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11월 2025

[알아봅시다] 일 이후의 일: 구직 시장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는 실업자 신입 졸업생의 기록 

[알아봅시다] 일 이후의 일: 구직 시장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는 실업자 신입 졸업생의 기록 

18P by GN⁺ 8일전 | ★ favorite | 댓글 3개
  •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인턴십과 프로젝트를 거친 신입 졸업생이 정상적인 경로를 밟았음에도 취업에 실패하는 현실
  • 현재 구직 시장은 ‘화이트칼라 불황’과 ‘졸업생 취업 대란’ 으로 불리며, 특히 컴퓨터공학 전공자의 실업률이 높아진 상황
  • 자동화·로봇·원격 노동(teleoperation) 이 결합되며 기업이 인력 채용 자체를 최소화하는 구조로 이동
  • AI 모델과 로봇이 인간의 반복 업무를 대체하면서, ‘평범한’ 직무가 사라지고 ‘분포 밖 인간(out-of-distribution human)’ , 즉 데이터로 대체되지 않는 창의적·비정형 노동만이 남는 양상
  • 20세기 산업사회가 노동을 삶의 중심으로 삼았던 것과 달리, 21세기 경제는 인간 노동을 덜 필요로 하는 체계로 전환 중

신입 졸업생의 구직 현실

  • 필자는 대학 졸업 후 인턴십 3회, 컨설팅 경험, 우수한 성적 등 전형적인 성공 경로를 밟았음에도 실업 상태
    • 과거에는 같은 이력으로 안정된 직장을 얻을 수 있었으나, 현재는 ‘고장난 시장’ 으로 불릴 만큼 기회가 희박함
  • 공식 실업률은 여전히 낮게 유지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기회 밀도는 극적으로 감소
  • 채용 공고는 존재하지만 실제 채용 건수 대비 지원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더 많이 지원하라”는 조언이 무의미해짐
  • 금리 상승, 자본 위축 등 거시 요인 외에도 소프트웨어·로봇·해외 노동의 결합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구조적 변화로 작용

자동화 예측과 현실의 괴리

  • 10년 전 연구는 미국 일자리의 절반이 자동화 고위험군이라 예측했으나, OECD의 작업 단위 재분석 결과 고위험 비율은 훨씬 작은 수준으로 축소됨
  • 자동화는 절벽이 아니라 완만한 압력으로 작용하며, 고위험 직종도 고용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더 느리게 성장
  • 미국 산업용 로봇 도입은 이미 상당한 일자리 감소와 임금 하락을 초래했으며, 일상적이고 규칙화 가능한 작업일수록 타격이 큼
  • 신규 졸업자 입장에서는 통계적 점진성이 아니라 진입 통로가 좁아지는 실감을 체험하며, 과거 데이터와 프로세스 기록 전체와 경쟁하는 느낌

Amazon 사례: 로봇과 인력 축소

  • Amazon 내부 문서와 분석가 보고서는 향후 10년간 창고 작업의 상당 부분을 로봇으로 대체하고 막대한 비용 절감을 계획
  • 회사는 로봇이 인간을 돕는다고 주장하지만, 로봇 대수는 급증하고 자동화된 센터의 전체 고용은 정체 또는 감소
  • 과거 창고 같은 물리적 운영은 일정 수의 인력을 필수 요소로 간주했으나, 현재는 “얼마나 적은 인력으로 운영 가능한가” 가 사업 모델의 출발점

원격 조작과 ‘보이지 않는 노동’

  • Teleoperation(원격 조작) 은 자동화의 또 다른 형태로, 실제로는 저임금 국가의 노동자가 원격으로 로봇을 조종하는 구조
    • 필리핀 마닐라 오피스의 노동자가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일본 편의점의 재고 로봇을 원격 조종
    • 한 나라의 노동자가 다른 나라의 지게차를 다중 화면과 핸들로 조작하며, 반자율 소프트웨어가 혼란스러울 때만 개입
  • 이는 이민 없는 이민 구조로, 부유한 국가는 주택·학교·문화 통합 없이 마닐라 수준 임금으로 도쿄 수준 노동 획득
  • 노동자는 여전히 인간이지만 지리적으로는 네트워크의 일부처럼 취급되며, 콜센터에서 마이크로태스크 플랫폼까지 이어지는 사다리의 한 단계

