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8월 2025

[chatGPT] “박사급이라더니 대통령 이름도 몰라”… 조롱 쏟아진 GPT-5 답변

[chatGPT] “박사급이라더니 대통령 이름도 몰라”… 조롱 쏟아진 GPT-5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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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챗GPT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야심 차게 내놓은 최신 모델 ‘GPT-5’가 기본적인 오류 연발로 일부 이용자들에게 조롱받고 있다.

미국 CNN 등 외신은 오픈AI가 선보인 GPT-5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능을 보여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다고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앞서 GPT-5는 지난 7일 첫 공개 당시에만 해도 AI 업계와 이용자들의 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박사급 전문가 수준의 모델”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GPT-5는 달랐다. 오류가 연이어 발생하고 명백히 잘못된 답변이 반복된 것이다. 그 예로 미국 건국 초기 대통령 12명의 사진과 이름을 넣어 표를 만들어달라고 하자 조지 워싱턴을 ‘기어지 워싱지언’(Gearge Washingion)으로, 토머스 제퍼슨을 ‘토머슨 제퍼슨’(Thomason Jefferson)으로 적는 등 조금씩 이가 빠진 결과물을 내뱉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지도를 그리고 주(州) 이름을 표시하라는 명령에 캘리포니아를 ‘칼포히아’(CALFORHIA)로, 아이다호를 ‘1오아호’(1OAHO)로 표기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이용자는 GPT-5를 조롱하며 비웃는 이미지를 만들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전 버전인 GPT-4o보다 성능이 부족하다며 기존 모델을 되살리라는 온라인 청원 운동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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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이용자가 GPT-5의 성능을 조롱하며 만든 이미지. /X(옛 트위터)

결국 올트먼 CEO는 지난 9일 X(옛 트위터)에 글을 써 “(모델의) 자동 전환 장치가 고장 나 사용 불가 상태였기에 GPT-5가 실제보다 더 멍청해 보였다”며 “오늘부터는 더 똑똑해 보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GPT-5에는 이용자 질문에 따라 여러 성능의 모델 중 가장 적합한 하나가 답변을 생성하는 자동 전환 장치가 있는데,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CNN은 올트먼 CEO의 해명 이후 똑같이 미국 지도를 그리라는 명령을 내려봤지만 결과물은 여전히 형편없는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AI 비판 인사로 유명한 게리 마커스 뉴욕대 명예교수는 “오픈AI가 이렇게 어중간한 수준의 모델에 브랜드 이름을 내걸 줄 몰랐다”며 “합리적인 세상이었다면 그들의 기업 가치가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했다.

 

[출처] https://www.chosun.com/economy/int_economy/2025/08/17/MUM67WIRPZDBVFV5FKY5BHZV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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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8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똑똑한 것 같지만 지혜롭지는 않은 사람들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똑똑한 것 같지만 지혜롭지는 않은 사람들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똑똑한 것 같지만 지혜롭지는 않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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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어떤 사람에 대해 ‘똑똑하지만 지혜롭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눈치가 빠르고 자신의 이익을 매우 잘 챙기지만 장기적인 비전이 없다거나, 단기적으로는 이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해로울 수 있는 결정을 내리는 사람을 볼 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어떤 학생이 매우 정교해서 아무도 알아차릴 수 없는 컨닝 방법을 고안했다고 해보자. 물론 이것이 단기적으로는 성적을 크게 올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겠지만 이 방법이 장기적으로도 삶에 도움이 되는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학교나 직장 등에서 주변 사람들과 오래도록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 반면 사람들을 이용하고 뒤통수를 쳐 자신만 돋보이게 하는 것은 보다 쉬운 생존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장기적으로 삶에 도움이 되는 지혜로운 선택일지는 의문이다.

반대로 엄청 똑똑한 것 같지는 않지만 대체로 지혜롭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 평소 자기만 생각하기보다 주변 사람들도 챙겨서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든가 타인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이 할 일을 해서 책임감 있고 꾸준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그러하다.

또한 사람들과 갈등이 있을 때 서로의 입장 차이와 자신과 다른 주장에서도 일리가 있는 부분들을 수용하고 조금씩 양보해서 모두에게 더 좋은 결말을 내리는 사람들을 보면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된다.

