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9월 2023

[생물 및 의학(건강)] [표지로 읽는 과학] AI가 질병 유발 유전자 변이 예측

[생물 및 의학(건강)] [표지로 읽는 과학] AI가 질병 유발 유전자 변이 예측

[표지로 읽는 과학] AI가 질병 유발 유전자 변이 예측

입력

사이언스 제공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빨간색과 파란색의 블록으로 이뤄진 인간의 모습을 묘사한 그래픽을 실었다. 표지 왼편에는 ‘병을 일으키는 성질을 예측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인간이 가진 유전자는 약 2만개다. 수만 개의 유전자에서 발생하는 변이와, 변이로 인한 질병의 발생 가능성을 규명하는 것은 과학자들의 주된 과제다.

구글의 인공지능(AI) 기업 딥마인드는 AI프로그램인 ‘알파미스센스’가 7100만개에 달하는 인간 유전자 변이가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1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DNA는 아데닌(A), 시토신(C), 구아닌(G), 티민(T)의 4가지 염기로 구성됐다. 염기 중 하나가 빠지거나 순서가 바뀌는 변이가 발생하면 세포 조직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염기의 잘못된 변화를 ‘미스센스 돌연변이’라고 한다. 알파미스센스는 DNA가 정상적인 형태를 유지할지 예측하는 방식으로 질병 발생 가능성을 평가한다.

알파미스센스는 구글 딥마인드가 앞서 개발한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 ‘알파폴드’를 토대로 개발됐다. 2020년 개발된 알파폴드는 당시 인간이 가진 단백질 중 약 2억 개의 구조를 파악했으며 2021년에는 36만5000개 이상 단백질의 3D 구조를 예측해냈다.

알파미스센스는 프로그램의 정밀도를 90%로 설정했을 때 분석 대상 유전자 변이 중 57%는 무해하고 32%는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나머지는 영향을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알파미스센스의 해독법은 인간의 언어와 비슷하다”며 “영어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다른 단어로 대체됐을 때, 영어에 능숙한 사람이 대체된 단어가 문장의 의미를 어떻게 바꿀지 여부를 알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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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9월 2023

[천체물리 – 우주(과학)] 14일 동안 이어진 혹독한 ‘달의 밤’…인도 달 착륙선 결국 못 깨어나

[천체물리 – 우주(과학)] 14일 동안 이어진 혹독한 ‘달의 밤’…인도 달 착륙선 결국 못 깨어나

14일 동안 이어진 혹독한 ‘달의 밤’…인도 달 착륙선 결국 못 깨어나

인도 달착륙선 동면 끝.png
인도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에서 나온 탐사차 프라그얀이 지난달 25일 달 표면에서 이동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한 찬드라얀 3호는 최근 탐사에서 황과 금속의 매장 가능성을 확인했다./AFP 연합뉴스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해 임무를 수행했던 인도의 달 착륙선과 탐사 로봇이 길고 추운 달의 밤을 이겨내지 못하고 깨어나지 못했다.

23일(현지 시각) 인디아 투데이 등에 따르면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전날 달 에 아침이 밝아와 잠들었던 달 착륙선 비크람, 탐사 로봇 프라기안과 교신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신호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ISRO는 앞으로 며칠 동안 교신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이들이 깨어나 다시 탐사를 시작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전했다.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 비크람은 지난달 23일 달 남극에 착륙했다. 성공적으로 착륙 후 탐사 로봇 프라기안이 내려 탐사를 시작했다. 프라기안은 13일 동안 100m 정도를 이동하며 남극 표면에 황(黃)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비크람은 달 남극 표면 토양의 기온을 측정하는 등 각종 과학 데이터를 지구로 보냈다. 그 사이 달의 밤이 찾아왔고 이들은 지난 3일 수면 모드에 들어갔다.

달에서는 낮과 밤이 14일 주기로 바뀌어 달에서의 하루는 지구에서의 약 4주와 같다. 특히 달 남극은 밤 동안 기온이 영하 100도 이하로 떨어지는 극한의 환경이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어 작동하는 이들은 태양 전지판을 해가 떠오를 곳을 향해 두고 잠들었고, 22일 해가 떠올라 전지판이 데워졌지만 깨어나지 못했다. 이를 두고 BBC는 “극한적인 저온에서 배터리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비크람과 프라기안이 달의 밤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은 어느 정도 예측됐다. 영하 100도 이하로 떨어지는 길고 혹독한 달의 밤을 견디려면 보온 장치를 달거나 내구성이 강한 부품을 사용해야 하지만, 그만큼 비용과 무게 등이 커져 비크람과 프라기안은 그러한 장치를 달지 않았다.

[출처]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3/09/23/BRG4KETJTVF2TDIAVX6RE2AR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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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9월 2023

[물리] [기술패권 시대 우리말] ⑥풀어드립니다…양자기술

[물리] [기술패권 시대 우리말] ⑥풀어드립니다…양자기술

[기술패권 시대 우리말] ⑥풀어드립니다…양자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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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9.17. 오전 9:05

한국표준과학원(KRISS)이 개발 중인 50큐비트 초전도 양자컴퓨터 모형. KRISS 제공.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기상 재해 등 과학기술과 관련된 이슈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습니다. 우주개발, 양자컴퓨팅, 챗GPT 등 첨단 과학기술도 어느새 피부로 체감할 정도로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가전략기술을 선정하고 과학기술 중심의 패권 경쟁을 선도하겠다고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알려지는 다양한 전문용어는 국민들이 편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어렵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수년째 과학기술, 의학 용어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높이는 방안을 찾는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정부가 의지를 보이고 있는 국가전략기술 관련 용어들을 들여다보고 국민들의 세금이 투입되는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획을 진행합니다.

