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computers] <초점>예견된 실패 OK저축은행 차세대, 향방은

- 인력관리 미숙, 비숙련 개발자 대체, 오너십 부재 등 총체적 부실

당분간 저축은행중앙회 ‘IFIS’ 활용…뱅글과 소송 가능성도

지난주 가동을 못한 OK저축은행(대표 정길호) 차세대 IT시스템 개발 중단 사태 파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OK저축은행과 IT자회사 OK데이터시스템은 ‘개발 사무실 임대기간 만료’를 이유로, 지난주부터 약 2주간 개발자들에 휴가를 제공했다. 

일부 개선 후 재개발 등 원인 분석에 나섰지만, 현 ‘개발산출물 수정 후 활용’이 ‘새롭게 개발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2주간 휴가 제공이 ‘실패 선언 후 수습’ 단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새롭게 개발장소 물색도 난망하지만, 이미 부실한 밑천이 드러난 뱅크웨어글로벌과 더 이상 프로젝트 진행이 어렵다는 게 OK금융그룹 판단으로 보여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캐피탈 사업도 뱅크웨어글로벌이 맡고 있는데, OK저축은행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엉망”이라고 전하는 등, 뱅크웨어글로벌 자체가 비상경영 상황이라는 점은 OK저축은행 차세대가 계속 이어지기 어렵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BI코리아는 OK저축은행 차세대 입찰과정부터 현재 문제점 그리고 향후 전망을 분석해 봤다.<편집자주>

◆첫 단추부터 잘못 꿴 OK저축은행 차세대 = 2019년부터 차세대 IT시스템 구축을 준비해 온 OK저축은행은 사업초기부터 적지 않은 잡음을 내고 있었다. 

예컨대, 편영범 현 OK데이터시스템 대표이사 전무가 영입되면서, 삼성 출신(삼성종합기술원, 오픈타이드 코리아 근무경력)이기 때문에 삼성SDS가 유리하다는 설, 현업은 반대로 LG CNS를 선호하기 때문에 편 전무와 현업 사이 갈등이 있다는 설, SK(주) C&C가 빠지고 SK네트웍스가 제안한다는 설 등 쓸데없는 잡음이 난무했다.

덧붙여 금융감독원 개입설은 압권이다. 

요약하면, 저축은행중앙회 소속 대형 회원사 OK저축은행이 공동 IT시스템에서 빠져 나갈 경우 다른 회원 저축은행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저축은행중앙회 일부에서 금융감독원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구조상 감독당국의 이같은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그 결과, OK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에 있는 수신, 담보여신, 회계 등 기본 계정계 업무를 통합해 자체 IT시스템으로 구축하고자 했던 애초 계획을 수정하게 됐다는 설이다. 

즉, OK저축은행은 자사 IT시스템 전체를 OK데이타시스템이 맡아 운영한다는 계획이었다. 

이같은 업계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떠나, OK저축은행 차세대는 처음 그린 그림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예전 구조에서 크게 바꾸지 못하는 형태로 변질됐다. 

기존 : 수신, 담보여신, 회계 등 기본 계정계 업무 저축은행중앙회(IFIS) 활용, 개인 신용대출 등 여신시스템 OK저축은행 자체 OK-BSP 운영.

차세대 : 수신(계좌), 회계, 후선 등 업무는 저축은행중앙회(IFIS) 활용, 여신(PL+Non-PL), 채권, 고객을 통합해 새로운 OK저축은행 종합여신시스템으로 구축.

위에서 보듯, 큰 틀에서 보는 비즈니스 업무 로직상 기존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시스템이다. 

다만, 기존 유닉스 C 구조를 리눅스-자바 프레임워크 그리고 쿠버네티스 기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스템을 근간으로 한다는 기술적인 차이를 보인다. 

정리하면, OK저축은행 차세대 개발은 시작부터 외부잡음에 크게 시달렸고 이 과정에서 애초 통합 IT시스템 구축 계획이 변형됐다는 태생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상한 입찰 과정, IT업계 대기인력 피로도 높여 = 이같은 외부영향 탓인지 OK저축은행 차세대 IT 개발 주사업자 선정 과정은 ‘엽기적’이었다. 

OK저축은행은 차세대 IT개발을 위해 지난 2019년 8월말 공식 제안요청서를 발송하고 11월 말 제안서를 접수하기로 했다가 접수 일주일전 제안서 접수를 중단하더니, 이듬해 2020년 3월 코어뱅킹 구축 제안서 발송 후 4월 27일 접수일정 연기 일방통보 등 IT업계 통념에서 크게 벗어난 행태를 보였다. 

