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9월 2021

[時事][시사] 스타벅스 고객예치금 2.3조원, 일반은행 2배… 이제 모두가 경쟁자

[時事][시사] 스타벅스 고객예치금 2.3조원, 일반은행 2배… 이제 모두가 경쟁자

[Cover Story] 산업융합 ‘빅블러 시대’… 이젠 모든 기업이 서로 경쟁자

빅블러시대 이젠 모든기업이 서로 경쟁자/일러스트=안병현
 
빅블러시대 이젠 모든기업이 서로 경쟁자/일러스트=안병현

전 세계 유료 가입자 수 2억900만명(올 2분기 기준)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지난 7월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주주에게 보낸 편지에서 “게임을 오리지널 시리즈(자체 제작한 영화·드라마) 같은 새로운 콘텐츠의 하나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제작을 넘어 게임까지 직접 개발하겠다는 얘기다. 넷플릭스는 이미 미국 게임사 EA에서 게임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마이크 버듀를 게임 개발 부문 부사장으로 영입했고, 내년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팀을 구성 중이다.

넷플릭스의 게임 산업 진출은 요즘 세계 산업계를 휩쓰는 ‘빅블러(Big Blur)’의 최신 사례 중 하나다. 발전한 기술을 매개로, 이종(異種)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며 융합하는 현상이다. 미래학자 스탠 데이비스가 1999년 “ICT(정보통신기술)의 발전 아래 모든 산업은 소프트웨어 산업이 되고, 여러 산업이 한데 섞일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처음 쓴 말이다.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한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의 로고에 게임 패드를 합성한 사진. / 긱크레이즈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한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의 로고에 게임 패드를 합성한 사진. / 긱크레이즈

다소 설익어 보였던 그 예언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과 신종 코로나 대유행(팬데믹)으로 급격히 진행된 디지털 전환이 글로벌 산업의 거의 전 영역에서 경계의 파괴와 융합을 가속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예전에는 서로 상관이 없거나 협력 관계였던 기업들이 갑자기 경쟁자가 되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산업 융합(빅블러) 현상으로 모든 산업 분야에서 (타 분야에서 넘어온) 신규 기업 진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했다.

◇全산업으로 확산하는 빅블러

빅블러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빅테크의 타(他)산업 진출이다. 애플과 구글이 단적인 예다. 이 두 회사는 본래 각각 컴퓨터 기업, 검색 엔진 기업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분야에 잇달아 진출, 서로 경쟁자가 됐다. 최근에는 반도체 분야에도 진출하면서 인텔·엔비디아와 같이 경쟁하게 됐다. 애플은 작년 11월 PC용 CPU(중앙처리장치)에도 자체 개발한 반도체(M1칩)를 쓰기 시작했고, 구글은 모바일 반도체 ‘텐서(Tensor)’를 자체 개발해 10월 출시될 픽셀6 스마트폰부터 탑재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모빌리티(이동 서비스) 산업에도 진출했다. 구글의 관계사 웨이모는 지난달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택시 시범 운행에 나섰고, 애플 역시 2014년부터 개발해온 자율주행 전기차 기술을 바탕으로 ‘애플카’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역으로 유통·제조 분야 전통 기업이 IT(정보기술)를 이용해 타 산업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지난해 하나금융과 KB금융그룹, 우리금융 등 국내 대표 금융회사 수장들이 “가장 신경 쓰이는 경쟁자”로 꼽은 회사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전용 앱과 카드 등을 통해 예치한 선불 충전금이 1801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주요 핀테크 기업인 토스(1214억원)와 네이버파이낸셜(689억원)보다 많다. 스타벅스가 이런 식으로 전 세계 고객들에게서 유치한 돈은 약 20억 달러(약 2조3380억원)로 추산된다. 미국 FDIC(연방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미국 내 4500여 은행 중 3900개(87%) 은행의 총 자산이 10억달러가 안 된다. 커피 프랜차이즈가 웬만한 은행보다 2배 이상 많은 돈을 보유한 것이다.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구분되던 기업 간 비즈니스 모델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미국 아마존과 한국 네이버는 과거 전형적인 B2C 기업이었다. 개인 소비자의 상품 주문과 검색 서비스 이용에 기반해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회사는 인터넷 쇼핑몰과 포털 서비스를 만들던 기술로 각각 AWS(아마존웹서비스)와 네이버클라우드라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진출, 기업 대상(B2B) 사업을 펼쳐 큰 성공을 거뒀다. 반대로 LG CNS처럼 기업의 IT 서비스를 공급하는 B2B 기업이 개인 정보를 모아 관리해주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으로 B2C에 나서는 사례도 나온다.

/그래픽=최하은
 
/그래픽=최하은

◇모두가 경쟁자… 超경쟁 시대 열린다

이러한 빅블러 현상은 예상치 못했던 경쟁자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초(超)경쟁 시대를 초래하고 있다. 최근 경쟁 기업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이 대표적이다. 테슬라와 BYD 등 초기 전기차 기업에 이어 도요타⋅폴크스바겐⋅현대기아차 등 세계적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 본격화를 선언했고, 수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한 것도 모자라 애플과 소니, 화웨이와 샤오미 같은 IT 기업들도 뛰어들었다.

심지어 푸드테크(식음료 기술)의 발전과 채식주의 소비자의 증가로 대체육 시장이 커지면서, 수입 쇠고기·돼지고기와 경쟁해왔던 국내 축산 농가들이 이제는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드 등 해외 첨단 식품 기업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콩과 버섯, 미생물 등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만드는 대체육은 버거킹과 KFC 같은 유명 패스트푸드에도 납품되며 육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전 세계 대체육 시장 가치가 작년 기준 207억달러(약 24조2190억원)로 오는 2024년에는 232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적으로 기업 경영에서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진출은 금기(禁忌)처럼 여겨져 왔다. 베인앤드컴퍼니 등 많은 경영 컨설팅 회사가 “핵심 사업과 관련 있는 분야가 아니면 진출하지 말라”는 조언을 해왔다. 사업 기반과 경험이 전혀 없는 분야는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시행착오와 실패 가능성은 크기 때문이다.

이런 상식을 뒤바꿔 놓은 것이 전 산업 영역에 걸친 디지털 전환,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다. 판매와 영업, 인사 관리는 물론 이제는 생산과 공급망 관리, 기술 개발에 이르는 거의 모든 기업 활동이 디지털화·자동화되면서 기업의 핵심 인프라이자, 범용 기술로서 IT에 대한 투자를 늘리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IT(정보기술) 투자는 작년 기준 3조8650억달러(약 4517조4120억원)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기업들은 이렇게 확보한 IT 인프라와 기술 상당 부분을 다른 산업에 진출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에 쓰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전기 자동차의 파워트레인과 기능 제어에 응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완성차 기업 역시 차량의 성능과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IT를 적극 도입, 자동차의 모든 기능에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 산업 등에도 진출하고 있다. IT가 신사업 진출의 다리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신기술 등장과 산업 패러다임 변화

2012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내 은행 건물에 들어선 스타벅스 매장(위)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제품과 함께 있는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아래). 스타벅스는 선불충전금을 기반으로 예금 산업에, 현대차는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 산업에 진출했다. / 트립닷컴·현대자동차
 
2012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내 은행 건물에 들어선 스타벅스 매장(위)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제품과 함께 있는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아래). 스타벅스는 선불충전금을 기반으로 예금 산업에, 현대차는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 산업에 진출했다. / 트립닷컴·현대자동차
 

전문가들은 이처럼 IT에 대한 적극적 투자 외에도,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와 신기술의 등장이 빅블러를 가속했다고 본다. 전기차 산업은 산업 패러다임의 등장으로 인한 빅블러의 사례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 중립 정책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배터리와 전자 장비 기반의 전기차로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열렸고, 이를 통해 기존 완성차 업체 외에 IT 분야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기회가 열렸다.

넷플릭스의 게임 산업 진출은 IT 진보에 따른 빅블러의 사례로 언급된다. 넷플릭스의 OTT 서비스는 세계 어디서나 초고속으로 대용량의 영상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졌다. 여기에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이 극도로 짧은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더해지면서, 내용이 미리 정해진 영화뿐만 아니라 사용자(게이머)의 조작에 따라 상황이 바뀌는 게임 영상도 실시간으로 보내 줄 수 있다. 이른바 ‘클라우드 게임’이다. 멀리 떨어진 클라우드에서 실행된 게임을 내 PC나 스마트폰에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만, 시간 지연이 없기 때문에 마치 내 PC나 스마트폰에서 게임이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동안 클라우드로 영화 서비스를 해온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영화를 저장해 놓은 클라우드 서버(대형컴퓨터)를 게임용으로 바꾸면 된다.