정부는 범부처 민관합동으로 ‘12대 국가전략기술’ 육성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첨단 과학기술 용어를 어렵게 느끼고 있다.(관련기사: “처음 들어봐요”…난해한 전략기술 용어, 육성 걸림돌 우려)

양자는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다.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싱’ 등의 세부 중점기술이 있다. 비전문가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용어로 과학기술 육성에 대한 국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선 해당 용어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자는 물리량이 취할 수 있는 최소량을 의미한다. 물리학에선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모든 물리적 독립체의 최소단위를 양자라 표현한다. 양자의 다양한 특성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양자 기술로 이어진다. 양자 기술의 대표적인 특성으론 원자보다 작은 두 개 이상의 입자가 거리에 무관하게 공동의 통일된 양자상태로 연결되는 현상인 ‘양자 얽힘’, 두 개 이상의 양자 상태가 합쳐진 ‘양자 중첩’ 등이 대표적이다.

● 양자컴퓨팅

양자컴퓨터는 물리적으로 매우 작은 원자나 광자 등에서 나타나는 양자 현상을 정보처리에 직접 이용하는 미래형 컴퓨터다. 현재 디지털컴퓨터는 정보 기본단위를 0과 1로 표현하는 비트(bit)를 쓰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양자중첩 현상을 활용해 0과 1이 동시에 처리되는 큐비트(qubit)를 기본 단위로 사용한다. 이를 통해 대량의 병렬연산을 수행해 기존 컴퓨터가 해결할 수 없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들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질 수 있다. 양자컴퓨팅은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연산을 말한다.

● 양자통신

양자통신은 빛의 양자 현상을 이용한 통신 기술이다. 기존의 통신 방법과는 달리 정보를 양자 상태의 빛에 입력해 실어 보내며, 양자 물리학 법칙으로 정보가 해킹당하는 것을 원리적으로 차단해 보안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암호통신을 위한 암호키를 생성하고 주고받거나, 양자컴퓨터 등의 양자정보처리 장치를 연결하기 위해 사용된다.

● 양자센싱

양자 시스템을 이용해 대상체의 물리적 성질을 분석하거나 감지하고 계측하는 기술이다. 기존 센서가 감지할 수 없는 미세 신호를 양자역학적인 성질을 활용해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센서 이미징의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초정밀 양자센서, 이미징 기술이 개발되면 의료, 국방, 정보통신(IT) 기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 책임연구원은 “”미래 핵심기술로 주목받는 양자정보처리 분야는 연구개발 단계를 넘고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한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산업 초기에는 기술 장점에 대한 과도한 부풀림, 유사기술의 침투, 검증되지 않은 기술의 홍보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의 정확한 용어, 가능성, 한계 등에 대한 대중 인식의 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양자 분야와 관련해 향후 5년 내 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연계를 통해 초정밀 양자센서 개발에 나선다. 중장기적으론 상용 확장이 용이한 한국형 양자컴퓨팅시스템을 개발한다. 양자정보 전송을 위한 양자중계기와 양자인터넷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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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9월 2023

[물리] [레디!퓨전] 상용화 정조준 소형 핵융합로, 반백년 기초연구의 산물

[물리] [레디!퓨전] 상용화 정조준 소형 핵융합로, 반백년 기초연구의 산물

[레디!퓨전] 상용화 정조준 소형 핵융합로, 반백년 기초연구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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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9.15. 오후 6:01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플라즈마 과학·융합 센터(PSFC)를 가다

SPARC의 모체인 알케이터 C-Mode의 내부. PSFC 제공

소형 핵융합 장치 ‘스파크(SPARC)’를 내세워 핵융합 에너지 산업에 뛰어든 미국 스타트업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Commonwealth Fusion System·CFS)의 뒤에는 매사추세츠공대(MIT) 플라즈마 과학·융합 센터(PSFC)가 있다. 8월 말 방문한 PSFC는 MIT 신입생 맞이에 한창이었다. 신입생들은 PSFC 건물동 중 하나에 위치한 각종 실험 기기 작업 현장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둘러보고 있었다. 이 현장에 SPARC의 이론적 모델이 된 ‘알카토 C-모드(Alcator C-Mode)’도 있었다.

● SPARC의 탄생 이끈 MIT 플라즈마 센터… 1960년부터 연구 시작한 결과

MIT 캠퍼스 내에 위치한 PSFC 건물 중 하나. 보스턴=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PSFC로 견학 온 MIT 가을학기 신입생들이 연구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보스턴=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알케이터 C-모드는 현재 CFS에서 상업용으로 개발중인 SPARC의 모체격이다. 높은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를 실제로 생성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용 토카막으로 30년 전인 1993년 첫 가동을 시작했고 2016년 임무를 마치고 ‘은퇴’했다. 토카막은 핵융합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핵융합 장치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같은 방식이다.

