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알아봅시다] 기사 제보하는 현실적인 방법(억울한 일 당해서 기사화하고 싶은 분 보세요)
2023.08.10 21:21
[알아봅시다] 기사 제보하는 현실적인 방법(억울한 일 당해서 기사화하고 싶은 분 보세요)
"혹시 ㅇㅇㅇ 기자 연락처 알아?"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이 같은 질문을 받았다. 억울한 일을 당해서 그 일을 기사화 하고 싶다는 이유였다. 이 질문을 받고 언론에 기사 제보하는 방법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건너 건너 찾다 보면 아는 기자 한 명쯤은 있겠지만, 친한 언론인이 없는 사람이 더 많을 테니까.
기자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거나 연락처를 알면 억울한 일을 기사화하기 조금 더 쉬워질 수도 있겠지만, 기사 제보의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당한 억울한 일이 기삿거리가 되는가'이다. 사람들은 흔히 기사 제보를 하기 위해 '건너건너 아는 기자'를 찾는다. 근데 생각보다 '아는 기자'가 내 일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가 많고, 내 일이 기삿거리가 될만한 일이면 생판 모르던 기자도 열심히 취재해 기사를 써준다. 이 점을 먼저 염두에 두고 현실적인 기사 제보 방법을 설명한다.
1. 사건을 간단하고 알기 쉽게 정리하기
제보를 하기 위해서 먼저 내가 겪은 사건에 대해 '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 상세하게 모든 부분을 제보 단계에서부터 오픈할 필요는 없으나, 무슨 일인지도 모른 채로 억울하다는 한 마디를 보고 연락을 할 기자는 없다. 왜냐하면 정말 무수한 제보 메일이 오기 때문이다.
흔히 하는 실수 2개는 너무 설명을 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많이 하는 일이다. 내가 당한 일은 이미 익숙하기 때문에 읽는 사람도 대충 알 것이라고 생각해서 배경 설명을 별로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는 써주는 게 좋다. 반대로 읽어지기 싫을 만큼 매우 매우 길고 불필요한 설명이 많은 글도 피하는 게 좋다.
적절한 수준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기사에 나오는 딱 그 정도의 정보인데. 현실적으로 일반인이 이걸 알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겹치는 내용 없이 깔끔하게 적는 게 중요하다.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면 번호를 매겨가면서 써보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 일을 모르는 사람한테 글을 보여주고 이해가냐고 물어보자.
2. 제보하기
제보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언론사에 공식 제보, 기자에게 개인 제보.
우선 언론사에 공식 제보를 할 경우에 원하는 언론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제보를 위한 공식 메일 주소나 카카오톡 계정을 알 수 있다. 거기에 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내용을 보내면 된다. 공식 제보가 씹힌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보통의 언론사라면 '기삿거리가 될만한 일'은 다 기자한테 전달이 되니까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기자에게 개인 제보의 경우, 내가 원하는 기자가 있을 경우와 없을 경우로 나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기자가 있는 경우 그 기자 기사 밑에 있는 바이라인을 보고 그 메일 주소로 제보 메일을 보내보자.
없을 경우에는 내가 제보하려는 분야, 예를 들어 단순 사건 이면 사회부, 정치인 관련이면 정치부, 회사 관련이면 산업부 이런 식으로 분야 파악을 한 후에, 내 사건과 비슷한 기사 혹은 내 사건 분야의 기사를 쓴 기자를 찾아서 그 바이라인으로 보내면 된다(가장 확률 높음) 분야(부서)가 중요한 이유는 대부분의 기자는 자기 소속 부서와 관련된 기사만 쓰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는 기자'가 도움이 안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3. 기사 제보 팁
-제목을 잘 쓰자. 모든 글이 마찬가지겠지만, 기자 메일함에는 온갖 제보, 행사 및 보도자료, 욕 등의 메일이 있다. 그중 내 제보 메일을 읽게 하려면, 그냥 안녕하세요나 억울합니다 보다는 핵심 문장을 적어주는 게 좋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내 일이 기사화가 됐을 때 어떤 제목으로 나갔으면 좋을 것 같은지 고민해 보고 그 내용을 메일 제목으로 쓰자.
-개인 연락처(중요!!!)를 꼭 보내자. 간혹 개인 신상을 우려해서 연락처를 적어두지 않는 분들이 있는데, 내 일이 기사화가 되길 원한다면 무조건 내 번호를 적어야 한다. 무조건... 기사에는 신상이 당연히 노출되지 않지만, 제보자와 연락을 한 번도 하지 않고 기사를 낼 기자는 없다. 심리적으로 연락처가 있는 경우 별다른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어, 연락 한 번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든다.
-어떤 증거가 있는지 제시하자. 증거 사진, 영상, 음성 등이 있다면 그 점을 강조해 주는 게 좋다. 역으로 증거가 없는 사건일 경우에 기사화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기자는 경찰이나 탐정이 아니다. 뭔가 경찰이 밝히지 못한 것까지 밝혀줄 거를 기대하고(그런 훌륭한 기자분들도 있겠지만...) 제보하면 안 된다. 대략적으로 인과 관계가 명확한 사건에 대해 언론화 시키고 싶을 때, 제보하는 게 좋다.
-큰 언론사에만 제보하지 말자(중요) 간혹 내 사건을 ㅇㅇㅇ방송국에서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내가 겪은 사건이 큰 기삿거리가 될만한 사건이 아니라면 방송국에서 기사로 나가기 쉽지 않다. 기사화가 간절한 경우라면 큰 언론사에 먼저 제보해 보고 답이 없으면 좀 더 작은 언론사(라고 하지만 영향력 있는 언론사들이 찾아보면 많다)에 제보를 해보자. 또 통신사(연합뉴스, 뉴스1, 뉴시스 등)에서 기사화될 경우 다른 언론사들이 그 기사를 쓸 확률이 높아진다.
4. 제보를 아무리 해도 답이 안 온다면
솔직히 말해서 제보를 아무리 해도 답이 안 온다면, 당신의 일은 기삿거리가 안 된다는 말이다. 세상에는 너무나도 억울하고 슬픈 일들이 많다. 개가 사람을 문 것은 뉴스가 되지 않아도, 사람이 개를 문 것은 뉴스가 된다는 말처럼, 내 일에 특이한 점이 없다면 기사화까지는 어렵다. 내 베스트프렌드가 기자여도 힘든 일이다.
때때로 어떤 이유로 기사화를 시켰을 때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방법은 각종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는 것. 개인적인 얘기를 쓰기 어렵다면 최대한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는 곳에 가서 내 역량을 총동원해서 글을 써보자. 그 글이 인기글이 된다던가 여기저기 퍼져나가면, 그 글이 영향력이 생겼다는 의미고(기삿거리가 된다는 의미고) 기자들이 역으로 먼저 연락이 올 것이다.
이 글을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가, 무슨 일이 있을 때 네이버에 검색을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블로그에 써봅니다.
최대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보를 전달하려고 하다 보니 조금 냉정한 글이 됐네요. 그래도 억울한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궁금한 점은 댓글 남겨주세요.
+사진은 모두 부산 태종대의 고양이 사진. 모두의 심신 안정을 위해 아끼던 고양이 사진 대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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