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언론 [뉴스로 책 읽기]독일 자살비행 참사가 던진 메시지 "너 자신을 의심하라"
2015.03.28 22:48
[뉴스로 책 읽기]독일 자살비행 참사가 던진 메시지 "너 자신을 의심하라"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입력 : 2015.03.28 13:44 | 수정 : 2015.03.28 18:21
지난 24일 프랑스 알프스 산맥으로 추락한 독일 저먼윙스 소속 에어버스(A320) 여객기는 부기장이 단독으로 여객기를 급하강시켜 알프스와 충돌한 ‘자살 비행’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프랑스 검찰이 현장에서 회수한 조종석음성녹음장치(CVR)를 분석한 결과, 부기장인 안드레아스 루비츠(28)는 비행기가 순항 고도인 1만2000m에 도달한 이후 기장이 화장실 이용을 위해 잠시 밖으로 나가자, 조종실 문을 잠그고 여객기를 8분 동안 급하강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기장은 조종실 문을 두드리고 부술 듯이 때렸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고, 안으로 들어갈 수도 없었다.
-조선닷컴 3월27일자 (☞ 기사전문)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3/28/2015032801141.html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출장은 더 이상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잠재적인 테러 용의자 취급을 당하면서 공항 검색대와 입국 심사장을 통과했습니다. 신발과 허리띠를 풀게 하고 가방수색을 하고 심지어 꺼두었던 휴대전화까지 켜서 확인을 하더군요.
9·11은 여객기 내부 설계도 바꿨습니다. 세계의 항공사들은 승객을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로 취급했습니다. 알카에다 테러리스트에게 비행기를 공중납치 당한 사태를 교훈 삼아 조종실 문을 충격에 강한 소재로 바꾸고, 자동잠금 장치를 설치했습니다. 밖에서는 문을 열 수 없는 구조가 됐습니다.
이 모든 것들, ‘적은 외부에 있다’는 가정 아래 이루어진 조치들입니다. 그러나 이번 저먼윙스 비행기 추락 사고는 이 전제가 지닌 맹점을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드러냈습니다. 24일 알프스 산맥에서 발생한 비행기 추락 사고는 승객이 아닌 조종사에 의해 감행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조종사를 보호하기 위해 고안한 모든 장치가 오히려 루비츠의 범죄를 돕는 최고의 수단이 되고 말았습니다.
일본 전국시대의 무장 오다 노부나가. 부하 장수 아케치 미스히데에게 습격당하자 혼노지에서 할복자살했다.
이번 비행기 사고가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이 메시지, 그러나 낯설지 않습니다. 역사에서 우리는 수많은 루비츠를 이미 만났습니다.
그중 일본 사례. 일본 전국시대의 무장 오다 노부나가는 1582년 6월21일 혼노지에서 할복자살을 합니다. 너무도 유명한 ‘혼노지의 변’(本能寺 の 變)입니다. 전국의 이름난 적들을 거꾸러뜨렸던 오다가 통일을 목전에 두고 부하 아케치 미스히데에게 배신당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오다 노부나가는 아케치를 믿었기 때문에 변변한 가병(家兵)도 거느리지 않고 혼노지에 묵었습니다. 아케치는 1만 대군으로 혼노지를 에워싸고 이렇게 외쳤습니다. “적은 혼노지에 있다.” 이 말은 지금도 내부의 적을 경계하는 표현으로 일본에서 자주 쓰입니다.
필립 딕의 SF 소설 '사기꾼 로봇.' 스스로 인간이라 믿었던 로봇은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는 순간 폭발한다.
그런데 이 적이 실은 나 자신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령 어떤 조직의 치명적인 정보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인물은 그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 동시에 가장 위험한 인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SF 소설의 거장 필립 k 딕의 소설 ‘사기꾼 로봇’(원제 임포스터·IMPOSTER)은 이런 아이러니를 극단적인 상황으로 전개한 작품입니다. 서기 2979년, 지구는 외계행성 센터루스의 침공에 시달립니다. 과학자 스펜서 올햄은 억울하게도 센터루스 행성이 보낸 스파이라는 의심을 받고 쫓깁니다. 수색대는 올햄의 정체가 가슴에 지구를 파괴할 수 있는 폭탄을 지닌 복제인간이라고 합니다. 실제 올햄은 살해당했다는 거지요. 복제인간에게 어떤 암호만 입력하면 그 폭탄은 터집니다. 그런데 쫓기던 올햄의 눈앞에 올햄의 시신이 나타납니다. 놀란 올햄은 생각합니다. ‘그럼 정말로 내가…’ 그게 기폭장치였습니다. 이 충격적인 결말은 그야말로 존재론적 선언입니다. ‘너 자신을 의심하라.’
영화 '함정'의 영어 포스터. 자신은 결코 테러범이 아니라는 믿음이 스스로를 테러범으로 만드는 아이러니를 그렸다.
인간 본성에 대한 인문적 성찰이 재앙을 막는다
‘쇼생크 탈출’로 잘 알려진 배우 팀 로빈스가 드물게도 악당으로 출연하는 영화 ‘함정’(원제 알링턴로드·Arlington Road)도 자신, 또는 자기 집단을 의심하지 않는 인간의 약점을 드러냅니다. 대학에서 테러리즘을 강의하는 교수 마이클은 동네에 수상한 부부가 이사해오자 그의 뒤를 캡니다. 이 수상한 부부가 폭파 테러범이란 사실을 안 마이클은 범행을 막기 위해 갖은 애를 씁니다. 테러범의 목표물은 미 연방수사국(FBI). FBI는 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철통방어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방어망이 뚫리고 맙니다. 건물 안에 폭탄이 있다고 확신해 차를 몰아 천신만고 끝에 FBI 건물 내부에 들어간 마이클 때문입니다. 이웃집 테러범이 마이클의 차 안에다 시한폭탄이 잔뜩 실어 놓았던 겁니다.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인간의 속성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가?” 항공사들은 ‘너 자신을 의심하라’는 역사상의 수많은 사건들과 문학·영화 작품들의 충고에 귀기울였어야 했습니다. 항공사들은 그러나 값비싼 희생을 치르고야 그 답을 알게 됐습니다. 일부 항공사들이 최소 3명 이상의 조종사가 함께 비행하고, 조종실에는 반드시 2명 이상 근무하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디 항공사들뿐이겠습니까.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타인을 의심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부터 의심해야 합니다. 인간 본성에 대한 인문적 성찰이 재앙을 막습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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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입니다.
춘천 H대 경제 모학과의 "내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이자. 딴결!" 이렇게는 행복이 오지 않을 껄요?
고대 중국의 전쟁 병법서 손자병법도 첫마디가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는 손자병법 모공편에 나오는 말로 자신과 상대방의 상황에 대하여 잘 알고 있으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다는 뜻이다.
입니다.
자신을 성찰하는 방법중의 하나는 남에게나 가족에게 계속 주둥이 놀리면서 자기 뜻대려 하기 보다는
잠시 몇 분이라도 침묵하고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