지율이 달성됐다. 동일한 데이터셋을 실제 사람이 분류할 경우 인지율인 93.91%에 근접한 결과다.

황도경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다진법 광메모리 소자는 인공지능 시스템 등 차세대 시스템 기술 산업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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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9월 2023

[인공지능 기술] 작지만 오히려 좋아! 소형 언어 모델(sLLM)

[인공지능 기술] 작지만 오히려 좋아! 소형 언어 모델(sLLM)

01. 요즘 대세 생성형 인공지능(AI),

그리고 언어 모델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언어 모델(Language Model)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언어 모델이란 대용량의 텍스트에서 언어 이해 능력과 지식을 학습하도록 훈련된 AI 모델을 일컫는다. 방대한 텍스트가 포함된 데이터로부터 정보를 추출하고 분류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직접 텍스트까지 생성해 낸다. 한 마디로 딥러닝을 통해 수많은 데이터를 미리 학습해 추론하고, 이를 문장으로 표현하며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모델로서, 사실상 생성형 AI의 핵심 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챗GPT가 촉발한 언어 모델 경쟁은 국내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 역시 한국어 기반의 언어 모델 개발 계획을 잇따라 내놓으며 대세에 합류하는 추세다.

[그림 1] 국내 기업의 언어 모델 개발 추진 현황 (출처: KISTEP 과학기술정책센터)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생성형 AI의 대표주자, 챗GPT는 대형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한다. 언어 모델의 크기는 통상 매개변수(파라미터) 개수에 따라 결정이 되는데 보통 1,000억 개 이상일 때 대형 언어 모델이라 분류된다. 챗GPT에 적용된 ‘GPT-3’의 매개변수는 1,750억 개이며, 구글이 개발한 ‘팜(PaLM)’의 경우 5,400억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개변수는 사람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이에 이론상으로는, 매개변수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성능이 높아지고 또 더욱 복잡하고 정교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내로라하는 빅테크들이 매개변수의 수를 언급하며 각자의 언어 모델에 대한 성능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지만 과연 언어 모델에 있어 매개변수는 언제나 다다익선(多多益善)인 것일까? 해당 언어 모델이 어떤 목적으로 활용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언어 모델의 크기가 모든 경우의 유일한 해답이 되어주지는 않을 것이다. 때론 비즈니스 목표에 맞게 사전 최적화된 경량 모델을 이용하는 것이, 더욱 유리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02. 떠오르는 샛별, 소형 언어 모델(sLLM)

 

이러한 배경에서 대형 언어 모델 열풍 속 소형 언어 모델(sLLM)이 등장했다. 소형 언어 모델이란 그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대형 모델에 비해 매개변수의 수가 수십억 내지 수백억대로 비교적 크기가 작은 언어 모델을 말한다.

소형 언어 모델이 주목 받기 시작한 건 올해 초 메타의 ‘라마(LLaMA)’가 공개되고서부터다. 메타는 라마를 매개변수 개수에 따라 총 4가지 버전으로 내놓았는데, 그중 가장 작은 모델은 매개변수가 70억 개에 불과했고 가장 큰 모델 역시 650억 개로, 경쟁사들 대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그럼에도 메타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의미로, 매개변수의 수를 강점으로 내세웠는데 개수가 적은 대신 용량을 다른 모델 대비 1/10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훨씬 적은 컴퓨팅 파워가 요구돼 모바일이나 노트북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메타는 이러한 장점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자 라마를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하기도 했다.

[그림 2] 개방성과 효율성을 강조한 메타의 LLaMA (출처: Meta AI 블로그) 

구동 비용이 너무 높다는 점은 꾸준히 대형 언어 모델의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한 마디로 그 크기만큼이나 훈련하고 유지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말이다. 구글의 팜은 4,000개의 칩으로 이뤄진 슈퍼컴퓨터 2대로 50일 이상 훈련되었고, 챗GPT의 GPT-3는 초기 훈련 비용에만 1000만 달러(약 132억 원)가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챗GPT가 역대급 흥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최근 수천억 원대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는데 그 원인으로 훈련 및 유지를 위한 비용이 지목됐다.

그에 반해 소형 언어 모델은 훈련에 요구되는 데이터나 시간,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큰 장점이 있다. 스탠퍼드대학교는 메타의 라마 중 매개변수가 가장 작은 버전(7B)을 기반으로 한 소형 언어 모델 ‘알파카 7B’를 선보였다. 알파카는 5만 2000개의 데이터를 토대로 AI 반도체를 탑재한 컴퓨터 8대를 통해 단 3시간 만에 훈련을 끝냈고, 개발에 소요된 비용은 오픈AI의 API 사용 비용 약 500달러와 라마 7B 사용 비용 100달러 안팎으로 총 600달러(약 77만 원)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연구진에 따르면 알파카가 GPT-3.5와 질적으로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고 한다. 메일 작성, 생산성 도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GPT와 비교해 보았을 때 알파카는 90개 항목에서, GPT는 89개 항목에서 성능이 상대보다 앞섰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림 3] 소형 언어 모델 Alpaca 7B (출처: 스탠퍼드대학교 기초모델 연구센터(CRFM) 블로그)

 

 

이를 이어 데이터 플랫폼 기업 데이터브릭스(Databricks)는 서버 1대에서 3시간 훈련해 개발한 매개변수 60억 개의 소형 언어 모델 ‘돌리(Dolly)’를 선보였고, AI 반도체 스타트업 세레브라스(Cerebras)는 매개변수 1억 개부터 130억 개 사이의 소형 언어 모델 7종을 개발해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대형 언어 모델을 누구나 사용하기에는, 또 모든 서비스에 적용하기에는 너무 비싸고 무겁다. 이에 경량화하여 운영 비용을 줄이고 다양한 기기나 서비스에 적용하고자 하는 접근법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구글 또한 최근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를 통해 ‘팜2(PaLM2)’를 게코(Gecko), 오터(Otter), 비슨(Bison), 유니콘(Unicorn)의 4가지 크기로 세분화하여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양한 사용 사례에 맞게 모델의 크기를 선택하고 쉽게 배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작은 게코는 모바일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작동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 4] 다양한 규모의 언어 모델 제품군을 선보인 구글 (출처: Google 한국 블로그)

 

챗GPT가 가능한 최대한의 데이터를 끌어와 학습한, 수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백과사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보다 어느 한 분야에 특화된 전문 서적이 유용할 수 있다. 데이터브릭스의 CEO 알리 고드시(Ali Ghodsi)는 ‘챗GPT가 세상 모든 정보를 학습했지만, 기업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챗GPT는 회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학습한 적도 없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특정 산업이나 영역에 맞게 설계되고 최적화된 버티컬 AI(Vertical AI)로서 활용하기에는 소형 언어 모델이 더욱 적합하다. 비록 일상적인 대화 역량은 떨어질지라도, 학습 데이터의 깊이와 질에 따라 특정 분야에서는 대형 모델을 뛰어넘는 답변을 보여줄 잠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애플리케이션과 통합하여 사용하기에도 가볍고 유연한 모델이 더욱 효과적이다. 소형 언어 모델이 주목받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미세 조정을 통해 매개변수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며 정확도를 높이는 맞춤형 언어 모델로서 높은 활용도를 보일 것이라 기대받는다.

