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포인트 [여성조선] ‘감정 소비’ 한 달 17만원
2017.06.25 13:06
[여성조선] ‘감정 소비’ 한 달 17만원
입력 : 2017.06.24 17:07
감정 해소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감정 소비’와 관련한 신조어들이 유행하고 있다. 특히 적은 돈으로 만족을 추구하는 ‘작은 사치’ 현상이 두드러진다.
# ×발비용, 탕진잼, 쓸쓸비용… 감정 소비 관련 신조어들
최근, 감정의 작용에서 비롯된 소비 행태를 나타내는 독특한 신조어들이 SNS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이른바 ‘감정 소비’에 대한 말들이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는 ‘×발비용’이다. 지난해 말 한 트위터 사용자가 처음으로 사용한 이후 유행하게 된 이 단어는 욕이 나올 만큼 분노하거나 답답하지 않았더라면 쓰지 않았을 비용, 즉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쓰는 돈을 뜻한다. 색색깔 예쁜 양말이나 자그마한 인형, 조각케이크 한 조각 같은 사진을 올리며 ‘×발비용’이라고 해시태그를 다는 식이다. ‘홧김비용’이라는 말로 순화해 사용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많이 회자되는 단어 ‘탕진잼’은 소소하게 낭비하는 재미라는 의미다. 또 외로움과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쓰는 ‘쓸쓸비용’, 깊게 생각했거나 멍청하지 않았더라면 나가지 않았을 돈인 ‘멍청비용’이라는 말도 많이 언급되고 있다.
이들 신조어의 공통점은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감정 소비라는 것이다. 그 물건을 살 생각이 없었지만 광고를 봤거나 쇼핑을 하던 중 갑자기 마음이 흔들려 구입하는 충동구매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사용돼왔다. 하지만 큰 비용을 지불하며 사치를 할 수 없는 경기 불황이 이어지자 값싼 비용으로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이른바 ‘작은 사치’의 뜻이 내포된 단어들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성신여자대학교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허경옥 교수는 ‘감정 소비’ 자체를 최근만의 두드러진 현상으로 보지 않았다. 허 교수는 “감정적 억압이나 가족 등 주변인들과의 불화, 감정적 억압, 분노로 인해 기능적 목적을 가진 소비가 아닌 감정 해소를 위한 소비를 하는 경우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유롭지 않은 경제적 상황, 값싼 물건과 할인 품목이 많은 탓에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습관, 신조어가 널리 퍼질 수 있는 SNS 환경 등이 이러한 소비 트렌드의 바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감정 소비, 패션잡화·음식 비중 높아
한 달 동안 쓰는 비용은 17만원
실제로 사람들이 어떠한 ‘감정 소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여성 포털사이트 ‘이지데이’에 의뢰해 2백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스트레스나 우울, 분노 때문에 돈을 쓰는 감정 소비의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응답자의 80%를 차지했다. 이어 그렇게 비용을 지불한 품목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복수 선택으로 꼽아달라고 하자 옷이나 구두 등 패션잡화가 22%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17%는 배달음식이나 패스트푸드, 12%는 달콤한 디저트를 꼽아 역시나 먹을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소비자들 또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용실이나 네일아트 숍(10%), 1000원숍 생활용품(8%), 화장품(8%), 액세서리(5%)가 뒤를 이었다. 기타 의견으로 성형 및 미용시술이라고 답한 이도 있었다.
한 달에 약 얼마 정도의 돈을 ‘감정소비’로 지출하나

그렇다면 감정 소비를 한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한 달 평균 얼마의 비용을 지불할까. 적게는 백원 단위부터 많게는 1백만원 이상까지 썼다는 응답자도 있어 격차가 컸다. 평균 비용을 산출해보니 17만2천4백24원, 생각보다 높은 금액이다. 기타 의견으로 “가정주부 생활비가 얼마 안 돼 별로 안 쓴다”, “대중없다”고 밝힌 응답자도 있었다.
# 셀러브리티들의 추천!
나를 위한 소소하고 건강한 소비
그때그때 적은 비용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은 많다. 하지만 조금 더 건강하고 후회 없는 소비를 할 수는 없을지 한 번쯤 고민해보는 것도 좋다. 셀러브리티 4인에게 물었다. 나를 위한 소소하고 건강한 소비, 어떤 것을 추천하나요?
아로마로 몸과 마음에 좋은 제품 직접 만들어 쓰기
가수 겸 플로리스트 박혜경

“저는 기분을 전환하고 싶거나 우울한 기분이 들 때, 또 기쁜 일이 있을 때도 꽃을 자주 사는 편이었습니다. 그렇게 플로리스트 일까지 하게 됐죠. 예쁘고 향도 좋은 꽃을 가지고 작업을 할 때면 그 순간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아요. 복잡한 마음, 그날의 안 좋았던 기억들, 모든 세상일까지 잊게 되는 마법 같은 시간이지요. 꽃향기가 좋아 아로마에도 관심을 갖게 됐는데 매일 생활 속에서 더 자주 접하고 싶어서 천연비누 만드는 법을 배우게 됐습니다.
또 대부분의 화장품은 정제수를 쓰는데 아로마 오일을 만들고 남은 꽃물인 플로랄 워터를 알게 돼서 미스트도 만들어 쓰게 됐죠. 예쁜 디퓨저들도 만들고요. 내가 좋아하는 아로마를 잘 블렌딩해서 쓸 때마다 매일 힐링하는 느낌이에요. 또 요즘 황사나 미세먼지 때문에 메이크업을 하지 않아도 클렌징은 꼭 해줘야 하는데, 매일 하는 클렌징 때문에 피부가 오히려 더 예민해지고 건조해지잖아요.
그래서 피부를 보호하고 오염물은 깨끗하게 지워내는 천연 클렌징 오일도 식물성 오일과 유기농 아로마만을 사용해 만들고 있어요. 좋은 재료들로 무언가를 만들면서 내가 사용할 걸 상상하거나 선물 받을 사람이 행복해할 것을 떠올리면 얼마나 설레는지 모릅니다.”
야구장에서 신나게 응원하고 맛있는 음식 먹기
스탠포드호텔 서울 홍보&마케팅 지배인 최민아

