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3월 2025

[산업] [알아봅시다] 국비 IT 학원, 정말 괜찮을까? – 경험담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조언

[산업] [알아봅시다] 국비 IT 학원, 정말 괜찮을까? – 경험담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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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 IT 학원, 정말 괜찮을까? – 경험담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조언

국비지원 IT 학원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입니다.

“국비학원 비추, 시간낭비였다”
“수업보다 연애, 파벌싸움이 더 활발했다”
“강사도 자주 바뀌고 공부 분위기도 별로였다”

국비지원 학원은 정부 지원을 받아 저렴하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학원이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해, 한 수강생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비 IT 학원의 현실적인 문제점과 선택 시 주의할 점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국비 IT 학원의 기대 vs 현실

많은 사람들이 국비 학원을 선택할 때, 취업을 보장받거나,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 기대: 면접을 보고 입학할 정도면, 열정적인 사람들과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현실: 의욕 없는 사람들, 불필요한 인간관계 갈등, 학습 분위기가 깨지는 경우도 많다.

???? “학생의 질이 너무 떨어졌다”

수강생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에 대한 문제입니다.
국비 학원은 돈을 내고 다니는 일반 학원과는 달리,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합니다.

???? 문제점

  • 공부보다는 연애, 인간관계에 몰두하는 사람들
  • 감정 싸움, 파벌 싸움이 벌어지는 분위기
  • 쉬는 시간에 소란스럽고 집중이 어려운 환경

“IT 국비 학원이라 하면 조용히 공부하는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차라리 그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다.”

???? 해결책
국비 학원마다 분위기가 다릅니다. 가능하다면, 실제 수강생 후기를 찾아보고 학습 분위기가 잘 유지되는 학원을 선택하세요.


???? “수업보다 술자리가 더 많았다”

일부 학원에서는 “강제 자습”을 명목으로 학생들을 학원에 오래 붙잡아 두지만, 실제로는 학습보다는 다른 일에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 문제점

  • 학원 수업이 끝난 후, 강제 야간 자습이 있다고 해도 실질적인 공부는 안 됨
  • 공부보다는 술자리, 친목 모임이 더 활발
  • 심지어 취업 후에도 네트워크 형성에 실패 (서로 손절)

“수업 끝나면 야자라고 해서 남아야 한다더니, 결국 강남에서 술 마시는 모임이 됐다.”

???? 해결책

  • 친목 활동과 학습을 구분해야 합니다. 친목이 중요한 경우도 있지만, 공부에 집중할 환경이 조성된 학원인지 확인하세요.
  • 취업을 위해 다니는 것이지, 새로운 친구를 사귀러 가는 게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 “강사가 너무 자주 바뀌었다”

국비 학원의 또 다른 문제는 강사의 교체입니다.

???? 문제점

  • 초반에는 좋은 강사가 배정되지만, 중간에 강사가 바뀌면서 수업의 질이 급격히 떨어짐
  • 실무 경험이 적은 강사가 이론만 가르치는 경우가 많음
  • 커리큘럼이 체계적이지 않고, 강사마다 스타일이 달라 일관성이 부족함

“처음엔 괜찮은 강사가 있었지만, 중간에 교체되면서 수업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 해결책

  • 강사 교체가 잦은 학원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학 전 강사의 프로필과 강의 경력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 수업 방식이 바뀌어도 혼자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 국비 IT 학원 선택 시 주의할 점

이런 문제를 피하려면 학원 선택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음 체크리스트를 확인해보세요.

✅ 수강생 후기를 확인하라 – 네이버 카페, 블로그, 유튜브 등에서 실제 수강생의 경험담을 찾아보세요.
✅ 강사의 경력을 체크하라 – 강사가 현업 경험이 있는지, 얼마나 오래 강의를 했는지 확인하세요.
✅ 커리큘럼을 꼼꼼히 살펴보라 – 수업 내용이 제대로 구성되어 있는지, 원하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 학습 분위기를 체크하라 – 직접 학원에 방문하거나, 설명회를 통해 분위기를 파악하세요.
✅ 취업 연계의 실체를 확인하라 – 학원에서 연결해주는 기업이 실제로 취업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세요.


???? 결론: 시간낭비를 피하려면?

국비 학원은 잘 활용하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기대만큼 만족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 좋은 국비 학원을 선택하려면?
✔ 수강생의 분위기와 학습 태도를 확인하라
✔ 강사의 실무 경험과 교체 빈도를 체크하라
✔ 취업 연계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라
✔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라 실제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인지 고민하라

무작정 유명한 국비 학원이라고 선택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학원이 어디인지 충분히 조사하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국비 학원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좋은 선택이 성공적인 IT 커리어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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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3월 2025

[산업] [알아봅시다] 좋은 국비지원 학원 고르는 법 – 실망하지 않으려면? (비전공자 코딩 국비 학원)

[산업] [알아봅시다] 좋은 국비지원 학원 고르는 법 – 실망하지 않으려면? (비전공자 코딩 국비 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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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국비지원 학원 고르는 법 – 실망하지 않으려면?


국비지원 학원을 고민하는 많은 분들이 검색하면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국비학원 쓰레기” 입니다. 정부 지원을 받아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부정적인 평가가 많을까요?

이 글에서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국비지원 학원의 현실적인 문제점을 짚어보고, 좋은 학원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국비학원 갔다가 시간만 날렸다” – 부실한 커리큘럼과 강사 자질

“프론트엔드를 배우고 싶었는데 HTML, CSS 몇 주 배우다가 갑자기 자바 기본 문법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결국 React는 겨우 맛보기만 하고 끝났습니다.”

많은 수강생들이 커리큘럼과 관련된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비지원 학원의 경우 제한된 예산과 기간 내에 다양한 내용을 가르쳐야 하다 보니, 체계적인 학습이 어렵고 깊이 있는 실무 교육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강사 자질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현업 경험이 풍부한 강사가 아니라 강의 경험만 있는 분들이 수업을 맡는 경우가 많아, 실무에서 어떻게 적용하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국비지원 학원을 선택할 때, 과정 개설 전에 강사의 경력과 실제 강의 방식에 대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하다면 수강 후기를 찾아보고, 학원에 직접 방문해서 커리큘럼을 꼼꼼히 살펴보세요.


???? “취업률 90%라고 해서 등록했는데, 다 거짓말이었어요” – 현실적인 취업 연계

국비지원 학원은 취업률을 강조하며 마케팅을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강생들이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취업 연계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결국 제가 직접 구직 사이트에서 공고 찾고 면접 보러 다녀야 했어요.”

이런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일부 학원은 취업 연계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력서 첨삭이나 모의 면접 같은 기본적인 지원만 제공하는 수준입니다.

