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 캡처]](/user/zbxe/files/attach/images/20877/884/045/bc0313dacdfea8cbee8e110504027910.jpg)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 캡처]
4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지난달 경기도 안성의 한 펜션에서 일어난 동반자살 사건과 관련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지난 7월 12일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한 펜션 객실에서 40대 남성 2명, 30대 여성 2명이 숨져 있는 것을 펜션 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인터넷상으로 만나 동반자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남편이 경찰서에 미귀가 신고를 한 여성 A씨가 있었다. 남편 B씨는 친구네 집에 다녀오겠다며 외출한 A씨가 돌연 연락이 끊긴 후 시신으로 돌아온 것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결혼 생활만 7년, 연애 기간을 포함하면 10년을 알고 지낸 A씨는 충동적인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A씨는 넉넉한 집안에서 자랐고, 유명 여대를 졸업해 공기업인 자산관리공사를 다녔다. 미국에서 사업을 한다는 장인은 B씨에게 외제 차와 신도시의 고급 아파트를 신혼 선물로 마련해주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결혼 7년 만에 처가의 지원과 아내의 재테크 수단으로 부촌의 70평대 고급 주택까지 마련했다. A씨는 B씨의 회사 동료와도 잘 어울렸고, 자녀와 시댁에는 아낌없이 쓰면서도 자신은 명품가방 한 번 사본 적이 없을 정도로 검소하게 생활했다. 완벽한 '내조의 여왕'이었다.
그런 A씨의 유서에는 "아무런 말도 없이, 해명도 없이 이렇게 가는 나를 용서해줘. 사랑해"라며 "그래도 내가 만약 영혼이라도 있다면 꼭 지켜줄게. 미안해. 항상 늘 사랑해 내 남편"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런데 아내의 장례 후 집 소유자라는 사람이 B씨에게 찾아와 밀린 월세를 갚고 집을 비우라고 통보했다. 아내가 산 줄 알았던 70평대 고급 주택은 일 년만 거주하는 조건으로 계약된 상태였다. 월세 600만원이 8개월째 밀려있었고, B씨는 하루아침에 4800만원의 월세를 떠안고 7살, 5살 두 자녀와 함께 거리로 나앉게 됐다.
10년 동안 B씨가 알고 지낸 A씨의 직장, 가족관계도 모두 거짓이었다. 결혼식에 참석한 후 미국으로 갔다던 장인, 장모는 역할대행업체를 통해 섭외한 가짜였다. B씨가 아내의 장례식장에서 실제로 만난 진짜 친부모는 평생 서울에서만 살아왔고 딸이 결혼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또 A씨는 다니지도 않는 자신의 직장을 통해 얻은 고급 정보가 있다며 지인들을 속여 투자금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B씨의 회사동료도 아파트를 싼값에 구입해주겠다는 A씨의 말에 4억원을 입금했다고 찾아왔지만, 실제로 아파트 매매계약은 없었다.
사망 후 들여다 본 아내의 통장에는 B씨가 이름도 모르는 이들과의 거래내역이 수두룩했다. 아내의 차 안에는 대부업체와 경찰서 등에서 날아온 우편물이 가득했다. A씨는 여기저기서 받은 돈을 돌려주지 못해 도피성으로 자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