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제자가 덮어씌운 성추행 누명…전도유망한 젊은 교수의 허망한 죽음

 
 

입력 : 2017.03.17 14:26

 

부산 동아대학교 전경./동아대학교 제공

부산의 한 대학 교수가 제자 성추행 누명을 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제자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스승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고, 정작 성추행을 한 동료 교수는 의혹을 덮기 위해 진실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부산 서부경찰서와 부산 동아대학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유명 조각가인 손모(33) 동아대 미술학과 교수가 부산 서구 자신의 아파트 9층에서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손 교수는 미술학과 재학생 A씨가 대자보를 통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자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손 교수의 결백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8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경찰은 허위 내용을 유포한 혐의(명예훼손)로 A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손 교수와 전공분야가 달라 그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마치 손 교수의 성추행 장면을 직접 목격한 것처럼 대자보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동아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경부 경주에서 미술학과의 스케치 수업이 진행됐다. 수업 이후 술자리를 갖던 도중 누군가 여학생 한 명의 속옷과 엉덩이를 더듬는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에 연루된 강사 B씨는 출강을 그만뒀다.

이후 손 교수도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졌다는 소문이 학내에 퍼졌다. 그러나 당시 술자리에 동석했던 다른 교수가 "손 교수는 성추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써 혐의를 벗는 듯 했다. 그러나 A씨가 거짓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학내에 게시했고, 손 교수는 주변에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수가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미술학과 B교수가 수 차례에 걸쳐 '손 교수의 성추행 의혹을 밝혀야 한다. 네가 진상조사를 하라'며 지시해 대자보를 붙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허위 사실을 쓴 대자보로 인해 손 교수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A씨의 명예훼손 혐의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동아대는 지난달 졸업을 앞둔 A씨를 퇴학 처분한 상태다.

한편 동아대 측은 B교수가 자신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관심을 손 교수로 돌리기 위해 A씨에게 대자보를 써서 학내에 게시하도록 종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동아대 총장 비서실에는 B교수가 한 시간강사를 성추행했다는 투서가 접수돼 내부 감사 중이었다.

동아대의 자체 조사 결과, 피해 학생을 실제로 성추행한 사람은 손 교수가 아닌 C교수였다. C교수는 자신의 범행이 알려질까봐 피해 학생에게 접근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다짐을 받았다. 피해 학생은 C교수의 보복이 두려워 말을 아끼다 지난해 10월 학교 측에 C교수의 성추행을 알렸다. 동아대는 지난 3일 C교수를 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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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17/20170317016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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