또한, 학원에서 연결해주는 기업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은 곳이 많아, 연봉이나 근무 환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취업 연계를 강조하는 학원이라면, 어떤 회사들과 실제 협약이 있는지 직접 확인하세요. “우리 학원 수강생들이 많이 간 곳입니다”가 아니라, 공식적인 협력 관계가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등록하기 전과 후가 너무 달라요” – 상담 과정에서 주의할 점

국비지원 학원을 상담받으러 가면, 처음에는 굉장히 친절합니다. 하지만 등록을 마친 후부터 태도가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상담할 때는 좋은 강사님이 있다고 해서 등록했는데, 수업 시작 후 강사가 바뀌었어요. 중간에 강사 교체가 너무 잦아서 제대로 배운다는 느낌이 안 들었어요.”

또한, 국비지원 과정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유료 과정을 추가로 등록하도록 유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상담을 받을 때,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세요. 국비지원 과정 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강사 변경이 빈번한지에 대해 미리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그럼에도 국비지원 학원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우는?

물론 모든 국비지원 학원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잘 활용하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 국비지원 학원이 도움이 되는 경우

  • 비전공자로서 프로그래밍이나 디자인 등 기초 개념을 익히고 싶은 경우
  • 경제적 부담 없이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따르고 싶은 경우
  • 혼자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강제적으로라도 학습 리듬을 잡고 싶은 경우

❌ 국비지원 학원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

  • 이미 기본적인 개념을 알고 있고, 더 깊이 있는 실무 교육을 원한다면
  • 특정 기술을 집중적으로 배우고 싶은데, 수업 내용이 광범위하다면
  • 독학이 가능하고,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배울 수 있다면

???? 좋은 국비지원 학원 고르는 법

✔ 커리큘럼을 확인하세요. 원하는 기술이 체계적으로 다뤄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강사 경력을 체크하세요. 해당 과정의 강사가 실무 경험이 있는지 알아보세요.
✔ 수강 후기를 찾아보세요. 공식 사이트가 아닌, 실제 수강생들의 후기를 검색해보세요.
✔ 취업 연계 내용을 확인하세요. 실제 어떤 기업들과 협약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 추가 비용 여부를 확인하세요. 무료 과정 외에 유료 과정 등록을 유도하는지 체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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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3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가짜뉴스’로 이득 보는 사람 있다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가짜뉴스’로 이득 보는 사람 있다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가짜뉴스’로 이득 보는 사람 있다

입력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금은 ‘포스트 진실(post truth)’ 시대, 어떤 정보가 사실인지의 여부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시대라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그 정도로 소셜미디어, 심지어는 뉴스 채널에서도 가짜 뉴스가 계속해서 생성되고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사실 가짜 뉴스가 점점 더 팽배해져서 극단적으로 대부분의 정보가 가짜인 세상이 오게 된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가짜 뉴스를 퍼트린 인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회에서 오래도록 가짜 뉴스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인간의 불완전한 지식 수준, 미신이라도 붙들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 등이 하나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마이클 발레브 애리조나 주립대의 심리학자 등에 의하면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데에는 ‘사회적 기능’ 또한 존재한다. 비이성적인 듯 보이는 행위에 사실은 어느 정도 ‘이성적인’ 사회적 쓸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발레브는 크게 ⓛ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 ② 충성심을 강화하고 시험하기 위해, ③ 라이벌을 침몰시키기 위해 가짜 뉴스가 생성되고 유통된다고 본다.

①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함

우선 사회적 지위를 얻는다는 것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를 획득하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양하지만 여기에는 ‘유명세’가 큰 도움이 된다.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스포츠 선수, 연예인, 정치인이 되는 것, 또 요즘 흔히 말하는 인플루언서가 되는 데에는 많은 사람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노벨상을 탈 만한 굉장한 발견을 했다고 해도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고 혼자 알고 있다가 세상을 떠나버리면 아무런 지위도 영향력도 가질 수 없듯이 엄청난 발견이나 지식 또한 세상에 알려야만 그 ‘영향력’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정말 특출나고 대단한 무언가가 있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면 좋지만 문제는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럴듯한 거짓말 또는 사기를 쳐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면 (당장은)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의 사회적 지위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피 몇 방울만 가지고 수백가지의 건강 정보를 알아내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사기를 쳐 천문학적인 돈을 가지고 튈 뻔 했던 테라노스 사장이나 자신이 엄청난 유럽 부잣집 딸이라고 사기를 쳐서 거대한 액수의 대출을 성사시킬 뻔 한 애나 델비, 소셜 미디어 등에 거짓으로 점철된 멋진 모습들을 전시함으로써 선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많은 이들이 한 예다.

② 충성심을 강화하고 시험하기 위함

가짜뉴스의 또 다른 사회적 기능은 충성심을 강화하거나 시험하는 것이다. 많은 이런저런 신앙이나 종교들에서 증명할 수 없고 추상적이기만 한 이야기들을 얼마나 굳게 믿고 있는지 여부를 통해 진실된 교인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가름한다.

이 때 믿음의 내용이 허무맹랑하고 밖에서 이야기했을 때 정신 나간 사람 취급을 받을수록 더 집단 내에서의 위상은 높아진다. 꼭 종교가 아니더라도 예를 들어 지구 평평설을 믿는다는 이유로 친구와 가족들로부터도 버림받은 사람들의 경우 자기처럼 지구 평평설을 굳게 믿어서 박해 받는 사람들과 더 깊은 연대감을 보이곤 한다.

우리들은 소위 깨어 있는 자들이고 남들은 안타깝게도 어둠 속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보이기도 한다. 그 안에서 점점 더 허무맹랑한 이론을 발전시켜 가면서 바깥 사회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높은 지위를 확보하기도 한다.

일례로 세기말 감성이 한창이던 1999년 해가 지나면 지구가 멸망할 것이고 오직 선택 받은 소수의 사람들만이 직접 하늘나라로 올라간다고 믿었던 사람들 역시 가족과 전재산을 버리는 등 많은 것을 갖다 바쳤을수록 더 이후에도 계속해서 언젠가(?) 멸망이 올 거라며 해당 종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③ 라이벌 제거

물론 싫은 사람이나 집단을 해하기 위해 악의적인 거짓말을 퍼트리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과거 유럽 국가들은 식민지화를 정당화 하기 위해 원주민들은 식인을 일삼는 야만인들이라는 루머를 공공연히 퍼트렸다고 한다.

지금은 특히 어린 여성 연예인들을 향해 악성 루머를 퍼트리고 이를 수익화 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가짜 뉴스가 돈이 되는 안타까운 세상이 되고 말았다.

가짜 뉴스의 뒤에는 언제나 항상 그것을 통해 이득을 보는 쪽과 해를 입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가짜 뉴스를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 아니면 말고 정도로 취급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잠깐의 흥미로 누군가의 삶이 충분히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많은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요즘은 더더욱 단 몇 글자로 누군가의 삶을 망가트릴 수 있음을 기억하자.