“저는 야구에 빠지기 전까지는 식비에 돈을 가장 많이 썼었어요. 그러다 나를 위한 소비를 하는 게 좋겠다 싶어 네일아트도 해보고 헤어스타일도 바꿔보고 뷰티 쪽으로도 투자를 해봤죠. 물론 스트레스가 풀리긴 했지만 흥이 많은 성격인 제게 진짜 맞는 건 따로 있었어요.
친구를 따라 야구장에 갔다가 야외에서 발산하는 그 열정적인 에너지에 완전히 반해버린 거죠. 수만 명의 사람들과 함께 응원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거기에 응원하는 팀이 이기는 날엔 그 쾌감을 말로 다 할 수가 없답니다. 외야석은 1만원도 안 되고 일반석은 1만~3만원대 정도이니 가족부터 친구, 연인, 그리고 나홀로족까지 이만큼 건전하고 저렴하게 스트레스를 풀고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곳도 없는 것 같아요. 또 다른 매력은 웬만한 음식점보다 맛있고 위생도 철저한 먹거리들입니다.
저렴하게는 2천원부터 1만원대 정도의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삼겹살, 순대, 곱창, 떡볶이를 사서 시원한 맥주를 곁들이면! 그야말로 목에 착 감긴다고 할까요.(웃음) 그리고 제가 근무하는 호텔에 야구팀, 축구팀 등 다양한 스포츠 팀들이 경기를 위해 숙박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저희 호텔에서 좋은 기운 받아 승리하실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응원하고 있습니다!”
보기에도 예쁘고 음악도 사랑스러운 오르골 수집하기
피아니스트 겸 음악교육과 교수 이경미

“확실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아마 기분이 좋지 않을 때면 필요 없는 물건을 마구 사기도 했을 거예요. 그러고 난 다음 나중에 ‘도대체 이걸 왜 샀지’ 하고 반성을 하는 때도 있었고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에는 돈을 쓸 때 얻는 쾌감이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후회가 따르는 소비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오르골을 수집한 지 30년 정도 됐습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던 16살 때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여자아이가 예쁜 피아노에 앉아 베토벤의 ‘소녀의 기도’를 치는 모습의 오르골을 우연히 발견했어요.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 바로 이거야!’ 싶었죠.
10달러 정도밖에 안 했던 것 같은데 그때 구입했던 그 오르골을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답니다. 이후에는 어딘가 갈 때마다 그 나라, 그 지역의 오르골을 사서 모으게 됐죠. 오르골이 너무나 많아서 이사도 가지 못할 정도랍니다.(웃음) 굉장히 작은 물건이지만 저의 지난 추억들이 하나하나 담겨 있거든요. 오르골은 보기에도 예쁘지만 흘러나오는 음악도 사랑스럽죠.
특히 아기들이 오르골을 만지고 들으면 잠을 잘 잔다고 하는데,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잠이 오는 듯한 느낌으로 추억하게 돼요. 요즘에는 오르골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각별한 애정을 전달하는 거예요. 이 사람이 이 오르골같이 됐으면, 이렇게 행복해졌으면 하고 바라면서요.”
내 기분에 도움이 되는 색으로 꽃 작품 만들기
컬러테라피 상담센터 <다시, 필> 대표 곽자연

“색채를 통해 심리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컬러테라피는 색이 가진 고유의 에너지를 이용해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몸과 마음을 회복하게 합니다. 저도 예전에는 감정이 좋지 않을 때 주로 색조 화장품이나 매니큐어, 옷 같은 것들을 사며 기분을 풀었었어요. 컬러가 가진 힘을 알게 된 후에는 꽃시장에 가서 그때그때 제 기분에 맞는 색의 꽃을 골라서 사 옵니다.
예를 들어 몸이 피곤할 때는 짙은 와인색 꽃,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는 옐로 계열의 꽃을 사 오는 식이지요. 한두 단씩 사서 꽃병에 그대로 꽂아두기도 하고, 플라워 원데이 클래스를 듣기도 해요. 성수기가 아니면 꽃시장에서 꽃 한 단에 5천~6천원 정도밖에 안 하니까 한 번 가면 3만원도 안 쓰고 올 때가 많아요. 원데이 클래스를 들어도 5만원 정도고요.
사실 스트레스 받을 때는 나와 내 문제에만 집중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내 기분에 도움이 되는 색의 꽃으로 작품을 만들고 나면 그걸 집에 놔둬도 되지만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어지거든요. 한 번에 두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드는 거죠. 화가 나거나 답답할 때는 그린 계열을 가까이 하면 마음의 공간에 여유가 생기고요. 우울해서 에너지가 필요할 때는 레드 계열이 좋습니다. 자기 자신이 밉거나 마음에 안 들 땐 핑크 계열을 추천합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6/20170616010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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