스타벅스는 디지털 결제 기술의 발전 덕분에 은행의 경쟁자가 됐다. 모바일 앱으로 커피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상품권 구매 및 충전 기능을 통해 스타벅스에 ‘돈을 맡겨 놓고 쓰는’ 것이 가능해졌다. 스타벅스는 지난 3월부터 미국 일부 지역에서 가상화폐 결제 앱을 시범 운영하는 등 핀테크 기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빅테크의 ‘독과점 강화’ 부작용도

빅블러 시대는 그러나 짙은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막강한 IT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특정 분야의 독점적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을 하면서 산업 전체와 국민 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더 나아가 여러 분야에 걸친 독과점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10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가진 카카오가 택시 호출과 간편 결제, 콘텐츠 분야로 업종을 확대하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비판을 받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세계 각국 정부가 빅테크에 대한 규제 고삐를 바짝 조이기 시작했다. 미국 의회는 지난 6월 11일 빅테크 반(反)독점 규제 법안을 발의했다. 여기에는 경쟁자를 인수⋅합병해 없애는 ‘킬러 합병(Killer Acquisitions)’에 대해 허가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예컨대 페이스북 같은 시장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가 인스타그램같이 시장에 진입한 지 얼마 안 된 잠재적 경쟁자를 인수할 경우, 시장지배력 확대로 연결되지 않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일각에선 이러한 현상이 빅테크의 해체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경영컨설팅 기업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의 헤르만 지몬 명예회장은 Mint에 “각국 경쟁 당국이 빅테크에 대한 반(反)독점 규제를 강화할 것이 뻔하다”면서 “결국 사업부별로 분사(Spin-off)하거나 해체될 수 있다”고 했다.

◇빅블러 생존 비결은 ‘원천기술’

빅블러가 산업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해도, 수십년간 쌓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한순간에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김선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은 “역설적이게도 산업과 기술 경계가 모호해질수록 원천기술의 가치는 더욱 분명해진다”며 “결국 (산업 간 장벽을 넘는) 융합은 핵심기술에서 파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천기술의 중요성은 애플의 CEO 팀 쿡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쿡 CEO는 지난 4월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애플카 관련 질문에 “애플은 사업이 통합되는 지점을 찾아내고 그 주변의 핵심 기술을 직접 보유하는 걸 아주 좋아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빅블러 시대에 살아남는 기업의 좋은 사례로 일본의 조미료(MSG) 제조업체 아지노모토를 든다. 아지노모토는 세계 최초로 MSG를 개발한 100년 역사의 식품 기업이면서 동시에 현재 반도체 핵심 소재인 ‘마이크로 절연 필름(ABF)’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MSG를 만드는 데 쓰이는 아미노산 화학을 특화시켜 ABF라는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한 덕분이다. 아지노모토의 ABF는 현재 인텔·AMD·엔비디아·ARM 등 오늘날 생산되는 대다수의 반도체 제품 회로에 탑재되고 있다. 100년 전 조미료 기술이 오늘날 빅블러를 주도하는 첨단 반도체 산업 기술이 된 것이다.

[출처] https://www.chosun.com/economy/mint/2021/09/17/VQC7WIILLND5ZNE5VNDX46O3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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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8월 2021

정신력 덤볐다 떼죽음…잘 나가던 日, 순식간 무너진 까닭

정신력 덤볐다 떼죽음…잘 나가던 日, 순식간 무너진 까닭

[중앙일보] 입력 2021.08.15 05:00   수정 2021.08.15 15:03

지금으로부터 76년 전인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미국에 항복하면서 한국은 식민통치에서 벗어났다. 8월 15일은 한국엔 광복절이지만, 일본은 종전기념일로 기억한다.

 

[이철재의 밀담]
기술·에너지·동맹 없는 무모한 전쟁
자신감·육탄전술 희생뿐, 승리 못해
신상필벌 무너진 군대…한국군 모습

미드웨이 해전을 그린 영화 '미드웨이'에서 미국 해군 급강하폭격기가 일본 해군 항공모함을 격침시키고 있다. 이 전투에서 일본 해군은 4척의 항모를 잃었다. 이후 일본의 상승세는 꺽였고, 미국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라이온스게이트 유튜브 계정

미드웨이 해전을 그린 영화 ‘미드웨이’에서 미국 해군 급강하폭격기가 일본 해군 항공모함을 격침시키고 있다. 이 전투에서 일본 해군은 4척의 항모를 잃었다. 이후 일본의 상승세는 꺽였고, 미국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라이온스게이트 유튜브 계정

 
일본은 1941년 12월 7일 미국의 핵심 군사 시설인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한 뒤 1942년 6월 7일 미드웨이 해전까지 연전연승을 거뒀다. 필리핀ㆍ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미얀마부터 중국 일부까지 851만㎢의 광대한 영토를 지배했다. 이때 일본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꿈꿨고, 다들 헛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역사는 일본이 패망으로 향하는 길로 기록됐다. 일본은 왜 전쟁에서 미국에 졌을까?

일본군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왜 졌는지를 다룬 『태평양전쟁의 지상전』. 논형

일본군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왜 졌는지를 다룬 『태평양전쟁의 지상전』. 논형

 
우선 일본은 미국보다 국력에서 크게 뒤졌다. 일본군 전문가인 최종호 조이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일본은 전쟁 전 미국의 국력이 일본의 20배라고 계산했다”며 ”전쟁이 끝날 때 실제 국력차는 100배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순하게 국력차 때문에 일본이 패했을까? 역사를 보면 약소국이 강대국을 이긴 전쟁이 제법 있다. 일본은 미국을 꺾을 수 있었을까?

 
최종호 변호사는 “아니다”고 단언한다. 그는 제2차대전 때 일본 육군대신 비서관을 지내면서 개전과 전쟁, 패전을 가까이서 지켜본 하야시 사부로(林三郞)의 비망록인 『태평양전쟁의 지상전』(논형)을 최근 번역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해군항의 모습을 담은 엽서. 미국 해군의 항공모함 등 전투함들이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항모만 11척이다. 전쟁 당시 미국은 101척의 항모를 건조했다. 미 우정국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해군항의 모습을 담은 엽서. 미국 해군의 항공모함 등 전투함들이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항모만 11척이다. 전쟁 당시 미국은 101척의 항모를 건조했다. 미 우정국

 
그는 앞서 일본 원서인 『참모본부와 육군대학교』『일본군의 패인』 등을 옮기면서 일본이 왜 패했는지 연구해왔다. 패전 이전의 일본 육군에 대해선 국내의 독보적 전문가 반열에 오른 덕후(매니어)로 인정받는 이유다.

 
최 변호사는 “어떤 경우라도 일본이 미국을 이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에게서 얘길 더 들어봤다.
 

①무너진 신상필벌

일본군은 군기가 세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잘한 사람에게 상을 주고, 못한 사람에게 벌을 준다는 신상필벌(信賞必罰)로 따진다면 일본군은 ‘당나라 군대’다.

  

만주사변 당시 만주로 진격한 일본 관둥군. 일본 태평양전쟁연구회

만주사변 당시 만주로 진격한 일본 관둥군. 일본 태평양전쟁연구회

 

제멋대로 전쟁을 일으키거나 부대를 움직여도 문제가 안 됐기 때문이다. 이시하라 간지(石原莞爾)와 하야시 센주로(林銑十郞)가 그 사례다.  

 
1931년 9월 18일 한밤중 만주 펑톈(奉天) 북쪽 류탸오후(柳條湖) 남만주철도 노선의 일부가 폭파됐다. 일본 관동군은 중국인의 소행이라며 만주의 군벌인 장쉐량((張學良)의 동북군을 기습했다.
 
관동군 작전주임참모인 이시하라 간지의 계략이었다. 관동군이 철도를 파괴했고, 일부러 중국인 시체를 현장에 버려뒀다. 
 
다음날인 19일 당시 조선군 사령관인 하야시 센주로는 조선 주둔 제20사단의 일부를 만주로 급파했다. 일본군의 통수권자인 쇼와(昭和) 일왕의 재가는 없었다.

 
그런데도 이시하라 간지와 하야시 센주로는 징계는커녕 진급하거나 승승장구했다.

 
잘 나가던 일본 해군을 미드웨이 해전에서 한순간에 말아먹은 나구모주이치(南雲忠一)는 패전 후 중장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다른 부대 사령관 자리로 옮겼다.

 
상에만 급급하고 벌은 소홀히 하면서 무모하거나 공격적 성향의 지휘관만 남게 됐다는 게 최 변호사의 설명이다.

1941년 12월 7일 진주만 정박 중 일본군 공습으로 불탄 채 침몰하는 미국 해군 전함 애리조나함 모습. 로이터=뉴스1

1941년 12월 7일 진주만 정박 중 일본군 공습으로 불탄 채 침몰하는 미국 해군 전함 애리조나함 모습. 로이터=뉴스1

 
그러나, 미국은 진주만 공습의 책임을 물어 태평양함대 사령관인 허즈번드 킴멜과 태평양 방면 육군 사령관인 월터 쇼트를 강제전역시키면서 계급도 대장에서 소장으로 두 단계 낮췄다.

 
이들은 패배의 책임을 지게 됐지만, 적절한 정보 없이 기습을 당했다는 평가도 있다.
 

②구태의연한 전술

1942년 8월 7일부터 1943년 2월 9일까지 남태평양 과달카날 섬을 놓고 미국과 일본이 다툰 과달카날 전투를 보자. 일본 육군은 미국 해병대 1사단이 점령한 헨더슨 비행장을 탈환하려고 했다.