Barlev, M., & Neuberg, S. L. (2025). Rational reasons for irrational beliefs. American Psychologist, 80(1), 79–90. https://doi.org/10.1037/amp0001321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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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3월 2025

[산업] IT 국비교육, 쓰레기 속에서 그나마 덜 쓰레기인 곳 찾는 팁

[산업] IT 국비교육, 쓰레기 속에서 그나마 덜 쓰레기인 곳 찾는 팁

01 img.png박막례님

갓구글에 “국비”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자동 완성(?) 기능에 “쓰레기”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02 img.png

또한 부정적인 단어들이 많은데 오늘 간단하게 이 얘기를 좀 해보고 싶어서 카테고리까지 만들었다.

일단 결론부터 얘기해보자면 국비지원은 쓰레기가 맞다!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보자, 우리나라 속담 중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이 있다. 싸면 쌀 수록 제 값을 못한다는 얘긴데.. 이게 나라에서 운영하는 국비라고 비껴나갈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이다. 무료는 무료답다. 딱 그 정도.. 물론 국가에서 학원에 돈을 주긴 하지만 그래도 수강생 입장에서는 ‘무료’다. 그러니 절대 질 좋은 ‘유료’ 학원들과 비교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간혹 가다 좋은 ‘무료’ 학원도 많다. 예를 들면 싸피42서울 등등… 하지만 얘네들은 질 좋은 무료답게 끼리끼리 법칙으로 인해 질 좋은 수강생(이하 학생)들을 원한다. 반면에 국비는 그냥 내일 배움 카드(이하 내배카)만 발급되면 지천에 깔린 학원 중 아무 곳이나 등록하면 거의 90%의 높은 확률로 다닐 수 있다.(나머지 10%는 면접에서 떨어질 수 있다.)

약간 잔인한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현실이다. 국비 다녀서 그래도 IT 공부했으니 네카라쿠배당토?? 얼토당토않는 말이다. 그래도 국비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취업’일 것이다. IT 계열은 그래도 그나마 다른 직종보다는 비전공자가 진입하기 쉽고, 취업은 잘 되는 편이니 일단 네카라쿠어쩌고는 집어치우고 ‘취업’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쓰레기 중에서 그래도 덜 쓰레기인 곳을 찾아보는 팁을 몇 가지 알아보자.

1. 인터넷 믿지 말기

내가 국비 학원을 알아봤을 때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지만 ‘지식인’에 서울에 있는 좋은 학원을 물어봤던 적이 있다. 학원 관계자 놈들도 먹고 살려는지 매크로 같은 걸 걸어 놓은 것 같은데.. 엄청나게 긴 학원 자랑과 본인 PR을 한 답변이 5분도 채 안돼서 8개 정도 달렸던 기억이 있다. 커뮤니티에서 직접 다녀본 사람들의 말은 어느 정도 신뢰가 되겠지만 이런 홍보가 가득한 곳에 적힌 글들은 절대로 믿지 말길 바란다. 

2. 귀찮겠지만 발품 팔기

월세 집을 구하거나, 전셋집을 구하거나, 매매를 하거나 어쩌고 저쩌고 하여튼 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발품’이 최고다. 학원 역시 그렇다. 인터넷 상담으로는 한계가 있다. 꼭 학원 한 군데서만 상담하지 말고 여러 후보군을 골라 이곳저곳 상담을 다녀보길 바란다. 상담을 다니면 다녀볼수록 ‘아 저거 개구라’라고 판별할 수 있는 안목이 길러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2-1. 질문 많이 하기

상담 가서 ‘네..네…네..네..’ 네봇할 거면 가지 마라. 상담의 목적은 학원을 “파악”하려고 가는 거지 자랑을 들으러 간 것이 아니다. 소심한 성격이고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이라면 그냥 핸드폰에 질문할 것들을 미리 생각 놓고 ‘질문하려는데 핸드폰에 필기 좀 할게요.’라면서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켜서 질문하면 된다. 페이스에 휘말리면 네네만 하게 되니까 절대 절대 쫄지말자. 

상담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상담사나 학생이나 집중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니 짧고 굵게 상담을 하는 게 좋으니 진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질문 몇 가지를 알아보자. 엄청나게 주관적이므로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들을 꼭 추가하기 바란다.

  1. 이번 연도 수업은 몇 번 열렸고, 그 수업마다 취업률이 몇 퍼센트인가요? 
  2. 그 취업률에 IT 계열 외 타 계열에 취업한 사람도 포함인가요? 포함이라면 IT 계열로만 취업한 사람은 몇 명정도?
  3. 제가 들어갈 수업의 강사 이름은? 또 강사가 수시로 바뀔 수 있나요? 전임 강사는 몇 명인가요?
  4. 수료생들 포트폴리오 보여주세요
  5. 프로젝트는 몇 회 진행하나요? 프로젝트 진행 방식은 어떤가요. 강사마다 다르면 제가 들어갈 회차 강사님의 전회차 수료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나요?
  6. 수업을 못 따라가면 못 따라가는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이 있나요?
  7. 학원 연계 기업 리스트 보여주시고 최근까지도 연계가 잘 되고 있나요?

당장 생각나는 건 이 정도밖에 없다. 대부분 취업과 관련된 질문이다. 강사의 강의력이 높을수록 학생들의 수업이해도가 높을 것이고, 취업에 중요한 프로젝트의 완성률이 높을 수록 취업이 잘될 것이고, 연계 기업이 많을수록 그나마 괜찮은 회사들을 받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강사, 프로젝트, 연계 기업에 초점을 맞춰 질문 리스트를 작성했다. 

강사 같은 경우는 학생들이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내가 가서 잘하면 되지 뭐..’ 이런 생각으로 강사를 뒷전으로 놓는 학생들도 많다. 물론 저 생각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정말 좋은 생각인데 생각보다 강사의 영향은 크다. 내가 다녔던 학원에서 옆 반은 강사가 3번이나 교체될 정도로 어수선했다. 이런 환경에서 공부가 잘 될 리가 없다. 그러니 꼭 전임 강사가 있는지, 내가 들어갈 수업의 강사가 시간 강사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시간 강사라면 아무래도 전임 강사보다 열정이 적고 수업 질에 대한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 그러니 전임 강사가 있는 학원이 그나마 덜 쓰레기일 확률이 높다.