당시 알카토 C-모드 장비의 일부는 MIT 박물관으로 옮겨져 보관되고 있지만, 몸체는 여전히 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넛 모양 토카막 알카토 C-모드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토카막의 800분의 1 크기로 매우 작은 편이다. 토카막 내부 중심에서 토카막 경계면까지의 길이가 약 22cm일 정도로 매우 좁다.

크기가 작음에도 8테슬라(T)의 강한 자기장을 생성할 수 있었던 건 고온 초전도자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실험 결과 알카토 C-모드에서는 8000만도에 이르는 고온의 플라즈마를 만든 뒤 안정된 상태로 토카막 안에 가둬둘 수 있었다. 플라즈마는 높은 자기장에 의해 ‘공중부양’된 상태로 토카막 내벽에 닿지 않고 토카막 안을 회전한다.

알카토 C-모드는 PSFC가 만든 일련의 토카막 시리즈의 세 번째 버전이다. 1960년 프란시스 비터 교수가 ‘국립 자석 연구소’를 설립한 뒤 고자기장 자석을 연구하기 시작한 이래, 1976년 첫 토카막인 ‘알카토 A’가 처음으로 로손 조건(Lawson Creteria)을 만족했다. 로손 조건은 토카막이 자기점화(투입 전력보다 생산 전력이 많은 것)를 달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플라즈마의 밀도, 온도, 플라즈마가 에너지를 잃지 않고 유지되는 시간(가둠 시간) 등을 말한다.

이후 1983년 개발된 알카토 C, 1991년 개발된 알카토 C-모드는 로손 조건 만족에 필요한 요건을 골고루 증가시키며 발전해왔다. 2025년 초 첫 플라즈마 생성을 목전에 둔 CFS의 소형 토카막 SPARC는 이처럼 반백년이 넘는 오랜 시간에 걸쳐 물리학자들이 이론을 정립하고 실험을 거듭해 온 결과물이다.

알카토 C-모드 플라즈마 실험 당시 촬영한 실제 플라즈마의 움직임. PSFC 제공

● 한국인 물리학자가 해결한 ‘토카막의 딜레마’

백승규 연구원이 알카토 C-모드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보스턴=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2014년 MIT 원자력공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PSFC에서 계속해서 플라즈마물리학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백승규 연구원은 2018년 ‘토카막의 딜레마’를 해결해 학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알카토 C-모드는 플라즈마 내부에 마이크로파를 가해 플라즈마 전류를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방식으로 토카막 내부에 가둬 놓는다. 이를 ‘낮은 하이브리드 전류 유도(LHCD)’라고 한다. 그러나 물리학계가 약 40년 간 풀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플라즈마 밀도를 높이면 전류를 유도하는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백 연구원은 “빵(전류)이 10조각, 플라즈마도 10개 있을 땐 빵 1조각 씩 나눠가지면 되는데 플라즈마만 100개로 늘면 플라즈마가 얻는 전력이 줄고, 그 결과 플라즈마의 운동량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백 연구원의 연구팀은 2018년 토카막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난류가 토카막 내부로 유입되는 마이크로파 전력에 영향을 줘서 마이크로파가 산란되거나 불안정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이크로파 전력의 손실을 막으려면 경계면 난류를 줄여야 하며, 장치 내의 총 전류를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실제 연구 결과, 총 전류를 3배 가까이 높이자 플라즈마의 밀도를 높여도 플라즈마 전류가 효과적으로 생성됐다.

백 연구원은 “토카막에선 최소한의 에너지 투입으로 최대한의 에너지를 뽑아내는 효율성이 중요하다”며 “이론적 접근을 벗어나 실제 핵융합기를 운영할 때 얼마만큼의 효율을 낼 수 있고 어떤 환경적인 요인을 고려해야할지 실험적으로 확인했다는 데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314?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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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9월 2023

[알아봅시다] NASA “UFO·외계인 증거 부족”…멕시코선 ‘비(非)인간 미라’ 등장

[알아봅시다] NASA “UFO·외계인 증거 부족”…멕시코선 ‘비(非)인간 미라’ 등장

NASA “UFO·외계인 증거 부족”…멕시코선 ‘비(非)인간 미라’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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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인간 존재’라 주장하며 12일(현지시간) 멕시코 의회 청문회에 등장한 미라. 연합뉴스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미확인 비행 현상(UAP)’ 연구팀 조사 결과 미확인 비행 현상과 외계인 간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고 결론냈다.