가미카제 자폭 비행에 나서는 일본군. 중앙포토

가미카제 자폭 비행에 나서는 일본군. 중앙포토

 
그러나, 일본 육군은 매번 한밤중 착검 상태에서 전원이 돌격하다 미 해병대의 강력한 화망에 걸려 떼죽음만 당했다. 기습ㆍ야습ㆍ백병을 강조하는 일본 육군의 전술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최종호 변호사는 “일본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근대적 화력을 경험하지 못해 정신적 전력이 우세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며 “나중에 미국의 물량과 화력과 직접 부딪치면서 전술을 바꿔야 한다고 깨닫지만, 때는 늦었고 여건도 안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본이 내세운 게 ‘옥쇄’와 ‘가미카제’ 육탄전술이다. 옥쇄는 패배 직전의 부대가 후퇴하지 않고 전원 사수하는 걸 뜻한다. 가미카제는 사람이 자폭 전투기나 전투정을 몰고 적 목표물에 충돌하는 전법이다.

  

일본 제로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중앙포토

일본 제로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중앙포토

 

최종호 변호사는 “일본으로선 최후의 발악이지만, 옥쇄와 가미카제로 전쟁의 흐름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며 “아까운 생명만 헛되이 희생시켰다”고 비판했다.
 

③정보의 부족, 전략의 부재

일본의 유력 시사잡지 ‘문예춘추’의 편집장을 역임한 한도 가즈토시(半藤一利)는 “일본은 미국의 석유와 특허로 미국과 전쟁했다”고 말했다.

과달카날 전투에서 미국 해병대원이 탱크의 뒤를 따라 전진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일본을 지상에서 처음 이긴 전투였다. 일본은 이후 계속 수세에 몰렸다. Historica Wiki

과달카날 전투에서 미국 해병대원이 탱크의 뒤를 따라 전진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일본을 지상에서 처음 이긴 전투였다. 일본은 이후 계속 수세에 몰렸다. Historica Wiki

 
한도 가즈토시에 따르면 1941년 일본은 석유의 92%를 수입했다. 그중 미국 수입량은 81%(전체의 74.5%)였다. 특히, 항공기용 고옥탄가 휘발유는 전부 미국에서 수입했다. 항공기용 고급 윤활유 역시 전량을 미국에 의존했다.

 
이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은 저옥탄가 휘발유와 저급 윤활유를 쓸 수밖에 없었다.

 
일본 군용기의 엔진인 히카리(光)와 고토부키(壽)는 각각 미국의 라이트와 P&W의 복제품 또는 면허생산품이다. 일본 해군의 주력 전투기인 제로센의 가변피치 프로펠러는 미국 해밀튼의 제품을 베낀 것이다. 일본의 기술력으로는 독자적인 물건을 설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일본은 개전 직전 정세판단에서 “미국인들의 전반적인 정신력이 저조할 뿐만 아니라, 고립주의자들의 영향력이 상당한 점에서 미국의 전의가 거국적으로 결집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진주만 공습 이후 미국은 일치단결했고, 전의가 넘쳐 흘렀다.  

 
최종호 변호사는 “일본은 근거 없이 자신감만 높았고, 미국에 대한 정보는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정신에 과도하게 집착했다”고 말했다.

1945년 9월 2일 일본 대표단이 항복문서에 서명하기위해 미주리호함에서 기다리고 있다.

1945년 9월 2일 일본 대표단이 항복문서에 서명하기위해 미주리호함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는 또 “미국은 영국ㆍ소련ㆍ중국 등 동맹국에 물자를 나눠주며 전략을 조율하며 함께 싸우면서 전쟁을 이끌었다. 반면 일본은 독일ㆍ이탈리아와 막연히 협력해야겠다 하면서도 별다른 협력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일본군의 패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한국군

이 같은 일본의 무능으로 미국에 져 한국이 광복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다.  

태극기와 일본 히노마루. 뉴스1

태극기와 일본 히노마루. 뉴스1

 
그러나, 일본은 패전 후 ‘자기반성’을 철저히 했다. 
 
최종호 변호사는 “일본은 전후 공간전사(公刊戰史)인 『전사총서』를 102권이나 냈고, 전쟁 때 군인ㆍ관료가 쓴 제2차 세계대전사도 수두룩하다”며 “이런 책들을 통해 일본은 왜 이기기 힘든 전쟁에 들어갔는지, 왜 져야만 했는지 등을 묻고 답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25 전쟁 당시 인민군 사진을 공개했다. 노동신문

지난 2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25 전쟁 당시 인민군 사진을 공개했다. 노동신문

 
그러면서 “한국은 6ㆍ25 전쟁에 대한 반성이 아직 부족하다”며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펴낸 『6ㆍ25 전쟁사』는 10권인데, 내용이 피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최종호 변호사는 일본군의 패인에서 한국군이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러·일전쟁 이후 근 1세대(30년)가 지나도록 일본 육군은 근대적 의미의 지상전을 경험하지 못했다. 세계적 흐름과 떨어진 환경에서 군대는 거대한 관료조직으로 변했고, 과도한 정신주의의 강조는 왜곡된 자의식의 과잉을 초래했다. 한국군이 마지막으로 전쟁을 치른 베트남 전쟁도 이미 반세기 전의 일이다. 대간첩전과 같은 비정규전이나 간헐적 교전을 제외하면 전쟁을 직접 체험한 군인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일본군이 패배할 것이 분명한 전쟁으로 달려간 것은 자신의 존재 의의에 대해 근본적인 착오를 범했기 때문이다. 오늘의 한국군은 과연 이와 무관할 것인가?”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24128047?cloc=joongang-home-newslistleft#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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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8월 2021

[새로운 과학뉴스] [김우재의 보통과학자] 얼마나 많은 논문이 잘못됐을까

[새로운 과학뉴스] [김우재의 보통과학자] 얼마나 많은 논문이 잘못됐을까

[김우재의 보통과학자] 얼마나 많은 논문이 잘못됐을까

2021.07.15 14:00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일단 조사는 할 수 있는 만큼 해야 된다고 보고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교수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 아직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부모하고 추억을 쌓는 문제고 내 자식인데 너무 뛰어났다. 이런 식으로 인터뷰하는 교수들이 대부분이고 잘못했다라고 한 사람이 없더라고요. 이건 제 생각에는 처벌 규정이 너무 낮고요. 교수 사회가 가지고 있는 그 어떤 인식이 너무 낮다. 국민들한테 이런 학계가 얼마나 잘못돼 있고 이런 걸 알리기 위해서라도 교육부가 한 20년치 정도 다 조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우재,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중

황우석이 쏘아 올린 학술생태계의 도덕적 해이

학자가 일반 시민보다 청렴하지 않다는건 이제 상식이 됐다. 한국 사회에서 학술논문의 조작이 사회적인 이슈가 된건 2005년 황우석 사태가 시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는 존재하지도 않는 줄기세포로 논문을 쓴 것도 모자라,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했다. 국내의 과학자들도, 해외의 심사위원들도, 황우석 사단 내부의 고발자가 등장하기 전까지 논문조작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논문 조작을 알아낼 확실한 방법은 지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여전히 과학기술 분야에서 논문 조작은 내부 고발이나 누군가의 제보를 통해서만 그 실체를 드러낸다.

얼마나 많은 과학기술 분야의 논문이 조작되었는지 아무도 정확하게 짐작하지 못한다. 하지만 게재된 논문의 철회를 감시하는 사이트인 ‘리트랙션워치’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논문이 게제된 이후 철회되는 비율은 약 0.02% 즉, 1만 편의 논 문 중 약 2 편 정도가 철회되는 정도다. 또한 한 편의 논문이 철회된다고 해서 해당 교신저자가 발표하는 논문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논문이 철회된 교신저자의 다른 철회되지 않은 논문의 인용빈도수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물론 여러번 논문철회를 당한 저자의 경우, 여러가지 학계에서의 제재를 통해 논문출판의 빈도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논문수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향성을 보였다. 즉, 과학기술계의 논문철회는 저자의 논문출판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심각한 정도로 경력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2006년 미국세포생물학 학술지인 ‘세포생물학저널(The Journal of Cell Biology)’은 2002년부터 게재 승인된 논문의 사진을 전수 조사해서 사진 조작의 흔적을 찾고 있다. 그리고 출판이 완료된 논문의 4분의 1에서 하나 이상의 조작의 흔적을 발견했다. 학술지의 연구윤리 지침을 위반하는 사진 편집의 흔적을 가진 논문이 25%나 되었던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논문에 실린 사진은 저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원본 사진에 의해 의혹이 해소됐고  논문의 내용이나 결론을 바꿀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었지만, 전체 게재 승인된 논문 중 약 1%의 논문은 명백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아무리 심사위원들이 열심히 논문을 검수해도 저명한 학술지에 실리는 논문의 약 1%는 명백한 논문 조작임에도 출판된다는 뜻이다.

물론 과학기술 논문을 둘러싼 데이터 조작 문제는 뉴턴과 멘델, 그리고 유명한 밀리컨의 기름방울 실험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나타난 주제다. 그리고 과학교과서와 과학의 진보가 증명하듯이, 과학기술계에서의 논문조작은 과학이라는 학문의 방법론적 체계만 제대로 작동한다면 과학이라는 학문의 진보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물론 그건 논문이 과학기술계에서 발표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논문표절이라는 뜨거운 감자

과학기술 분야의 논문조작은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선 논문 표절로 나타난다. 그리고 한국사회는 언젠가부터 고위관료 청문회나 선거철만 되면 논문표절이라는 뜨거운 감자에서 단 한번도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 표절이 문제가 되는 상당수 논문은 과학기술논문이 아닌 인문사회과학과 예체능계열에서 나타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선후보자 배우자의 학위논문 표절 역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논문이다. 논문표절은 이제 청문회의 단골소재가 된 위장전입처럼 한국의 고위층을 비롯한 학계 전반에 너무나 널리 퍼진 도덕적 해이의 전형적인 사례가 됐다.