텔레오퍼레이션의 숨은 목적: 데이터 수집

  • 많은 원격 조작 일자리는 단순히 작업 완수가 아니라 향후 무인 자동화를 위한 데이터 수집이 목적
  • 가정용 로봇 Neo는 “전문가 모드”에서 원격 조작자가 문 열기, 물건 집기 등을 수행하고, 이를 제어 모델 훈련용 데이터로 활용
  • Tesla Optimus 역시 작업자가 리그를 착용해 컵 잡기, 테이블 닦기를 반복 수행하며 로봇이 모방할 샘플 생성
  • 자율주행차와 대형 언어 모델의 데이터 작업과 유사하며, 물리적 세계의 구현형 고스트 워크에 해당

화이트칼라 불황과 초급 직무 소멸

  • 지난 몇 년간 기술, 금융, 컨설팅 등 화이트칼라 초급 직무가 급격히 감소하며, 컴퓨터 과학 졸업생을 흡수하던 분야가 축소
  • 한때 가장 안전한 학위로 여겨진 컴퓨터 과학이 이제 최악의 고용 성과를 보이는 전공 중 하나로 등장
  • 초급 채용 게시판은 주니어 개발자 역할 대신 중급 및 시니어 역할로 편향되고, 기업은 신입 채용을 자제하며 경력직 + AI 도구 조합을 선호
  • 고용주들은 언론에 주니어 채용을 보류하고 자동화로 주니어가 맡던 업무를 대체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

인간과 소프트웨어의 확장성 차이

  • 인간은 제한적 수평 확장만 가능하지만, 소프트웨어는 강력한 모델 하나를 무한히 복제해 에이전트 군집 구성 가능
  • 최근 에이전트 논문과 데모는 동일 모델의 여러 복사본이 논쟁·협상·계획·실행하는 작은 사회를 구축
  • 관리자들은 이미 인력 증원 요청 시 AI 시스템으로 대체 불가능한 이유를 제시하도록 요구
  • Shopify CEO는 팀에게 인력 추가 전에 AI를 먼저 시도하라고 지시했으며, 일부 기업은 “AI 우선”을 표방하며 인력 풀 축소

‘분포 밖 인간(out-of-distribution human)’ 개념

  • 대부분의 업무는 데이터로 학습 가능한 반복적 과제로 구성되어 있음
    • 종 모양 곡선의 중앙부에 존재하며, 작업이 작은 변형과 함께 반복됨
    • 모델은 이 중앙부를 잘 학습하며, 과거 데이터(로그, 이메일, 기록, 코드 저장소) 로 쉽게 모방 가능
  • 모델이 학습할 수 없는 비정형·창의적 업무만이 자동화 곡선의 후방에 남음
  • 분포 밖 인간이란 업무가 곡선의 꼬리 부분에 위치해 현재 훈련 데이터로 압축되지 않는 사람을 의미
    • 진정으로 새로운 문제를 다루거나, 센서가 부족한 소규모·물리적 환경에서 작업하거나, 클릭 로그로 환원되지 않는 취향을 가진 경우
  • 필자는 ‘정상 분포의 중심’을 목표로 커리어를 쌓았으나, 그 중심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음
    • 대부분의 성실한 신규 졸업자는 중앙부에 진입하려 시도하며, 이는 역사적으로 합리적이고 존경받는 노동 시장의 중심
    • 3번의 인턴십과 소규모 컨설팅 경험은 정상적인 일자리를 겨냥한 표준 이력이었으나, 현재는 중심부가 공동화되는 중
  • 고용주는 여전히 기술과 노력을 언급하지만, 실제 질문은 “당신의 기여가 에이전트와 저임금 노동자로 조립 불가능할 만큼 독특한가”
    • 채용되더라도 일상 업무는 본질적으로 라벨링 작업이며, 미래 자신의 대체자를 훈련시키는 데이터 생성
  • 현재의 고용 구조는 ‘평범함’이 위험한 상태로, 인간이 수행하는 일조차 미래 모델 학습용 데이터 생산으로 전락