NASA는 14일(현지시간) ‘UAP 독립 연구팀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UAP가 외계에서 기원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UAP 전담 연구팀을 꾸려 향후 과학적으로 엄격하고 투명하게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미확인 비행 물체(UFO)’라는 단어로 더 잘 알려진 UAP는 상공에서 목격됐지만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지칭하는 공식 용어다. 수십 년간 곳곳에서 UAP를 목격했다는 진술이 잇따르면서 1940년대엔 미군이 나서 하늘에서 목격된 ‘비행접시’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당시 보고서의 결론은 NASA가 주도해 UAP 연구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국이 UAP에 대한 증거를 은폐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면서 NASA는 2022년 6월 천체물리학자, 우주비행사 등 전문 연구 인력으로 구성된 UAP 독립 연구팀을 구성했다. 연구팀은 2022년 10월부터 1년 간 UAP와 외계인 사이의 관련성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수집된 기록은 불완전할 뿐만 아니라 출처도 불확실하다”며 UAP의 존재를 입증하기엔 고품질의 관측 자료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UAP 관측이 과학적인 목적 하에 설계된 것이 아니라 우연히 이뤄진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NASA는 독립 연구팀의 권고에 따라 UAP의 존재 여부를 연구할 수 있는 전담 연구팀을 꾸렸으며, 연구 책임자를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전문지식을 활용해 과학적으로 엄격한 방식으로 투명하게 데이터 수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기법도 적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 책임자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발표에서 연구팀 발족에 대해 “NASA가 UAP를 진지하게 조사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NASA가 UAP와 외계인의 관련성을 부정하고 나선 가운데 지난 12일 멕시코 의회 청문회에서는 ‘비(非) 인간 존재’임을 주장하는 정체불명의 미라가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2017년 페루 나스카 인근 모래 해안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미라를 공개한 멕시코 언론인 하이메 마우산은 “외계인이라고 부를 순 없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존재와도 관련없는 비 인간 존재”라고 주장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319?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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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9월 2023

[지구과학] 강진 발생한 모로코 상공에 나타난 ‘빛’ 미스터리

[지구과학] 강진 발생한 모로코 상공에 나타난 ‘빛’ 미스터리

강진 발생한 모로코 상공에 나타난 ‘빛’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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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지진광으로 불리지만 정체 규명 어려워”

지난 8일 모로코 마라케시 지역 CCTV에 찍힌 지진광의 모습. 하늘의 왼쪽 부분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푸른 빛이 발생하고 있다. 트위터 영상 게시물 캡처.

30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보고된 강진이 발생한 모로코 상공에서 지진이 발생한 시점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빛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이 현상의 정확한 원인을 아직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마라케시 지역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 120년 만에 6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며 12일 기준 2862명의 사망자와 256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악지대에 위치한 집들이 무너지면서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 희생자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진 발생 당일인 8일 녹화된 마라케시 지역의 CCTV 영상에는 하늘에서 정체불명의 빛이 발생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지진광’으로 불리는 현상이다. 지진이 발생하는 장소의 상공에서 관찰되는 빛이다.

카렌 대니얼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계속 관심을 갖는 현상이지만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 중 하나”라고 지진광을 설명했다.

존 E. 에벨 보스턴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가 지진 역사에 대해 기록한 책을 보면 이러한 빛은 수 세기 전 기록에도 남아 있다. 18~20세기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서만 지진 관련 공중 발광 현상에 대한 보고가 65건에 달다.

해당 보고들에 의하면 지진광은 하늘 높이 나타나기도 하고, 수평선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몇 분간 지속되거나, 번개처럼 번쩍이고 만다는 보고도 있다. 빛의 색깔도 다양하게 기록되고 있다. 단, 이는 모두 관찰자에 의한 관찰 보고이기 때문에 어떤 게 진실인지, 또 어떤 게 착각이거나 거짓인지는 알기 어렵다.

하지만 지진광 현상이 상상의 산물은 아니다. 오늘날에는 차량용 블랙박스,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영상 기록으로 증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관측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진광이 미스터리처럼 존재하는 것은 연구하기 힘든 대상이기 때문이다. 지진이 언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지진광 또한 발생 시점을 알 수 없어 연구를 진행하기 어렵다.

지진광의 발생 원인을 예측한 가설들은 존재한다. 지각판 사이의 마찰이 전기를 발생시키면서 발생한다는 설이 있다. 지진이 일어날 때 지각에 응력이 가해지는데 이때 발생한 공기 덩어리의 이온화로 플라즈마가 형성돼 빛이 발생한다는 설도 있다. 지진으로 송전선이 흔들리면서 전기 방전이 일어나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의하면 지진과 지진광은 서로 연관성이 없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어 아직까지는 불가사의한 현상으로 인지되고 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283?cds=news_media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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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9월 2023

[천체물리 – 우주(과학)] 120광년 떨어진 행성에 생명체가?…NASA “바다 있을 가능성 포착”

120광년 떨어진 행성에 생명체가?…NASA “바다 있을 가능성 포착”

K2-18b./NASA 홈페이지
 
K2-18b./NASA 홈페이지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약 120광년 떨어진 행성에서 물로 이뤄진 바다가 있을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11일(현지 시각) NASA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지구에서 124광년 거리에 있는 사자자리의 행성 K2-18b의 대기를 관찰한 결과를 밝혔다. NASA는 “해당 행성에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풍부하고 암모니아는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은 결과는 이 행성의 수소 대기 아래에 물로 이뤄진 바다가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K2-18b는 NASA가 2015년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통해 처음 발견한 것으로, 2019년 해당 행성의 대기에 수증기가 있다는 관측 결과가 나온 바 있다. NASA에 따르면 해당 행성은 질량이 지구의 약 9배에 해당하며, 지구보다는 크고 해왕성보다는 작은 질량을 지칭하는 일명 ‘슈퍼지구’에 속한다.

NASA는 이번 관찰을 통해 해당 행성의 대기에서 디메틸황화물의 분자가 나올 가능성도 포착됐다고 밝혔다. 지구상에서는 생명체에 의해서만 이 물질이 생산된다. 주로 바다에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이를 방출한다. 하지만 디메틸황화물 분자가 K2-18b에 실제로 있는지와 관련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태다.