실제로 연구들에 의하면 우리가 흔히 지식의 정확성이나 지능이라고 하는, 정신 능력의 기술적 측면과 삶의 ‘지혜’라고 부르는 특성은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혜에는 자기 말을 잘 하는 것 외에도 타인의 말을 들을 줄 아는 능력, 어떤 선택의 단기적인 결과와 장기적인 결과를 구분할 줄 아는 능력, 자기 성찰, 책에서 배운 것을 삶의 현장으로 옮겨 적용할 수 있는 능력, 서로 다른 주체들(개인 대 개인, 개인 대 조직 등)이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보일 수 있음을 인지하는 능력 등이 포함된다.

또한 겉으로 보기에는 가벼워 보이는 갈등에도 개인적, 사회적, 역사적 차원의 다양한 원인들이 존재할 수 있음을 아는 것, 자기가 가진 지식의 한계를 아는 것, 자신에게 좋은 것이 타인에게도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우리 삶은 항상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고 현 상황도 언제든지 크게 바뀔 수 있음을 아는 것 등 일일이 열거하기 바쁜 많은 특성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고르 그로스만 캐나다 워털루대 심리학자 등에 의하면 다양한 특성들을 종합해본 결과 지혜는 크게 다음의 네 가지 특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1) 지적 겸손 또는 자신의 지적 한계를 아는 것
2) 당장 겉으로 보이는 현상 이면의 사연이나 내막, 서로 다른 관점에 대해 생각할 줄 아는 것
3) 불확실성과 변화를 고려할 줄 아는 것
4) 서로 다른 관점을 종합해서 보다 나은 결론 또는 제3의 길을 생각할 줄 아는 것이 그것들이다.

예를 들어 어느 가정에 가족이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세 형제 A, B, C 중 C가 총대를 매고 자비로 일을 진행한 후 나머지 형제들에게도 얼마 정도 비용을 분담하라고 하는 상황이라고 해보자(형제 중 한 명의 배우자가 이야기를 전달한 상황). 이 이야기를 듣고, 지혜로운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1) 지적 겸손
a. 낮음: 언뜻 들은 짧은 이야기가 사건의 전부라고 생각(나머지 사람들은 결국 C가 하자는 대로 하거나 아니면 그렇게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
b. 높음: 형제들이 각각 어떤 성격인지 전체 비용이 얼마인지 등 다른 중요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

2) 사건의 이면이나 숨겨진 내막에 대한 고려
a 낮음: 행태를 보아하니 C를 제외한 나머지 형제들은 가족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결론짓기
b. 높음: 각자가 생각하는 문제 해결 방법이 달랐을 수 있고 (또는 사람에 따라 아예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C에 비해 다른 형제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생각

3) 불확실성과 변화에 대한 고려
a. 낮음: A와 B가 비용을 분담할 의지가 있었다면 진작에 그렇게 했을 것이므로 C 혼자 다 뒤집어 쓰고 끝날 것이고 뿔뿔이 흩어질 것이라고 생각
b. 높음: 나머지 형제들이 다른 가족들(자신들의 배우자)에게는 알리지 않고 조용히 비용을 분담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C도 처음부터 본인이 책임지려는 마음이 컸어서 다른 형제들이 분담하지 않아도 관계는 나빠지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하는 등, 사건이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고려.

4)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의 해결책 제시
a. 낮음: 형제들끼리 싸우고 뿔뿔이 흩어질 것임
b. 높음: C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조금 다른 시기와 방법으로 나머지 형제들이 기여하는 방법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

지혜로운 사람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각 항목에서 대체로 전자(a)보다 후자(b)의 사고방식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적게 말하고 많이 듣는’ 사람들이 보이는 특성인 것 같기도 하다. (남의) 말하기를 좋아하고 타인을 쉽게 판단하며 자신의 기준만이 옳다고 여기는 사람들보다는 말을 조심하고 타인을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으며 자신을 높이는데 급급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체로 위와 같은 특성을 보이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사람들을 쉽게 몇 가지 타입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시도들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생각해본다. 또한 모두가 겉으로 보이는 멋짐을 전시하고 소비하기에 바쁜 세상 또한 사람들로 하여금 얼마나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런 한편 적게 판단하고 많이 듣는 작은 행동으로도 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니 생각보다 인생 잘 사는 것이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Grossmann, I. (2017). Wisdom in context.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 12(2), 233-257.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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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7월 2025

[알아봅시다] ‘공주병’인 그녀, 알고 보니 인격장애? 

[알아봅시다] ‘공주병’인 그녀, 알고 보니 인격장애? 

‘공주병’인 그녀, 알고 보니 인격장애?

  •  하이닥
  •  승인 2013.03.04 11:30

공주병, 왕자병, 도끼병 등… 한때 전국민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유행어들이다. 끊임없이 타인에게 주목 받기를 원하고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 붙여주던 단어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히스테리’라는 단어와 연결해 볼 수 있다.