미국의 AI 스타트업 갓잇AI(Got It AI)는 챗봇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기업용 소형 언어 모델 ‘엘마(ELMAR)’를 공개했다. 엘마는 작은 규모의 사내 구축형(온프레미스) 언어 모델이다. 데이터 외부 유출에 민감한 기업들을 타겟으로, 사내에 구축해 가볍게 실행할 수 있으면서도 미세 조정을 통해 성능을 높였다.

[그림 5] 온프레미스형 소형 언어 모델 ELMAR (출처: Got It AI) 

 

갓잇AI의 CEO 피터 레란(Peter Relan)은 모든 기업이 크고 강력한 모델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데이터가 외부로 반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기업이 많다고 언급하며, 소형 언어 모델의 또 다른 강점을 이야기했다. 폐쇄적이고 활용이 어려운 대형 모델에 비해 이러한 소형 모델은 기업의 입장에서 보다 경제적이고 신속하게 만들 수 있는 데다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으로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에는 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기업이나 국가 정부가 저마다의 독자적인 언어 모델을 구축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 본다.

[출처] https://www.igloo.co.kr/security-information/%EC%9E%91%EC%A7%80%EB%A7%8C-%EC%98%A4%ED%9E%88%EB%A0%A4-%EC%A2%8B%EC%95%84-%EC%86%8C%ED%98%95-%EC%96%B8%EC%96%B4-%EB%AA%A8%EB%8D%B8sl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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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9월 2023

[TV/언론] 인플루언서의 놀이터로 전락… 소셜미디어가 서서히 죽어간다

[TV/언론] 인플루언서의 놀이터로 전락… 소셜미디어가 서서히 죽어간다

직장인 김민지(34)씨는 12년 전 대학생 시절 페이스북에 가입했다. 사진을 찍어 일상을 친구에게 보여주고, 메신저로 대화했다. 직장인이 된 이후에도 그랬다. 그런데 3년 전부터 페이스북을 방치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대학 때만 해도 화장 안 한 얼굴을 올려도 어색하지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고급 레스토랑에 명품 옷을 입은 사진을 올려야 체면치레는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연스레 멀어졌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나 X(옛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이용이 조금씩 시들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등장과 IT 기술 발달로 가입자 수가 해마다 급증했지만, 2020년대 들어 변하고 있다. 가파르던 이용자 수 증가 폭이 꺾이고 있다. 미국 데이터 분석 업체 디맨드세이지에 따르면 세계 소셜미디어 이용자 수는 2010년대 후반에는 매년 4억~5억명씩 증가했는데, 2020년대 들어서는 증가 폭이 3억명대로 줄었고, 내년부터는 2억명대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소셜미디어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1.png일러스트=김영석

◇손흥민·블랙핑크가 지배한다

소셜미디어 인기가 시들한 원인으로는 유명인과 연관된 콘텐츠가 지나치게 많이 노출된다는 불만이 점증한다는 점을 먼저 꼽을 수 있다. 한국을 예로 들면 축구선수 손흥민이나 걸그룹 블랙핑크 같은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가 눈에 많이 띄고, 주변인들이 올리는 평범한 일상은 뒤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알고리즘이 추천한 콘텐츠를 주로 노출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2010년 출시 이후 6년 동안은 언제 올렸느냐에 따라 시간 순으로 콘텐츠를 노출했다. 그런데 2016년부터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순서에 따라 콘텐츠를 노출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시간에 따라 배치하다 보면 너무 많은 콘텐츠가 올라오다 보니 가입자들은 콘텐츠의 70% 정도를 확인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알고리즘을 통해) 이용자 관심사를 바탕으로 게시물 순위를 정한다”고 설명한다. 페이스북이나 틱톡 등 다른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다.

2.png페이스북의 새 회사명 메타의 로고. /로이터 뉴스1

이런 알고리즘이 주도하는 콘텐츠 배치에 대한 반발 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국 사진작가 타티 브루닝(22)은 지난해 ‘인스타그램을 다시 인스타그램답게 만들기’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면 ‘뽀샵(사진 보정)’ 처리된 사진이나 전문가가 제작한 동영상만 볼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타티는 “콘텐츠에 대한 큐레이션(편집으로 가치를 부여하는 일)이 너무 심하다 보니 정보를 파악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불만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최근 소셜미디어 이용자 증가폭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세계 이용자 수가 2021년에는 3분기와 4분기 사이 1억3500만명이 늘었는데, 작년에는 3·4분기 사이에 1500만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페이스북도 2010년대 중반 매년 2억명 넘게 증가하던 가입자 수가 올해는 7000만명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요즘에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더라도 친구나 지인에게만 사진을 보여주거나, 아예 메신저로만 활용하는 소극적 이용자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도 “이용자들이 (사진 공유보다) 다이렉트 메시지(DM), 비공개 커뮤니티, 그룹 채팅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했다.

◇도배된 광고, 정치적 오염도 걸림돌

넘쳐나는 광고도 소셜 미디어에 염증을 느끼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소셜미디어 영향력이 커지다 보니 기업들은 광고에 돈을 퍼부었다.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은 2017년 399억달러였는데, 매년 150억달러 넘게 증가해 2021년에는 1156억달러에 달했다. X의 광고도 2020년 32억달러에서 2021년 45억달러로 40% 증가했다. 온라인 조사 업체 서베이몽키가 미국인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4%는 “소셜미디어에 광고가 지나치게 많다”고 했다.

정치에 대한 싫증이 소셜미디어를 멀리하는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적인 극한 대립 탓에 특정 진영을 비방하거나 선전하는 콘텐츠가 홍수를 이루고 있어 소셜미디어를 아예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현 대통령이 맞붙었던 2020년 대선 때 특히 비방 선전물이 넘쳐났다. 요즘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X의 경우 최근 트위터에서 이름을 바꾼 것이 거부감을 불러 이용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7월 트위터 이름을 ‘엑스’(X)로 바꾸고, 트위터를 상징하는 파랑새 모양의 로고도 검은색으로 바꾼다고 했다. 이런 발표가 나온 직후 X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는 4% 줄어들었다.

3.png그래픽=김의균

◇중소형 소셜미디어, 반짝 뜨다 주춤

대형 소셜미디어가 주춤하는 사이 알고리즘 방식을 지양하는 새로운 소셜 미디어가 틈새를 파고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2016년 독일의 20대 엔지니어가 개발한 ‘마스토돈(Mastodon)’은 트위터와 비슷하지만, 알고리즘을 사용하지 않는다. 마스토돈은 지난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자, 이에 대한 거부감을 느낀 사람들이 몰려와 36만여 명에 머물던 하루 활성 사용자 수가 한 달 만에 260여 만명으로 증가했다.

