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안하다’ 한마디 없는 세월호 怪談 유포자들
[사설] ‘미안하다’ 한마디 없는 세월호 怪談 유포자들
입력 : 2017.03.29 03:15
더 책임을 느껴야 하는 곳은 작년 12월 네티즌과 교수 인터뷰를 53분 분량 특집으로 내보내 의혹을 증폭한 방송사다. 이 방송사는 세월호 인양 후 잠수함 충돌설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방송사가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상식에 맞아야 한다. 자신보다 4~5배 큰 세월호와 부딪힌 잠수함이 온전하겠으며 수많은 사람이 알 수밖에 없는 그 사건을 숨길 수 있다고 본다면 상식을 떠나 정상이 아니다.
이 방송사는 세월호 침몰 직후에도 ‘다이빙벨’이라는 수중 구조 장비를 쓰면 조류 세기와 관계없이 20시간 이상 수색 작업을 할 수 있다는 한 민간 업자 주장을 검증 없이 방영해 구조 작업에 혼선을 일으켰다. 그 업자는 천안함 폭침 때 좌초설을 주장한 사람이다. 한 인터넷 매체 전 대표는 천안함 폭침 때는 ‘미군 잠수함 충돌설’을 주장하더니 세월호 때는 “(정부가) 일부러 실종자를 안 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엔 ‘나꼼수’ 멤버 한 명이 “세월호 선원들이 고의로 닻을 내려 배를 침몰시켰다”고 했다. 어이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그는 그제 다시 방송에 나와 또 ‘고의 침몰설’을 주장했다.
2008년 광우병 사태 때는 한 전직 장관이 “미국의 인간광우병 환자 25만~65만명이 치매 환자로 은폐돼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이 주장에 대해 ‘지나쳤다’고 인정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광우병 때 역시 한 TV 방송이 ‘한국인의 인간광우병 감염 확률이 94%’라는 터무니없는 과장 보도로 사태를 걷잡을 수 없게 몰고 갔다.
괴담을 만들고 퍼트리는 사람은 애초 사실(fact)엔 관심이 없다. 이들은 광우병, 한·미 FTA, 천안함, 세월호, 사드 등으로 이슈가 생길 때마다 등장해 상대 정치 진영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면 뭐든 날조하고 부풀리고 뒤튼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이런 주장에 올라타 상대 진영을 궁지로 몰 생각만 한다. 이들 가운데 자기 주장이 허위로 판명된 다음 사과하거나 책임지는 걸 본 일이 없다. 애초에 목적이 ‘진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28/201703280372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