연구팀의 리더이자 영국 케임브리지 천문학 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인 니쿠 마두수단은 “전통적으로 외계 행성에서 생명체를 찾는 작업은 주로 암석 행성에 집중됐지만, 이처럼 큰 행성은 대기 관측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며 “우리의 발견은 다른 행성의 생명체를 찾을 때 다양한 거주 환경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다만 해당 행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요소가 발견됐다고 해서 반드시 생명체가 거주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 NASA는 K2-18b의 대기와 해양 표면이 얇을 가능성이 있어 바다가 너무 뜨겁거나 액체 상태가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K2-18b에 대한 단 두 번의 관측으로 얻은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관측이 진행 중”이라며 “이번 발견으로 물로 덮인 행성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출처]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3/09/12/7JTJSSVMBZCSBE5NR2EY3AJD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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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9월 2023

[물리] [레디!퓨전] 영국, 핵융합 야심작 ‘스텝’ 개발 착수…무한동력 꿈꾼다

[물리] [레디!퓨전] 영국, 핵융합 야심작 ‘스텝’ 개발 착수…무한동력 꿈꾼다

[레디!퓨전] 영국, 핵융합 야심작 ‘스텝’ 개발 착수…무한동력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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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영국원자력청(UKAEA) 연구원이 핵융합실험장치 ‘제트’의 내부를 설명하고 있다. 컬햄=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핵융합에너지 강국으로 꼽히는 영국이 차세대 핵융합실험장치 선두주자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그간 핵융합에너지계 실험장치의 대표주자로 꼽혔던 ‘제트(JET, Joint European Torus)’가 올해 말 40년 동안의 활동을 멈추고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 차세대 장치를 내놓는다. 현존 최대 규모로 건립이 추진 중인 핵융합실험장치 ‘ITER(국제핵융합실험로)’와 다른 방식으로 차별화도 노린다.

영국 런던에서 2시간 가량 떨어진 도시 컬햄에는 영국 핵융합실험장치 개발을 주도하는 기관인 영국원자력청(UKAEA)이 있다. 7월 찾은 UKAEA는 부지 내 공사로 분주했다. UKAEA 관계자는 “핵융합에너지 관련 스타트업 사무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차후 민간과 기관 간의 협력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핵융합에너지 상업화에 대한 UKAEA의 의지가 엿보였다.

핵융합에너지 발전의 ‘대부격 장치’로 불리는 JET는 드넓은 UKAEA 부지 내에서도 한참을 돌아봐야 만날 수 있었다. ‘JET의 방’이라고 이름 붙여진 철문 너머에 자리해 있었다. JET 자체를 볼 수는 없었지만 JET의 구조를 그대로 재현한 실물 크기의 모사물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가능했다. 동행한 김현태 UKAEA 연구원은 “JET가 은퇴한 이후에도 내부의 성분이나 그동안의 데이터 등 다양한 분석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3년 건설된 제트는 당초 8년 동안 운영될 예정이었지만 예상을 웃도는 성과를 내놓으면서 운영이 연장됐다. 1991년 세계 최초로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통한 플라즈마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1997년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핵융합을 통해 21.7메가줄의 열에너지를 생산해냈다. 지난해에는 핵융합 반응 실험을 통해 5초 동안 약 59메가줄(MJ)의 열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UKAEA의 핵융합장치 ‘제트’의 모형 내부. 컬햄=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UKAEA는 이제 JET의 뒤를 잇는 후계자 개발에 착수했다. 차세대 핵융합 실험장치의 이름은 ‘스텝(STEP, Spherical Tokamak for Energy Production)’이다. 폴 메스벤 UKAEA 스텝 개발국장은 “스텝은 산업계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정도의 에너지를 생산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핵융합에너지계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스텝은 7월 영국 옥스퍼드에서 열린 ‘핵융합공학심포지엄2023(SOFE2023)’에서 처음으로 청사진을 제시했다.

스텝은 현재 핵융합에너지발전장치의 주류로 여겨지는 토카막과는 다른 형태를 취한다. 외부에 전자석이 붙은 도넛 형태 용기에 플라스마를 가두는 토카막과 달리 구(球) 모양이다. 이러한 모양을 갖기 때문에 ‘동그란(Spherical) 토카막 핵융합에너지 발생장치’란 이름이 붙었다. 총 길이는 약 14m 정도가 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완성된 스텝은 마치 사과와 같은 모양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텝이 취하게 될 토카막 형태는 ‘스페리컬 컬럼’이라 불린다. UKAEA가 스페리컬 컬럼에 주목하는 이유는 핵융합발전장치가 이 형태를 취했을 때 일종의 ‘무한동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UKAEA의 핵융합장치 ‘제트’의 실물 크기 모형. 컬햄=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UKAEA가 최근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스페리컬 컬럼 형태는 내부에서 에너지가 위와 아래로 순환한다. 이같은 순환 현상을 통해 ‘24시간 자급자족 발전’이 가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스텝은 이제 막 구상 단계지만 ITER보다 작은 규모로 디자인됐기 때문에 건설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최적의 설계전략을 찾고 있기도 하다.