2019년 등장한 프랑스 소셜미디어 ‘비리얼(Bereal)’은 매일 정해지지 않은 시간대에 모든 사용자에게 동시에 알람을 보낸다. 알림을 받으면 2분 내에 사진을 찍어 올려야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초췌한 모습이라도 당당하게 공개하라는 취지다. 2021년 71만여 명이던 비리얼의 일간 활성 사용자 수는 지난해 10월에는 2000여만 명으로 급증했다.

이런 중소형 소셜미디어들도 최근 인기가 시들고 있다. 활성 사용자 수가 마스토돈은 올해 6월 110만명 선으로 내려왔고, 비리얼도 지난 3월 기준 600만명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이용자들은 말로는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재미있고 짜릿한 순간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한다”며 “결국 온라인에서는 일상의 현실적인 모습을 잘 올리지 않게 된다”고 했다. ‘온라인상 진정성의 역설’이 있기 때문에 알고리즘 없이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소셜미디어가 인기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출처] https://www.chosun.com/economy/weeklybiz/2023/09/14/KFQYRZGDONADDCSMMPTEKJUR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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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9월 2023

[물리] [레디!퓨전] 영국, 핵융합 야심작 ‘스텝’ 개발 착수…무한동력 꿈꾼다

[물리] [레디!퓨전] 영국, 핵융합 야심작 ‘스텝’ 개발 착수…무한동력 꿈꾼다

[레디!퓨전] 영국, 핵융합 야심작 ‘스텝’ 개발 착수…무한동력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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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영국원자력청(UKAEA) 연구원이 핵융합실험장치 ‘제트’의 내부를 설명하고 있다. 컬햄=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핵융합에너지 강국으로 꼽히는 영국이 차세대 핵융합실험장치 선두주자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그간 핵융합에너지계 실험장치의 대표주자로 꼽혔던 ‘제트(JET, Joint European Torus)’가 올해 말 40년 동안의 활동을 멈추고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 차세대 장치를 내놓는다. 현존 최대 규모로 건립이 추진 중인 핵융합실험장치 ‘ITER(국제핵융합실험로)’와 다른 방식으로 차별화도 노린다.

영국 런던에서 2시간 가량 떨어진 도시 컬햄에는 영국 핵융합실험장치 개발을 주도하는 기관인 영국원자력청(UKAEA)이 있다. 7월 찾은 UKAEA는 부지 내 공사로 분주했다. UKAEA 관계자는 “핵융합에너지 관련 스타트업 사무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차후 민간과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핵융합에너지 상업화에 대한 UKAEA의 의지가 엿보였다.

핵융합에너지 발전의 ‘대부격 장치’로 불리는 JET는 드넓은 UKAEA 부지 내에서도 한참을 돌아봐야 만날 수 있었다. ‘JET의 방’이라고 이름 붙여진 철문 너머에 자리해 있었다. JET 자체를 볼 수는 없었지만 JET의 구조를 그대로 재현한 실물 크기의 모사물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가능했다. 동행한 김현태 UKAEA 연구원은 “JET가 은퇴한 이후에도 내부의 성분이나 그동안의 데이터 등 다양한 분석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3년 건설된 제트는 당초 8년 동안 운영될 예정이었지만 예상을 웃도는 성과를 내놓으면서 운영이 연장됐다. 1991년 세계 최초로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통한 플라즈마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1997년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핵융합을 통해 21.7메가줄의 열에너지를 생산해냈다. 지난해에는 핵융합 반응 실험을 통해 5초 동안 약 59메가줄(MJ)의 열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UKAEA의 핵융합장치 ‘제트’의 모형 내부. 컬햄=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UKAEA는 이제 JET의 뒤를 잇는 후계자 개발에 착수했다. 차세대 핵융합 실험장치의 이름은 ‘스텝(STEP, Spherical Tokamak for Energy Production)’이다. 폴 메스벤 UKAEA 스텝 개발국장은 “스텝은 산업계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정도의 에너지를 생산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핵융합에너지계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스텝은 7월 영국 옥스퍼드에서 열린 ‘핵융합공학심포지엄2023(SOFE2023)’에서 처음으로 청사진을 제시했다.

스텝은 현재 핵융합에너지발전장치의 주류로 여겨지는 토카막과는 다른 형태를 취한다. 외부에 전자석이 붙은 도넛 형태 용기에 플라스마를 가두는 토카막과 달리 구(球) 모양이다. 이러한 모양을 갖기 때문에 ‘동그란(Spherical) 토카막 핵융합에너지 발생장치’란 이름이 붙었다. 총 길이는 약 14m 정도가 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완성된 스텝은 마치 사과와 같은 모양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텝이 취하게 될 토카막 형태는 ‘스페리컬 컬럼’이라 불린다. UKAEA가 스페리컬 컬럼에 주목하는 이유는 핵융합발전장치가 이 형태를 취했을 때 일종의 ‘무한동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UKAEA의 핵융합장치 ‘제트’의 실물 크기 모형. 컬햄=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UKAEA가 최근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스페리컬 컬럼 형태는 내부에서 에너지가 위와 아래로 순환한다. 이같은 순환 현상을 통해 ‘24시간 자급자족 발전’이 가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스텝은 이제 막 구상 단계지만 ITER보다 작은 규모로 디자인됐기 때문에 건설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최적의 설계전략을 찾고 있기도 하다.

그는 이어 “도넛 모양 토카막인 ITER와 스텝이 서로 경쟁하면 어느 형태의 토카막 장치가 핵융합에너지 장치 상용화에 적합한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융합장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제트의 뒤를 잇는 스텝은 최근 부지선정 작업까지 완료했다. 댄 울프 UKAEA 스텝상용화 책임자는 “노팅엄셔주 북부 석탄발전소 부지가 스텝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것”이라며 “2050년 전 시범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JET이 실시하는 실험과 그 결과를 분석하는 모니터링 룸. 컬햄=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편집자주] 에너지는 경제성장, 국가안보와 직결됩니다. 석유 등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원은 일부 국가가 선점하고 있는 데다 탄소중립이라는 전지구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핵융합에너지는 꿈의 청정 에너지원입니다. 기술을 주도하는 국가가 에너지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기술 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들이 최근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이미 핵융합에너지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도 2050년 핵융합에너지 실증 비전을 최근에 제시했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핵융합에너지 기술 확보를 둘러싼 전세계의 움직임을 짚어보고 기술혁신의 중요성을 공유하기 위해 ‘레디! 퓨전’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280?cds=news_media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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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9월 2023

[물리] [레디!퓨전] 韓 주도 세계 최대 핵융합실험로 현장 가보니…”퍼스트무버 시행착오 감내”

[물리] [레디!퓨전] 韓 주도 세계 최대 핵융합실험로 현장 가보니…”퍼스트무버 시행착오 감내”

[레디!퓨전] 韓 주도 세계 최대 핵융합실험로 현장 가보니…”퍼스트무버 시행착오 감내”

입력 
수정2023.09.11. 오후 6:13

양형렬 ITER조립팀장이 조립동(어셈블리 홀)에서 이뤄지는 작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카다라슈(프랑스)=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이 문 너머부터는 실제 장치에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직경 30m정도 되는 큰 깡통이 이 문을 통해 드나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지난 7월 방문한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 소재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조립동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핵융합실험로가 만들어지는 공간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조립이 이뤄지는 공간은 높이 60m, 무게 500t의 거대한 문으로 분리돼 있다. 조립하는 공간의 청결도를 유지하기 위해 외부 작업 공간을 완벽하게 차단한다.