주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광범위하고 지나친 정서와 타인의 관심을 끌려는 행동을 보이는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또는 연극성 인격장애)는 충동적이고 낭만적인 환상을 꿈꾸며, 유혹적이고 자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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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분석에서는 소아 시절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관련을 시키고 있다. 억압과 해리의 방어 기제를 주로 사용한다. 또 다른 연구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와 같은 현상으로 보고 성(性)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 것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확실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는 스스로 다른 이들의 관심의 초점이 되기 위하여 마치 연기를 하듯 극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한다. 자신이 주위 사람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는 초라하고 무시당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첫인상이 활기차고 유머 감각이 풍부하며 열정적이고 개방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언행을 하지만, 계속해서 주위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 하고, 관심의 초점이 되고자 하는 욕구가 현저하게 드러남으로써 결국 매력을 잃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깊고 지속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성적으로 도발적이고 유혹적인 경향이 많으나 실제 성생활에서는 불감증이 많다. 다음 사항 중에서 최소한 3가지 이상이 해당될 경우 진단이 가능하다.

– 감정이 얕으며 자주 변한다.
– 육체적인 매력에 관해 지나치게 관심이 많다.
– 극적인 표현과 연극적인 행동, 과장된 정서를 표현한다.
– 외모나 행태가 부적절할 정도로 유혹적이며 자극적이다.
– 피암시성(被暗示性)이 높아 주위 사람이나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 다른 사람의 칭찬, 자신에게 관심이 집중될 만한 활동을 계속 원한다.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치료에는 애매모호하고 인상적인 단어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단어를 사용할 수 있게 격려하고 자기 표현법의 역할 모델을 제시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우울이나 불안한 증상이 있으면 약물 치료로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등이 사용되기도 한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감소할 수 있지만 치료를 미룬다면 오랫동안 증상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인격장애 환자의 행동이나 성격을 지적하는 것은 자극을 주어 오히려 스스로의 방어를 더 강하게 만들어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처] https://news.hi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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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7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마음의 독립은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마음의 독립은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마음의 독립은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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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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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점점 증가 추세인 것 같지만 미국에서는 심리 상담, 인지행동치료를 주기적으로 받는 사람들이 비교적 흔한 편이다. 그래서 지난번에 상담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어떤 점이 좋고 나빴는지 하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그중에서 문화 차이로 인해 소통에 어려움이 생기는 이야기들을 듣곤 한다.

예컨대 라틴계 이민자들의 경우 동아시아계 이민자들과 비슷하게 ‘가족’, 특히 부모를 어느 정도 공경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서 내담자가 그런 데서 오는 압박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백인 상담사는 스스로를 존중하고 너의 마음이 원하는 바를 따르라고 하는 원론적이지만 해당 사회의 규범상 상당히 불가능한 처방을 내리는 식이다.

‘효’라고 하는 문화를 미국에서 나고 자란 백인들에게 설명하는 게 쉽지 않은 부분이 있고, 또 반대로 양육자가 자식에게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자식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심지어 자아실현마저 자식을 통해서 대리로 하는 문화를 설명하는 것도 좀 어려울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서양 문화권에 비해 동양 문화권에서는 가족 간 선을 긋는 것을 어려워해서 가족 구성원 중에 누가 어려우면 이 구성원을 위해 나머지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십시일반 하거나 큰 빚을 나눠 져서 결국 다 같이 망하는 사례가 더 많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물론 여기라고 그런 가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게 일반적인 기대치는 아니라는 얘기다.

또 아시아계 이민자 가정의 2세들은 ‘양육자의 기대(예를 들어 너희를 위해 힘들게 여기까지 왔으니 너희가 집안을 일으켜라)’에 부응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데 대한 죄책감 또한 커서 이것이 이들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들도 있었다.

어렵게 부모의 기대에 부응한다고 해도 문제는 존재하는데 계속해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원치 않는 직업, 원치 않는 결혼 등에 머무르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린 나이에서부터 삶의 회의를 느낀다든지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진단이다.

그런 반면 이런 가정들에서 의식주에 관한 문제 외에 서로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고 소통하는 일은 적으면서 정신 건강에 있어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더 많아서 많은 아시아인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한다.

