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노벨상 2023] QLED TV에서 첨단의료까지…'양자점' 세상 연 3인, 화학상(종합)

[노벨상 2023] QLED TV에서 첨단의료까지…'양자점' 세상 연 3인, 화학상(종합)

입력 
 
수정2023.10.04. 오후 8:15
모운지 바웬디, 루이스 브루스, 알렉세이 아키모프(왼쪽부터). 노벨재단 제공
2023년 노벨 화학상은 물체의 색깔을 실제와 가장 가깝게 구현해 '디스플레이의 신세계'를 연 자발광 '양자점(퀀텀닷, quantum dot)' 연구자 3인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모운지 바웬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62), 루이스 브루스(80) 미국 컬럼비아대 명예교수, 알렉세이 아키모프(78) 전 나노크리스탈테크놀로지(NCT) 선임연구원 등 화학자 3명을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크기가 매우 작아 스스로 특성을 결정하는 나노 입자인 양자점 발견과 발전을 이끌었다"고 수상자의 공로를 설명했다. 이어 "TV, LED 조명, 외과에서의 종양 조직 제거 수술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가지며 흥미롭고 특이한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어 다양한 실용화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성봉준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바웬디, 브루스, 아키모프 교수는 처음으로 '양자점'이라는 이름을 만들고 양자점의 특성을 밝혔다"고 설명한다. 입자 크기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을 흡수하거나 방출해 다양한 색을 내는 양자점 기술은 중세 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와도 비슷하다. 다만 다양한 크기의 유리조각으로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는 이유를 이론적으로 설명할 순 없었다.

1980년대 초 러시아 바빌로프 국립광학연구소에서 근무 중이던 알렉세이 에키모프 연구원은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색깔 있는 유리를 제작하는 방법으로 입자의 크기가 유리 색깔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양자점은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크기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을 흡수하거나 방출하며, 빛이나 전류를 받을 경우 크기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낸다. 예컨대 약 5-6nm 크기의 양자점이 빨간색을 방출할 수 있다면 이보다 조금 더 작은 크기의 양자점은 초록색, 그보다 더 작은 양자점은 파란색 빛을 방출하는 식이다.

이후 루이스 브루스는 미국 벨 연구소에서 유체(물)을 이용해 자유롭게 떠다니는 입자에서의 양자 효과를 입증했다. 브루스 교수의 제자로 브루스 교수와 같은 연구실에서 양자점을 연구한 바웬디 교수는 끓는 기름에서 양자점을 만드는 방법을 고안해 결함없는 양자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노벨위원회는 아웬디 교수의 연구 성과를 두고 "양자점의 화학적 생성에 일으킨 혁명"이라고 평가했다. 이전 단계까지는 균등한 크기의 양자점을 만드는 게 불가능했다면 바웬디 교수의 기술 개발로 원하는 크기의 입자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이는 색 순도와 광 안정성이 높은 Q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바탕이 됐다.

양자점 기술은 디스플레이 분야 뿐만 아니라 의료 영역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된다. 바웬디 교수의 제자였던 김성지 포스텍 화학과 교수는 "진단 및 의료 영상에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색깔의 변화로 증상을 감지하는 임신 테스터기, 코로나19 테스트기를 양자점으로 대체한다면 더 예민하게 감지하는 센서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단장이 이끄는 연구단이 의료 분야에서 양자점을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택환 교수는 글로벌 학술정보분석 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가 2020년 선정한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이번에 노벨 화학상을 받은 모운지 바웬디함께 꼽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2023년 노벨화학상에선 수상자 발표 4시간 전 이메일로 수상자 명단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수상자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즉각 반박했으나 실제 수상 결과는 사전에 유출된 정보와 일치했다. 수상자 발표 이후 노벨위원회는 유출 사고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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