학원 연계 기업은 인터넷에 보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근데 나 같은 경우는 연계 기업이 꽤 도움이 됐다. 그리고 연계로 취업이 됐다. 연계 기업들 중 10에 9는 쓰레기 맞다. 근데 1 정도는 괜찮은 기업들이 있던 거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런저런 기업 이름들을 보고 그 기업에 관해 검색을 해보면 나름 본인의 취업 기준을 세울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되고, 기업들의 평균 임금, 복지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긴다. 그러니 연계 기업의 질이 좋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럴 일은 별로 없으므로 연계 기업이 많고 교류가 활발한 학원을 선택하는 게 그나마 낫다. 본인의 스펙이나 실력이 너무 뛰어나게 좋은 게 아닌 이상 솔직히 거기서 거기인 회사들에 취업이 되고, 그리고 비전공 국비 수료생의 서류 통과 또한 그렇게 쉽진 않다. 그러니 본인의 스펙이 좋거나, 실력이 좋은게 아닌 이상 연계 기업 또한 중요하게 봐야 할 순위에 넣어야 된다고 본다.

학원에 상담을 다니다 보면 수업이 개강하기 전에 학원에서 ‘유료’인 과목(대부분 프로그래밍 언어)을 들으라 권한다. 이유는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수업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이윤데.. 솔직히 나는 저 회유에 넘어가 본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저런 학원에서 진행하는 유료 수업은 인터넷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생활코딩이나 인프런에서 수강할 수 있는 수업과 별 다를 게 없다. 상담사로 인해 유료 수업을 학생이 듣게 되면 상담사에게 떨어지는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에 죽어라 회유한다. 그러니 ‘비전공자’란 이유로 회유를 시전 한다면 가뿐히 무시하시길 바란다.

4. 왕복 거리 

체력적이 쓰레기인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나도 그렇다..^^). 학원이 대부분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이랑 겹치기 때문에 지옥철을 경험할 수 있다. 학원까지의 거리가 멀면 힘듦은 배가 되는 법… 학원을 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원이 끝난 후 복습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본인의 체력을 고려하여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물론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대부분 비대면으로 수업해서 거리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시켜도 무방하다.

5. HRD 수강 후기

잡플래닛에서 기업 리뷰를 살펴볼 때 사람들은 말한다. ‘장점은 믿지 말고 단점만 봐라.’ 이 얘기를 HRD 수강 후기에도 적용했으면 한다. 학원을 다닐 때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고, 성격도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불편하지만 수강 후기에 티를 안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불편함을 아예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불편한 것들을 수강 후기에 다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대충 쓴 한 줄의 후기(예를 들면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보다는 단점 위주로 적힌 후기를 좀 더 신뢰하는 게 더 좋다.

이렇게 다섯 가지 팁을 적었는데 팁만 있어서야 되겠나. 서울 기준으로 일단 제일 유명한 IT 국비 학원은 총 3곳이다. 

  1. KH
  2. 쌍용
  3. 비트

이 세 곳의 경우 지방에 있는 사람들도 고시원을 구해서 들어가는 편이니… 그래도 그나마 덜 쓰레기일 확률이 높겠지만 또 지점에 따라서, 강사에 따라서 다르므로 참고만 했으면 좋겠다. 참고로 나는 이 세 곳 중 한 곳을 수료했는데… 음 학원보다는 강사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그럼 모두 좋은 강사와 학원을 만나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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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devhan.tistory.com/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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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3월 2025

[인공지능 기술] 휴머노이드에 “일자리 빼앗을거야?” 묻자…뼈 때리는 답변 돌아왔다

[인공지능 기술] 휴머노이드에 “일자리 빼앗을거야?” 묻자…뼈 때리는 답변 돌아왔다

휴머노이드에 “일자리 빼앗을거야?” 묻자…뼈 때리는 답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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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엔지니어드아츠(Engineered Art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아메카(Ameca)’. /X(옛 트위터)

인간과 흡사한 모습을 한 영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까’라는 질문에 재치 있고 날카로운 답변을 내놔 주목받았다.

5일(현지 시각)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엔지니어드아츠(Engineered Art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아메카(Ameca)’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 검은색 드레스와 빨간색 카디건, 흰색 운동화를 착용하고 참석자들과 자유롭게 소통했다. 아메카의 옷차림은 아랍에미리트의 통신회사인 에티살랏이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카는 고도로 정교한 얼굴 표정과 움직임을 구현하는 AI 기반 휴머노이드다. 마이크와 카메라, 얼굴 인식 기능을 탑재해 인간과 유사한 시선 처리가 가능하다. 회사 측은 이 로봇을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을 위한 플랫폼’이라면서 AI 기반 언어와 표정을 사용해 사람들과 상호 작용하도록 설계됐다고 소개했다. 현재 걷지는 못하지만 질문을 듣고 기본적인 답변이 가능하다. 회사 측은 “우리 로봇은 오락, 정보 제공 및 교육을 위해 설계됐다”면서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인간과 기술을 연결한다는 것이 우리의 신조”라고 했다.

취재진이 아메카에게 “로봇이 우리(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게 될까”라고 질문하자 아메카는 “잘 모르겠지만, 당신은 당신의 직업(일)에 얼마나 능숙한가”라며 “당신이 얼마나 일을 잘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로봇은 “로봇이 미래에 세상을 지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흥미로운 질문이지만, 제가 답하기에는 흥미롭지 않다”고 답했다.

현재 이벤트나 전시 목적으로 대여가 가능하지만 제작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는 아메카가 상용화되기까지 여러 기술적 과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행 기능 구현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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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과 소통하는 아메카의 모습. /X(옛 트위터)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고학력, 고임금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AI에 더 많이 노출돼 대체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이 지난 2023년 11월 발표한 ‘AI와 노동시장 변화’에 따르면 의사, 회계사, 변호사, 자산 운용 전문가를 비롯해 화학공학 기술자, 발전장치 조작원, 철도 및 전동차 기관사, 상하수도 처리 장치 조작원, 재활용 처리 장치 조작원, 금속재료 공학 기술자 등이 대체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AI 노출 지수가 낮은 직업은 음식 관련 단순 종사자, 대학교수, 종교 관련 종사자, 운송 서비스 종사자 등 대면 접촉 및 관계 형성이 중요한 직업이 포함됐다.

미국 골드만삭스가 2023년 직종별 AI 노출도를 분석한 결과, AI 노출도는 모든 산업 전반에 걸쳐 25% 수준이었으며, 행정(46%)과 법률(44%)에서 가장 높고 건설(6%) 및 유지보수(4%)와 같은 노동집약적 분야에서는 낮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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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가짜뉴스를 피하는 방법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가짜뉴스를 피하는 방법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가짜뉴스를 피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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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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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는 가짜 뉴스들 때문에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페이스북, X,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들이 이러한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팩트 체킹의 중요성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어떤 자극적인 내용의 글이나 영상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경고들은 과연 효과가 있을까.

가짜 뉴스에도 다양한 형태가 있다. 예를 들어 지구가 평평하다거나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있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이야기들도 있지만 이보다 더 위험한 것들은 사실과 거짓을 교묘하게 섞은 이야기들이다.

