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및 의학(건강)] 플라스틱 먹어 분해한 뒤 지방으로 저장하는 애벌레

 

플라스틱 먹어 분해한 뒤 지방으로 저장하는 애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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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체내에서 분해해 지방으로 저장하는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 위키미디어 제공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체내에서 분해해 지방으로 저장하는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 위키미디어 제공
플라스틱을 섭취한 애벌레가 대사작용을 통해 이를 분해하고 체내 지방으로 저장하는 새로운 생태적 메커니즘이 확인됐다. 플라스틱의 생물학적 분해 경로를 밝히고 이를 응용한 플라스틱 폐기 방안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브라이언 캐손 캐나다 브랜던대 교수 연구팀은 먹어치운 플라스틱을 대사작용으로 분해하는 애벌레의 대사 경로와 건강 상태 변화를 분석하고 연구 결과를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실험생물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꿀벌부채명나방(Galleria mellonella)의 애벌레인 '왁스웜'에 주목했다. 왁스웜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PE)을 섭취하고 이를 짧은 시간 내에 분해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선 약 2000마리의 왁스웜이 0.5g 무게의 폴리에틸렌 비닐봉지 한 장을 24시간 이내에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왁스웜은 섭취한 플라스틱을 분해해 지방으로 바꿔 축적했다. 연구팀은 분자생물학, 생리학, 유전체학, 재료과학 분석 기법을 동원해 왁스웜의 체내에서 플라스틱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추적했다. 플라스틱 분해와 지방 저장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대사 경로도 확인했다. 플라스틱이 애벌레 체내에서 어떻게 화학적으로 변화하는지 잔여물과 배설물의 화학 조성 변화도 살폈다.

분석 결과 왁스웜은 플라스틱을 소화 과정에서 지방산으로 분해한 뒤 이를 인간의 지방세포처럼 체지방으로 저장했다. 캐손 교수는 “사람이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체지방으로 저장되듯이 왁스웜도 플라스틱에서 분해된 지방을 에너지로 활용하지 않고 체내에 저장한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만 먹인 왁스웜은 며칠 안에 폐사하며 체중도 급격히 감소했다. 플라스틱만 섭취하는 왁스웜은 오래 생존하기 어려운 것이다. 캐손 교수는 “적절한 당류 등의 보조 영양원을 함께 제공할 경우 왁스웜의 분해 효율을 유지할 수 있으며 생존력도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왁스웜의 플라스틱 분해 능력을 활용한 응용 방안을 두 갈래로 제시했다. 먼저 당류 등 보조 영양소를 함께 제공하는 폴리에틸렌 위주 식단을 통해 왁스웜을 대량 사육하는 방식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생물학적으로 처리하면서 분해 주체인 왁스웜 개체를 늘릴 수 있다. 순환경제 시스템 안에서 운영된다는 장점이 있다. 왁스웜은 하루 만에 비닐봉지 한 장을 분해할 수 있는 강력한 분해 능력을 가진 만큼 플라스틱 분해에서 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데 중요한 대사 과정을 따로 추출해 애벌레 없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새 방법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구팀은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효소나 장내 미생물을 찾아낸 뒤, 생명공학 기술로 재구성해 실험실이나 공장 등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왁스웜 자체도 새로운 자원으로 주목받는다. 연구진은 왁스웜이 고단백 생물체로서 양식 산업에서 어류용 사료 등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캐손 교수는 “실험에 따르면 왁스웜은 식용 어류에 적합한 고영양 공급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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