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 25년 전 닷컴버블 때도 똑같았다: Nature가 경고하는 AI 논문과 살아남는 1% 연구자
(00:00~01:29) 연구자의 고민은 ‘AI를 써도 되나?’가 아니다
AI를 어디까지 사용할지가 아니라, 앞으로 연구자의 경쟁력이 어디에서 결정될 것인가가 핵심 질문이다.
현재 학계는 연구 평가 기준과 연구자의 역할 자체가 AI로 인해 재편되는 과도기에 있다.
(01:29~05:16) 닷컴버블 시기의 인터넷 혁명과 AI 혁명의 공통점
1990년대 후반에도 전자저널은 편리했지만 쉽게 신뢰받지 못했다.
처음에는 “사용 여부”가 논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가 중요한 기준으로 바뀌었다.
AI 역시 같은 과정을 거치며 사용보다 검증 책임이 중요해지고 있다.
(05:16~06:41) Nature와 NeurIPS가 요구하는 AI 활용 원칙
AI는 연구를 보조할 수 있지만 연구의 판단과 책임은 연구자에게 있다.
AI가 생성한 결과는 반드시 사람이 검증하고, AI 사용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앞으로 연구자는 AI를 얼마나 썼는지가 아니라 AI 결과를 얼마나 검증했는가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06:41~09:35) AI 활용 능력은 곧 기본기가 된다
인터넷 사용법이 특별한 기술이 아니게 된 것처럼 AI 활용법도 빠르게 평준화된다.
프롬프트 기술이나 AI 사용법 자체는 경쟁력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희소해지는 능력은 AI 결과를 의심하고 검증하는 사고력이다.
(09:35~12:45) 연구 주제 자체가 AI 중심으로 이동한다
인터넷 등장 후 문헌정보학에서는 ‘웹 계량학(Webometrics)’이 몇 년 만에 핵심 연구 분야가 되었다.
AI 시대에도 기존 연구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AI 때문에 새롭게 가능해진 연구 질문
AI를 활용해야만 검증 가능한 문제
를 찾는 연구자가 경쟁력을 갖는다.
(12:45~14:56) 논문 양보다 질문의 질이 중요해진다
AI는 논문 작성 자체를 매우 쉽게 만든다.
따라서 단순히 논문 편수가 많다는 사실의 가치가 점점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는 새로운 연구 질문을 발견하는 능력이 가장 희귀한 역량이 된다.
(14:56~16:21) 새로운 디지털 격차는 AI 인프라에서 발생한다
인터넷 시대에는 회선 속도가 경쟁력이었다.
AI 시대에는 GPU, AI 장비, 데이터, 연구 환경이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
격차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만 바뀌어 다시 나타난다.
(16:21~17:49) 연구실 선택 기준도 달라진다
학교 이름이나 논문 수보다
자신의 질문을 검증할 데이터
AI 활용 환경
협업 가능한 연구실
을 갖춘 곳이 더 중요해진다.
(17:49~19:12) AI 시대 연구자의 핵심 역량
AI는 정보를 평준화했고 이제는 답 생성도 평준화하고 있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을 질문할 것인가
어떤 답을 믿을 것인가
어떤 근거로 검증할 것인가
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연구자는 AI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선택하고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핵심 메시지 5가지
AI 활용 능력은 경쟁력이 아니라 곧 기본기가 된다.
연구자의 경쟁력은 AI가 만든 답을 검증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논문 수보다 ‘새로운 연구 질문’을 만드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AI는 연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병목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다.
AI 시대 최고의 연구자는 답을 가장 많이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질문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Glasp 관련 인사이트
Glasp의 AI 협업 관련 자료에서도 비슷한 결론을 제시한다.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맥락을 제공하고 함께 사고하는 협업자로 활용해야 하며, 작업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 실제 학습·이해가 깊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AI가 만든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자신의 판단 근거를 축적하는 과정이 장기적인 경쟁력이 된다.
[인공지능 기술] [AX 현주소 ①] AI 열풍 3년째…‘AI 혁신’은 AX로 이어졌나 / AI 도입 가속에도 AX는 정체…기초 DX·데이터·인프라가 관건
[AX 현주소 ①] AI 열풍 3년째…‘AI 혁신’은 AX로 이어졌나
양승갑 기자
승인 2026.02.23 17:55
AI 도입 가속에도 AX는 정체…기초 DX·데이터·인프라가 관건
[사진=구글 제미나이 생성]
[아이티데일리] 2022년 말 등장한 챗GPT는 인공지능(AI)의 활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이에 따라 AI는 더 이상 일부 기업의 연구 실험실에서 시험되던 기술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도구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문서 작성과 고객 응대를 넘어 이제는 의사결정 과정과 운영 전략 수립에도 AI가 활용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기업이 진정한 의미의 AX를 실현하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기술 도입을 넘어 데이터 체계와 인프라, 조직 운영 방식까지 재구성하는 전환은 어떻게 가능할까. AX를 이루기 위한 과제와 조건,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관련 업계의 움직임을 짚어본다.