특히 타임라인이 복잡하고 다양한 의도를 가진 등장인물들이 뒤죽박죽 섞여서 나타나는 대다수의 정치적, 사회적 사건들의 경우 90%는 사실로 두고 나머지 10%에 거짓을 섞어 진짜인 것처럼 유통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일반인들이 하나 하나 다 따져가며 무엇이 사실이고 거짓인지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전문적인 팩트 체킹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들이 대두되었다.

예를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들이 인터넷을 달구던 시절 트위터 등에서 도입된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라는 경고 문구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어차피 많은 사람들이 사실과 상관 없이 믿고 싶은 대로 믿기 때문에 이러한 경고 문구들이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최근 카메론 마르텔 MIT 연구자 등의 연구에 의하면 다행히도 팩트 체킹 시스템이 가짜 뉴스를 방지하는 데 나름 효과적이다.

연구자들은 약 14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건의 사람들에게는 ‘가짜 뉴스+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보여주고 또 다른 조건의 사람들에게는 경고 문구 없이 가짜 뉴스만 보여주는 식의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경고 문구들이 있을 때 가짜 뉴스를 진짜로 믿어버리는 일이 약 30 % 정도 감소하고 해당 뉴스를 공유하려는 행동 또한 약 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팩트 체킹 시스템 자체에 회의적이고 이들 경고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시스템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도 같다. 그럼에도 마르텔 등의 연구에 의하면 경고 문구들의 존재가 회의적인 사람들에서도 약 10% 정도 잘못된 믿음을 예방하는 효과를 보였다.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가진 지식이란 내 손바닥만도 못한 크기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보통 아무런 견해도 가지고 있지 않기보다 손바닥만한 수준의 한참 잘못된 견해를 가지고 있을 때가 많다.

모두가 고만고만한 지식수준을 가지고 있을 때에 조금 더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이러한 기존의 믿음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빨리 자주 업데이트 하는지 아닌지에 있을 것이다. 잘못된 정보일지 모른다는 경고 문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나 마음 한 켠에 내 믿음이 틀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그 시작이다.

특히 출처를 거슬러 올라갔을 때 최초 출처가 인터넷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 유튜브 등이라면, “그거 믿을 만 한 이야기일까요?”라고 서로 물어보는 문화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Martel, C., & Rand, D. G. (2024). Fact-checker warning labels are effective even for those who distrust fact-checkers. Nature Human Behaviour, 8(10), 1957-1967. https://doi.org/10.1038/s41562-024-01973-x.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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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영원한 우울감·불행은 없다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영원한 우울감·불행은 없다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영원한 우울감·불행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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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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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경우 ‘믿음’과 실제는 다르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대부분의 측면에서 평균 이상이라고 굳건하게 믿는다. 예를 들어 대학 교수의 90%가 자신은 평균 이상으로 수업을 잘 한다고 믿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무엇이 건강에 좋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믿음, 모든 사회 문제가 유색인종, 여성, 이민자 때문이라고 하는 많은 통념들 또한 실제와는 다를 때가 많다.

틀릴 때가 많지만 그래도 믿음이 중요한 이유는 진짜이든 아니든 때로는 현실보다 더 사람들의 감정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특성 예를 들어 성격, 지능, 감정, 나아가 대인관계 등에 대한 많은 믿음들 역시 비슷한 특성들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다른 행동을 보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들에 의하면 자유의지란 환상에 불과한지 아니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많은 갑론을박과 별개로 자유의지가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기통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비슷한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어도 지능이 선천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지 여부에 따라 노력을 덜 하거나 더 하기도 한다.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관계를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믿음 하나에 의해 많은 것이 달라지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믿음’인 자신감이나 ‘자신은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라는 믿음’인 자존감 또한 큰 관심의 대상이 된다. 모든 것을 다 가졌더라도 자신에 대한 믿음이 지나치게 부족한 경우 뭐 하나라도 이루겠다며 행동에 나설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많은 연구들에 의하면 개인 내적 ‘감정’에 대한 믿음도 실제 감정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엘리자베스 니랜드 예일대 심리학자 등에 의하면 사람에 따라 감정을 단단히 응어리진 고정적인 무엇으로 보거나 또는 상황이나 생각에 따라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 것으로 보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우울감에 빠졌을 때 이 감정은 절대 움직이거나 바뀌지 않을거라고 믿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오래된 감정 또한 바뀔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니랜드등에 의하면 감정이 대체로 유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불안이나 우울 같은 감정에서 비교적 잘 벗어나는 편이다.

연구자들은 이전에 비해 삶의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인 새내기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감정의 유연함에 대한 믿음과 우울감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학기 초에 감정은 유연하다고 믿은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우울감이 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기초에 우울감이라는 감정이 유연하다고 믿은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감정에 대한 재평가(이게 정말 우울할만한 상황인가?)를 자주 하고 부적 감정을 곱씹는 행동(예를 들어 ‘내가 왜 그랬지? 너무 우울하다. 나는 바보인 것 같아’) 또한 덜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이 심한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상황을 실제보다 더 훨씬 부정적으로 치우친 사고방식을 보이는 편이다. 예를 들어 삶의 한 영역에서 실패를 맛보았을 때 자신은 인생 모든 영역을 통틀어 패배자이며 앞으로도 절대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반응하는 식이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갈등을 겪을 때에도 한 두 사람과 관계가 나빠진 사건을 통해 자신은 앞으로 영원히 그 누구로부터도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또한 어떤 극단적인 조건(예를 들어 모든 면에서 완벽할 것, 세상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것)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한 자신은 영원히 불행할 거라는 매우 경직된 사고방식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우울증이 심한 사람들의 경우 뭐가 어찌 됐든 ‘영원히 불행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는 탓에 우울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 또한 커서 감정이 유연하다는 믿음, 지금의 깊은 우울감과 불행도 언젠가는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이 우울감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은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조금 달리 생각해보면 인생무상이라는 말처럼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면 지금의 나나 내가 처한 상황, 내 감정 또한 영원하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영원히 변치 않을 거라는 가정이 더 비현실적일 수 있음을 기억하자.