정치·사회적 대응의 지체

  • 20세기 산업국가는 노동을 삶의 중심 가치로 삼았으며, 정치·종교·경제 모두 이를 전제
  • 그러나 오늘날 노동 수요 자체가 감소했음에도 제도는 여전히 ‘모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목표를 유지
    • 예: 실효성 낮은 고용 보조 프로그램, 상징적 ‘좀비 직업’ 유지

노조의 역할과 딜레마

  • 노조는 일부 경우 자동화를 늦춰 임금과 협상력을 시장보다 오래 보존
  • 유럽 지하철 노선은 무인 노선이 같은 도시에 존재하고 기술적으로 검증되었음에도 운전자와 함께 운행
  • 항만 노동자들은 자동 크레인과 원격 제어를 제한하는 조항을 계약에 명시하는 데 성공
  • 기업은 일자리가 총량적으로 괜찮다고 반복하고, 노조와 정치인은 기술적으로 불필요한 일자리라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
  • 어느 진영도 노동 자체가 중심 서사로서 축소되는 의미를 명확히 표현하지 못하며, 남은 일자리의 위치와 담당자만 다툼

자동화 선진국의 현실: 한국, 중국, 일본

  • 국제로봇연맹(IFR) 통계에 따르면 한국, 싱가포르, 일본, 독일은 수년간 산업용 로봇을 공장에 집중 투입
  • 중국은 늦게 시작했지만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제조업 로봇 밀도에서 독일 추월
  • 동시에 중국의 1인당 GDP는 미국의 약 3분의 1 수준이며, 청년 실업률은 10% 중반에서 상위권을 기록(비공식 추정은 더 높음)
    • 중국 청년 실업률은 두 자릿수로, ‘누워버리기(lying flat)’ 문화 확산
  • 자동화에 막대한 자금과 정책을 쏟아부었지만 졸업생들은 저임금 서비스 일자리나 온라인 부업에 “썩어간다”고 소셜미디어에 불만

긱 이코노미(gig economy)와 로보택시의 선행 불안

  • 로보택시는 아직 전체 주행 마일의 미미한 비중이며, Waymo는 운영 도시에서 극히 일부 탑승만 처리
  •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와 피닉스의 차량 호출 기사들은 로보택시 운영 시장에서 이미 수입 감소 경험
  • 은행들은 도시 차량 호출 플랫폼이 “자율주행차 위험” 에 직면한다는 경고 발행
  • 실제 점유율은 낮지만, 기술적 일자리 소멸보다 일자리 소멸 서사가 먼저 도착하는 패턴을 보임

개인적 전망과 경고

  • 20년 후 몇 개의 일자리가 존재할지, 자신의 업무가 분포의 꼬리에 충분히 위치할지 알 수 없음
  • 다양한 일을 시도하고 중심부에만 머물지 않으며 분포 밖 인간이 되려 노력할 것
  • 전체 인생 계획이 표준 회사에서 표준 업무를 하는 존경받는 중심 사례 노동자에 의존한다면, 그 범주를 침식하는 노력이 얼마나 집중되는지 직시해야 함
  • 모두가 풀타임으로 일하고 거기서 존엄을 찾는다는 전제의 정치 역시 재검토 필요
  • 20세기는 경제가 사람들을 매일 필요로 했기에 노동을 찬양하는 데 지적·도덕적 노력을 쏟았지만, 21세기는 그만큼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기계와 시스템을 구축 중