물론 가정에서 핵심적으로 여기는 가치관과 주류 사회에서 여기는 가치관 사이의 대립으로 인해 갈팡질팡하는 것도 덤이다. 예를 들어 문화는 마치 보이지 않는 결박과도 같아서 미국에서 나고 자란 성정체성이 뚜렷하지 않고 연애나 결혼관에 있어서도 매우 자유로운 편이지만 부모님이 원하는 손주를 안겨드리지 못할 것 같아서 고민한다든지 하는 일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머나먼 타지에서 겪는 어려움이 추가되어 있지만 한국에서도 많은 아이들이 양육자의 기대에 부합해야 한다는 고민에 힘겨워하고 있을 것이다.

한편, 비교적 최근 직접 양육자가 된 입장에서는 자녀는 나에게 낳아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되려 이런 험한 세상에 멋대로 나오게 해서 좀 미안하다는 마음이 있다.

또한 양육자가 자녀를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우는 것은 양육자는 이미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어른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의무이지만 거꾸로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외로움 해소나 노후 보장에 대한 기대를 거는 것은 다소 윤리적이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누구와 함께 있어도, 결혼을 해도, 가족과 24시간을 붙어 있어도 언제나 외로울 수 있는 존재들이다. 때로는 혼자 있을 때보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게 더 외로울 수도 있다. 외로움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인간의 숙명인 셈이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자신을 채워달라고 매달리는 것 못지않게 (애초에 그렇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외로움과 함께 잘 지내보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타인들의 칭찬이나 부러움을 통해 자신의 멋짐을 확인하는 것에 집착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자극적인 즐거움이나 물질 등을 통해 텅 빈 마음을 채우려 한다. 하지만 결국 마음이 밑 빠진 독이면 무엇을 들이부어도 그 결과는 보나마나다.

그런 점에서 결국 양육자가 자기 자신을 잘 알고 나름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서 마음을 넉넉히 채워 두는 것이 자녀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거나 외로움을 메꾸려는 시도를 막아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양육자와 자녀 간의 관계도 큰 틀에서 보면 역시 ‘인간관계’이므로 여느 인간관계에서처럼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고 건강한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함께 있어서 불행해지기보다 행복해질 수 있는 건강한 관계를 목표로 삼아본다.

Ng, F. F., and Wang, Q. (2019). “Asian and Asian American parenting,” in Handbook of Parenting. ed. M. H. Bornstein 3rd Edn. Vol. 4: Social conditions and applied parenting (Mahwah, NJ: Routledge), 108–169.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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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7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슬픔 속에 숨겨진 행복과 감사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슬픔 속에 숨겨진 행복과 감사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슬픔 속에 숨겨진 행복과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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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나타내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슬픔을 나타내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랑하는 이를 잃는 것과 같은 깊은 상실감, 슬픔은 안타깝지만 모두 살면서 한두 번씩 경험하게 된다. 이때 사람마다 슬픔을 표현하고 처리하는 방식이 달라서 얼마간 슬퍼하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시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꽤 회복탄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었다.) 슬픔이 조금 길게 유지되는 사람들도 있다.

이 중에는 계속해서 높은 수준의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 두세 달이 지나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식음을 전폐하기보다는 슬픔을 한구석에 간직할지언정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함께 자주 가던 장소를 지나치면서 울컥하지만 그래도 그 길을 지나 출근을 하고 집에서도 여전히 빈 자리를 느끼지만 적적함 속에서도 밥을 먹고 청소를 한다.

어떤 날은 아무와도 만나고 싶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지만 또 다른 날은 가까운 이들과 도란도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어쩌면 인간이 강인해서가 아니라 약하기 때문에 일상이 유지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온종일 상실의 슬픔을 곱씹는 것은 너무 힘들기 때문에 적당히 주의를 돌릴 만한 슬픔의 방해물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실제로 주의를 돌리는 것은 가장 자주 사용되는 정서 조절법 중 하나다) 그렇게 조금씩 다른 문제들이 삶을 비집고 들어오게 두면 상실을 조금씩 덜 생각하게 되는 날이 오고 계속해서 삶이 이어지는 것일 거다.

물론 그렇다고 슬픔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연히 접했던 한 글에서 슬픔은 파도와 같다는 이야기를 봤다. 밀려왔다가 사라지고 다시 밀려오는 파도처럼 상실감과 슬픔은 우리 마음속에 밀려오고 사라지고 다시 밀려오겠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파도에 빠져 죽지 않고 파도를 맞으며 덤덤히 서 있는 법을 터득하게 될 거라는 얘기였다.

최근 개인적인 상실을 겪으면서 파도를 세게 맞아 한동안 정신이 없었지만 파도가 조금 잦아들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상실감이 큰 만큼 함께했던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는 깨달음과 그런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였다.