Kneeland, E. T., & Dovidio, J. F. (2020). Emotion malleability beliefs and coping with the college transition. Emotion, 20(3), 452–461. https://doi.org/10.1037/emo0000559
Kneeland, E. T., Dovidio, J. F., Joormann, J., & Clark, M. S. (2016). Emotion malleability beliefs, emotion regulation, and psychopathology: Integrating affective and clinical science. Clinical Psychology Review, 45, 81-88.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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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월 2025

[알아봅시다][COMPUTERS] MS, 세상 뒤집을 양자 칩 공개… 수년내 AI 학습속도 100배

[알아봅시다][COMPUTERS] MS, 세상 뒤집을 양자 칩 공개… 수년내 AI 학습속도 100배

MS, 세상 뒤집을 양자 칩 공개… 수년내 AI 학습속도 10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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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MS가 공개한 양자컴 반도체 마요나라 1/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양자 컴퓨터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온 양자 오류와 집적도 한계 등을 뛰어넘는 양자컴 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온도·자기장 등 외부 환경 변화에 극히 민감해 오류가 잦고 보정이 어려웠던 기존 칩의 치명적 단점을 해결해 양자컴 시대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19일 MS는 “세계 최초로 ‘위상(位相) 초전도체’를 사용한 양자 칩 ‘마요라나 1′을 개발했다”며 “반도체 발명이 오늘날의 스마트폰, 컴퓨터, 전자 제품을 가능하게 한 것처럼 이번 개발로 양자컴 시대가 몇 년 안에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MS는 이번 양자 칩 개발을 트랜지스터 발명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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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양인성

MS는 양자컴 연산의 기본 단위이자 성능 기준으로 꼽히는 ‘큐비트’ 수를 향후 100만개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IBM과 구글의 양자컴이 1000큐비트급인 점을 감안하면, 1000배에 달하는 규모를 구현할 수 있다고 공언한 것이다. 진공관 시대에 집채만 했던 컴퓨터가 트랜지스터 발명을 계기로 소형화되면서 ‘개인용 컴퓨터’ 시대가 열린 것처럼, 이번 양자컴 기술이 신소재·의료·환경·국방·보안 등 경제·산업·사회 각 분야에 혁명과도 같은 변화를 예고한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수년내 AI 학습속도 100배… “트랜지스터 발명과 맞먹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19일 자체 개발했다고 공개한 양자컴 칩 ‘마요라나 1’에는 큐비트 8개가 탑재됐다. 큐비트는 양자컴 연산의 기본 단위다. 기존의 일반 컴퓨터는 전자의 유무(有無)에 따라 0과 1의 비트(bit)로 정보를 표현하고 순차적으로 계산하는 반면, 양자컴은 예컨대 0과 1을 동시에 처리(중첩)할 수 있어 연산 속도가 획기적으로 빠르다. 이번에 MS는 큐비트를 100만개 이상으로도 확장할 수 있도록 양자 칩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번 양자 칩의 핵심인 ‘위상 초전도체’는 인듐 비소와 알루미늄 등으로 구현했다. 이를 통해 양자 정보의 손상을 막고 오류 파악과 수정도 디지털로 자동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체탄 나약 MS 퀀텀 하드웨어 부사장은 “큐비트 100만개는 양자컴이 산업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필수 임계치”라고 했다. 큐비트가 100만개 이상 탑재되는 시기를 ‘양자컴 상용화’가 시작되는 때로 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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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양인성

◇양자컴 상용화, 무엇을 바꿀까

MS는 100만 큐비트급 양자컴이 개발되면 분자 간 복잡한 상호작용을 비롯해 오늘날의 컴퓨터로는 풀 수 없는 각종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교량이나 항공기의 균열 등을 자가 복구하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고, 각종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만능 촉매도 만들 수 있어 환경오염도 풀 수 있다는 것이다. 토양 비옥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식량 부족 문제의 돌파구도 열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수퍼컴퓨터를 월등히 초월하는 양자컴이 상용화되면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근본적 혁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한 뒤 이를 토대로 연산과 추론을 하는 AI에 양자컴 기술이 접목되면 소비 전력을 비롯해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이면서 AI 학습 속도를 100배 가까이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MS는 “AI와 양자컴이 결합한 시대에는 어떤 물질이나 분자,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하면 즉시 실현 가능한 답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예전 같은 수년간의 시행착오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양자 컴퓨터는 또 의료, 경제 등 분야에서도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면 신약 후보 물질을 찾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기존의 100분의 1로 절감하고, 궁극적으로 암이나 치매 등 난치병을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수 있다. 이와 함께 차세대 배터리나 그래핀 등 신소재를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개발할 수 있고, 금융 시장에서도 주가, 금리, 환율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리스크를 예측하고 회피하는 금융 모델링이 가능해진다. 이상기후를 예측하는 것도 지금보다 훨씬 정확해질 전망이다.

◇“부작용과 한계도 고려해야”

양자컴이 상용화됐을 때 생기는 위협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암호 기술이 양자컴 앞에서 무력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컴퓨터로 수천 년을 풀어야 하는 암호도 양자컴으로는 몇 분 안에 풀릴 수 있다.

다만 MS의 이번 기술이 상용화로 직결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순칠 한국연구재단 양자기술단장은 “이번 양자 칩은 무오류 양자컴의 실현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아직 완벽한 수준의 기술을 입증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테크 업계에선 새로운 양자 칩 개발을 계기로 양자컴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구글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양자 칩 ‘윌로’는 기존 수퍼컴퓨터로 10의 25제곱년이 걸리는 계산을 5분 만에 수행해 냈다. IBM은 지난해 11월 ‘퀀텀 헤론’ 양자 칩을 공개하며 “전작 대비 동일한 연산 작업 시간을 112시간에서 2.2시간으로 크게 단축했다”고 밝혔다. 도용주 광주과학기술원(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는 “한국은 양자컴 분야에선 후발 주자지만, 위상 초전도체 양자컴은 새로 열리는 분야로 기술적 격차가 크지 않아 추격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양자컴퓨터, 위상 초전도체

양자컴퓨터: 일반 컴퓨터는 전자의 유무(有無)에 따라 0과 1의 비트(bit)로 정보를 표현하고 순차적으로 계산하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처리(중첩)할 수 있어 연산 속도가 획기적으로 빠르다.

위상 초전도체: 전기저항이 0이 돼 전력 손실 없이 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을 초전도체라 한다. ‘위상(位相) 초전도체’는 초전도성을 가지면서 형태가 변형돼도 입자 간 위상이 변하지 않아 성질이 쉽게 유지되는 물질이다. 기존 양자 컴퓨터의 초전도체는 온도·빛 등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성질이 변해 연산 오류가 발생했다. ‘위상 초전도체’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정보를 더 오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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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롭되 친절한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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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부에서 과학 분야와 제약·바이오 업계를 맡고 있습니다.

[출처]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5/02/20/WKLWICF2SBHCBNAA2CRK4YEC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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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월 2025

[천체물리 – 우주(과학)] [강석기의 과학카페] 기대이하 소행성 ‘베누’ 시료…과학에 절제도 필요

[천체물리 – 우주(과학)] [강석기의 과학카페] 기대이하 소행성 ‘베누’ 시료…과학에 절제도 필요

[강석기의 과학카페] 기대이하 소행성 ‘베누’ 시료…과학에 절제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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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베누. 위키미디어 제공

소행성 베누. 위키미디어 제공

지난 1월 30일자 학술지 ‘네이처’의 표지논문을 보면서 좀 의아했다. 소행성 베누에서 가져온 시료를 분석한 내용으로 고농도의 염을 함유한 용액에서 여러 광물이 형성된 과정을 재구성한 내용이다.