AI 도입 늘었지만…전사적 AX는 ‘제자리 걸음’
‘AI 전환(AX, AI Transformation)’은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중심에 두고 조직의 운영 체계를 재설계하겠다는 움직임을 일컫는다. AX는 기존의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과도 결이 다르다. DX가 업무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고 효율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AX는 판단과 실행의 구조 자체를 AI 기반으로 재편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이런 움직임 속에 산업 전반의 AI 도입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제조업은 설비 이상 탐지와 품질 검사 자동화, 생산 스케줄 최적화 등 공정 단계에 AI를 접목하고 있으며 금융권은 대출 심사 고도화와 이상 거래 탐지, 내부 문서 자동화 등 업무 효율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통·물류 기업 역시 수요 예측 모델과 재고 관리 시스템, 배송 경로 최적화 알고리즘 등을 도입하며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AI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다만 이러한 확산이 곧바로 전사 차원의 AX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상당수 기업이 AI를 특정 기능이나 부서 단위에 접목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의견이다.
일례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2024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78%가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비즈니스 기능에 AI를 도입했다고 응답했다. 다만 AI를 통해 ‘상당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했다고 답한 기업은 4%에 불과했다. 또 다른 분석에서는 AI 도입 기업의 74%가 가치 창출과 이를 조직 전반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맥킨지가 2025년 공개한 보고서에서도 AI를 실험 단계를 넘어 전사적으로 확장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20%대 초반 수준에 머물렀다. AI 도입 자체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기업 전반의 AX로 연결하는 과정에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러한 간극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핵심은 AX가 단순한 기술 도입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운영 구조 전반을 재구성하는 과제라는 데 있다. 특정 업무에 AI를 적용해 성과를 내는 것과 조직의 의사결정·권한·책임 체계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일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예컨대 생성형 AI를 고객센터에 도입해 상담 응답 시간을 단축하고 반복 문의를 자동 처리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AI 활용 사례다. 제조 현장에서 불량 검출에 AI를 적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육안에 의존하던 공정을 자동화함으로써 검사 속도를 높이고 미세 결함을 조기에 발견해 불량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데이터 수집과 정제, 모델 학습과 배포, 성능 모니터링과 재학습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체계를 설계하는 일은 다르다. 이보다 더 나아가 그 결과를 실제 의사결정과 업무 프로세스에 반영하도록 재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시스템 도입을 넘어선다.
제조 현장에서의 AI는 기술검증 단계에 머문 채 확산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자동화 설비가 가동 중인 스마트 공장 내부를 AI로 생성한 이미지.
“AX 이전의 숙제…기초적인 DX부터 안돼”
이 지점에서 확인해야 할 것이 기업의 준비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기업은 AX에 앞서 선행돼야 할 DX조차 완전히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데이터가 부서별로 분절됐고 통합과 표준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데이터는 많은데 정작 활용 가능한 데이터는 없다”는 상황도 적지 않다.
