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묘지도 정해졌다. 뉴질랜드 동쪽 4800km, 남극 북쪽 3200km 떨어진 ‘포인트 네모(Nemo)’다. 쥘 베른의 ‘해저 2만리’에 등장하는 네모 선장 이름을 땄다. ISS는 미국·러시아·일본·캐나다·유럽 등 16국이 함께 만들고 운영했다. 미·러 갈등이 고조될 때도 러시아 우주선이 미국 우주인을 실어 날랐고 ISS에서 나온 성과는 전 세계가 공유했다. ISS 자체가 언젠가 지구를 떠나 다행성 종족이 되려는 인류의 꿈에 대한 도전이었고, ‘과학에는 국경이 없다’는 루이 파스퇴르의 명언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제 함께 가는 대신 먼저 가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러시아는 ISS에서 손을 떼기로 했고, 중국은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을 쏘아 올렸다. 미국은 다음 우주정거장을 건설할 새 파트너를 모으고 있다. 블루 오리진, 엑시옴 스페이스 등 민간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244조원을 쏟아부은 우주정거장도, 나라 간의 아름다운 협력도 결국 영원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