그는 이어 “도넛 모양 토카막인 ITER와 스텝이 서로 경쟁하면 어느 형태의 토카막 장치가 핵융합에너지 장치 상용화에 적합한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융합장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제트의 뒤를 잇는 스텝은 최근 부지선정 작업까지 완료했다. 댄 울프 UKAEA 스텝상용화 책임자는 “노팅엄셔주 북부 석탄발전소 부지가 스텝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것”이라며 “2050년 전 시범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JET이 실시하는 실험과 그 결과를 분석하는 모니터링 룸. 컬햄=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편집자주] 에너지는 경제성장, 국가안보와 직결됩니다. 석유 등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원은 일부 국가가 선점하고 있는 데다 탄소중립이라는 전지구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핵융합에너지는 꿈의 청정 에너지원입니다. 기술을 주도하는 국가가 에너지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기술 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들이 최근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이미 핵융합에너지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도 2050년 핵융합에너지 실증 비전을 최근에 제시했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핵융합에너지 기술 확보를 둘러싼 전세계의 움직임을 짚어보고 기술혁신의 중요성을 공유하기 위해 ‘레디! 퓨전’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280?cds=news_media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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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9월 2023

[물리] [레디!퓨전] 韓 주도 세계 최대 핵융합실험로 현장 가보니…”퍼스트무버 시행착오 감내”

[물리] [레디!퓨전] 韓 주도 세계 최대 핵융합실험로 현장 가보니…”퍼스트무버 시행착오 감내”

[레디!퓨전] 韓 주도 세계 최대 핵융합실험로 현장 가보니…”퍼스트무버 시행착오 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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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9.11. 오후 6:13

양형렬 ITER조립팀장이 조립동(어셈블리 홀)에서 이뤄지는 작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카다라슈(프랑스)=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이 문 너머부터는 실제 장치에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직경 30m정도 되는 큰 깡통이 이 문을 통해 드나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지난 7월 방문한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 소재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조립동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핵융합실험로가 만들어지는 공간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조립이 이뤄지는 공간은 높이 60m, 무게 500t의 거대한 문으로 분리돼 있다. 조립하는 공간의 청결도를 유지하기 위해 외부 작업 공간을 완벽하게 차단한다.

문을 열고 들어선 내부엔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기 위한 진공용기가 구축된다. 중성자와 열의 유출을 막기 위한 진공용기는 각각 4개의 세그먼트로 구성된 섹터와, 섹터를 감싸는 초전도자석인 TF코일 그리고 열차폐체가 조립된다. 초전도자석은 영하 268도 환경에서 막대한 전기 에너지를 전달한다. 열차폐체는 초고온 플라즈마와 진공용기 밖을 두르고 있는 초저온 상태의 초전도자석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총 9개로 나눠진 거대한 섹터를 모두 조립하면 도넛 모양의 토카막 장치가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조립동을 총괄하는 양형렬 ITER 조립팀장은 “현재 3개의 섹터에 대한 조립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1mm 오차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 작업으로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매우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다”라고 말했다.

ITER 조립동과 외부 작업공간을 분리하는 거대한 문. 카다라슈=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 초대형·초정밀 프로젝트, 주요 장비 제작 주도하는 한국

ITER 장치에서 섹터를 감싸는 초전도자석이 조립작업을 위해 세워져 있다. 카다라슈=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유럽연합(EU),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등 7개국이 참여하는 현존 최대의 ITER에서 한국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총 9개의 섹터 중 4개의 제작을 담당한다. 정밀한 기술력이 요구되는 조립장치도 한국의 기업이 제작했다. 진공용기 장치를 가운데에 매단 채 양쪽에서 초전도자석을 끼우는 이 장치는 아주 작은 오차도 용납되지 않는 정교한 기술력이 필수적이다.

양 팀장은 “무게 중심을 잘 맞춰 미동도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프랑스의 까다로운 안전기준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아주 꼼꼼한 공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립장에 있는 수많은 장치에는 각기 다른 색의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양 팀장은 “조립동에서 각국이 조달하는 장비는 각기 다른 색깔이 표시돼 있는데 미국은 노란색, 한국은 회색이다”라고 말했다. 조립동에서 분주하게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많은 장비는 회색 스티커가 붙어 있다. 차세대 에너지원이라 불리는 핵융합에너지 개발의 첨단에서 한국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었다.

석탄에너지와 달리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핵융합에너지는 ‘꿈의 에너지’라 불린다. 막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면서도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청정 에너지라 불린다.

핵융합은 중수소와 삼중수소 같은 가벼운 원소의 원소핵들이 결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변하면서 에너지를 내놓는 현상이다. 태양이 열을 내는 원리와 유사해 ‘인공태양’이라 불린다.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무거운 원소를 쪼개 에너지를 내는 핵분열을 통한 원자력 발전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려면 1억도 이상 초고온 상태의 플라즈마(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이온 상태)가 필요하다. 태양은 자체 질량과 중력으로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스스로 만들지만 지구에서는 1억도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핵융합에너지는 이론적으로 약 1kg의 핵융합 연료로 1000만kg의 화석 연료와 맞먹는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 삼중수소와 함께 에너지의 ‘연료’가 되는 중수소를 바닷물에서 무한히 얻을 수 있는 점에서 경제성 또한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ITER 제작과 조립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한국은 핵융합에너지 분야에서 어느덧 선두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 한국기업 납품한 부품 결함 발생…”첫 납품국 불가피한 시행착오, 주요 일정은 이상 無”

ITER 장치에서 초전도자석 외부에 둘러지는 열차폐막이 작업을 위해 고정돼 있다. 카다라슈=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핵융합에너지 생산을 위한 길은 험난하다. 지금까지의 과학기술로 구현하지 못했던 장치를 구현하고 실험에 성공해야 한다. 주요 과학 선진국들이 대거 참여하는 ITER 프로젝트 또한 2006년 공식 출범한 이후 수 차례 일정을 수정했다.