논문표절을 찾아내는건 아주 쉬운 일이다. 이제 한국에선 대학생 리포트조차 표절검사기를 돌려야만 제출할 수 있을 정도니, 이번 대선후보의 배우자 논문처럼 논문표절검사가 불가능하던 시절의 논문이 아니라면, 적어도 이제 한국학계에서 논문표절은 불가능한 일이 됐다. 문제는 논문을 둘러싼 도덕적 해이가 다른 문장과 데이터를 베끼는 표절에만 있는게 아니라는 데 있다. 학술생태계에서 논문은 일종의 화폐로 사용된다. 즉, 학계에 종사하는 연구자에게 논문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다. 따라서 모든 연구자는 논문을 출판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하지만 좋은 학술지에 실을 수 있는 논문의 수는 제한되어 있고, 연구자의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몇 년전 한국사회를 발칵 뒤집었던 전 법무부장관의 딸이 쓴 논문은, 논문표절이나 조작은 아니지만 저자자격을 두고 큰 문제가 됐고, 거대야당 대표의 아들이 서울대에서 발표한 포스터 역시 고등학생 수준으로 석사학위생이나 할 수 있는 그런 연구의 대표저자가 될 수 있느냐의 여부가 문제가 됐다. 한 명문대 교수는 본인 실험실 대학원생을 시켜 자기 자식의 논문실험을 대신해주었다가 교수직을 박탈당했고, 서울대를 비롯한 한국 교수들이 본인 자식을 논문저자로 등록했다가 들통난 사건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가 됐다. 만에 하나 한국 교수들이 본인 자식이 아니라 친구나 지인의 자식들을 논문 저자로 등재한 것까지 전수조사 한다면, 한국의 교수사회는 풍지박산이 날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논문은 학자들의 학술발표용 도구가 아니라, 무한경쟁 사회 속에서 계급사다리를 오르기 위해 사용되는 자본주의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지금 대선후보의 배우자 논문을 매일 공격하는 국회의원들 역시 표절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의 정치인 대부분은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지는 정책자료집을 베끼고 또 베끼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이렇게 표절로 작성되는 정책자료집은 철회도 되지 않고, 국회의원직 유지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논문표절처럼 국회의원 정책자료집 또한 디지털화해서 표절검사기를 돌려야 한다. 

학문이 당장 실용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학문이 언젠가 사회에 기여하려면, 연구는 진실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 학술생태계의 논문은 경쟁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버렸고, 논문표절과 데이터조작은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학문이 당장 실용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학문이 언젠가 사회에 기여하려면, 연구는 진실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 학술생태계의 논문은 경쟁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버렸고, 논문표절과 데이터조작은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학술생태계가 논문의 도덕적 해이에서 벗어나는 방법

도덕적으로 가장 신성해야할 대학이 연구부정행위는 물론 교수의 갑질, 청소노동자 학대에 이르기까지 도덕적으로 타락한 장소가 됐다는 건 매우 처참한 일이다. 문제는 이런 대학의 도덕적 해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는 뉴스에 잠시 분노할 뿐, 이런 문제의 궁극적 해법을 찾는데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학문이 바로 사회를 바꾸지는 않지만 한 사회가 육성한 학문의 저력은 수십년에서 수백년에 걸려 그 사회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우리가 대학과 학문을 자정시켜야 하는 이유는, 그 곳에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 공간이 곧 우리 사회의 미래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30대의 나이로 거대야당의 대표가 된 이준석 대표는 시험과 같은 경쟁을 통해 사회에 공정이 자리잡을 수 있다고 믿는 대표적인 능력주의의 신봉자다. 물론 능력주의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학계는 물론 우리의 현실 속에서도 열려 있다. 존 롤스 하버드대 교수는 《공정으로서의 정의》에서 분명히 경쟁을 위한 출발선의 불평등을 지적하고 있지만, 그 출발선이 모두 평등해지길 기다릴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수능이나 학력고사 같은 시험제도야말로 가장 공정한 경쟁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들에게 바로 그 시험의 성적 분포와 학생의 부모가 지닌 경제력 수준과의 밀접한 상관 관계를 보여주는 일은 무의미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제도란 결국 사회 대다수의 구성원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리잡아가기 때문이다.

학술생태계에서 논문을 둘러싼 도덕적 해이가 일어나는 원인은 이미 명확하게 알려져 있다. 최근 네덜란드의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의 설문조사는 무려 53%에 달하는 설문참여자들이 자신의 연구과정에 연구진실성 문제가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즉, 절반 이상의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고 실토했다는 뜻이다. 물론 네덜란드의 연구자들이 연구진실성에 대해 좀 더 높은 윤리적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지만, 아마 연구진실성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설문조사를 해도, 크게 다른 결론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연구자가 자신의 논문을 표절하거나 조작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경력에 대한 ‘압박’ 때문이다. 학계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두려움, 교수에게 밉보일 것이라는 두려움, 연구비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연구소나 직장에서 해고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등이다. 즉, 가장 청렴해야 할 학계가 가장 비도덕적인 개인들의 집합으로 변해버린 이유는 언제부터인가 학자들이 모두 논문이라는 화폐를 두고 무한경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학계에서 경쟁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공정한 경쟁은 학문의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문화다. 하지만 연구자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지금과 같은 열악한 현실 속에서, 논문의 연구진실성 문제는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있다. 이미 학술 출판의 문제를 통해 살펴보았듯이 논문의 사전심사제도를 없애고 논문을 사후심사하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그런 논문출판의 새로운 방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문제는 학계가 문제의 해결책을 알고 있지만, 그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논문의 도덕적 해이를 해결하려면 연구자 개인의 연구윤리를 따지기 전에 학술생태계가 처한 구조적 문제를 철저히 해부하고 송곳 같은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연구재단은 그런 일을 하라고 국민세금으로 만든 공공기관이다. 연구재단이 단발적인 처방이 아니라, 한국의 건강한 학술 생태계를 위해 궁극적인 해결책을 고안할 수 있길 바란다. 

※필자소개 

김우재 어린 시절부터 꿀벌, 개미 등에 관심이 많았다. 생물학과에 진학했지만 간절히 원하던 동물행동학자의 길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포기하고 바이러스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박사후연구원으로 미국에서 초파리의 행동유전학을 연구했다. 초파리 수컷의 교미시간이 환경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신경회로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다. 모두가 무시하는 이 기초연구가 인간의 시간인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다닌다. 과학자가 되는 새로운 방식의 플랫폼, 타운랩을 준비 중이다. 최근 초파리 유전학자가 바라보는 사회에 대한 책 《플라이룸》을 썼다.

[출처]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47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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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7월 2021

[時事][시사] “정부 거짓말에 쫄딱 망했다” 극단선택 예고한 규제 샌드박스 1호 대표

[時事][시사] “정부 거짓말에 쫄딱 망했다”

극단선택 예고한 규제 샌드박스 1호 대표

[최원우의 아무튼 인터뷰]
가난했지만, 마음씨 따뜻했던 장민우 대표
국제발명대회 수상 휩쓸며 규제샌드박스1 호 선정됐지만
”규제 못 풀어준다” 한마디에 150억 날리고 파산 위기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 국시집에서 장민우 뉴코애드윈드 대표와 점심을 먹으면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식사 중에 둘이 소주 3병을 비웠다.
/최원우 기자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 국시집에서 장민우 뉴코애드윈드 대표와 점심을 먹으면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식사 중에 둘이 소주 3병을 비웠다. /최원우 기자

“공무원들 거짓말에 속아 전재산을 날렸습니다. 7월31일 세종 정부청사 앞에서 분신자살할 예정입니다.”

이달 중순 한 스타트업 관계자가 “이런 문자가 찌라시로 돌고 있다”며 보여줬다. 스스로 ‘규제샌드박스 때문에 인생 망친 기업인’이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저 한 사람 죽어서 더 이상 힘없고 약한 기업인들이 보여주기식 규제샌드박스 놀이의 희생양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규제샌드박스는 의미 있는 사업이 규제에 막혀 있다면, 일정 기간 검증을 거쳐 규제를 풀어주고 사업을 지원한다는 정부 정책이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길래 목숨까지 걸겠다는 건가 싶었다. 본인 실명과 연락처까지 공개한 걸 보니 단순한 허세 같지는 않았다. 속는 셈치고 문자 하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봤다.

장민우 뉴코애드윈드 대표가 전화를 받았다. 물어보니 본인이 작성한 문자가 맞다고 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기자 연락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그는 오히려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했다. 광주에 있다던 그는 “마침 서울에 올라갈 일정이 있으니 만나서 자세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통화 내내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마음이 많이 힘든 상태일 것 같았다. “술은 좀 하시느냐. 제가 한잔 사겠다”고 했더니 그는 “그렇게 하시지요”라고 했다. 전화를 끊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가 2019년 정부 규제샌드박스 1호 안건으로 선정됐던 유망한 스타트업 대표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언론 관심을 끌려는 이상한 사람은 아닌 듯했다.