여기에 모델 학습을 추진하려 해도 고품질 데이터가 부족하고 사전 학습이나 파인튜닝을 수행할 인프라와 운영 환경 역시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따른다. 결국 성과를 가로막는 요인은 개별 기술의 한계라기보다 이를 지탱할 체계와 기반의 문제라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한계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 구조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공장 환경은 일반적인 IT 인프라와 달리 폐쇄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고 설비마다 데이터 포맷도 제각각이다. 시계열 데이터와 이미지, 로그 데이터가 뒤섞여 축적됐지만, 이를 학습에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제·표준화한 체계는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환경은 모델의 현장 적용 과정에서 한계로 이어진다. 연구실 환경에서 99%의 정확도를 기록한 모델이라도, 실제 공정에 배포되면 조명 변화나 설비 진동, 원자재 편차와 같은 변수에 직면해 성능이 저하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많은 기업이 기술검증(PoC) 단계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를 확인하면서도, 이를 생산라인 전반으로 확장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이 같은 간극이 자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AI를 도입하기만 하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 역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도메인 전문가와 AI 인력이 긴밀히 협업하며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운영 체계가 전제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안홍준 본부장은 “전반적으로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지만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기초적인 DX조차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AX는 데이터가 충분히 디지털화됐고 체계적으로 축적·관리되는 환경이 전제돼야 가능한데, 그 준비가 안 된 기업들이 적지 않다. 데이터가 정리돼 있지 않으니 AX를 하고 싶어도 출발점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맥락으로 수요 기업 입장에서는 AI 전문기업이 들어와 프로젝트를 수행하길 기대하지만 현장에서는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제한적이거나 활용 가능한 형태로 정제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그러다 보니 민간 차원에서 사전 학습을 통해 성능을 충분히 끌어올릴 기회도 부족하다. 이런 한계가 AX 확산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뤼튼AX 박민준 대표는 “AI 전환은 교육·컨설팅·구축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완성된다”며 “전환의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이후 무엇을 어떻게 실행할지 모르는 기업이 많은 경우가 많다. 실제 현장에서 AI로 발생하는 경제적 효용을 체감하는 체계까지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복잡하고 대규모 비용을 필요로 하는 AX를 기업들은 왜 시도하는 것일까. 역설적으로 그 배경에는 AI 확산으로 한층 가속화된 경쟁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기업들이 설계·생산·고객 대응 전반에 AI를 접목해 속도와 정확도를 끌어올리면서 기존 방식에 머문 기업과의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단순히 AI 솔루션 몇 개를 도입하는 수준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축적되고 분석 결과가 다시 생산과 서비스 전략에 반영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춘 기업만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AX는 개별 AI 기술을 얼마나 많이 도입했는지가 아니라 AI를 중심으로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고 진화하는 조직 체계를 갖췄는지에 달려 있다.
올바른 AX 하려면…데이터 체계·GPU 인프라·실행 조직 등 갖춰야
이 같은 맥락에서 관련 업계는 ‘올바른 AX’를 위해 몇 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데이터의 표준화와 거버넌스 정립이 선행돼야 하며, 모델 역시 일회성 개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 학습과 개선이 가능한 운영 체계로 관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성능을 지속적으로 측정·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 AI의 결과가 실제 권한과 책임 체계에 반영되도록 조직 설계를 병행해야 한다는 요구도 따른다.
베슬AI 안재만 대표는 AX를 “전사적 AX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학습·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와 체계를 갖추고 이를 통해 조직 전체가 AI를 반복적·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비유하자면 AI 도입이 ‘좋은 엔진 하나를 사는 것’이라면 AX는 ‘그 엔진을 직접 만들고 개선할 수 있는 공장 자체를 보유하는 것’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AX의 핵심은 AI가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기업 고유의 데이터와 도메인 지식을 반영한 모델을 자체적으로 개발·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퍼브에이아이 관계자는 AX를 “기술 도입이 아닌 프로세스의 재정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의 AI 도입이 특정 공정의 불량을 잡아내거나 특정 데이터를 분류하는 도구로서의 활용에 그쳤다면, AX는 AI를 통해 데이터가 흐르는 전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체계와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지속 가능한 구조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마키나락스 관계자는 제조 환경에서의 AX를 강조하기도 했다. 해당 관계자는 “AX는 개별 AI 모델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생산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과정”이라며 “많은 기업이 여전히 AX를 ‘정확도가 높은 모델 하나를 도입하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제조 현장에서의 AX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조 AX의 본질은 모델 성능이 아니라 현장에서 끝까지 작동하는 운영 체계, 즉 데이터-모델-설비-의사결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AI 운영 구조를 만드는 것에 있다”고 덧붙였다.