그러니까 나를 집어삼키는 슬픔만 가득해 보였던 파도에 사실은 행복과 감사도 가득했다. 상실감은 소중함에 비례하는 것이어서 큰 상실감은 삶에서 그만큼 큰 선물을 받았음을 의미하는 셈이다. 슬픈 만큼 덕분에 너무 행복하고 잘 살아온 삶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특히 슬픔과 같은 감정은 내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인지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특별히 귀한 감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슬픔은 아름다운 감정이라고 이야기해 준 지인이 있다. 생존을 도와준다는 점 외에 어떤 부정적 정서를 특별히 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련해서 부정적 정서를 나쁘지만은 않게 바라보는 사람들은 실제 그런 감정을 겪었을 때 몸이 스트레스 반응을 덜 보인다는 연구가 있었다. 부정적 정서를 무조건 나쁘고 해로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감정을 건강하지 않은 방식으로 해소할 것 같기도 하다.

인생은 짧고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은 언젠가 우리를 떠난다. 달리 말하면 누구나 반짝이는 순간들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슬프지만 아름다운 것인가 보다.

Luong, G., Miller, J. W., Kirkland, D., Morse, J. L., Wrzus, C., Diehl, M., Chow, S.-M., & Riediger, M. (2023). Valuing negative affect weakens affect-health linkages: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across affect valuation measures. Motivation and Emotion, 47, 347-363. https://doi.org/10.1007/s11031-023-10012-7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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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7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추억은 슬픔을 이기는 힘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추억은 슬픔을 이기는 힘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추억은 슬픔을 이기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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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반려견.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십 년간 함께 지냈던 반려견을 떠나 보내게 되었다. 급작스럽게 찾아온 이별이었고 준비할 시간은 짧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함께한 사진들을 돌아보는데 거기에는 많은 추억과 함께 다양한 감정들, 행복과 기쁨, 익살스러움, 피곤하고 지친 모습들, 또 여러 번의 이사와 이런저런 사건(책 출간, 유학, 미국에서의 첫 직장생활) 등 지난 삶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덕분에 함께한 시간이 얼마나 많았는지 우리 반려견에게서 얼마나 많은 행복과 위로를 받았는지 되새길 수 있었다. 이별은 힘들지만 함께한 기쁨이 몇 배나 더 크기 때문에 과거로 되돌아가더라도 역시나 다시 함께하겠다는 선택을 내릴 것 같다.

괜히 생각하면 힘드니까 돌아보지 않는 게 더 좋을 것 같기도 했지만 열심히 추억하고 함께 많이 행복했음을 확실하게 느끼는 편이 더 후회와 슬픔을 많이 내보내게 도와주는 것 같다. 그런 한편 우리 반려견을 만나서 너무 행운이었고 감사하다는 생각은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추억 또는 노스텔지어란 과거의 아름다웠던 시간에 대해 아쉬움과 소중함, 갈망 등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첼시 리드 찰스턴대의 연구자에 의하면 소중한 이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것이 후회를 곱씹게 만들기보다 그 반대로 부정적인 생각에 덜 집착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지난 2년 간 소중한 이를 떠나보낸 경험을 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약 한달 간 추적 관찰한 결과 함께한 추억을 자주 떠올리고 추억함으로써 고인을 기린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부정적인 곱씹기와 잠을 설치는 등의 스트레스 증상을 비교적 덜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아름다웠던 시간을 추억하는 행동이 감사하는 마음과 행복감을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들을 쭉 보다가 반려견과 처음 만난 첫 1년의 사진이 빠져있다는 것을 알았다. 열심히 찾아서 겨우 다시 그 때의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잃어버린 시간을 다시 찾은 듯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마다 당시 어떤 상황이었고 어떤 기분이었는지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듯했다. 보물을 찾은 기분이었다.

앞으로도 자주 들여다보면서 (마음 속으로) 강아지 별에서의 안부도 묻고 다른 가족들과도 좋은 기억들을 많이 나누고 싶다.

좋은 액자도 하나 마련하고 나무도 하나 심어야지. 삶은 짧으니까 아름다웠던 순간이 있다면 최대한 요란하게 표시해둬야 티가 나지 않을까.

삶의 시간이 모두 반짝이는 것은 아니지만 작게 반짝이는 추억들이 모여서 대체로 밝게 빛났다고 말 할 수 있는 삶을 만들어 줄 거라고 믿어본다.

