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포인트 나라 들썩인 괴담 영화들, 하나같이 '꽝'이었다
2017.11.11 17:14
나라 들썩인 괴담 영화들, 하나같이 '꽝'이었다
입력 : 2017.11.11 03:01
[김광석 다큐 논란 2개월여만에… 경찰, 김광석 아내 '딸 방치 사망설' 무혐의 결론]
원전 폭발사고 다룬 '판도라'
탈원전 정책 불 붙였지만 공론화 통해 신고리 5·6호 재개
전문가 "애초 가능성 없는 얘기"
세월호 음모론 주장 '다이빙벨'
실제로 구조현장에 투입됐지만 한명도 못찾고 무용지물로 확인
지난 8월 말 다큐 영화 '김광석' 개봉으로 촉발된 '가수 김광석씨와 김씨 딸 타살 의혹'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김씨 딸이 방치돼 숨졌다는 객관적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김씨의 아내 서해순(52)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수사 전 법의학자들이 "타살의 근거가 없다"고 했던 그대로였다.
영화가 제기한 의혹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결국 '근거 없음'으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영화 '다이빙 벨'은 "세월호 침몰 당시 다이빙 벨(종 모양의 구조 장비) 투입 때, 누군가의 방해로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영화 '판도라'는 강진(强震)으로 원전이 폭발한다는 줄거리다. 이 영화가 일으킨 파장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연결됐다. 최근의 방송사 파업과 방송 블랙리스트 수사는 다큐 영화 '공범자들'이 촉매였다.
영화가 제기한 의혹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결국 '근거 없음'으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영화 '다이빙 벨'은 "세월호 침몰 당시 다이빙 벨(종 모양의 구조 장비) 투입 때, 누군가의 방해로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영화 '판도라'는 강진(强震)으로 원전이 폭발한다는 줄거리다. 이 영화가 일으킨 파장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연결됐다. 최근의 방송사 파업과 방송 블랙리스트 수사는 다큐 영화 '공범자들'이 촉매였다.
누군가 영화를 만들면 여기에 정치인과 특정 세력이 가세해 화제를 일으키고 이를 동력으로 새로운 정책을 내놓거나 수사를 시작해 나라를 흔드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영화 김광석·다이빙벨·판도라 모두 과장과 거짓, 허구, 비(非)과학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씨 딸 타살, 혐의 없음'
고발뉴스 기자인 이상호씨가 제작한 영화 '김광석'은 가수 김광석씨의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이상호씨는 영화 개봉 직후 김씨 딸이 10년 전 사망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김씨가 아내 서해순씨에 의해 타살됐을 가능성이 있다. 딸도 서씨가 죽였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이 인터넷에선 진실처럼 받아들여지자 현직 국회의원들이 아무런 검증 없이 김씨 딸 재수사를 촉구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상호씨, 김씨 친가 측 변호사는 '서씨는 발달 장애가 있는 자기 딸을 방치해 숨지게 했다'며 유기치사 혐의로 고발했다. 서씨에 대한 '마녀사냥'식 비판이 이어졌다.
경찰의 수사 결론은 의혹과 다르다. 김씨의 딸은 2007년 급성 폐렴으로 사망했다. 서씨는 그 전에 딸을 자택에서 20㎞ 떨어진 학교에 보내면서 매일 왕복 80㎞를 직접 운전해 등·하교를 챙겼다. 딸이 '절 이렇게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내 맘을 받아줘'라고 서씨에게 보낸 문자도 확인됐다. 서씨는 딸이 앓은 '희소병' 치료를 위해 미국·독일의 유명 병원을 찾아다녔다. "20여 년 김광석 사건을 추적했다"는 이씨가 만든 영화에 이런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서씨는 김씨의 형이 제기한 저작권 소송 사기 혐의도 벗었다. 법적으로 딸의 사망 여부와 관계없이 저작권에 대한 상속권은 서씨에게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허구로 드러난 영화들
영화에서 다룬 '허구'가 '사실'로 여겨지고 사회적 파장이 커지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다큐 영화 '다이빙벨'은 다이빙벨을 투입했다가 철수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영화도 이상호씨가 연출했다. 잠수 전문가들은 "사고 해역처럼 물살이 센 곳에서는 다이빙벨은 무용지물"이라고 반대했다. 다이빙벨이 투입됐지만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채 철수했다. 영화는 누군가의 방해로 다이빙벨 구조 작업이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영화에는 "다이빙벨에 속았다"고 했던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나 절망은 한 장면도 없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판도라'는 탈(脫)원전에 불을 지폈다. 영화는 역대 최고 규모 강진으로 노후 원전이 폭발해 국가가 대재앙에 빠지는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관람하고 눈물을 보여 화제가 됐다. 원전 전문가들은 "한국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 영화에 감동한 문재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고,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중단돼 수천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그러나 시민들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는 원전 건설 재개를 결정했다. 진실과 허구를 구분한 것은 정치가가 아니라 국민이었다.
