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혈압 높으면 외로움 등 '사회적 고통' 덜 느낀다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혈압 높으면 외로움 등 '사회적 고통' 덜 느낀다

입력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회적 고통(social pain), 사람들로부터 거절 당하고 소외되는 아픔이 신체적 고통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신체적 고통에 예민한 사람이 사회적 고통에도 예민한 현상이 관찰되는가 하면 신체적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가 외로움 같은 사회적 고통도 줄여준다는 발견들이 있었다. 또한 신체적 고통에 관여하는 뇌 부위와 사회적 고통에 관여하는 뇌 부위가 상당부분 겹쳐져 있음이 밝혀졌다(Eisenberger, 2015).

최근에는 '혈압'이 통증을 느끼는 정도와 관련되어 있고 나아가 사회적 고통과도 관련을 보인다는 발견들이 보고되고 있다. 혈압이 다소 높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통증에 둔감한 경향을 보이고 사회적 고통에도 둔한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의 심리학자 이나가키 연구팀은 사람들로 하여금 온라인 공 던지기 놀이를 하게 했다. 처음에는 여럿이 함께 골고루 공을 주고받지만 점점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실제 실험 참가자를 제외하고 공을 주고받으며 참가자를 따돌리는 상황이다.

이 때 따돌림을 당한 참가자들에게 따돌림 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했는지, 또 그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에 대해 물으면 따돌림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데에서는 혈압에 따른 차이가 없었지만 어떻게 느끼는지에 있어 차이가 나타났다. 혈압이 높은 편인 참가자들이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에 비해 기분이 덜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의 나이와 체질량지수, 스트레스, 공격성, 부정적 정서성과 상관없이 유효했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혈압을 일정하게 조율하는 데 관여하는 압력반사(baroreflex)가 통각과도 관련을 보인다는 점에서 혈압이 사회적 고통과도 관련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아직 추측일 뿐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미지수다. 물론 혈압과 사회적 통증 사이에 관련성이 나타난다는 것이 곧 그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함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다만 사회적 고통, 특히 '외로움' 같이 고질적인 사회적 고통은 각종 건강 지표를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있어 '받아들여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다시금 상기시키는 발견이다. 식욕 못지 않게 사회적 욕구가 강한 인간에게 사회적 고통과 관련된 지표가 몸에 새겨져 있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닌 것 같다.

Eisenberger, N. I. (2015). Social pain and the brain: Controversies, questions, and where to go from here. Annual Review of Psychology, 66(1), 601-629.
Inagaki, T. K., & Gianaros, P. J. (2024). Blood pressure and social algesia: The unexpected relationship between the cardiovascular system and sensitivity to social pain.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33(3), 166-172. https://doi.org/10.1177/09637214241242463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본 웹사이트는 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광고 클릭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모두 웹사이트 서버의 유지 및 관리, 그리고 기술 콘텐츠 향상을 위해 쓰여집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5 주간기술동향 2009호(2021.08.11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30 241
224 주간기술동향 2008호(2021.08.04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30 152
223 주간기술동향 2007호(2021.07.28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6 185
222 주간기술동향 2006호(2021.07.21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6 159
221 주간기술동향 2005호(2021.07.14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6 211
220 주간기술동향 2004호(2021.07.07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6 166
219 주간기술동향 2003호(2021.06.30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4 238
218 주간기술동향 2002호(2021.06.23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4 246
217 주간기술동향 2001호(2021.06.16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4 254
216 주간기술동향 2000호(2021.06.09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3 180
215 주간기술동향 1999호(2021.06.02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3 215
214 주간기술동향 1998호(2021.05.26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3 210
213 주간기술동향 1997호(2021.05.19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3 220
212 주간기술동향 1996호(2021.05.12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2 186
211 주간기술동향 1995호(2021.05.05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2 257
210 주간기술동향 1994호(2021.04.28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2 167
209 주간기술동향 1993호(2021.04.21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8.22 150
208 주간기술동향 1992호(2021.04.14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5.10 200
207 주간기술동향 1991호(2021.04.07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5.09 229
206 주간기술동향 1990호(2021.03.31 발행) file 졸리운_곰 2021.05.09 160
대표 김성준 주소 : 경기 용인 분당수지 U타워 등록번호 : 142-07-27414
통신판매업 신고 : 제2012-용인수지-0185호 출판업 신고 : 수지구청 제 123호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 : 김성준 sjkim70@stechstar.com
대표전화 : 010-4589-2193 [fax] 02-6280-1294 COPYRIGHT(C) stechstar.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