Reid, C. A., Green, J. D., Short, S. D., Willis, K. D., Moloney, J. M., Collison, E. A., Wildschut, T., Sedikides, C., & Gramling, S. (2020). The past as a resource for the bereaved: Nostalgia predicts declines in distress. Cognition and Emotion, 35(2), 256-268. https://doi.org/10.1080/02699931.2020.1825339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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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7월 2025

[인공지능 기술] 예상치 못한 AI의 굴욕

[인공지능 기술] 예상치 못한 AI의 굴욕

예상치 못한 AI의 굴욕

[아무튼, 주말]
[아무튼,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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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대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AI 기술을 인간의 판단과 어떻게 균형 있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영국에서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148년 역사의 이 대회는 보수적 운영 방식으로 유명합니다. 선수들은 운동복은 물론 모자, 양말, 팔목 밴드, 라켓 손잡이까지 흰색으로 통일해야 합니다. 다만, 2년 전 여성 선수에 한해 어두운 색 속바지를 허용했습니다. ‘바지 혹은 치마보다 길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고요. ‘윔블던다운 미미한 변화’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대회는 정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선심을 없애고 ‘인공지능(AI) 심판’을 도입한 것입니다. 코트 주변 카메라들이 공 궤적을 추적해 ‘아웃’ 여부를 판독합니다. 다른 대회도 AI를 많이 활용하지만 ‘전통’을 중시해온 윔블던이기에 놀라운 결정이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판정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뜻밖의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6일(현지시각) 러시아와 영국 선수가 맞붙은 여자 단식 16강전. 중계 화면상으론 분명히 영국 선수가 친 공이 라인을 벗어났는데도 ‘아웃’ 판정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판독 시스템이 순간 작동을 멈춘 것입니다. 결국 이 포인트는 무효 처리됐습니다. 러시아 선수가 “점수를 도둑맞았다”고 항의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그는 한번 흔들리자 끌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경기는 러시아 선수가 간신히 이기기는 했지만 승패가 바뀔 뻔했습니다. AI 심판의 말썽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8일 열린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유형이 다른 오작동을 일으켰습니다.

이쯤 되면 “AI가 윔블던에서 씻기 힘든 굴욕을 당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겠네요. 이번 소동은 스포츠의 경계를 넘어 AI의 존재론적 가치를 둘러싸고 다양한 질문이 쏟아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AI 의존도는 어느 정도의 선이 적절한 것일까. AI의 오류로 생기는 피해는 누가 책임지고 어떻게 구제해야 하는가. AI가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우려는 없는 걸까.

AI 대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입니다. AI 주도권을 놓고 글로벌 경쟁이 한창입니다. 하지만 AI의 장밋빛 미래에 매몰된 나머지 AI 기술을 인간의 판단과 어떻게 균형 있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인류의 고민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출처]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5/07/12/QZCAYJPLHZH4FMWVBN36XH5E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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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7월 2025

[생물 및 의학(건강)] 플라스틱 먹어 분해한 뒤 지방으로 저장하는 애벌레

[생물 및 의학(건강)] 플라스틱 먹어 분해한 뒤 지방으로 저장하는 애벌레

플라스틱 먹어 분해한 뒤 지방으로 저장하는 애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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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체내에서 분해해 지방으로 저장하는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 위키미디어 제공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체내에서 분해해 지방으로 저장하는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 위키미디어 제공

플라스틱을 섭취한 애벌레가 대사작용을 통해 이를 분해하고 체내 지방으로 저장하는 새로운 생태적 메커니즘이 확인됐다. 플라스틱의 생물학적 분해 경로를 밝히고 이를 응용한 플라스틱 폐기 방안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브라이언 캐손 캐나다 브랜던대 교수 연구팀은 먹어치운 플라스틱을 대사작용으로 분해하는 애벌레의 대사 경로와 건강 상태 변화를 분석하고 연구 결과를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실험생물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꿀벌부채명나방(Galleria mellonella)의 애벌레인 ‘왁스웜’에 주목했다. 왁스웜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PE)을 섭취하고 이를 짧은 시간 내에 분해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선 약 2000마리의 왁스웜이 0.5g 무게의 폴리에틸렌 비닐봉지 한 장을 24시간 이내에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왁스웜은 섭취한 플라스틱을 분해해 지방으로 바꿔 축적했다. 연구팀은 분자생물학, 생리학, 유전체학, 재료과학 분석 기법을 동원해 왁스웜의 체내에서 플라스틱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추적했다. 플라스틱 분해와 지방 저장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대사 경로도 확인했다. 플라스틱이 애벌레 체내에서 어떻게 화학적으로 변화하는지 잔여물과 배설물의 화학 조성 변화도 살폈다.