방송사 파업과 방송사 블랙리스트 수사도 '공범자들'이라는 영화가 계기가 됐다. MBC PD 출신인 최승호씨가 만든 것이다. 영화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KBS·MBC 장악 음모를 제기하고 김재철 전 사장과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위원회 이사장 등을 방송 장악의 공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취지로 법원에 신청한 김 재철 전 MBC 사장의 구속영장이 10일 기각됐다.
전문가들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한 영화가 사실을 호도할 가능성이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권상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현실성 있는 소재에 허구를 입혀 재구성한 '다큐 영화' 같은 경우, 관람객이 진실로 믿을 가능성이 크다"며 "견고한 논리나 근거가 없다면 진실을 호도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딸 타살, 혐의 없음'
고발뉴스 기자인 이상호씨가 제작한 영화 '김광석'은 가수 김광석씨의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이상호씨는 영화 개봉 직후 김씨 딸이 10년 전 사망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김씨가 아내 서해순씨에 의해 타살됐을 가능성이 있다. 딸도 서씨가 죽였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이 인터넷에선 진실처럼 받아들여지자 현직 국회의원들이 아무런 검증 없이 김씨 딸 재수사를 촉구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상호씨, 김씨 친가 측 변호사는 '서씨는 발달 장애가 있는 자기 딸을 방치해 숨지게 했다'며 유기치사 혐의로 고발했다. 서씨에 대한 '마녀사냥'식 비판이 이어졌다.
경찰의 수사 결론은 의혹과 다르다. 김씨의 딸은 2007년 급성 폐렴으로 사망했다. 서씨는 그 전에 딸을 자택에서 20㎞ 떨어진 학교에 보내면서 매일 왕복 80㎞를 직접 운전해 등·하교를 챙겼다. 딸이 '절 이렇게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내 맘을 받아줘'라고 서씨에게 보낸 문자도 확인됐다. 서씨는 딸이 앓은 '희소병' 치료를 위해 미국·독일의 유명 병원을 찾아다녔다. "20여 년 김광석 사건을 추적했다"는 이씨가 만든 영화에 이런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서씨는 김씨의 형이 제기한 저작권 소송 사기 혐의도 벗었다. 법적으로 딸의 사망 여부와 관계없이 저작권에 대한 상속권은 서씨에게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허구로 드러난 영화들
영화에서 다룬 '허구'가 '사실'로 여겨지고 사회적 파장이 커지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다큐 영화 '다이빙벨'은 다이빙벨을 투입했다가 철수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영화도 이상호씨가 연출했다. 잠수 전문가들은 "사고 해역처럼 물살이 센 곳에서는 다이빙벨은 무용지물"이라고 반대했다. 다이빙벨이 투입됐지만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채 철수했다. 영화는 누군가의 방해로 다이빙벨 구조 작업이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영화에는 "다이빙벨에 속았다"고 했던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나 절망은 한 장면도 없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판도라'는 탈(脫)원전에 불을 지폈다. 영화는 역대 최고 규모 강진으로 노후 원전이 폭발해 국가가 대재앙에 빠지는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관람하고 눈물을 보여 화제가 됐다. 원전 전문가들은 "한국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 영화에 감동한 문재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고,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중단돼 수천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그러나 시민들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는 원전 건설 재개를 결정했다. 진실과 허구를 구분한 것은 정치가가 아니라 국민이었다.
방송사 파업과 방송사 블랙리스트 수사도 '공범자들'이라는 영화가 계기가 됐다. MBC PD 출신인 최승호씨가 만든 것이다. 영화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KBS·MBC 장악 음모를 제기하고 김재철 전 사장과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위원회 이사장 등을 방송 장악의 공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취지로 법원에 신청한 김 재철 전 MBC 사장의 구속영장이 10일 기각됐다.
전문가들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한 영화가 사실을 호도할 가능성이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권상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현실성 있는 소재에 허구를 입혀 재구성한 '다큐 영화' 같은 경우, 관람객이 진실로 믿을 가능성이 크다"며 "견고한 논리나 근거가 없다면 진실을 호도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1/20171111001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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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리운_곰 | 2020.01.27 | 3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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