결론: 노동의 중심성 약화

  • 기술적 설명은 자동화가 점진적이고 상쇄적이라 하지만, 체감 현실은 중심 일자리의 소멸
  • 미래 노동시장의 핵심 질문은 “모델이 학습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 어디까지인가”
  • 21세기 경제는 더 적은 인간을 필요로 하는 시스템으로 이동 중이며,
    노동을 삶의 중심으로 두던 20세기의 가치 체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음

[출처] https://news.hada.io/topic?id=24284&utm_source=weekly&utm_medium=email&utm_campaign=20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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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1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감정 반격’ 멈추면 갈등 사라진다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감정 반격’ 멈추면 갈등 사라진다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감정 반격’ 멈추면 갈등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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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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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나 연인, 친한 친구와의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친해서 자주 만나는 사람일수록 부딪힐 일이 많을 수밖에 없고 친밀할수록 서로 기대하는 것도 더 많기 때문에 기대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될 확률도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갈등의 유무보다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된다. 여기에서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부정적 정서의 상호 교환(negative-affect reciprocity)인데, 상대로부터 비판을 받았을 때 일종의 보복 행위로 더 큰 비난이나 부정적 정서를 돌려주는 행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아내가 남편에게 “요즘 당신이 집안일을 거의 안 하니까 내가 너무 힘들어”라고 말했을 때 남편이 “내가 집안일을 안 한다고? 너야말로 요즘 가족들한테 신경 안 쓰잖아!”라고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경우나 한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요즘 약속에 왜 이렇게 자주 늦냐고 했을 때 “너는 약속 지킨 적이라도 있어? 항상 네 멋대로잖아!”라고 되받아치는 등, 서로 계속해서 공격을 주고받으며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이미 문제가 많은 관계일수록 불만이 제기되었을 때 “아 그래? 미안해. 앞으로는 안 그럴게”라고 하기보다 “내가 잘못했다고? 너는 잘했어?” 같은 식으로 맞받아치는 모습이 더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라이 핑켈 노스웨스턴대의 심리학자에 의하면, 다행히도 생각보다 쉬운 방법으로 이런 부적응적인 패턴을 바꿀 수 있다. 연구자들은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 하는 부부들을 대상으로 네 달에 한 번씩 총 세 번(7분씩 총 21분)에 다음과 같은 생각 연습을 하도록 했다.

우선 서로 갈등을 빚었던 상황을 구체적으로 떠올려 보고 두 사람을 모두 잘 알고 있고 진심으로 둘을 응원하는 제3자 입장이 되어 그 사람이라면 이 갈등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그 사람이라면 이 갈등에서 어떤 긍정적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지 떠올리도록 했다.

그리고파트너와 대화할 때 ‘중립적인 제3자’의 시선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주면서 특히 갈등 상황에서 이런 시선을 취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해 요인이 있다면 무엇인지 생각해보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4개월 동안 갈등 상황에서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려고 노력하는 데 도움이 될 구체적인 전략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생각해보도록 했다.

그 결과 이런 짧은 생각 연습만으로도 이후 약 1년간 관계 만족도나 사랑, 친밀감, 신뢰 등이 이전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많은 갈등들이 화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심한 말을 내뱉는 일 때문에 돌이킬 수 없게 나빠지곤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말하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하는 정도의 작은 노력으로도 금방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역시 말은 쉽게 하기보다 어렵게 하는 편이 좋은 것 같다.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35336?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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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1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마음챙김 명상 열풍…”덜 너그러워질 수도”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마음챙김 명상 열풍…”덜 너그러워질 수도”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마음챙김 명상 열풍…”덜 너그러워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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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마음챙김이란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들에 대해 최대한 판단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지금, 여기’에 주의를 집중하는 상태에 관해 그간 다양한 연구들이 이루어졌다.

마음챙김이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고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노화 진행을 줄여주고 심혈관 질환 위험성과 부적 상관을 보이는 등 마음챙김이 행복과 건강에 이롭다는 결과들이 다방면에서 보고되고 있다.