분석 결과 왁스웜은 플라스틱을 소화 과정에서 지방산으로 분해한 뒤 이를 인간의 지방세포처럼 체지방으로 저장했다. 캐손 교수는 “사람이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체지방으로 저장되듯이 왁스웜도 플라스틱에서 분해된 지방을 에너지로 활용하지 않고 체내에 저장한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만 먹인 왁스웜은 며칠 안에 폐사하며 체중도 급격히 감소했다. 플라스틱만 섭취하는 왁스웜은 오래 생존하기 어려운 것이다. 캐손 교수는 “적절한 당류 등의 보조 영양원을 함께 제공할 경우 왁스웜의 분해 효율을 유지할 수 있으며 생존력도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왁스웜의 플라스틱 분해 능력을 활용한 응용 방안을 두 갈래로 제시했다. 먼저 당류 등 보조 영양소를 함께 제공하는 폴리에틸렌 위주 식단을 통해 왁스웜을 대량 사육하는 방식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생물학적으로 처리하면서 분해 주체인 왁스웜 개체를 늘릴 수 있다. 순환경제 시스템 안에서 운영된다는 장점이 있다. 왁스웜은 하루 만에 비닐봉지 한 장을 분해할 수 있는 강력한 분해 능력을 가진 만큼 플라스틱 분해에서 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데 중요한 대사 과정을 따로 추출해 애벌레 없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새 방법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구팀은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효소나 장내 미생물을 찾아낸 뒤, 생명공학 기술로 재구성해 실험실이나 공장 등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왁스웜 자체도 새로운 자원으로 주목받는다. 연구진은 왁스웜이 고단백 생물체로서 양식 산업에서 어류용 사료 등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캐손 교수는 “실험에 따르면 왁스웜은 식용 어류에 적합한 고영양 공급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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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충동구매가 자존감을 높여주진 않는다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충동구매가 자존감을 높여주진 않는다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충동구매가 자존감을 높여주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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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구매를 나타내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충동구매를 나타내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간단하게 말해서 ‘자신이 그럭저럭 가치 있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자존감이나 자기가치감이라고 부른다.

어디까지나 ‘내가’ 나에 대해서 느끼는 주관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조건이 훌륭하다고 해서 반드시 자기가치감이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별로 내세울 만한 것도 없지만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고 저녁 노을의 아름다움이나 한 여름 수박의 달달함을 알기 때문에 나름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객관적으로 과시할 만한 것이 있어야 하거나 주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시선이 있어야만 자신에 만족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이처럼 사람마다 자존감을 채우는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고 부작용이 적은(양질의 인간관계, 소소한 행복 등) 자재로 자존감을 느끼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좋은 차나 비싼 물건으로 자신을 꾸미고 어느 정도 과시할 수 있어야 불안하지 않고 만족감을 느낀다.

물론 ‘늘 새롭고 특별한 무언가를 소유해야만 뒤처지지 않고 행복할 수 있다’는 광고들을 통해 만들어진 불안과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제로 주입되는 세상에서 소비를 통해 자기가치감을 채우려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때로는 불안을 잠시 해소해주긴 해도 오히려 불안을 증폭시키고 자기혐오를 깊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로라 박(Lora Park) 버팔로대 심리학자 등의 연구에 따르면 이렇게 자신의 재정 상태를 통해 자기가치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과소비나 충동구매를 많이 하면서도 동시에 돈을 아끼거나 저축하려는 마음도 크기 때문에 매번 돈을 쓸 때마다 불안감과 죄책감, 후회도 함께 쌓인다고 한다.

마음이 불안하고 자신을 작게 느낄수록 ‘지르고’ 싶은 욕구가 커지고 충동구매를 하게 되지만 그 만족감은 짧고 이후에는 더 큰 불안과 후회, 자기혐오가 뒤따를 수 있다.

특히 요즘에는 ‘소비가 곧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크고 작은 소비 외에 ‘셀프 케어’를 하는 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아 더욱 과소비와 자기혐오의 굴레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꽤 자주 아무 생각 없이 특히 SNS 등을 통해 손끝까지 파고드는 광고들을 보면 갑자기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고, 이것저것을 사서 그 부족함을 메우려 하는 마음에 사로잡히곤 한다. 물론 그때는 정말 필요해서 사는 거라는 믿음이 잠시 들지만, 결제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후회가 밀려온다. 그런데도 이런 행동을 끊지 못하고 있다.

요즘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 아주 간편한 행위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되고 있다. 그 손쉬움 때문에 더 중독성이 강한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여러 가지 노력을 하지 않고(예: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것), 손가락만 까딱하면 (잠깐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으니 충분히 빠져들 만도 하다.