- OK저축은행 차세대 IT구축 제안서 배포 및 철회, 변경 이력 -

◆2019년 8월말 ‘차세대 시스템’ 공식 RFP 발송
◆2019년 11월 22일 일주일전, 제안 접수 중단 통보
◆2020년 3월 27일 ‘차세대시스템(코어뱅킹) 구축’ 제안요청서 발송
◆2020년 4월 27일 제안서 접수 일정 일방적 파기, 연기 통보
◆2020년 4월 27일 제안요청서 다시 배포 및 제안요청 설명회-6월 15일 제안서 마감
◆2020년 6월 15일 일주일전 제안서 접수 7월 13일로 변경 통보
◆2020년 7월 13일 뱅크웨어글로벌, KT DS 제안
◆2020년 10월 뱅크웨어글로벌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 선정

OK저축은행은 첫 제안요청서 배포 이후 약 1년 이상 갈지자 행보를 보이며 업계를 우롱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당시에는 이 때문에 우수한 개발자 인력이 대거 이탈했고, 결국 이번과 같은 부실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곧바로 KB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사업이 이어졌고 굳이 제안요청 단계부터 ‘갑질’을 일상으로 하는 OK저축은행 사업에 우수한 인력이 참여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이는 곧바로 프로젝트 현장으로 이어져, 2021년 상반기 분석, 설계가 완료된 후 하반기 개발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핵심인력들이 빠져 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IT개발에서 개발인력 교체는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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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제대로 된 인수인계 등이 이뤄지지 않아, 새로 투입된 개발자가 일주일 넘게 제 업무를 찾지 못한 경우도 발생했다. 

그 결과 OK저축은행 차세대는 지난 2022년 2월 가동을 같은해 9월로, 다시 같은해 10월로 두 차례나 연기했고, 이번 3번째 연기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향후 OK저축은행과 뱅크웨어글로벌 사이 법적 분쟁이 진행될 경우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OK저축은행-뱅크웨어글로벌 송사 가능성은 = 이번주 개발자 2주간 휴가를 끝으로 OK저축은행 차세대는 새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현 개발을 폐기·종료하느냐’, ‘분석, 설계 리뷰 후 추가 개발에 나서느냐’ 등 결정을 지어야 한다. 

OK저축은행 안팎의 기류나, 업계 전망은 부정적이다.

우선, 제3의 업체를 선정해 현 개발 산출물에 대한 분석, 설계 리뷰에만 6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 ‘당장 추가 개발’ 가능성은 낮다. 

현 개발을 폐기하고, 종료하는 방향이 유력한데 이 경우 주사업 계약을 체결한 뱅크웨어글로벌과 계약 내용을 따지는 과정이 지루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두 회사 사이 계약 내용을 면밀히 따져 봐야 하겠지만, 가동일정도 맞추지 못했고 현재도 시스템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뱅크웨어글로벌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여기서 과거 부산은행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앞서 2012년 12월, 부산은행 차세대를 마친 SK(주) C&C는 잔금 126억원, SK가 추가로 투입한 인력으로 부산은행이 얻은 이득 65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두 회사는 약 2년여간 공방 끝에 2015년 2월, 잔금 126억원 그리고 SK가 추가 투입한 인건비 일부 지급을 조건으로 합의 조정됐다.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부산은행 내부 기류였다. 소송에 대한 낙관도, 비관도 없었다는 것.

부산은행 관계자는 “우리는(부산은행) 차세대 IT 개발사업을 안했다고 부인한 것이 아니다. 부실 개발에 대한 책임 묻고자 검수를 늦춘 것이고, 여전히 검수할 수 없다. 또 어차피 줄 돈이다. 그 돈이 소송으로(대법원까지) 3년 이상 물리게 된다는 건 SK에게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즉, 소송에서 이기는 게 목적이 아니라 어차피 줄 돈인데, 3년간 재무적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측은 합의 조정까지 약 2년 가량을 소요했다. 

부실 개발에 대해 책임 묻기 어려운 한국 금융IT 현실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금융회사 경영진은 자신 경력에 반영될 부실 개발을 인정하기 어렵고, 주사업자는 대충 만들어 놓고 돈 내놓으라고 배째라 식으로 나오면, ‘갑’이 오히려 ‘을’로 전락하는 꼴이 된다. 

OK저축은행이 이번 차세대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뱅크웨어글로벌 ‘을’의 반격에 그리고 ‘배임’이라는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뱅크웨어글로벌이 받아야 할 중도금ㆍ잔금은 약 150억원 안팎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김동기 기자 kdk@bikorea.net

 

[출처] http://m.bikorea.net/news/articleView.html?idxno=36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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