찌라시처럼 돌던 장민우 뉴코애드윈드 대표의 문자 내용.
/장민우 대표 문자 스크린샷
 
찌라시처럼 돌던 장민우 뉴코애드윈드 대표의 문자 내용. /장민우 대표 문자 스크린샷

◇ ‘규제 샌드박스 1호’ 기업 대표에서 빚더미 앉은 신용불량자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 전골국수 식당에서 그를 만나기로 했다. 원래 점심때면 가게가 꽉 차 줄을 서던 곳인데, 코로나 때문에 거의 텅 비어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지만, 조용히 대화를 나누기엔 좋은 분위기였다. 장 대표는 약속시간보다 20분쯤 늦게 도착했다. 10분쯤 기다려도 연락이 없기에 전화를 했더니 “차 안에서 깜빡 졸았다. 미안하다”고 했다. 처음 만난 그는 어딘지 넋이 나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문자 얘기부터 시작했다. 이미 업계에 분신자살을 선언했다는 소문이 났는데도,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장 대표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단톡방에 억울함을 호소하려고 올렸던 게 돌고 도는 것 같다”고 했다. 코스포는 1600여개 스타트업들을 회원사로 둔 단체다. 그는 “문자 내용은 전부 진심이다. 지금 상황으로는 이달 말 정부에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허가서를 반납하고, 문자에 적은 대로 실행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사 홍보영상에 멀끔한 차림을 하고 출연 중인 장민우 대표의 모습.
/뉴코애드윈드
 
자사 홍보영상에 멀끔한 차림을 하고 출연 중인 장민우 대표의 모습. /뉴코애드윈드

장 대표는 한참을 얼마나 억울한지 토로했다. 장 대표는 “바보같이 정부를 믿은 내 잘못이다. 그저 좋은 사업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정부에 놀아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민 생명과 안전에 위험하지만 않으면 적극적으로 규제를 풀어주라고 했었다. 소극 행정하면 문책한다고도 했었다. 말은 참 멋들어졌는데, 말뿐이었다. 결국 규제 때문에 사업도 못하고 망하게 생겼다”고 했다.

그의 사연은 이미 언론에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그는 오토바이 등 이륜차 배달통에 LCD디스플레이와 초고속 무선통신망을 장착, 실시간으로 디지털 광고 영상을 송출해주는 광고판을 개발해 2017년 5월 회사를 설립했다.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국제발명전에서 잇따라 수상했고, 유명 IT매체에서 아시아 100대 혁신 유망기업에도 선정됐다. 하지만 국내에선 교통수단에 조명을 사용하는 광고물을 부착하지 못하게 하는 옥외광고법 등 규제에 막혀 사업을 할 수 없었다.

다행히 장 대표는 정부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아 2019년 5월 규제샌드박스 1호 안건으로 선정됐다. 보통 규제샌드박스는 실증기간 2년을 요구하지만, 장 대표는 특별히 6개월 검증만 거쳐서 규제를 완화해주겠다는 약속까지 받았다. 하지만 2년이 넘게 지날 동안 규제의 문턱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 5월 장 대표는 “규제를 풀어줄 수 없다”는 관계부처의 최종 통보를 받았다. 그의 사업은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다.

장민우 대표가 개발한 오토바이 배달통 디지털 광고판 '디디박스'
/뉴코애드윈드
 
장민우 대표가 개발한 오토바이 배달통 디지털 광고판 ‘디디박스’ /뉴코애드윈드

◇ “가난하게 살았기에 어렵고 힘든 사람들 돕고 싶었다”

인터뷰를 하다 보니 순식간에 소주 3병을 비웠다. 살짝 알딸딸했지만, 얘기가 길어지면서 골뱅이집으로 2차를 갔다. 장 대표는 상당한 주당이었다. 둘이서 소주 6병을 더 마셨다. 그쯤부터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인생 이야기들이 나왔다.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장 대표는 “어린 시절 찢어지게 가난했다”고 했다. 대학 다닐 때부터 택시기사로 돈을 벌며 학업을 병행했다. 다행히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IMF가 터지면서 허무하게 구조조정 당했다. 장 대표는 “열심히 일했고, 일 잘한다는 칭찬도 들었지만 잘리는 건 한순간이었다”며 “회사원 생활에 환멸을 느껴 굶어 죽더라도 내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그때부터 6개월 정도 사실상 노숙생활을 했다. 정처 없이 떠돌다 농사를 도와주고 밥을 얻어먹거나, 교회나 절에서 하룻밤 신세를 졌다. 그마저 여의치 않을 때는 그냥 산이나 들 한복판에서 잠을 청했다. 장 대표는 “그렇게 세상 떠돌다 보니까 냉정하게 대하는 사람도 있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도 있더라. 먹을거리를 챙겨주거나 여비를 쥐어주면서 힘내라고 위로해 주던 사람들은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언젠가 남들을 따뜻하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장민우 대표와 2차로 광화문 인근 술집에 가서 골뱅이 안주에 소주를 먹었다. 이번에는 6병을 비웠다.
/최원우 기자
 
장민우 대표와 2차로 광화문 인근 술집에 가서 골뱅이 안주에 소주를 먹었다. 이번에는 6병을 비웠다. /최원우 기자

6개월 방황을 마치고 장 대표는 이런저런 사업에 도전했다.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시작한 사업이 퀵서비스 배달대행이었다. 치열하게 노력한 끝에 광주 동종업계에선 규모가 제일 큰 회사로 일궈냈다. 장 대표는 당시 퀵서비스 오토바이들을 보면서 지금 사업을 구상했다고 했다. 오토바이 배달통에 든 음식이 바뀔 때마다 해당 음식점 광고 영상으로 바뀌면 어떨까. 실종자나 미아 찾는 공익 광고를 내보낼 순 없을까. 장 대표는 “배달통에 배민, 쿠팡이츠만 광고하란 법 있느냐”고 했다.

그는 사업이 잘될 때도 노숙 시절 초심을 생각한다고 했다. 인상적이었던 얘기는, 그가 직원을 채용하는 방식이다. 보통 스펙 좋고, 일 잘할 것 같은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정상이다. 장 대표는 반대로 침울해 보이거나 아픈 과거가 있어 보이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보통 그런 사람들이 왕따를 당했거나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 우리가 안 뽑아 주면 갈 데가 없을까 봐, 혹시나 우리가 마지막 희망일까 봐 채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효율적이지 못한 인사 방식일 수도 있지만, 왠지 인간미가 느껴졌다. 그의 회사 홈페이지에는 “가장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기업이 되겠다”고 적혀 있다.

장민우 대표가 운영하는 뉴코애드윈드 홈페이지 회사소개란 적힌 내용이다.
/뉴코애드윈드 홈페이지 캡쳐
 
장민우 대표가 운영하는 뉴코애드윈드 홈페이지 회사소개란 적힌 내용이다. /뉴코애드윈드 홈페이지 캡쳐

◇ “규제 조금만 완화해줘도 좋은 사업 될 텐데…”

장 대표는 규제샌드박스 문제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하게 된 우여곡절을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광주 지역에서만 오토바이 최대 100대까지만 운영해 보라는 정부 조건으로는 도저히 사업을 운영할 수 없었다”고 했다. 광고판을 대량 생산하려면 설비 투자가 들어가야 하는데, 고작 100대만 생산해서는 도무지 수지가 맞지 않았다. 장 대표는 17대를 직접 제작해 운영했지만, 광고 효과가 미미해 광고주를 구하기 어려웠다.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은 여럿 있었지만, 규제 리스크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선뜻 투자에 나서지 않았다.

장 대표는 “그래도 6개월만 버티면 규제를 풀어줄 거라던 공무원들 약속을 믿었다”고 했다. 그는 규제를 피해 베트남에서 사업하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담당 공무원들이 때로는 회유하고, 때로는 협박하면서 그를 붙잡았다고 했다. 결국 별다른 매출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강행했다. 제품 개발비만 30억원가량 들었고, 생산설비를 갖추는데도 50억원 정도가 들어갔다. 해외 투자자를 찾으려 해외 전시도 20회 넘게 참여했다. 한번 참여할 때마다 2000만~3000만원씩 들었지만, 코로나 문제로 투자가 번번이 불발됐다. 그 사이 6개월이 아니라 2년이 넘게 흘렀지만, 규제는 풀리지 않고 적자만 불어났다.