문을 열고 들어선 내부엔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기 위한 진공용기가 구축된다. 중성자와 열의 유출을 막기 위한 진공용기는 각각 4개의 세그먼트로 구성된 섹터와, 섹터를 감싸는 초전도자석인 TF코일 그리고 열차폐체가 조립된다. 초전도자석은 영하 268도 환경에서 막대한 전기 에너지를 전달한다. 열차폐체는 초고온 플라즈마와 진공용기 밖을 두르고 있는 초저온 상태의 초전도자석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총 9개로 나눠진 거대한 섹터를 모두 조립하면 도넛 모양의 토카막 장치가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조립동을 총괄하는 양형렬 ITER 조립팀장은 “현재 3개의 섹터에 대한 조립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1mm 오차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 작업으로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매우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다”라고 말했다.

ITER 조립동과 외부 작업공간을 분리하는 거대한 문. 카다라슈=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 초대형·초정밀 프로젝트, 주요 장비 제작 주도하는 한국

ITER 장치에서 섹터를 감싸는 초전도자석이 조립작업을 위해 세워져 있다. 카다라슈=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유럽연합(EU),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등 7개국이 참여하는 현존 최대의 ITER에서 한국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총 9개의 섹터 중 4개의 제작을 담당한다. 정밀한 기술력이 요구되는 조립장치도 한국의 기업이 제작했다. 진공용기 장치를 가운데에 매단 채 양쪽에서 초전도자석을 끼우는 이 장치는 아주 작은 오차도 용납되지 않는 정교한 기술력이 필수적이다.

양 팀장은 “무게 중심을 잘 맞춰 미동도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프랑스의 까다로운 안전기준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아주 꼼꼼한 공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립장에 있는 수많은 장치에는 각기 다른 색의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양 팀장은 “조립동에서 각국이 조달하는 장비는 각기 다른 색깔이 표시돼 있는데 미국은 노란색, 한국은 회색이다”라고 말했다. 조립동에서 분주하게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많은 장비는 회색 스티커가 붙어 있다. 차세대 에너지원이라 불리는 핵융합에너지 개발의 첨단에서 한국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었다.

석탄에너지와 달리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핵융합에너지는 ‘꿈의 에너지’라 불린다. 막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면서도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청정 에너지라 불린다.

핵융합은 중수소와 삼중수소 같은 가벼운 원소의 원소핵들이 결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변하면서 에너지를 내놓는 현상이다. 태양이 열을 내는 원리와 유사해 ‘인공태양’이라 불린다.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무거운 원소를 쪼개 에너지를 내는 핵분열을 통한 원자력 발전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려면 1억도 이상 초고온 상태의 플라즈마(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이온 상태)가 필요하다. 태양은 자체 질량과 중력으로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스스로 만들지만 지구에서는 1억도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핵융합에너지는 이론적으로 약 1kg의 핵융합 연료로 1000만kg의 화석 연료와 맞먹는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 삼중수소와 함께 에너지의 ‘연료’가 되는 중수소를 바닷물에서 무한히 얻을 수 있는 점에서 경제성 또한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ITER 제작과 조립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한국은 핵융합에너지 분야에서 어느덧 선두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 한국기업 납품한 부품 결함 발생…”첫 납품국 불가피한 시행착오, 주요 일정은 이상 無”

ITER 장치에서 초전도자석 외부에 둘러지는 열차폐막이 작업을 위해 고정돼 있다. 카다라슈=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핵융합에너지 생산을 위한 길은 험난하다. 지금까지의 과학기술로 구현하지 못했던 장치를 구현하고 실험에 성공해야 한다. 주요 과학 선진국들이 대거 참여하는 ITER 프로젝트 또한 2006년 공식 출범한 이후 수 차례 일정을 수정했다.

최근에는 플라즈마 생성 실험의 연기가 잠정 결정됐다. 지난해 11월 도넛모양의 장치인 토카막을 구성하는 부품의 결함이 발견되고 인선에 변화가 일어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겹쳤기 때문이다. 부품결함의 경우 ITER 차원에서 이뤄진 조사 결과 진공용기 안에 존재하는 초고온 플라즈마와 진공용기 밖을 두르고 있는 초저온 상태의 초전도자석을 분리하기 위한 열차폐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차폐막의 일부가 부식에 취약해 헬륨이 누설된 것이다. 진공용기 부품의 치수도 원래 설계했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 문제가 발생한 열차폐막은 한국 기업이 납품해 국내 핵융합에너지계가 긴장하기도 했다.

ITER에서 만난 노창현 열차폐막 제조 엔지니어는 “ITER 내부에서 이뤄진 철저한 조사 결과 해당 부품들은 ITER 국제기구가 수행한 설계 단계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기업들은 ITER 프로젝트에서 가장 먼저 장비를 납품하고 있는 만큼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에 직면하기도 한다”며 “참여국들 중에서도 ‘퍼스트 무버’ 역할을 하면서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계 일각에선 플라즈마 생성 실험이 연기되면서 ITER 프로젝트가 또한번 거대한 암초에 부딪힌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해 캐서린 맥카시 미국 ITER 프로젝트 책임자는 최근 영국 옥스퍼드에서 열린 ‘핵융합공학심포지엄 2023(SOFE 2023)’에서 “부품결함이 연구팀의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당초 2026년 예정됐던 플라즈마 생성실험은 다소 지연되겠지만 중수소와 삼중수소(DT)를 결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핵심 실험은 2035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ITER 본부 로비에 참여국들의 국기가 세워져 있다. 카다라슈=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프랑스의 무더운 여름 속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던 ITER 관계자들은 매끄럽지만은 않은 ITER의 행보에 대해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사비나 그리피스 ITER 홍보담당관은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ITER 프로젝트의 방식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차세대 에너지원인 핵융합에너지 기술 역량을 각국에 함양시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ITER 프로젝트는 다국적 과학프로젝트가 어떻게 목표를 달성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근경 ITER 기술고문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소속 연구원을 비롯해 많은 한국의 연구자, 기술자들은 ITER에서 핵융합에너지 기술의 핵심 역량을 쌓고 있다”며 “이와는 별개로 대규모 국제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험은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과학기술 역량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266?cds=news_media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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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8월 2023

[알아봅시다]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맥신, 어떤 연구 이뤄지고 있나

[알아봅시다]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맥신, 어떤 연구 이뤄지고 있나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맥신, 어떤 연구 이뤄지고 있나

