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함께 하는 성취가 더 뜻깊다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함께 하는 성취가 더 뜻깊다

입력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여러분의 삶에서 가장 소중하고 뜻 깊었던 순간에는 무엇이 있는가. 삶에서 가장 뜻 깊었던 시간들을 정의할 때 사람들은 보통 즐거움과 행복 같은 긍정적 정서뿐 아니라 어떤 경험이 얼마나 큰 '의미감'을 주었는지를 함께 고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도박이나 마약 같이 큰 쾌락을 가져다 주지만 딱히 의미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경험들을 삶에서 잊지 못할 뜻 깊은 경험으로 꼽는 일은 많지 않다. 되려 즐거움만 있지는 않았지만 큰 의미가 있었던 사건들, 힘겨운 시간 끝에 새 삶을 살게 된 경험 같이 어느 정도의 기쁨과 의미감이 함께 존재하는 경험들을 뜻 깊었다고 이야기한다.

참고로 긍정적 정서만 있지는 않지만 의미감이 큰,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하는 대표적인 경험에는 '육아'가 있다. 아이가 나를 향해 처음 웃어주었던 순간, 처음 엄마 아빠라고 불렀던 순간 등 육아라는 전쟁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들은 사실 비교적 짧지만 이런 순간들이 주는 의미가 크기에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경험을 가장 소중하고 뜻 깊었던 경험 중 하나로 꼽는다.

베일러대의 연구자 마이클 프린징 등의 연구에 의하면 타인과 긍정적 정서를 나누는 경험, 서로 사랑과 관심을 주고받고 한 마음으로 행동하는 경험들이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함께 의미감 또한 높이는 경향을 보인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일상생활에서 같은 농담에 웃는 등 타인과 즐거움을 함께 나눈 경험 또한 타인에게 사랑과 친절을 베푼 경험들이 혼자 즐거움을 느꼈던 경험들에 비해 더 '삶의 의미감'을 크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즐거움도 타인과 함께 나눈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타인에 대한 신뢰, 도움을 요청하면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 같은 사회적 자본을 더 많이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것이 삶이 의미있다는 느낌을 뒷받침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각해보면 무엇을 성취한 경험 역시 이를 통해 팀원들과 관계가 돈독해졌다던가, 혹은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우거나 존경할만한 멘토를 발견하거나 나의 성취가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는 등의 사회적 경험이 더해지면 더더욱 뜻 깊은 경험으로 남게 되는 것 같다.

반대로 큰 성취를 했지만 그 과정에서 외톨이가 되거나 가족, 친구들과 멀어지고 세상 사람들에게 큰 해를 끼쳤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것이 뜻 깊은 일로 남을지는 미지수다. 글을 쓰는 일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순간들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다.

벌써 새 해의 3월이 지나가고 있다니 시간의 빠름을 믿을 수 없지만 타인과 즐거움을 나누는 경험을 통해 별 다른 의미 없이 지나갈 나의 하루를 좀 더 뜻 깊은 하루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본 웹사이트는 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광고 클릭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모두 웹사이트 서버의 유지 및 관리, 그리고 기술 콘텐츠 향상을 위해 쓰여집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9 [천체물리 - 우주(과학)] 제임스 웹, 가장 오래된 은하 발견했다 [우주로 간다] file 졸리운_곰 2024.06.04 240
828 [정보 (및 수학)] [주말N수학] 설레는 휴가철…효율적인 짐 싸기 위한 '배낭 문제' file 졸리운_곰 2024.06.01 203
827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사회공포증'과 '자기중심적 시각'의 악순환 file 졸리운_곰 2024.06.01 184
826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다 잘될거야' 낙관, 오히려 해롭다 file 졸리운_곰 2024.05.26 284
825 [천체물리 - 우주(과학)] 한국에도 오로라 내린 '태양폭풍' 비밀 400년만에 풀릴까 file 졸리운_곰 2024.05.24 246
824 [정보 (및 수학)] [주말N수학] 찰떡궁합 음식 찾기 '푸드 페어링' file 졸리운_곰 2024.05.18 252
823 [사회과학] "사이버범죄·중독?…인터넷 사용이 삶의 행복도 높인다" file 졸리운_곰 2024.05.13 219
822 [기계] [표지로 읽는 과학] 화석연료 없는 미래의 정유소 file 졸리운_곰 2024.05.11 278
821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죽음의 공포가 낯선 것 배척하게 만든다 file 졸리운_곰 2024.05.11 266
820 [정보 (및 수학)] [주말N수학] 걷다가 새똥 맞을 확률은 file 졸리운_곰 2024.05.11 307
819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나에게 따뜻해야 타인도 보듬는다 file 졸리운_곰 2024.05.04 176
818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외로움을 해소해야 하는 이유 file 졸리운_곰 2024.04.27 266
817 [천체물리 - 우주(과학)] [화보] 올해 최고의 천체사진은 태양의 '민낯' file 졸리운_곰 2024.04.22 299
816 [천체물리 - 우주(과학)] '빅뱅이론'이 흔들린다...기존 우주론 위협하는 연구들 file 졸리운_곰 2024.04.20 293
815 [천체물리 - 우주(과학)] 우주론·빅뱅이론 유효기한 끝났다?…의문 제기하는 천문학자들 file 졸리운_곰 2024.04.15 246
814 [천체물리 - 우주(과학)] “화성아 미안해”…NASA 우주선 충돌 소행성서 튀어나온 바위 ‘화성행’ [아하! 우주] file 졸리운_곰 2024.04.14 281
813 [정보 (및 수학)] 12년째 이어진 수학계 '초전도체급 스캔들' file 졸리운_곰 2024.04.14 252
812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가스라이팅'을 극복하는 방법 file 졸리운_곰 2024.04.06 263
811 [물리] [과학사 극장] 뉴턴은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렸다? file 졸리운_곰 2024.03.30 247
»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함께 하는 성취가 더 뜻깊다 file 졸리운_곰 2024.03.30 187
대표 김성준 주소 : 경기 용인 분당수지 U타워 등록번호 : 142-07-27414
통신판매업 신고 : 제2012-용인수지-0185호 출판업 신고 : 수지구청 제 123호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 : 김성준 sjkim70@stechstar.com
대표전화 : 010-4589-2193 [fax] 02-6280-1294 COPYRIGHT(C) stechstar.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