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 대기에서 생명 활동 흔적 제시하는 물질 발견

2020.09.15 10:12
일본 탐사서 아카쓰키가 자외선을 이용해 촬영한 금성의 대기 모습이다. 두터운 대기 때문에 지표면은 고온 고압의 지옥 같은 환경이지만, 대기와 구름 사이에는 생명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일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미국과 영국 연구팀은 대기에서 생명체가 생산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든 물질인 인화수소를 발견했다. 금성에 생명체가 존재할지 관심이 모인다. JAXA 제공
일본 탐사서 아카쓰키가 자외선을 이용해 촬영한 금성의 대기 모습이다. 두터운 대기 때문에 지표면은 고온 고압의 지옥 같은 환경이지만, 대기와 구름 사이에는 생명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일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미국과 영국 연구팀은 대기에서 생명체가 생산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든 물질인 인화수소를 발견했다. 금성에 생명체가 존재할지 관심이 모인다. JAXA 제공

금성의 대기에서 현재까지의 지질학, 대기과학 지식으로는 탄생 과정을 설명할 수 없는 기체 물질이 발견됐다. 가장 유력한 생성 경로는 미생물 등 생명체의 활동으로, 천문학계는 금성의 대기에 미생물 형태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인 그레이브스 영국 케임브리지대 천문학연구소 연구원과 카디프대, 미국 동아시아관측소,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공동 연구팀은 금성 대기를 지상 망원경 두 곳의 광학 분석장비로 관측한 결과 ‘인화수소(포스핀)’ 기체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천문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 14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금성은 태양계 내에서도 가장 생명체가 살기 어렵다고 여겨져 온 행성이다. 지구보다 태양에 30% 가까워 태양열을 더 많이 받는 데다, 두꺼운 이산화탄소 대기가 표면을 휘감고 있어 강한 온실효과로 지표면 평균 기온이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460도 이상이다. 기압도 높아서 지상에서 지구의 91배에 해당하는 91기압의 압력을 받는다. 바다 속 910m 지점에서 받는 수압과 같다. 액체 상태의 물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찾아온 우주생물학자들도 온도가 더 낮고 물이 액체로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태양계 외곽 행성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연구팀은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전파망원경 집합체인 아타카마대형밀리미터집합체(ALMA)와 미국 하와이에 위치한 제임스클러크맥스웰망원경(JCMT)에서 빛의 파장 등 광학적 특성을 측정하는 분광학 장비를 이용해 금성 대기 속 물질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인화수소 기체가 대기 중에 20ppb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ppb는 대기 10억g에 포함된 미량물질의 질량을 g으로 표시한 단위로, 20ppb는 대기 중에 인화수소가 0.000002% 들어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금성의 지질과 대기 환경에서는 인화수소가 기체로 존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심채경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선임연구원은 “인화수소는 목성과 토성에서만 발견되던 물질”이라고 말했다. 지각을 갖지 않은 가스행성에서 주로 발견됐다는 뜻이다. 수소 원소가 부족한 금성 등 지구형 행성에서 인은 산소와 결합한 형태로 더 안정적으로 존재한다. 우주생물학자인 이강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보좌관은 “불안정한 물질이기 때문에 만들어지면 곧바로 다른 물질로 산화된다”며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져야만 대기 안에서 관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수소가 결합된 인화수소가 안정적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먼저 인류가 아직 모르는 새로운 지질학 및 대기과학적 생성 과정이 존재할 가능성이다. 구름이나 지표, 지하 등에서한 새로운 화학적 합성 과정이 존재할 가능성이다. 나머지 하나의 가능성은 미생물이 생산했을 가능성이다. 이 보좌관은 “매우 독성이 강한 물질로 지구에서는 산소를 사용하지 않는 장내미생물이나 심해·늪 미생물 등 혐기성 미생물이 생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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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의 클라라 소사실바MIT 연구원 역시 “지각을 지닌 행성 중 인화수소를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은 지구였고 그 이유는 생명체”라며 “우리는 생명체 없이 이 물질이 생성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탐색했다. 천문학자들이 추가 연구를 통해 다른 가능성을 찾아 연구를 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와이 제임스클러크맥스웰망원경(JCMT, 녹색)과 칠레 아타카마대형밀리미터집합체(ALMA, 붉은색)의 관측 결과다. 가운데 두 관측값의 오차가 0인 부분이 보인다. 두 측정값이 일치하는 그래프를 바탕으로 대기에 약 20ppb의 인화수소가 포함돼 있다고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네이처 천문학 논문 캡쳐
하와이 제임스클러크맥스웰망원경(JCMT, 녹색)과 칠레 아타카마대형밀리미터집합체(ALMA, 붉은색)의 관측 결과다. 가운데 두 관측값의 오차가 0인 부분이 보인다. 두 측정값이 일치하는 그래프를 바탕으로 대기에 약 20ppb의 인화수소가 포함돼 있다고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네이처 천문학 논문 캡쳐

천문학자들은 금성이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매우 어려운 환경이지만, 대기는 상대적으로 덜 혹독한 환경인 만큼 만약 인화수소가 생명체의 흔적이라면 대기 중에 부유하는 형태의 미생물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대기의 온도는 영하 1도에서 90도 정도로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지상 50km 지점의 구름 바로 아래 지역이 생존이 가능한 영역으로 추정된다. 소사실바 연구원은 “오래 전 금성에도 생명이 살 수 있는 바다가 존재했을 것”이라며 “이후 환경이 나빠지면서 생명체가 매우 좁은 거주 가능한 환경 영역에 적응해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천문학자들은 대기 중이나 구름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바다에 해파리가 존재하듯 부유성 생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칼 세이건 역시 금성 구름에 부유하는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제기한 적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조나단 루닌 미국 코넬대 교수는 “바다 증발 과정에서 미생물이 대기에 들어갔을 가능성 외에 지구나 화성에서 온 운석이 미생물을 보냈을 가능성도 있다”며 “탐사선을 통해 직접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출처]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9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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