입력 
수정2023.08.28. 오후 3:22
친환경 코팅 소재-전기차 배터리 다방면 활용 가능성…”상용화 논의는 시기상조”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맥신. 미국 시카고대 제공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나노물질 맥신(MXene)에 대한 관심이 과학기술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높은 전기전도성을 갖추고 여러 금속화합물과 조합할 수 있는 맥신은 반도체, 전자기기, 센서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국내 연구진이 맥신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물성 예측 및 분류 시스템을 구축해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맥신 생산 기술 발전과 함께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 친환경 코팅 소재에 전기차 배터리까지 영역 확장
29일 과학계에 따르면 지안홍 마 중국 산시대 교수 연구팀은 맥신에 초음파 처리를 거쳐 광열 내구성 효율과 항균 효과를 높인 가죽 코팅제를 개발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엔지니어링’에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맥신은 금속층과 탄소층이 교대로 쌓인 2차원 나노물질로 표면에 덮인 분자 종류와 양에 따라 성질이 달라진다. 지안홍 마 중국 산시대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특징에 주목해 맥신과 가죽을 활용해 친환경적인 재료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맥신 표면에 초음파 처리를 거쳐 빛과 박테리아에 대한 내구도를 극대화했다. 그런 뒤 2가지 성질에 친화성을 갖는다는 의미인 ‘양친매성’을 강화해 빛과 박테리아가 맥신 코팅제에 몰리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코팅제는 석유 기반 화학 제품의 대안으로 가죽· 종이·건축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 바이오 기반 나노복합코팅 개발에 새롭고 지속 가능한 접근 방법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맥신은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수요가 커지는 배터리 분야에서도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후샴 알샤리프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 과학기술대(KAUST) 연구팀은 맥신을 활용한 대체 전극재를 사용해 배터리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지난 5월 국제학술지 ‘스몰’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연구결과가 차세대 배터리에 들어갈 음극 소재를 합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레이저 미세 가공 기술로 맥신 입자 내부에 ‘나노도트’라는 층을 생성해 배터리 방전 후 성능이 저하되는 단점을 보완했다. 실험 결과 나노도트가 적용된 맥신으로 전극재를 만든 리튬이온 배터리는 그렇지 않은 맥신 활용 배터리보다 전기 저장 용량이 4배나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흑연 기반 배터리와 달리 나트륨이나 칼륨과의 융합도 가능하다는 특성도 확인됐다.

● 대량생산 가능성 알려지며 관심 급증…전문가들 “과도한 관심은 경계”

산업계에서 맥신이 다방면으로 활용되기 위해선 대량생산이 숙제로 남아있다. 이승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맥신 대량생산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ACS 나노’에 게재했다.

맥신 표면에 덮인 분자가 불소일 경우 맥신의 전기전도성이 낮아져 전자파 차폐 효율이 떨어지지만 표면 두께가 1nm(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불과해 여기에 붙은 분자를 분석하려면 고성능 전자현미경으로도 수일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대량생산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표면에 붙은 분자에 따라 전기전도도 또는 자기적 특성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2차원 소재의 물성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결과 맥신의 자기수송 특성을 계산해 다른 추가 장치 없이도 대기압과 상온에서 맥신 표면에 흡착된 분자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맥신에 대해 지나치게 과열된 관심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맥신의 다양한 활용법을 확인한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실험실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수준으로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다. 이승철 KIST 책임연구원은 “맥신은 그래핀보다도 얇은 2차원 소재이면서 여러 특성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각광받는 소재 중 하나”라며 “아직 관련 연구가 막 움튼 단계인데 과도하게 큰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아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맥신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된 기대감은 연구자들에게 부담이 되며 또 무리한 연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맥신의 향후 상용화 전망에 대해 그는 “현재 학계에선 맥신을 안정적으로 재현하면서 대규모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라며 “상용화 논의는 대규모 생산 기술이 검증된 이후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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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8월 2023

[인공지능 기술] [리뷰] 네이버 클로바X, 챗GPT 대항마라기엔 “조금 아쉬워”

[인공지능 기술] [리뷰] 네이버 클로바X, 챗GPT 대항마라기엔 “조금 아쉬워”

[리뷰] 네이버 클로바X, 챗GPT 대항마라기엔 “조금 아쉬워”

입력 2023.08.27 06:00
 
 
 
네이버가 24일 공개한 대화형 AI(인공지능) 서비스 ‘클로바X’는 대중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업체가 처음 선보인 새로운 생성형 인공지능(AI)인데다가 한국어 학습을 토대로 한국에 최적화된 AI라고 내세우면서다. 특히 챗GPT, 구글 바드 등 글로벌 빅테크와 견줘 한국어 특화 기능을 잘 구현하는 챗봇으로 주목을 받았다.

네이버의 클로바X는 미국 오픈AI의 초거대 AI모델인 ‘GPT-3.5’에 비해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챗GPT, 구글 바드 등 글로벌 빅테크의 생성형AI와 비교해 클로바X가 대답을 얼마나 잘하는지 다양한 질의를 해보았다.

맛집 검색, 쇼핑에 최적화된 답변 내놔…구글은 양호·챗GPT는 평이

클로바X는 맛집찾기, 쇼핑 추천 등 항목에선 개인화된 답변을 잘 추출했다. 동네별 특성에 맞춘 인기 맛집을 추천하는데 있어 네이버가 반경을 넓히지 않고 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동네 맛집을 잘 추천했다. 검색 서비스부터 커머스, 광고 등 서비스를 모두 한다는 장점을 갖춘 덕분에 관련 데이터 학습이 잘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구글 바드도 보편적으로 인기가 높은 맛집 소개를 했다. 챗GPT는 맛집을 소개하긴 하지만 ‘외국음식’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을 쓰거나 어떤 곳은 검색을 해도 존재하지 않는 곳이 나타나는 등 정확도가 다소 떨어졌다.

클로바X로 질의한 모바일 화면 갈무리.
정보 정확성, 빅테크 대비 다소 떨어져

클로바X는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다소 정확성이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클로바X에 “카카오게임즈에서 잘나가는 게임을 알려줘”라고 물으니 인기 게임으로 꼽히는 ‘오딘’은 언급하지 않고 ‘배틀그라운드’, ‘엘리온’, ‘아레스’를 언급했다.

오히려 구글 바드는 ‘오딘’과 ‘에버소울’, ‘아키에이지 워’를 언급하며 구체적으로 설명도 덧붙였다. 챗GPT는 ‘리니지2M’, ‘펍지’, ‘꿈의 정원’,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를 답했다. 전혀 상관없는 답변으로 평가된다.

음악 검색 및 추천 기능은 양호했다. 이별 명곡을 추천해 달라는 말에 클로바X는 박효신 ‘눈의꽃’,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등을 추출했다. 챗GPT 3.5는 아델의 ‘Hello’, 콜드플레이 ‘Fix You’ 등 팝송 위주로 답변을 했다. 구글 바드는 2023년 발매된 나훈아의 ‘아름다운 이별’, 태연의 ‘들여놓아요’를 추천하며 추천한 이유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친절히 덧붙였다. 그러나 태연의 곡은 검색이 되지 않는 없는 노래로 확인됐다.