하지만 이후에는 더 깊은 후회와 비참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금은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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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6월 2025

[사회과학] 정신을 갉아 먹는 ‘가스라이팅’, 가스라이팅 가해자의 5가지 수법

[사회과학] 정신을 갉아 먹는 ‘가스라이팅’, 가스라이팅 가해자의 5가지 수법

정신을 갉아 먹는 ‘가스라이팅’, 가스라이팅 가해자의 5가지 수법

  •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승인 2021.07.06 10:59

가스라이팅은 피해자가 자신의 감정, 생각을 부인하게 만드는 감정적인 학대이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한 통제력과 권력을 얻기 위해 ‘피해자의 기억이 부정확하다’, ‘너무 과민 반응하는 거 아니야?’, ‘모든 건 다 너의 상상일 뿐이야’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고, 피해자가 가해자의 말에 의존하게 만든다. 결국, 가스라이팅 피해자는 현실을 부정, 불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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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라이팅

가스라이팅과 같은 감정적 학대의 시작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미묘하다. 예를 들어,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이야기나 기억의 작은 부분을 바꾸기 시작할 것이다. 가스라이팅은 피해자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매우 교묘하게 시작되기 때문에, 결국 피해자는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자기 불신에 빠지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피해자의 자기 신뢰를 무너트리고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정서적으로 완벽하게 의지하게 만들고 관계를 지배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교묘하고, 치밀하게 시작되는 가스라이팅,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불안 장애,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가스라이팅 수법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거짓말을 한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정보를 숨기고 왜곡함으로써 피해자에 대한 통제력을 얻거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 한다. 이를 위해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노골적이거나 교묘한 거짓말을 할지도 모른다. 심지어 가해자는 자신의 주장과 상반되는 구체적이고 명백한 사실을 제시했을 때에도 거짓말을 계속 반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바람을 피우고 있는 배우자에게 명백한 증거나 문자를 제시해도 자신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 부인할 수 있다. 또한,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피해자가 알고 있거나, 직접 목격한 사실을 부정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2.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자신의 잘못을 피해자에게 투영한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투사’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투사’란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공격성, 불안, 죄책감, 성적 본능 등 자신이 싫어하는 자신의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투영함으로써 현실을 부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자신들이 피해자이고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라고 주장한다. 가해자는 피해자와의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 모욕, 무관심, 무고 등으로 피해자가 분노하게 만들고, 피해자가 화를 내면 “우리 관계를 망치는 건 내가 아니고 너야”라는 식으로 말한다.

3. 피해자에게 미쳤다거나, 너무 예민하다고 말한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자신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계속 주장한다. 가해자는 관계를 망치고 있는 것은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피해자가 너무 예민하고 작은 것에 과민 반응한다고 비난함으로써 피해자의 정신 건강을 비난한다. 가해자는 때론 피해자의 가족과 친구에게도 피해자가 정신적으로 불안하다고 말하며 피해자가 외부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도록 만든다.

4. 피해자를 깎아내린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피해자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비난함으로써 피해자를 통제하려 한다. 만약 피해자가 자신의 약점을 드러낸다면, 가해자는 곧바로 그 약점을 자신의 무기로 삼을 것이다. 그리고, 피해자를 돕는다는 미명 아래 계속해서 피해자의 약점을 쥐고 흔들 것이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농담이라는 핑계로 사람들 앞에서 피해자를 성과나 능력에 대해 모욕하거나 비꼬는 칭찬을 한다. 예를 들어 피해자에게 사치품을 사도록 설득하고, 가족들 앞에서 피해자가 사치스럽다고 비난하거나, 피해자가 재정 관리에 무능하다고 느끼게 해서 피해자의 재정이나 계획을 통제한다.

5. 피해자의 주의를 분산시킨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행동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도록 한다. 가해자는 감정적인 학대를 당하고 있는 피해자에게 관계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이 피해자의 잘못이며 이건 모두 피해자의 문제라고 말한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피해자의 걱정이나 고민을 공감해 주거나 해결해 주지 않고, 오히려 대화의 초점을 피해자의 단점에 맞춘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피해자가 말하는 모든 것을 부인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해자에게 관철시키고 피해자의 판단력을 흐리기 위해 사실을 왜곡한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현재 눈앞에 벌어진 상황이나 사실관계보다 피해자의 목소리 톤, 사용하는 단어에 집중함으로 피해자에게 ‘부정적이다’, ‘화를 낸다’ 등 대화의 본질을 흐리는 비난을 한다.

[출처] https://news.hi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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