같은 날 자매지인 ‘네이처 천문학’의 사이트는 베누 시료에 존재하는 분자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단백질 합성에 쓰이는 아미노산 20종 중에 14종을 포함해 아미노산 33종을 확인했고 핵산(RNA와 DNA)을 구성하는 염기 5종 모두가 존재했다.

좀 이상하게 느낀 점은 두 가지다. 먼저 아무래도 본지가 지명도가 높은데 왜 의미가 더 커 보이는 논문이 자매지에 실렸을까.

실제 언론에서도 ‘네이처 천문학’ 논문에 초점을 맞춰 ‘생명체의 흔적을 찾았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다음으로 미항공우주국(NASA)이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2016년 시작한 장기 프로젝트인 오시리스-렉스 미션의 성과를 사이트에 뉴스로 발표하는 정도로 조용히 넘어갔을까 하는 점이다. 생명체의 흔적을 찾았다면 놀라운 성과가 아닌가.

문득 2010년 전 ‘비소 박테리아’ 해프닝이 떠올랐다. 당시 NASA는 미국의 모노 호수에서 채취한 박테리아의 DNA가 인(P) 대신 비소(As)를 이용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논문 발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주기율표에서 인 바로 아래 있는 원소인 비소는 화학적 특성이 비슷하지만 불안정해 화학자들은 DNA 뼈대를 이루는 재료로 쓰일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당시 NASA는 “외계생명체 발견 가능성이 커졌다”며 의미를 부풀렸고 이를 받아 언론이 대서특필했지만 몇몇 과학자들이 분석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고 결국 NASA도 발을 빼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자 NASA가 외계생명체 관련 예산이 주는 걸 막으려고 무리수를 뒀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논문을 실은 학술지 ‘사이언스’ 역시 “저자들의 잘못된 행위가 없고 논문 철회를 요청하지 않았다”며 논문을 그대로 둬 비난을 받았다.

● 기대했던 결과 안 나와

‘네이처 천문학’에 실린 논문을 읽어보니 이번에 NASA가 자제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소행성 베누에서 상당량(121.6g)의 시료를 채취해 오염되지 않게 회수한 뒤 최첨단 기기로 분석해 1만 가지가 넘는 분자를 확인했고 그 가운데 생체분자 수십 종도 확인했지만 내심 기대했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로 생체분자 호모키랄성(homochirality)의 기원에 대한 문제다.

분자 가운데 상당수가 손이나 발처럼 생김새는 같지만 서로 겹치지 않은 쌍으로 존재한다. 이들을 키랄 분자라고 부르는데 서로 거울을 비춘 모습이다. 몇몇 생체 키랄 분자는 둘 중 하나의 형태로만 존재하고 이를 호모키랄성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단백질의 재료인 아미노산은 왼손잡이, 핵산의 구성 요소인 리보스는 오른손잡이 분자다. 이처럼 한쪽만 있어야 정보가 안정적으로 저장되고 생체 반응이 정밀하고 빠르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키랄 분자 쌍은 물리화학적 특성이 같고 따라서 생명체가 없는 환경에서는 같은 양으로 만들어지거나 분해될 것이다. 그럼에도 생명체가 있는 지구에서 주요 생체 키랄 분자가 하나의 형태로만 존재하게 된 과정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다.

그런데 아미노산과 리보스의 치우침이 생명체가 등장하기 이전에 이미 정해졌다면 얘기가 쉬워진다. 초기 생명체가 이를 이용하며 극단화해 호모키랄성이 나온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앞서 키랄 분자 쌍은 물리화학적 특성이 같다고 했지만 몇몇 조건에서는 차이가 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원형편광으로 빛이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나선을 그리며 진행하는 현상이다. 빛 에너지가 관여하는 화학반응의 경우 원형편광의 방향에 따라 만들어지는 키랄 분자가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

실제 분자가 만들어지는 성간 공간에서 원형편광이 관측됐고 운석을 분석한 결과 키랄 분자 쌍에서 한쪽이 더 많은 경우가 보고되기도 했다. 다만 운석은 지구 대기권을 통과할 때 고열로 변형되고 오염도 일어날 수 있어 시료 자체를 믿을 수가 없다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해 회수한 시료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을 분석한 결과 유의미하게 치우친 종류가 없었다. 지구의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의 호모키랄성(왼손잡이 분자만 존재) 기원을 초기 지구에 공급된 소행성의 아미노산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해 회수한 시료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을 분석한 결과 유의미하게 치우친 종류가 없었다. 지구의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의 호모키랄성(왼손잡이 분자만 존재) 기원을 초기 지구에 공급된 소행성의 아미노산의 키랄성에서 찾을 수 없다는 뜻이다. L(왼손잡이)-아이소발린의 치우침 데이터로, 소행성 베누(왼쪽에서 두 번째)는 오히려 R(오른손잡이)-아이소발린보다 4% 적은 것으로 나왔지만 다른 소행성 또는 운석 시료들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유의미한 치우침은 아니다. 위키피디아 제공

반면 소행성 베누의 시료는 온전할 뿐 아니라 양도 많아 연구자들은 농도의 비대칭을 기대했다. 예를 들어 존재가 확인된 단백질 아미노산 14종 가운데 키랄 분자 13쌍 모두 왼손잡이 분자 농도가 오른손잡이 분자 농도보다 유의미하게 높게(20% 이상) 나온다면 오늘날 아미노산의 호모키랄성은 생명체가 등장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할 수 있다.

참고로 초기 지구에 수많은 소행성과 혜성이 운석으로 떨어지며 생명체의 재료가 되는 분자를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밀한 기기로 분석한 결과 키랄 아미노산 쌍은 비슷한 농도로 존재했다. 우주에서 비생물적으로 만들어지는 생체분자는 물리화학적(열역학) 법칙을 따라 반반씩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모든 키랄 아미노산에서 치우침이 없다는 것은 초기 태양계가 왼손잡이 아미노산에 치우친 데 영향을 받아 지구에서 왼손잡이 단백질에 기반한 생명이 등장했다는 가설에 어긋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 연구자가 희생양 돼

지난주 ‘뉴욕타임즈’에 실린 과학 기사 목록을 훑어보다 깜짝 놀랐다. 베누 시료 분석 논문을 읽다 떠오른 비소 박테리아 해프닝의 당사자를 주인공으로 한 기사가 실렸기 때문이다. 10년도 넘은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읽어봤는데 좀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2010년 NASA는 비소 박테리아 발견을 두고 “외계생명체 발견 가능성이 커졌다”며 기자회견까지 열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회견장에는 박사후연구원으로 실험을 주도한 울프사이먼도 나왔는데(맨 왼쪽) 반짝스타가 된 뒤

2010년 NASA는 비소 박테리아 발견을 두고 “외계생명체 발견 가능성이 커졌다”며 기자회견까지 열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회견장에는 박사후연구원으로 실험을 주도한 울프사이먼도 나왔는데(맨 왼쪽) 반짝스타가 된 뒤 역풍을 맞아 학계에서 퇴출됐다. 그 뒤 다른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다 최근에야 작은 프로젝트의 연구비를 확보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NASA 제공

기사는 2010년 연구를 주도한 미생물학자 펠리사 울프사이먼 박사가 그 뒤 겪은 일과 함께 근황을 들려주는데 한마디로 사건의 희생양이 돼 고생하다 이제 막 재기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당시 논문의 문제점이 드러나며 불과 수일 사이 언론과 여론의 태도가 180도 바뀌면서 희생양을 찾았고 박사후연구원인 젊은 여성 과학자 울프사이먼이 걸려들었다.