클로바X로 질의한 모바일 화면 갈무리.
클로바X의 학습량이 어느정도 되었는지도 확인해 봤다. 네이버에 따르면 하이퍼클로바X의 파라미터(매개변수)는 오픈AI의 GPT-3.5(1750억개)보다 큰 2040억개쯤이 더 많다. 한국어 학습량 역시 GPT-3의 6500배 이상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일 갱신되는 최신 데이터가 학습됐다는 점에서 타 빅테크와 차별점이 있다고 네이버는 강조했다. 그러나 최신 데이터 학습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답변을 못하는 경우가 포착됐다.

오늘(24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강조한 내용이 뭐야?

동일질문으로 구글 바드가 답한 답변. 비교적 정확히 최신 데이터를 활용해 답변했다.
하이퍼클로바X와 관련한 기사를 쓰고자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발표한 내용의 핵심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클로바X는 “강조한 내용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다만 네이버의 대표이사로 선임돼 직원들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답했다.

반면 구글 바드는 “최수연 대표는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 23에서 생성형 AI 시대에 네이버의 준비를 강조했다”며 그가 언급한 주요 내용을 요약해서 비교적 정확히 24일에 일어난 일을 요약해 알려줬다. 챗GPT-3.5와 4에선 “마지막 업데이트는 2021년 9월이며 그 이후의 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24일 주요 뉴스를 알려달라는 질의에 클로바X는 “AI 모델로서 실시간 뉴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직접 검색엔진을 찾도록 유도했다. 다만 기업인이나 사회적 저명인사를 검색해 그 사람이 한 일을 물어봤더니 관련 기사 인터뷰 등의 일부 발언을 추출해 답변을 하면서 밑에 출처 신문사를 표기해 주기도 했다.

챗GPT는 최신 뉴스 정보는 지식 범위에 포함하지 않는다면서 답변은 회피하며 이용자에게 직접 검색을 제안했다. 반면 구글 바드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시작’, ‘북한, 2차 위성발사 실패’ 등의 기사 브리핑을 해줬다.

영어번역 요청과 관련해 생성형AI 반응들. 위부터 클로바X, 챗GPT-3.5, 구글 바드.
할루시네이션 오류 자주 발견…동문서답도

클로바X는 생성형 AI 한계로 꼽히는 할루시네이션(거짓말·환각) 현상은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모습도 여실히 보여줬다. 네이버는 내부 평가 기준 일반 거대 언어모델(LLM)에 비해 답변 적합도가 75%로 높다고 말했지만 해외 대비 수준이 미흡한 상태로 확인됐다.

“신데렐라는 몇 명의 난장이와 살았을까?”라는 질문에 클로바X는 “신데렐라는 일반적으로 한 명의 왕자와 함께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설명한다. 챗GPT-4는 “신데렐라는 난장이와 함께 살지 않았다. 당신이 혼동하고 있는 것은 ‘백설공주’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정확히 답변했다. 구글 바드 역시 “신데렐라와 백설공주를 혼동한 것 같다”고 답했다.

클로바X는 잘못된 질문을 했을때 질문의 맥락을 잘 이해못하고 동문서답을 하기도 했다. 클로바X에 대뜸 “다음 영어 글에서 문법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수정해 줘”라고 명령하니 “네, 물론입니다”라는 답변과 함께 “Hello, my name is John. I am a student…”라며 통상적으로 쓰이는 영어 회화 표현을 내놨다. 번역을 할 영어 원문을 쓰지 않았는데도 ‘번역’이라는 말을 인식해 스스로 문장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반면 챗GPT-3.5는 “어떤 영어 글인지 알려주면 수정하겠다”며 의도를 잘 이해한 모습을 보였다. 구글 바드도 네이버 클로바X와 비슷하게 인식했다. “알겠습니다. 다음은 원본 영어글 입니다”라며 “I am student at Seoul National University.…”라고 문장을 만들고 수정까지 스스로 했다.

표절·저작권 이슈 소지 있는 질문엔 보수적 답변

생성형AI의 또하나의 화두는 표절·저작권 침해 문제다. 이 문제에 있어선 클로바X가 비교적 보수적으로 대응했다.

클로바X에 SF소설을 하나 작성해 달라고 부탁하니 “저는 인공지능 언어모델로 소설을 직접 작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등장인물과 주요 플롯을 바탕으로 작성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며 등장인물 성격과 특징 파악하기, 주요 플롯을 바탕으로 등장인물의 행동과 사건 상상하기 등 소설 작성의 팁을 전해줬다.

챗GPT-4.0과 구글 바드는 “등장인물과 주요 플롯을 알려주면 이를 바탕으로 작성하겠다”고 답했다.

클로바X는 분명 글로벌 빅테크와 견줘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고 학습량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특히 할루시네이션 문제는 앞으로 계속 보완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가 강조한 한국어 데이터 경쟁력, 검색·지도·콘텐츠 등을 중심으로 한 정보 구현은 글로벌 기업에 못지 않게 비교적 잘 구현했다.

글로벌 빅테크에 대항해 8.15 광복과 비슷한 사명감으로 개발에 참여했다는 네이버 개발진의 말처럼 오류를 개선하고 고도화를 잘 해나가는 일이 주도권 확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할루시네이션은 우리뿐 아니라 모든 모델이 가진 난제다”라며 “클로바X를 처음 공개할 때 좀 더 실험적으로 많이 써볼 수 있도록 베타서비스로 오픈한 것이다”라고 설명헀다

.

그는 이어 “앞으로 계속 서비스를 고도해 나가겠다”며 “할루시네이션 문제를 줄이기 위해 ‘스킬’ 시스템을 접목했다”고 말했다. 또 “최신정보와 출처를 제시하는 등 정보를 호출하도록 하는 기능으로 전문성이나 최신성 답변의 부재에 대한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능력으로 빅테크와 비교해 강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출처] https://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8/26/202308260158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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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8월 2023

[정보 (및 수학)] [주말N수학] 세상을 바꾸는 ‘인공지능’ 뒤에 ‘함수’가 있다

[정보 (및 수학)] [주말N수학] 세상을 바꾸는 ‘인공지능’ 뒤에 ‘함수’가 있다

[주말N수학] 세상을 바꾸는 ‘인공지능’ 뒤에 ‘함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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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 이은수 서울대 철학과 교수 (왼쪽), 수학자 이승재 서울대 박사후연구원 (오른쪽). 수학동아 제공

함수는 어떤 값이 주어지면 그에 대응하는 다른 값이 주어지는 관계다. 함수라는 도구가 생기면서 복잡한 문제를 간단히 표현하고 심지어는 앞으로 벌어질 현상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함수가 어떻게 발전했고 좋은 함수란 어떤 것인지 알아보면 함수가 얼마나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한지를 알 수 있게 된다.

○ 첫 번째 질문. 함수는 언제 처음 등장했는가.