장 대표는 “사업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적용 대수 제한을 풀어주면 충분히 좋은 사업이 될 수 있는데,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그냥 안 된다고만 하니 답답해 미칠 노릇”이라며 “저는 힘이 없어서 규제에 막혔지만, 힘 있는 대기업이 제가 하려던 사업을 그대로 가져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만취한 그는 “규제샌드박스는 신사업 살리는 모래밭이 아니라 중소기업 잡아먹는 개미지옥”이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인터뷰를 마친 이후 관계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담당과에 사정을 확인해 봤다. “6개월 뒤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건 맞지만, 규제를 풀만큼 문제가 없다는 걸 자세하게 입증하셔야 하는데, 충분한 소명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100대를 허용해 줬는데 17대만 운영한 것도 실적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여러가지로 입장 차이가 있었지만, 사정이 어려우신 만큼 해결책이 있는지 논의해 보고 있다”고 했다. 장 대표가 보여준 정부 검토서에 규제를 풀어 줄 수 없다고 밝힌 이유가 명시돼 있다. 핵심 이유는 “사업성이나 투자 유치를 이유로 규제를 완화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검증 기간에 아무런 사고가 나지 않았고, 이미 해외에 비슷한 서비스가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했다. 장 대표 문제로 대응에 나선 코스포 관계자는 “규제가 풀린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장 대표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은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샌드박스 참여 기업들이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길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지금 상태로는 이런 문제가 앞으로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정부는 기존 규제의 타당성이나 사업의 성장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고 원론적인 입장만 늘어놓는다”며 “공무원들이 샌드박스 참여 업체를 무슨 투자 유치로 돈이나 좀 만져보려는 작자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국토교통부에서 장민우 대표 사업의 규제를 완화할 수 없다는 취지로 보낸 공문.
/장민우 대표 제공
 
국토교통부에서 장민우 대표 사업의 규제를 완화할 수 없다는 취지로 보낸 공문. /장민우 대표 제공

◇ “정부 믿는 순진한 기업인들 위한 경고문 되겠다”

지금 장 대표의 회사는 파산 직전이고, 자신도 신용불량자 처지가 됐다. 그는 “150억원을 날려 먹었다. 개인 빚도 60억 정도 되는데 매달 이자로만 2000만원씩 나간다”고 했다. 그는 “오죽했으면 장모님 카드로 카드대출 받아서 직원들 월급을 줬다”고 했다. 장 대표에게도 가족이 있다. 그가 37살 노총각으로 빈민가 쪽방촌에 살던 때, 처지를 알고도 주저않고 미래를 약속해준 사람과 결혼했다. 그는 “가난을 대물림할 바에는 아예 결혼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과분하게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족에게 짐이 된 것처럼 느껴져 집에 잘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의도치 않게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고 있다는 걸 아내도 알게 됐다. 그날은 둘이서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그러니까 안 좋은 생각은 하시면 안 된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그는 끝까지 생각을 바꾸겠다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장 대표는 “제가 생각하는 행복은 단순하다. 각자 하는 일을 열심히 해서, 다 같이 살기 좋은 사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차피 내가 분신을 하더라도 정부가 하나도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안다. ‘타다’ 사태 때도 택시 기사들이 분신한다고 뭐 달라지지 않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그래도 현실 감각을 완전히 잃지는 않은 것처럼 보였다. 장 대표는 “그럼에도 이런 결심을 하고, 인터뷰에도 응한 건 다른 기업인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저처럼 순진하게 정부 말 믿었다가 인생 망치는 사람이 더는 없어야 하는 것 아니냐. 절벽 앞에 ‘추락주의’ 경고문을 붙여놨듯 제가 그 경고문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신사업하겠다는 사람들한테 하고 싶은 얘기는 딱 3가지입니다. 공무원 만날 때는 무조건 녹음해두세요. 몇 년 돈 못 벌어도 버틸 자본 없으면 시작할 생각도 하지 마세요. 사무관 정도는 컨트롤할 인맥 없으면 시작할 생각도 하지 마세요.”

어쨌든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31일 세종 정부청사로 가겠다고 했다. 그의 인생 얘기는 어떤지 몰라도, 규제 샌드박스와 관련한 주장은 대부분 맞는 내용이었다. 그에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느낌도 받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공공연히 분신자살을 말하는 그의 마음은 지금 어떤 상태일까. 혹시나 비극적인 일이 진짜로 일어나진 않을까 걱정이 가시질 않았다. 다행히 극단적 선택을 피한다 하더라도, 그에게는 여전히 빚더미와 상처가 남는다. 그런 그에게 “그럼에도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쉽게 꺼낼 수 없었다.

[출처] https://www.chosun.com/national/2021/07/28/S2AGTIV7IBEXXEKS4Q3F3Y7O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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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7월 2021

[생물][동물간에서 인간과 같은 전쟁이] 침팬지떼, 고릴라떼 공격해 잡아먹었다…패싸움 최초 목격 [영상]

[생물][동물간에서 인간과 같은 전쟁이] 침팬지떼, 고릴라떼 공격해 잡아먹었다…패싸움 최초 목격 [영상]

침팬지떼, 고릴라떼 공격해 잡아먹었다…패싸움 최초 목격 [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1.07.25 13:07   수정 2021.07.25 15:55

야생 침팬지들이 고릴라들을 공격하는 모습. 유튜브 화면 캡처

야생 침팬지들이 고릴라들을 공격하는 모습. 유튜브 화면 캡처

수십 마리의 야생 침팬지들이 고릴라들을 공격해 죽이는 모습이 독일 연구팀에 의해 처음으로 관찰됐다고 CNN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오스나브뤼크대학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연구진들은 침팬지와 고릴라가 평화롭게 지내왔다는 이전 관찰 결과를 뒤집는 충돌 장면을 목격했다고 지난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가봉에 있는 로앙고 국립공원에서 침팬지 45마리를 대상으로 상호작용, 도구 사용, 의사소통 등을 관찰해오던 중, 2019년 2월 침팬지들이 무리를 지어 고릴라를 공격하는 모습을 처음 목격했다. 연구팀은 처음 침팬지들이 고릴라 주변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잔인한 공격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연구 보고서를 작성한 라라 서든은 “처음에는 침팬지들의 비명만 들렸고 서로 다른 두 침팬지 집단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곧이어 고릴라들의 특징인 가슴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침팬지들이 무리지어 5마리의 고릴라들과 싸우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충돌은 침팬지 27마리와 고릴라 5마리였다. 약 52분간 충돌했다. 새끼 고릴라 1마리가 죽고 침팬지 3마리가 다쳤다. 같은 해 12월 침팬지 27마리와 고릴라 7마리가 79분간 두 번째 맞붙었다. 이 싸움으로 새끼 고릴라 1마리가 죽었고 성인 암컷 침팬지가 죽은 고릴라를 먹기도 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토비아스 데쉬너 연구원은 “이는 침팬지의 존재가 고릴라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이다. 침팬지가 고릴라를 공격하는 놀라운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침팬지와 고릴라는 지금까지 야생에서 평화적으로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오스나브루크 대학의 인지생물학자 시몬 피카는 지금까지 알려진 침팬지와 고릴라들의 행동 양식에 비춰볼 때 이번 공격은 특히 놀랍다고 말했다.

로앙고 국립공원의 침팬지 수컷들. 사진 로앙고 침팬지 프로젝트

로앙고 국립공원의 침팬지 수컷들. 사진 로앙고 침팬지 프로젝트

연구팀은 한정된 먹이를 나눠 먹어야 하는 것이 침팬지들이 고릴라들을 공격하게 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데쉬너는 “식량 자원 공유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침팬지들과 고릴라들 간에 적대감이 형성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앙고 국립공원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의 가봉 해안에 펼쳐져 있는 보호구역으로 코끼리, 물소 그리고 많은 다른 종들의 서식지이다. 이 지역은 심각한 멸종위기종인 서부 로랜드 고릴라의 서식지이다. 침팬지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24113191?cloc=joongang-home-newslistleft#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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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7월 2021

[時事][시사] 누가 ‘모럴 헤저드’를 ‘도덕적 해이’라고 번역했는가?

[時事][시사] 누가 ‘모럴 헤저드’를 ‘도덕적 해이’라고 번역했는가?

누가 ‘모럴 헤저드’를 ‘도덕적 해이’라고 번역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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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9.28 11:31

[김덕수의 파워칼럼]모럴 헤저드

경제학자나 사회학자들이 즐겨 쓰는 용어 가운데 ‘모럴 헤저드(moral hazard)’라는 것이 있다. 모럴 헤저드란,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의 정보부족으로 정확하게 파악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하여 상대방의 입장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국민들의 민생안정과 복리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국회의원이 자신에 대한 국민의 정보부족을 악용하여 공익(公益)보다는 사익(私益)을 최우선적으로 추구하는 비도덕적인 행위가 모럴 헤저드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한국에서 모럴 헤저드가 ‘도덕적 해이(道德的 解弛)’로 잘못 번역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요 일간지의 논객(論客)들로부터,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교사, 대학교수, 일반인,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국민들이 ‘모럴 헤저드’ 대신에 ‘도덕적 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모럴 헤저드를 도덕적 해이로 번역하여 유포시킨 사람은 S대학교 경제학과의 L교수라고 생각한다. 1989년에 발간된 그분의 ≪미시경제학≫ 책에서 도덕적 해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했고, 1990년도에 그와 연관된 문제가 행정고등고시에 출제되면서 고시준비생을 비롯한 세인(世人)들에게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L교수는 아마도 ≪노자≫를 한번도 안 읽어본 것 같다.