최근에는 플라즈마 생성 실험의 연기가 잠정 결정됐다. 지난해 11월 도넛모양의 장치인 토카막을 구성하는 부품의 결함이 발견되고 인선에 변화가 일어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겹쳤기 때문이다. 부품결함의 경우 ITER 차원에서 이뤄진 조사 결과 진공용기 안에 존재하는 초고온 플라즈마와 진공용기 밖을 두르고 있는 초저온 상태의 초전도자석을 분리하기 위한 열차폐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차폐막의 일부가 부식에 취약해 헬륨이 누설된 것이다. 진공용기 부품의 치수도 원래 설계했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 문제가 발생한 열차폐막은 한국 기업이 납품해 국내 핵융합에너지계가 긴장하기도 했다.

ITER에서 만난 노창현 열차폐막 제조 엔지니어는 “ITER 내부에서 이뤄진 철저한 조사 결과 해당 부품들은 ITER 국제기구가 수행한 설계 단계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기업들은 ITER 프로젝트에서 가장 먼저 장비를 납품하고 있는 만큼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에 직면하기도 한다”며 “참여국들 중에서도 ‘퍼스트 무버’ 역할을 하면서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계 일각에선 플라즈마 생성 실험이 연기되면서 ITER 프로젝트가 또한번 거대한 암초에 부딪힌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해 캐서린 맥카시 미국 ITER 프로젝트 책임자는 최근 영국 옥스퍼드에서 열린 ‘핵융합공학심포지엄 2023(SOFE 2023)’에서 “부품결함이 연구팀의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당초 2026년 예정됐던 플라즈마 생성실험은 다소 지연되겠지만 중수소와 삼중수소(DT)를 결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핵심 실험은 2035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ITER 본부 로비에 참여국들의 국기가 세워져 있다. 카다라슈=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프랑스의 무더운 여름 속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던 ITER 관계자들은 매끄럽지만은 않은 ITER의 행보에 대해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사비나 그리피스 ITER 홍보담당관은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ITER 프로젝트의 방식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차세대 에너지원인 핵융합에너지 기술 역량을 각국에 함양시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ITER 프로젝트는 다국적 과학프로젝트가 어떻게 목표를 달성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근경 ITER 기술고문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소속 연구원을 비롯해 많은 한국의 연구자, 기술자들은 ITER에서 핵융합에너지 기술의 핵심 역량을 쌓고 있다”며 “이와는 별개로 대규모 국제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험은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과학기술 역량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266?cds=news_media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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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월 2023

[알아봅시다] 고양이는 액체일까, 고체일까

[알아봅시다] 고양이는 액체일까, 고체일까

고양이는 액체일까, 고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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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고양이가 액체일까 고체일까 고민해 본 연구자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혹시 인터넷에서 ‘고양이 액체설’이라는 밈(meme)을 봤는가. 고양이가 마치 액체처럼 질질 흘러내려 문과 서랍 틈을 통과하고 그릇에 담기는 내용의 밈이다. 농담으로 웃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고양이가 액체일까 고체일까 고민해 본 연구자가 있었다. 그의 고민은 당연히 이그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정말 고양이가 액체처럼 행동할까. 고양이에 관한 기반 지식이 없는 기자는 먼저 고양이 집사 경력 20여 년차인 베테랑 동료 기자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집사가 볼 때 고양이는 액체입니까?”

동료기자는 “초등학교에서 액체와 고체를 구분하는 기준이 그릇에 담았을 때 모양이 바뀌냐 아니냐로 배웠다. 그 기준으로 보면 고양이는 액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고양이마다도 물리적 특성이 다른 것 같다”며, “보통은 첫째 솜이가 액체고 둘째 사탕이가 고체에 가깝다”고 부연했다.

동료 기자의 고양이인 솜(위)과 사탕(아래). 솜은 액체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과학동아 제공

● 유변학자, 고양이의 점탄성을 사유하다

동료 기자와 비슷한 생각을 2014년 인터넷의 ‘고양이 액체설’ 관련 논쟁을 보던 마크-앙투안 파르딘 당시 프랑스 리옹대 물리학연구소 연구원도 떠올렸다. 유변학자였던 파르딘 연구원은 곧 실제로 고양이가 액체일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먼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할 ‘유변학(rheology)’을 소개하고 넘어가자. 유변학은 물질이 흐를 때 어떻게 변형되는지에 관해 연구하는 물리학의 하위 학문이다. 유변학이라는 이름 자체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인 “모든 것은 흐른다”의 그리스어 표현 ‘판타 레이’에서 따온 것이기도 하다.