Q(수학자). 함수는 어떤 역사가 있나요.

A(인문학자). “대응 관계와 함수를 구분해서 답해볼게요. 정해지지 않은 두 양, 즉 두 변수의 대응 관계는 오래전부터 연구됐어요. 고대 천문학에 남아있는 자료 중에는 특정 각도의 사인, 코사인 값 등을 계산해 놓은 표가 있어요. 이 표에는 각도와 계산 값 사이의 대응 관계도 담겨 있지요.

하지만 대응 관계라는 설익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함수가 하나의 독립적인 수학적 탐구 대상이 된 건 17, 18세기예요. 프랑스 수학자 르네 데카르트(1596~1650)는 자신의 저서 ‘기하학’에서 임의의 두 양이 어떤 식에 의해서 상호 관계를 맺는 상황을 설명했어요. 말하자면 두 변수의 관계를 생각한 것이지요.

이후에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아이작 뉴턴(1643~1727)은 저서 ‘유율법’에서 서로 관계를 주고받는 여러 운동학적 변수 중에 다른 변수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독립 변수(quantitas correlata)’, 그에 따라 바뀌는 변수를 ‘종속 변수(quantitas relata)’라는 라틴어로 구분해서 표현했어요.”

Q(수학자). 하지만 아직도 함수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았어요. 언제 처음 함수라는 단어가 정의됐나요.

A(인문학자). “좋은 질문이에요. 보통 아이디어는 단어를 정의하기 전부터 존재하지만 특정한 단어로 쓰여야 그 뒤에 본격적인 발전이 일어나요. 17세기 말 독일 수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1646~1716)가 남긴 원고를 보면 라틴어 동사 ‘fungor’에서 파생한 명사 funtio를 써서 대응 관계를 나타냈어요.

fungor는 영어로 말하면 perform으로, 한국어로는 ‘기능하다’라는 의미가 있어요. 그리고 이것의 명사 형태가 functio, 복수가 functiones예요. 영어로 바꾸면 함수를 뜻하는 단어인 function이 되지요.

이후 기하학적인 양 사이의 관계뿐 아니라 일반적인 양 사이에서도 함수 개념이 정립돼요. 대표적으로 1718년 ‘과학아카데미 회고록’에 스위스 수학자 요한 베르누이(1667~1748)가 함수를 새로운 수학적 대상으로서 정의한 구절이 다음과 같이 남아있습니다.”

어떤 양(y)이 특정한 방식(a)에 따라 변하는 양(x)과 변하지 않는 양(b)에 의해 구성되는 것( y = ax + b)을 변화하는 크기의 함수라고 부른다. Memoires de l Academie des Sciences 제공

 

○ 두번째 질문. 어떤 함수가 좋은 함수인가.

Q(인문학자). 수학에서는 모순이 없고 명확한 것을 가리켜 ‘well-defined(잘 정의됐다)’라고 해요. 함수 중에서도 잘 정의된 함수 소위 말해 좋은 함수가 있을 것 같아요. 좋은 함수가 되기 위한 조건이 있나요.

A(수학자). “함수는 우리가 이해하고 싶은 현상을 얼마나 잘 표현하고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가 중요해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예측이 틀린 함수가 나쁜 함수겠지요. 그렇지만 원하는 현상을 함수가 제대로 설명한다고 좋은 함수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워요. 함수 자체가 얼마나 변수들의 관계를 잘 표현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좋은 함수지요.

아주 쉬운 예를 들어볼게요. 독자에게 ‘수학동아’를 한 권씩 나눠준다고 생각해볼게요. 독자가 1명이라면 1권, 10명이라면 당연히 10권을 나눠주면 될 거예요. n명의 독자가 있다면 n권이 필요하겠지요. 이를 함수로 표현하면 f(n) = n이에요.

단순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의미로 정말 좋은 함수예요. 일단 n에 독자 수를 대입하면 우리가 원하는 값을 얻을 수 있고 식을 봤을 때 ‘이 식은 일대일대응이구나’, ‘우리는 독자 수만큼 책을 준비하면 되는구나’라고 문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지요.”

Q(인문학자). 결국 우리가 관심 있는 현상을 표현할 수 있고 식을 이해하는 데에도 문제가 없으면 좋은 함수군요. 그런 좋은 함수를 찾는 게 어렵나요.

A(수학자).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예를 들어 분할 함수는 자연수 n이 있을 때 이 자연수를 다른 자연수의 합으로 표현하는 방법의 가짓수를 찾는 거예요. n이 1, 2, 3일 땐 다음과 같지요.

수학동아 제공

앞의 규칙을 봤을 때 n = 4이면 4가지라고 예측하기 쉬워요. 그런데 n이 4일 때는 4가지가 아니라 5가지가 나와요. 1 + 1 + 1 + 1, 1 + 1 + 2, 1 + 3, 4를 비롯해 2 + 2가 하나 더 있습니다.

문제 자체는 이해하기 쉽지만 어떤 자연수 n을 집어넣었을 때 정확한 결과값을 내놓는 함수를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인도 수학자 스리니바사 라마누잔(1887~1920)이 최대한 근삿값을 찾을 수 있는 함수를 발견했지만 너무 복잡해요.

과학 혹은 일상생활에서 쓰는 함수는 많은 경우에 관측을 통해 입력값과 결과값을 보며 둘 사이의 관계를 유추한 것인데요. 이런 추론을 위해선 많은 관측값이 필요하고 아무리 관측값이 많아도 절대 정확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예를 들어 1, 2, 4, 8, 16이라는 수열의 다음 값을 한번 예측해보세요. 아마 많은 사람이 32라고 대답하겠지요. x값이 차례로 1, 2, 3, 4, 5일 때 함수가 2의 거듭제곱인 형태, 즉 f(x) = 2x – 1이라고 생각한 결과예요.

그렇지만 ‘원 위에 x개의 점을 놓고 그 점들 사이에 선을 그었을 때 원을 나눌 수 있는 가장 많은 영역의 수’를 표현한 함수 f(x) = (x3 – 6 x2 + 23x – 18) + 1 역시 x = 1, 2, 3, 4, 5일 때 1, 2, 4, 8, 16이지만 x = 6일 때는 32 대신 31이라는 값을 내놓아요.

그러니 단순히 관측값만 가지고 ‘이 함수가 정말 우리 문제를 잘 표현하는 좋은 함수인가?’를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연구자가 지금까지도 어떤 현상을 정확히 표현하는 좋은 함수, 정확한 함수를 찾는 일을 하고 있지요.”

수학자 이승재 서울대 박사후연구원 (왼쪽), 인문학자 이은수 서울대 철학과 교수 (오른쪽). 수학동아 제공

Q(인문학자). 좋은 함수를 찾는 게 만만치 않은 일이라면 수학자는 한정된 시간 안에서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 할 텐데요. 그러면 어떤 함수가 중요한 함수일까요.