모럴 헤저드는 도덕적 위험

필자는 모럴 헤저드가 도덕적 해이로 번역하어 사용되는 현실에 대해 오래전부터 이의를 제기해 온 사람이다. 영어회화에는 젬병이지만, 영어독해와 영문법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일가견을 갖고 있는 ≪정통종합영어≫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모럴 헤저드 = 도덕적 해이’라는 등식을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모럴 헤저드의 정확한 번역은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도덕적 위험’이다. 왜 미국인들은 모럴(moral)을 해이(relaxation)해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위험(hazard)한 것으로 간주했을까? 만약 그들도 우리처럼 도덕을 해이(또는 느슨)하거나 타이트하게 쪼일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겼다면, 그들은 모럴에다 위험(hazard)이라는 단어를 덧붙이지 않고 ‘moral relaxation(도덕적 해이)’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정보경제학의 주인(principal)과 대리인(agent) 모형에서, 주인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는 대리인의 비도덕적인 행위를 설명하는 도구로서 ‘moral relaxation’이 아닌 ‘moral hazard’를 선택했다. 그것은 미국인들이 ‘도덕’을 해이해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위험한 대상으로 간주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노자(일명, 도덕경)≫의 저자인 노담(老聃)은 자신의 책에서 만물의 근원에 존재하는 보편적 원리를 ‘도(道)’라고 정의했다. 여기서 보편적 원리란, ‘자식은 부모님께 정성을 다해 효도해야 한다.’와 같이 인간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도리쯤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노담 얘기의 정수(精髓)는 도(道)보다는 오히려 ‘덕(德)’에 관한 기막힌 해석에 있다. 그는 “도를 체득함으로써 도가 지니는 뛰어난 작용, 가령 겸손, 유연, 양심, 질박, 무심, 무욕 등을 몸에 익히고 그것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곧 덕이다.”라고 설명했다.

도덕에 관한 그의 설명은, 우리들로 하여금 ‘도덕이라는 잣대야말로 매우 위험한 논리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한다. 그것은 소시민들이 노담이 말한 도덕의 숭고한 가치를 일상에서 실천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헌법 앞에서 국가와 국민을 향한 도덕적 책임을 맹세했던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과 고객의 예금원금과 이자보장의 도덕적 책임을 맹세했던 은행원들이 IMF 금융위기 때 보여준 모럴 헤저드가 그것을 대변해 주고 있지 않은가! 도덕에 관한 한, 필자도 자신이 없다. 인간 자체가 언제 어디서든지 도덕적인 실수를 저지를 개연성이 매우 큰 존재이기 때문이다. 리더라고 해서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도덕 강조하는 사회는 일류사회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발전을 위해 도덕을 유난히 강조하는 사회는 결코 일류사회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순자의 성악설에 기초한 시스템적 사고(思考)로, 인간의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모럴 헤저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치밀하게 설계해 나가는 사회가 일류사회라고 생각한다.

경제학이 제시하는 모럴 헤저드의 해결방안 역시, 도덕적인 측면에서의 재무장이 아니라 인간들이 본질적으로 비도덕적인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의 확립이다. 또 시스템이라고 해서, 그것이 엄청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객들이 은행에서 볼일을 보려면 객장 안의 여직원 앞에서 일렬로 줄을 선 채,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또한 은행에는 TV-드라마 ≪허준≫에 등장했던 탤런트 임현식씨처럼 “줄을 서시오!”라고 외치면서 비도덕적인 새치기를 감시하는 청원경찰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은행에 가보면, 도덕적인 줄서기를 강요하는 청원경찰도 없고 여직원들 앞에서 줄지어 서 있는 사람들의 행렬도 찾아볼 수 없다. 단지 모든 고객들이 소파에 앉아서 전광판의 숫자를 주시하거나 친구끼리 담소를 나누거나 잡지를 보면서 편안하게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데도 은행 객장의 질서만큼은 조용한 가운데 확실하게 유지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것은 은행 객장에 ‘순번 번호표 제도’라는 일종의 질서유지시스템이 도입되어 작동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스템이 지닌 장점이 매우 큰데도 불구하고, 사이비 리더들은 시스템 문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직 도덕적 잣대에 기초한 조직개혁을 부르짖기 때문에 조직구성원들은 항상 개혁 피로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데다 개혁의 성과마저 지지부진한 것이다.

일례로, 구청직원의 세금착복사건이 발생하면 구청장은 TV기자나 신문기자들을 불러놓고 전 직원이 모여 “다시는 세금비리를 저지르지 않겠습니다!”라는 대(對)국민 홍보용 양심선언대회부터 개최한다. 그런데 구청직원이 세금을 착복할 수 있는 것은, 세금고지서의 발부로부터 납부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무언가 허술한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납세 시스템 상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 그런데도 시스템은 고치지 않은 채, 구청직원들의 도덕심 함양만 부르짖으니까 세금착복사건이 근절되지 않고 되풀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는 이 모든 원인이 한국인들의 뇌리 속에 뿌리박혀 있는 ‘모럴 헤저드 = 도덕적 해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도덕은 근본적으로 위험한 것이다.’는 사고(思考)에 입각해서 각종 사회적 문제를 시스템으로 풀려는 진지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시스템에는 학연, 지연, 혈연, 종교연 같은 것이 약발을 받을 수도 없고, ‘끼리끼리의 횡포’도 존재하지 않는다.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히딩크 감독 또한 선수들의 도덕을 강조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되겠금 하는데 탁월했던 시스템 감독이었다. 필자가 모럴 헤저드를 도덕적 위험으로 번역해야만 한다고 역설하는 이유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끝으로 노담이 지적한 ‘도덕’의 동양적 가치와 그 한계점에 해박해야 할 우리들이 그것에 대해 눈감고 있을 때, 팍스-아메리카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인들이 ≪노자≫의 모럴(moral)에 내재된 문제점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그 대안으로 시스템을 창안해서 운용하는 것이 그저 놀랍고 두려울 뿐이다.

혹시 우리나라에는 앨빈 토플러나 래스터 서로우, 톰 피터스와 같은 뛰어난 미래학자들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시스템에 문외한인 사이비 리더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국의 미래와 우리 아이들의 장래가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김덕수 : 충북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석사, 박사과정 졸업(경제학박사), KAIST 경제분석연구실 선임연구원, 일본 과학기술정책연구소 객원연구원, 공주대학교 기획연구부처장, KBS 라디오 ‘상쾌한 아침’ 프로에서 ‘알기쉬운 생활경제 강의’, 현재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사회교육과 교수, 자유민주연합 혁신위원장, 저서: 김덕수 교수의 통쾌한 경제학(한국경제신문), 김덕수 교수의 경제 EQ 높이기(한국경제신문), 맨주먹의 CEO 이순신에게 배워라!(밀리언 하우스) 외 다수 있음

[출처] https://www.dtnews24.com/news/articleView.html?idxno=23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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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6월 2021

[세상을 보는 지혜, 사자성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뜻과 유래

[세상을 보는 지혜, 사자성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뜻과 유래

사자성어/결자해지/結者解之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뜻

結(결) : 맺을 결, 상투 계
者(자) : 놈 자
解(해) : 풀 해
之(지) : 갈 지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解決)해야 한다는 말
출전 : 순오지(旬五志)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유래

조선 인조 때의 홍만종이 지은 문학평론집  “순오지(旬五志)”에 나오는 것으로

結者解之 其始者 當任其終
(결자해지 기시자 당임기종)

“맺은 자가 그것을 풀고, 일을 시작한 자가 마땅히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는 뜻입니다.

스티커 이미지

굳이 말하자면 그 책에서 퍼진 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불교에서 말하는 인과응보(因果應報)와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즉 “자신이 저지른 일을 자신이 해결하지 않으면, 그 업보가 다음 생으로 이어진다”와 비슷하다.

좋은 일에는 좋은 결과가, 나쁜 일에는 나쁜 결과가 따름.

[출처] https://m.blog.naver.com/dswee5205/221375144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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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6월 2021

133. 2021-05-15 [133] 스승의 참사랑

133. 2021-05-15 [133] 스승의 참사랑

 

The ture teacher defends

his pupils against

his own personal influence.

 

참된 스승은

제자들이 자신의 개인적 영향을

받지 않도록 방어한다.

 

 – 아모스 브론슨 올컷 Amos Bronson Alcot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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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6월 2021

빌 게이츠가 택한 ‘나트륨 원전’, 핵폐기물 95% 줄고 연료비 획기적 절감

빌 게이츠가 택한 ‘나트륨 원전’, 핵폐기물 95% 줄고 연료비 획기적 절감

워런 버핏과 냉각재로 나트륨 이용하는 소형 원자로 건설
韓, 소형 원자로 개발 빨랐으나 탈원전으로 늦어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미국에 소형 모듈 원자로(SMR)를 건설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에너지 업계에서도 관련 기술에 관심이 쏠린다. 빌 게이츠가 도입하려는 소형 원자로는 액체 나트륨(소듐)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소듐냉각고속로(Sodium-cooled Fast Reactor·SFR)다.

모든 원자는 안정해지려는 경향이 있는데,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처럼 핵이 무거운 원자는 안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자연상태에서 계속 분열한다. 원자핵이 분열할 때 2~3개의 중성자와 많은 에너지가 나온다. 이 중성자가 또 다른 원자핵과 부딪쳐 다른 중성자와 에너지를 쏟아내며 거대한 에너지를 생성하는데 이것이 원자력이다. 이 원자력으로 물을 끓여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것이 원자력 발전이다.

