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다큐 연구진 6600만년 전 소행성 충돌 조사
“1분만 시차 있었어도 대양에 충돌했을 것”
대서양·태평양 충돌시 ‘지구 겨울’ 안 왔을것
충돌 지점도 수심 얕고 지반 약한 ‘최악’ 장소
“1분만 시차 있었어도 대양에 충돌했을 것”
대서양·태평양 충돌시 ‘지구 겨울’ 안 왔을것
충돌 지점도 수심 얕고 지반 약한 ‘최악’ 장소
6600만년 전 유카탄반도의 소행성 충돌 장면 상상도. 출처: BBC
<비비시>(BBC) 방송은 15일 공룡 절멸을 다룬 ‘공룡이 죽은 날’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이 다큐에서 국제 연구진은 유카탄반도 주변 해역 등의 지질학적 흔적을 조사해 당시 공룡 절멸을 이끈 조건들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소행성이 떨어진 유카탄반도 근처에서 해저 1300m까지 파고들어가 충격의 흔적을 확인했다. 15㎞ 길이의 소행성이 시속 6만4천㎞의 엄청난 속도로 충돌해 지구에 길이 193㎞, 깊이 32㎞의 구멍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충돌 즉시 이산화탄소, 황, 석고 등의 성분이 대기중으로 분출해 지구를 뒤덮어 햇볕을 차단했고, 기온이 50도나 내려가는 겨울이 찾아왔다. 이에 따라 먹을 것이 사라진 공룡 등 덩치 큰 동물들은 멸종의 길을 갈 수밖에 없었다. 소행성 충돌의 에너지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00억배에 달한다. 소행성과 지구의 크기를 따지자면 마치 커다란 그릇에 낱알 한 개만도 못한 물체가 부딪힌 격이지만 엄청난 속도가 문제였다.
당시 엄청난 충격의 흔적이 남아있는 땅속 암석. 출처: BBC
충돌 시간뿐만 아니라 지점도 최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석회암 기반의 얕은 바다이기 때문에 폭발의 충격으로 막대한 유독물질이 대기중으로 비산했다.
만약 소행성이 깊은 바닷속으로 처박혔다면 우리는 지금 박물관의 화석이 아니라 쿵쾅거리며 뛰는 공룡을 볼 수 있을까? 그렇지는 못할 것 같다. 거대 파충류의 시대가 끝났기 때문에 포유류의 시대가 열렸다. 몸집이 작고 숨기가 쉬워 생명을 보전한 현생 포유류의 조상들은 공룡이 사라진 지구에서 번성할 수 있었다. 공룡이 여전히 지구를 배회한다면 지금의 인류는 존재하지 못할 개연성이 크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