A(수학자). “‘중요한 함수’를 정의하는 건 ‘좋은 함수’를 정의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문제예요. 굉장히 주관적일 수 있거든요. 그래도 보편적인 기준을 정하자면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함수, 수학뿐만 아니라 인류 문명의 발전에 기여한 함수, 범용적이고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함수가 중요한 함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배우는 일차, 이차, 삼차 함수는 결국 직선, 포물선 등과 관련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삼각함수, 로그함수, 지수함수는 실제 물리적인 현상을 기술하고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곳에서 쓰이기 때문에 너무나 중요하지요.

물리학에도 함수가 중요하게 쓰여요. 대표적으로 뉴턴의 운동 제2법칙인 F = ma는 ‘이동하는 물체의 힘(F)은 그 물체의 질량(m)과 가속도(a)에 비례한다’는 물리 법칙을 표현하는 함수예요. 이 함수를 통해 단순히 가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힘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가속도에 비례한다고 정확히 표현할 수 있게 됐지요.

이런 여러 가지 함수의 중요성과 역사에 관심을 가질 분에게 추천하는 책이 있는데요. 이안 스튜어트 영국 워릭대 수학과 교수가 쓴 ‘세상을 바꾼 17가지 방정식’이라는 책입니다. 중요한 함수들에 대한 수학자들, 혹은 과학자들의 생각을 잘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책 중 하나입니다.”

수학자 이승재 서울대 박사후연구원 (왼쪽), 인문학자 이은수 서울대 철학과 교수 (오른쪽). 수학동아 제공

 

○ 세번째 질문. 함수는 세상을 어떻게 바꿨는가.

Q(인문학자). 흔히 사칙연산만 하면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는데 수학을 왜 이렇게 많이 배우냐고 묻는 사람이 있어요. 하지만 함수는 사칙연산 다음으로 도움되는 개념이에요. 곳곳에서 대응 관계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많이 볼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사람들이 주식에 투자할 때 과거의 데이터로 이익률을 높이는 특정한 함수를 찾아서 막대한 수익을 얻고자 하지요. 이처럼 수학의 많은 개념 중에서는 우리 생활에서 함수가 차지하는 역할이 상당히 커요.

인문학적 관점에서 함수가 남긴 의미를 이야기해볼게요. 함수를 도입하고 난 뒤 사람들은 특정한 개체 및 단독 개념만 탐구하기보다는 두 개체 및 두 개념 사이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지식의 확장이 일어났지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 사이에도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고 규명하지 못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 거예요.

최근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스마트 데이터와 관련해 다시 주목받는 지식 그래프(개념, 사물, 사건 등의 개체의 관계를 나타내는 그래프로 정보와 지식을 구조화해 표현하는 방법)는 지식과 지식 사이를 연결한 관계망이에요. 기존에 따로따로 떨어뜨려 놓고 생각했던 지식 사이에서 관계를 찾아 연결하는 말하자면 함수적인 사고를 한 것이지요.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특정 개체에 대한 1차원적인 접근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너무나 많아요. 그래서 고도화된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훨씬 중요해졌지요. 그런 의미에서 함수가 우리의 사유하는 방식 자체에 미친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연구원님이 생각하기에 수학, 과학에서 함수는 또 어떤 의미에서 중요한가요.

A(수학자). “함수는 세상을 정말 많이 바꿨고 지금도 계속해서 바꾸고 있어요. 과학에서는 먼저 현상을 관측하고 이를 통해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이 사실인지 검증해요. 이때 함수는 관측, 가설, 결과, 예측 모든 것을 연결해요.

기존에 있었던 값으로부터 어떤 관계가 있을지 예상하기 위해서는 그 관계를 표현할 수 있는 함수가 필요하고 예측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예측값과 결과값이 모두 있어야 하니까요.

인공지능도 수많은 입력값, 결과값을 함께 학습시키고 그렇게 학습된 인공지능이 정말로 우리가 원하는 예측을 할 수 있는지 보는 게 본질이잖아요. 결국 입력값과 결과값을 연결할 수 있는 함수가 무엇이고 그 함수를 우리가 잘 예측하고 학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지요. 인공지능이 지금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보는 입장이라면 함수가 세상을 바꿨다고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과학 관점에서 추가로 이야기를 드리면 뉴턴은 F = ma와 같은 함수를 이용해서 고전역학이라는 하나의 물리계를 완성했어요. 특히 뉴턴은 고전역학을 정립한 사람으로도 유명하지만 미분이 처음 등장한 ‘프린키피아’라는 책을 쓴 사람으로도 유명하잖아요.

미적분이 함수와 만나면서부터 실제 물리적인 현상을 기술할 수 있는 엄청난 도구들을 손에 쥐게 됐지요. 그다음부터 정말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함수가 우리가 알고 싶은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했지요.”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076?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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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8월 2023

[천체물리 – 우주(과학)] 인도, 인류 첫 ‘달의 남극’ 갔다… ‘찬드라얀 3호’ 착륙 성공

[천체물리 – 우주(과학)] 인도, 인류 첫 ‘달의 남극’ 갔다… ‘찬드라얀 3호’ 착륙 성공

인도, 인류 첫 ‘달의 남극’ 갔다… ‘찬드라얀 3호’ 착륙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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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기자들이 2023년 8월 23일 수요일 인도 벵갈루루에 있는 ISRO의 원격 측정, 추적 및 명령 네트워크 시설에서 달에 착륙하는 우주선 찬드라얀 3호의 생방송을 찍고있다./AP 연합뉴스

인도 달 무인 착륙선 ‘찬드라얀 3호’가 23일(현지 시간)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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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드라얀 3호 우주선이 남극에 성공적으로 달에 착륙하고 있다. 인도는 8월 23일 달 남극 근처에 우주선을 착륙시킨 최초의 국가가 되었으며,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날을 “역사적인 날”이라고 불렀다./AFP 연합뉴스

구소련, 미국,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함과 동시에 인류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한 것이다. 달 남극은 얼음 등 자원이 있어 향후 달 기지 건설과 심우주 탐사의 기반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도 매체들은 찬드라얀 3호가 달 남극에 안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찬드라얀은 산스크리트어로 ‘달의 차량’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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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들이 2023년 8월 23일 인도 아메다바드에 있는 구자라트 과학 도시 강당 안에서 찬드라얀 3호 우주선의 달 착륙 중계를 시청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달 남극은 다량의 물이 얼음 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커 달 기지 건설과 심우주 탐사의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지역이다.

물이 있다면 식수와 산소는 물론 로켓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를 현지 조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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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수요일 인도 뭄바이에서 사람들이 찬드라얀 3호 착륙(산스크리트어로 ‘달 우주선’)의 착륙을 생방송으로 시청하며 축하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이를 이용하면 화성과 태양계 외행성 유인 탐사의 난도가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앞서 러시아의 무인 달 탐사선 ‘루나 25호’(루나-25)는 지난 20일 달 표면에 추락한 바 있다.

1957년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등 우주 강국을 자부해온 러시아로서는 인도의 달 남극 착륙 성공으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출처] 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3/08/23/AJDCWGJ4QNDQ7P4Z5IWERHXA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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