AI 확산으로 청년 일자리 감소
젊은이들이 실무 경험 못 쌓으면
고령화 속에 산업현장 허리 끊겨
사람·기술 공존할 구조 갖춰야
4월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2023년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는 5년간 7800명의 일자리를 AI(인공지능)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대적인 인력 감축과 채용 축소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2월 IBM은 올해 미국 내 신입 사원 채용 규모를 3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니클 라모로 IBM 최고인사책임자는 “신입 채용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지 않으면 3~5년 후에는 인재 공급망이 붕괴하고 인재 풀이 고갈될 것”이라고 했다. 단순 업무를 AI가 처리하더라도 사람을 뽑아 키우지 않으면 장차 책임자급 인재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IBM 내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3월 공개한 AI 관련 분석에도 이와 비슷한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이에 따르면, 최근 18개월간 미국 내 신입 채용 공고가 35% 줄었는데 주된 원인은 AI였다. 그런데 기업이 AI 도입으로 신입 채용을 줄여 얻는 단기적 효율이 실상은 장기적인 위험을 가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신규 인력 유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인재 육성 체계의 균열, 지식 전수의 중단, 조직 문화 쇄신 동력의 약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기업이 AI 혁신을 통해 기대했던 미래 역시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AI 확산에 따른 인적 자원 공백 위험을 이토록 고민하는데 우리는 어떤가. 어느 조직이든 사람이 성장하고 숙련되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입 직원은 오랜 기간에 걸친 학습과 훈련, 시행착오와 실전 경험을 통해 전문가로 거듭난다. 이런 축적의 시간을 지나며 중견의 단계에 올라서고, 조직의 중추를 담당하는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는다. 조직은 이 같은 인적 자원의 선순환을 동력으로 삼아 지속된다. AI가 신규 인재 유입의 통로를 봉쇄한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인적 자본의 축적을 가로막고 조직의 내재 역량은 결국 고갈될 것이다.
이는 한국 산업 구조상 더 치명적인 문제일 수 있다. 경직된 고용 제도로 해고가 어려운 우리나라에서는 AI로 인한 일자리 충격이 주로 신규 채용의 문을 닫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존 직원을 내보내지 못하니 비용과 효율성을 따져 AI 활용은 늘리되 새로 사람을 뽑지는 않는 것이다. AI 전환의 비용을 청년들이 다 부담하는 셈이다. 올해 1분기 청년 실업률은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주력 산업 일자리가 줄어든 가운데, 전문직·IT 등 AI 확산에 따른 일자리 대체 효과가 큰 업종의 구직난이 겹친 결과다. 기회의 사다리가 끊긴 청년들은 계속 미숙련자로 남게 될 처지다.
이 상태가 방치되면, 우리 사회의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10~20년 후 산업 현장의 허리가 끊어지게 된다. 가뜩이나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인력 구조의 질적 저하까지 맞물리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하는 것이다. 특히 노하우 전수가 수직적으로 이루어지는 연공 서열 중심의 한국 기업 문화 특성상, 신입 사원의 부재는 조직의 핵심 자산인 현장 경험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AI의 파고를 거스를 수는 없다. 관건은 사람과 기술이 공존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정부는 고용 제도를 유연하게 다듬는 한편 현장 경험의 단절을 메울 새로운 인재 양성 트랙을 구축해야 한다. 기업은 당장의 효율에만 매몰되지 말고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노동계의 태도 변화도 절실하다. 일부 노조처럼 생산 현장의 AI 도입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다. 기술을 막아 세우는 것으로는 일자리를 지켜낼 수 없다.
판교는 늘 미래를 이야기하는 도시다.
하지만 그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의 하루는 의외로 소박하고, 반복적이며, 자주 외롭다.
잘 만든 서비스 뒤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야근이 있고, 매끄러운 화면 뒤에는 수십 번의 수정이 있으며, “빠른 대응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문장 뒤에는 누군가의 긴 하루가 숨어 있다.
《판교맨은 오늘도 성장 중입니다》은 바로 그 보이지 않는 하루들을 담은 콩트 모음집이다.
거창한 사건보다 작은 균열, 대단한 성공보다 미묘한 감정, 화려한 성장보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 괜찮았다”는 마음을 따라간다.
이 책 속 인물들은 특별하지 않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회의실 이름은 근사하지만 공기는 건조한 회사, 퇴근 후에도 쉽게 끝나지 않는 하루, 회사 얘기를 하지 않기로 해놓고 결국 또 회사 얘기를 하게 되는 사람들.
그 익숙한 풍경 속에서 독자는 자기 마음의 일부를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직장생활의 고단함을 고발하기보다, 그 안에서 끝내 사라지지 않는 작은 온기를 보여준다.
지친 직장인에게는 공감이 되고, 아직 회사 생활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현실적인 감정의 풍경이 된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오늘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하루를 건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조용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지몬테는 20여 년 동안 컴퓨터 개발자이자 공학자로 살아오며 코드와 회로, 네트워크 속에서 인간과 기술의 경계를 지켜봐 왔습니다. 영화와 게임, 그리고 별과 우주를 향한 상상을 바탕으로, 일상의 작은 균열 틈에서 시작되는 과학적 상상과 인간적인 이야기를 단편 SF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디테일 위에 미래의 가능성을 덧입혀, “조금은 가까운 미래”를 독자와 함께 탐사하는 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