빌 게이츠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장
 
빌 게이츠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장

현재 널리 사용하는 경수로 원자력 발전소는 물을 냉각재로 이용한다. 중성자는 냉각재인 물을 지날 때 속도가 줄어든다. 이런 저속 중성자는 우라늄 235만 핵분열시킬 수 있다. 자연상태에서 우라늄을 캐내면 그 안에 우라늄 238, 우라늄 235, 우라늄 234 등 여러 동위원소가 섞여 있다. 238이 99.3%에 달하고 235는 0.7%에 불과하다. 이 비율을 높이기 위해 농축 과정을 거친다.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면 중성자의 속도가 줄어들지 않는다. 이런 고속 중성자는 우라늄235를 소량만 사용하고 우라늄 238과 플루토늄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우라늄 238과 플루토늄은 원전의 폐연료에서도 나온다. 이를 SFR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폐연료를 다시 사용하니 방사성 폐기물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SFR은 기존 원전에 비해 사용후핵연료가 최대 95%까지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재사용하는 것은 획기적인 기술의 진보로 꼽힌다. 사용후핵연료를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없다. 우리나라는 지하 500미터 아래 임시 저장고에 사용후핵연료 1만5000톤 이상을 보관하고 있는데, 조만간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있다.

북한은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핵무기를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SFR은 폐연료에서 나온 플루토늄을 다시 연료로 사용하니 핵무기 제조 우려에서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라파워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나트륨 소형원전 조감도. / 테라파워 홈페이지
 
테라파워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나트륨 소형원전 조감도. / 테라파워 홈페이지

◇ 빌 게이츠 “SMR은 신재생에너지와 상호 보완”

빌 게이츠는 SMR 개발을 위해 2006년 원자력 발전회사 테라파워(TerraPower)를 설립했다. 빌 게이츠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저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원전에 주목했다. 이후 테라파워를 통해 보다 안전한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주력해왔다.

빌 게이츠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소유한 전력 회사 ‘퍼시피코프’와 함께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의 폐쇄 석탄 공장 부지에 나트륨을 이용한 원자력발전소 ‘나트리움’을 건설할 계획이다. 빌 게이츠는 지난 2일(현지시간) 마크 고든 미국 와이오밍주 주지사가 주재한 화상회의에서 “기후변화를 대비하는 에너지 산업에서 나트륨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풍력·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해 탈원전을 추진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과 달리 빌 게이츠는 SMR이 신재생에너지와 상호 보완 성격을 갖는다고 보고 있다. 테라파워는 SMR을 날씨, 계절 등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용도로 설계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력 수요가 적을 때 원자로에서 생성된 열을 저장해놨다가 풍력·태양광 기반 전력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2월 전 세계에서 동시 출간된 책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지구온난화를 멈추고 기후변화가 불러올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온실가스 배출을 멈춰야 한다. 원자력이 자동차나 화석연료보다 훨씬 적은 수의 사람을 죽인다”고 주장했다.

SMR은 기존 원전에 비해 소형이라 건설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발전용량은 345㎿(메가와트)로 기존 원전(1000~1400㎿)의 30~40% 수준이다. 그만큼 건설비용이 저렴하다. 일반 원전의 건설 비용이 약 4조원인데 비해 테라파워의 SMR은 10억달러(1조2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원전에 비해 연료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운영 비용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나트륨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테라파워는 최근 이 문제점을 해결할 기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형원자로 SMART 모형.
 
소형원자로 SMART 모형.

◇ 일찌감치 SMR 개발에 뛰어든 한국… 文정부 탈원전 정책에 지연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등에서 70여종의 SMR을 개발 중이다. 아직 표준 모델이 없어 각 국가들과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SMR 개발이 여러 방식으로 추진돼왔다. 우리나라는 과거 테라파워와 협업해 SMR 개발을 추진했었다. 2012년 한국원자력학회장이었던 장순흥 현 한동대 총장과 국내 원자력계 대표단은 미국 테라파워를 방문해 SMR 개발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빌 게이츠는 테라파워 회장 자격으로 2013년 4월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접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측이 개발 방식을 놓고 이견이 생기면서 2013년 말 협력이 무산됐다.

테라파워와의 협업 무산 이전에도 우리나라는 미국 기관들과 함께 SMR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폐연료 재활용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과 연계해 SMR 개발을 20년 동안 추진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SMR 사용에 필수적인 기술로 원전 폐연료에서 아직 핵분열이 가능한 물질을 분리하는 기술이다. 여기서 SMR에 사용할 수 있는 우라늄 238과 플루토늄을 추출한다. 원자력연구원은 미국 국립아르곤연구소, 아이다호국립연구소,­ 로스알라모스연구소와 함께 기술 확보, 실증 등을 위해 지금까지 8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12월 이 사업의 재검토위원회가 출범, 4개월만인 2018년 4월 전면 재검토가 결정됐다. 안전성 규명과 사업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한미 공동 연구 활동만 남겨두고 시설 구축, 실증 사업은 모두 중단됐다. 사업 규모는 예산 기준으로 60% 감소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제9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혁신형 SMR 개발을 공식화하면서 연내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연구가 지연되면서 한국형 SMR은 2028년쯤에나 상용화될 예정이다.

원자력연구원이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자체 개발한 중소형 일체형 원자로 ‘스마트’(SMART)는 2012년 소형 원자로로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받았다. 대형 원전의 약 10분의 1로 소형화하고 안전성을 높였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관련 사업이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임채영 원자력연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은 “세계 노후 상용 원전 대다수(48기)가 500㎿급 이하인 만큼 SMR은 노후 원전 대체 시장에서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저렴한 건설비로 투자 리스크도 적어 원전 분야의 세계적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s://biz.chosun.com/industry/company/2021/06/05/ERWCTKELTBGI3IZADCXLK45MFM/?utm_source=chosun.com&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chosun-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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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5월 2021

[IT 산업] 네이버 개발자 죽음의 증언…IT업계선 “바닥 좁고 학연 세다”

네이버 개발자 죽음의 증언…IT업계선 “바닥 좁고 학연 세다”

[중앙일보] 입력 2021.05.31 05:00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뉴스1]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뉴스1]

 
네이버 본사 직원이 업무상 괴로움을 호소하는 메모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네이버가 회사 차원 조사에 들어간다.

 
30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조만간 직원 A씨 사망 사건 관련 조사를 사외 이사로 구성된 ‘리스크 관리위원회’에 맡겨 진행할 계획이다. 네이버 이사회 산하로 ‘리스크 원인 진단 및 사후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위원회다. 사외 이사인 정의종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위원회는 외부 노무법인 등 전문기관에 이 사안에 대한 심층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앞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8일 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이메일에서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이와 별개로 사외 이사진에게 의뢰해 외부 기관 등을 통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직원이었던 A씨는 지난 25일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이나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직장 동료를 대상으로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이다. 사건 내용이 알려진 직후 직장인 익명 게시판 등에는 A씨가 상사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퍼졌다. 지난 29일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직위 이용 괴롭힘에 의한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되는 사건에 대한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A씨 지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국내 대표 IT기업에서 직위에 의한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제도적 장치 마련을 부탁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루 만에 4000여 명이 동의 의사를 밝혔다.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도 자체 조사를 진행 할 계획이다. 노조는 30일 조합원들에게 “회사는 적극적으로 (A씨 관련) 데이터 보전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입장문을 이메일로 보냈다. 직원 퇴사 규정에 따라 네이버 내부망(커넥트)에서 A씨 계정이 삭제됐는데 앞으로 근무기록 같은 관련 데이터를 잘 보존해달라는 취지다. 노조 관계자는 “근무기록, 업무지시 등에 대한 사내망 데이터가 향후 진행될 조사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며 “노조 차원에서도 별도 조사 후 회사에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직장 내 성희롱, 괴롭힘 특화 고충처리 익명 채널 ‘With U’ 절차도. [사진 2020 네이버 ESG보고서]

네이버의 직장 내 성희롱, 괴롭힘 특화 고충처리 익명 채널 ‘With U’ 절차도. [사진 2020 네이버 ESG보고서]

 
업계 안팎에서는 수평적 소통구조, 건강한 조직문화를 중시하던 네이버에서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실제 네이버는 사내 복수의 고충처리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에 대해 제보할 수 있는 익명 채널 ‘With U’와 사내 통합 채널 ‘kNock’이 대표적이다. 네이버 ‘ESG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With U(6건), kNock(2건)을 통해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고충은 모두 내부 규정에 따라 처리 완료됐다. 지난해 열린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에도 전 직원이 참여해 100% 수료했다. 국내 스타트업계 한 관계자는 “수평적 조직문화가 잘 운영되려면 제도도 중요하지만 윗선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결국 제도도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IT기업 내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개발자 사회의 경우 특정 학교 출신의 입김이 강한데 이들의 ‘끼리끼리’ 문화가 조직 내 억압 구조를 강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IT 기업 임원은 “개발자 사회가 생각보다 좁고 관리자급은 학연이나 전 직장 근무이력 등으로 연결된 경우가 많다”며 “상사의 평가가 부정적일 경우 다른 회사로 옮기기 쉽지 않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 자유롭게 소통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직장내 괴롭힘 진정사건 접수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직장내 괴롭힘 진정사건 접수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는 네이버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문화 전반의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후 접수 사건은 증가 추세다. 2019년 월평균 355건(총 2130건)에서 지난해 월평균 485건(총 5823건)으로 늘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24070206?cloc=joongang-home-newslistleft#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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