인터넷에서 온갖 비난이 쏟아졌고 심지어 외모(염색한 머리카락)까지 걸고넘어졌다. 결국 울프사이먼은 논문 발표 직후 실험실을 떠나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로 옮겼지만, 연구비를 구하지 못하고 논문도 실어주는 곳이 없어 학계를 떠나야 했다. 이에 대해 울프사이먼은 “나는 (다들 피하는) 방사성동위원소가 됐다”고 회상했다.

‘엉터리 논문으로 대중을 속였으니 당연한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할 독자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울프사이먼은 미생물학자로서 실험에 최선을 다했지만 분석을 맡은 사람들의 전문성이 부족했다(참고로 논문 저자는 11명이다).

게다가 ‘사이언스’도 생물학에 초점을 맞춰 리뷰어(논문심사자)를 선정하는 바람에 이들이 화학분석의 엄밀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채 ‘놀라운 결과’라고 평가하자 게재를 승인한 것이다. 당시 ‘사이언스’는 NASA가 이 논문을 “외계생명체의 증거”라는 식으로 부풀리자 당황했다고 한다.

이들의 잘못을 홀로 뒤집어쓰고 퇴출된 울프사이먼은 음대 대학원에 진학해 오보에 연주자와 파트타임 강사가 됐고(아마 청소년 시절 배웠던 것 같다) 바이오 스타트업 자문을 하거나 빵집 아르바이트(발효 과정이 있어 산업미생물학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를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과학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오클랜드주 밀스칼리지에서 과학세미나를 주관하는 일을 맡았고 그 뒤 연구 공간을 얻어 2024년 마침내 연구비를 타내는 데 성공했다.

울프사이먼의 연구 주제는 지구 자기장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미생물을 찾는 것이다(모터와 비슷한 원리). 독립영양체가 에너지를 얻는 방법은 화학반응과 빛에너지변환(광합성) 두 가지로 울프사이먼의 시도가 성공한다면 세 번째 양식으로 획기적인 발견이다.

비소박테리아로 혼이 난 울프사이먼은 연구가 성공하더라도 ‘사이언스’ 같은 유명 학술지에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후속 연구를 할 수 있는 배지(근거)를 마련하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좋은 과학을 과학을 위해 하고 싶다”는 울프사이먼은 “이제 더 잃을 것도 없다”는 비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 놀라운 발견은 다음 기회에…

소행성 베누 시료 분석 결과가 평범해 실망했을 수도 있지만 길게 보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화성이나 엔셀라두스(토성의 위성)처럼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한때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천체에서 회수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키랄 생체 분자쌍이 한쪽으로 치우쳐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나면 유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들 분자의 기원 역시 소행성이나 혜성일 것이므로 만일 생명체가 없었다면 지구와 달리 여전히 반반씩 있어야 한다.

오시리스-렉스 미션 다음으로 유럽우주국(ESA)의 엑소마스 미션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착륙선 제작을 맡은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임무가 중단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수년 내 재개해 화성에서 시료를 채취해 가져오는 데 성공하고 모든 키랄 아미노산이 왼손잡이 분자 치우침을 보인다면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한때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때야말로 큰 의미를 부여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

※ 필자소개
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 (kangsukki@gmail.com). LG생활건강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동아사이언스에서 기자로 일했다. 2012년 9월부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직접 쓴 책으로 《강석기의 과학카페》(1~7권),《생명과학의 기원을 찾아서》가 있다. 번역서로는 《반물질》, 《가슴이야기》, 《프루프: 술의 과학》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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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작은 선물이 주는 큰 감동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작은 선물이 주는 큰 감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작은 선물이 주는 큰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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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얼마 전 집안에 작은 행사가 있었다. 손님들을 조금 초대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선물을 많이 받아서 놀랐다. 직접 고른 카드에 손글씨로 예쁜 메시지들을 써주고 선물을 준비해서 가져오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음을 알기에 감사한 한편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선물 자체보다도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나를 위해 소중한 시간과 마음을 써 주었다는 사실이 더 크게 와닿았다. 한 없이 감사한 인연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홀리하우 몬트리올대의 연구자에 의하면 3~5달러 사이의 초콜릿이나 과자 같은 작은 선물도 진지한 대화만큼이나 또는 그 이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힘들었던 일에 대해 떠올리게 만들고 친구로부터 작은 선물을 받게 하거나 또는 친구와 함께 5분간 기운을 북돋는 내용의 대화를 하게 했을 때 작은 선물이 더 긍정적 정서를 많이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고 보면 따뜻한 이야기들을 직접 듣는 것도 좋지만 편지로 받았을 때 전해지는 진심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말’이라는 비교적 편리한 방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편하게 드러눕는 대신 불편하게 책상 앞에 앉아서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인지능력과 잉크와 손가락 힘 등을 써가며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적어서 준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자신이 상대방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최대한 표현하는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작은 선물에도 크게 감동하는 것 역시 그만큼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담겨있음을 알기에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특별한 날에 편지나 선물을 주고받는 것도 좋지만 그런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평상시에 마음을 주고받는 것 또한 ‘별 일 없이도 항상 신경 쓰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때문에 큰 기쁨이 되는 것 같다.

나같은 경우 친구가 가난한 유학생 시절 한인 장기자랑대회 같은 곳에 나가서 받은 소중한 라면 한 박스를 통 크게 나에게 주었을 때, 또 평소에 어디선가 김, 사과, 떡, 초콜릿 등을 받아오던 친구가 나를 만나는 날이면 가방에서 이것저것 꺼내서 안겨주었을 때 크게 감동했던 기억들이 있다. 사실 무엇이 되었든, 나를 생각해 주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나 또한 내 주변 사람들에게 ‘아껴지고 사랑받았던 기억’으로 남는 일들을 했길 바란다. 평소 상대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머리 한구석에 저장해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없는 동물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믿어주고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마법 같이 멋진 일이다. 작은 선물로도 그러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멋진 일이다.

Howe, H.S., Wiener, H.J.D. & Chartrand, T.L. (2024) Money can buy me love: Gifts are a more effective form of acute social support than conversations.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doi: 10.1002/jcpy.1438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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