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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나를 믿어주는 사람의 존재'가 삶을 바꾼다
2025.09.06 17:13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나를 믿어주는 사람의 존재'가 삶을 바꾼다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나를 믿어주는 사람의 존재'가 삶을 바꾼다
입력2025.09.06. 오전 8:01

지금이야 그런 편견 어린 시선이야말로 (어쩌면 부모님의 이혼보다도 더) 아이들을 힘들게 만드는 요소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저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당시 딱 한 분,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던 선생님이 계셨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나의 말에 전혀 망설이지 않고 바로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해! 참 이상한 사람이네."라고 해주셨고, 정말 1초 만에 아픔이 녹아내리는 경험을 했다.
이 선생님 말고도 살면서 만났던 다양한 어른들 중 (물론 상처가 되는 말을 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진심 어린 응원과 위로를 전해주었던 존재들이 생생하게 떠오를 때가 있다. 특히 사춘기 시절 나 때문에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여전히 나를 믿어주고 따뜻한 태도를 잃지 않았던 선생님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오코노푸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에 따르면 학생들을 향한 선생님들의 믿음은 생각보다 큰 영향을 발휘한다. 연구자들은 약 1600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중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그룹의 교사들에게는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에 대해 여전히 아이를 신뢰하고 대화를 시도하려는 '공감적 사고방식'을 갖도록 했고, 또 다른 그룹의 교사들에게는 교육 기술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접하도록 했다.
공감적 사고방식 그룹의 경우 학생들이 문제 행동을 하게 되는 다양한 상황(예를 들어 청소년기 특유의 불안)과 교사의 긍정적인 반응이 학생들의 성장에 어떤 긍정적 기여를 하는지 또 학생을 문제아로 낙인찍는 것이 어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했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반복되는 주의에도 불구하고 학생이 계속해서 수업을 방해하는 경우 경고를 주고 교실에서 나가도록 하는 등의 처벌을 줄 수도 있지만 그에 앞서 아이와 둘이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 등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1년 후 살펴보니 결과는 놀라웠다. 공감적 태도를 취하게 된 교사들의 학급에서는 정학률이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남학생: 14.6% → 8.4%, 흑인 및 라틴계 학생: 12.3% → 6.3%, 과거 정학 경험 학생: 51.2% → 29.4%). 특히 이전에 정학 경험이 있었던 학생들의 경우 선생님들이 처벌보다 대화하려고 다가갔을 때 교사에 대한 '존중'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많은 교사분들이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현재 한국의 경우 양육자들의 지나친 민원과 교권 침해가 아이들의 성장을 더 방해하는 요소일 것이다.
또 신뢰와 따뜻한 태도의 중요성은 비단 교사-학생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존재이든지 간에 사람은 '자신을 믿어주는 누군가'의 존재로 인해 성장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럭저럭 잘 살아온 데에는 아마 그런 은인들의 존재가 한몫할 것이다.
나 역시 돌아보면 그런 도움을 수도 없이 많이 받아왔다. 그렇기에 더욱더 타인을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마치 혼자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이룬 척하지 말 것, 도움을 받기만 하지 말고 다시 돌려줄 것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는 나이도 꽤나 먹었고 슬슬 나잇값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누군가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순간들을 늘려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Okonofua, J. A., Paunesku, D., & Walton, G. M. (2016). Brief intervention to encourage empathic discipline cuts suspension rates in half among adolescent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13(19), 5221-5226.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34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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