고전 물리학에서는 고체에 작용하는 힘은 ‘탄성’이라는 특성으로 액체와 기체의 흐름은 ‘점성’이라는 특성으로 설명했다. 그런데 세상 물질이 고체와 액체, 기체로 칼같이 나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고분자 물질(예: 플라스틱)이나 콜로이드 용액(예: 녹말 용액) 등 많은 물질은 점성과 탄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를 ‘점탄성’이라 부르며 유변학은 점탄성을 통해 다양한 물질의 흐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유변학이 다루는 물질은 무한히 많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페인트, 고무 등 각종 고분자 복합재료로 물건을 만드는 공장에서는 물질의 흐름이 공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의학에서도 마찬가지로, 인공 장기를 만들 때 눈물이나 혈액의 점탄성 측정은 매우 중요하다. 의외로 유변학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발달한 분야는 식품 산업계다. 케이크 반죽부터 케첩과 마요네즈까지, 식품계에는 온통 끈적거리며 흐르는 물질 천지이기 때문이다.

2015년 물리학상 고양이의 유변학에 관하여. 과학동아 제공

● 고양이는 (보기에 따라서) 정말 액체다

파르딘 연구원은 우선 고양이의 ‘데보라 수(deborah number)’를 측정해 고양이의 물성을 검증하기로 했다. 유변학에서 쓰이는 핵심 개념인 데보라 수를 쉽게 말하면 물질이 외부에서 받은 힘에 대한 반응으로 변화하는 시간(이완 시간)을 물질을 관찰하는 시간으로 나눈 수이다. 지켜보는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이 변하는지의 비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만약 와인을 잔에 흘려보내면(외부에서 힘을 줬을 때) 와인은 금방 잔의 모습대로 담긴다(변화가 빠르게 일어난다). 변화 시간이 관찰 시간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데보라 수는 1보다 적어지고 이때 이 물질은 액체에 가깝다고 본다.

반대로 데보라 수가 1보다 커질수록 물질은 고체에 가까운 특성을 가진다. 반쯤 녹은 플라스틱을 와인 잔에 담았다고 생각해보라. 와인 잔의 모습대로 담기는 데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파르딘 연구원은 인터넷에서 여러 고양이 사진과 영상을 찾아본 후 고양이의 이완 시간이 1초~1분 사이라 결론내렸다. 관찰 시간에 따라 고양이는 유변학에서 말하는 액체의 특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또한 파르딘 연구원은 겁을 쉽게 집어먹는 아기 고양이보다 아무 곳에나 뻔뻔하게 드러눕는 나이든 고양이들이 훨씬 액체에 가까운 특성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보통 사람의 추측은 물론, 유변학의 정의에서도 고양이가 액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파르딘 연구원의 논문은 유변학이라는 학문의 방법론을 극한까지 적용하면 어떤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학문적 농담이다. 유변학의 관점에서 변수를 어떻게 측정하고 적용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고정관념과는 달리 고양이는 정말로 액체의 성질을 띨 수 있다.

이는 유변학자의 고상한 유머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유변학의 시각으로 세상을 새롭게 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 논문이 아니었다면 누가 고양이 액체설을 과학의 관점에서 검증했을까.

넘치는 재기와 세상을 새롭게 볼 기회를 갖게 해준 공로로 파르딘 연구원은 2017년 이그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결국 이그노벨상 위원회도 헤라클레이토스의 오래된 주장을 받아들인 셈이다. 세상 모든 물질은 정말로 흐른다. 때로는 고양이마저도 말이다.

2021년 생물학상 고양이 울음의 의미. 과학동아 제공

● 고양이는 어떤 말을 할까

과학자들의 고양이에 대한 애정은 엄청나다. 고양이는 언제나 많은 과학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생물이었다. 물론 고양이가 직접 실험 동물로 쓰이는 일은 별로 없었는데 그 한 가지 이유는 사람의 말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2019년 아츠코 사이토 일본 도쿄대 인지행동과학과 교수팀은 고양이 카페에서 78마리의 고양이를 대상으로 이름을 부르며 실험해 고양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아 듣지만 단지 무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doi: 10.1038/s41598-019-40616-4)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를 향한 일방적 사랑을 증명이나 하듯 고양이에 관한 수많은 연구가 나오고 있다. 이그노벨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잔네 쇠츠 스웨덴 룬드대 음성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고양이의 음성을 꾸준히 연구한 공로로 2021년 이그노벨 생물학상을 받았다.

쇠츠 연구팀이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인간과 고양이가 상호작용할 때 고양이가 내는 소리다. 고양이 집사였던 쇠츠 교수는 2010년부터 키우던 고양이의 울음 소리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곧 다양한 고양이의 울음 소리를 수집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했고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고양이가 내는 소리를 상황에 맞게 음성학적으로 분석하는 ‘Meowsic(뮤우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사람처럼 고양이도 기분 좋을 때는 짧고 상승하는 야옹 소리를 내고 기분이 나쁠 때는 길고 낮은 야옹 소리를 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doi: 10.5281/zenodo.3245999)

10년 넘게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끈기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마음이 아니면 쉽사리 갖기 어렵다. 아마도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랑하는 고양이의 말을 알아듣고 싶은 마음이 쇠츠 교수의 원동력 아니었을까. 지금도 세계에서는 수많은 연구자들이 고양이를 향한 애정으로 연구를 지속하고 있을 것이다.

이창욱 기자 changwooklee@donga.com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237?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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