최근 이런 마음챙김이 주제인 학회에 다녀왔고 덕분에 흥미로운 사실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 그중 하나는 그간 마음챙김이 친사회적 행동과 관련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소개되었지만 반대로 도움이 되지 않거나 심지어 해를 끼치는 듯 보이는 결과들 또한 많다는 것이다.

래드퍼드대 연구자 대니얼 베리에 의하면 예를 들어 나르시시스트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짧게나마 마음챙김 명상을 하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을 도우려는 모습을 ‘덜’ 보이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한다.

반대로 또 다른 세션에서는 평소 마음챙김 명상을 자주 하는 사람들의 경우 ‘화’를 덜 내고 자신을 화나게 한 사람을 더 잘 용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보고도 있었다.

하지만 평소 이러한 마음 수련에 관심이 많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더 너그러운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마음챙김 수련 하나의 효과라기보다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어떠한 특성이 마음챙김과 합쳐져 친사회적인 행동을 증가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

나르시시스트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챙김 명상이 되레 친절하고 너그러운 행동을 ‘덜’ 보였다는 연구 결과와 비슷하게 마이클 풀린 뉴욕주립대 버펄로캠퍼스 심리학자의 연구에서도 평소 ‘독립적’인 자아관(자신을 규정할 때 본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들: 나는 아름답다, 나는 독창적이다 등으로 규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관계적 자아관(사회적 관계와 역할: 누구의 딸, 어느 학교 학생, 어느 회사 직원 등으로 규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달리 마음챙김 명상이 도움 행동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에게 독립적인 자아관 또는 관계적인 자아관을 가지게 유도했을 때에도(각각 ‘나’ 또는 ‘우리’로 지칭되는 글을 읽게 함) 독립적인 자아관으로 사고하게 된 사람들이 마음챙김 명상을 했을 때 명상 말고 다른 활동을 한 통제 집단에 비해 봉사활동 의향을 ‘덜’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관계적 자아관을 가지게 된 사람들은 통제 집단에 비해 봉사활동 의향을 더 많이 하려는 의향을 보였다.

생각해보면 원래의 마음챙김 수행이 가지고 있던 맥락(마음속 번민을 줄이고 자비를 실천할 것)을 떠나 그냥 기술적인 부분만 실시한다고 더 도덕적이고 자비로운 사람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앞선 발견들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이런 맥락 없이 무턱대고 자신을 판단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면 그냥 원래 가지고 있던 좋은 모습과 나쁜 모습들이 여과 없이 쏟아져 나올 것 같기도 하다.

미국에서 마음챙김은 벌써 3조 원 규모의 어마어마한 사업이 되었다고 한다. 본질을 떠나 빠르게 위로받기에만 급급해진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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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1월 2025

[알아봅시다][ETC] 왜 똑똑한 사람들은 더 행복하지 않을까? 

[알아봅시다][ETC] 왜 똑똑한 사람들은 더 행복하지 않을까? 

15P by GN⁺ 4일전 | ★ favorite | 댓글 7개
  • 지능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다룬 연구들에 따르면, 높은 지능이 더 큰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약간의 부정적 상관(r = -0.06) 이 존재함
  • 심리학의 전통적 지능 개념은 명확히 정의된 문제(well-defined problems) 해결 능력에 초점을 맞추며, 이는 시험으로 측정 가능한 영역임
  • 그러나 인생의 대부분은 “좋은 삶을 사는 법”처럼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문제(poorly defined problems) 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다른 종류의 사고와 지혜(wisdom) 를 요구함
  • AI의 발전 또한 명확히 정의된 문제 영역에 국한되어 있으며, 인간만이 불명확한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
  •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지능보다 방향성(directionness) 과 지혜가 중요하며, 이는 기술적 문제 해결 능력과는 다른 인간적 역량임

지능의 정의와 측정

  • 심리학자들이 합의하는 지능 정의는 추론, 계획, 문제 해결, 추상적 사고, 복잡한 개념 이해, 빠른 학습 등을 포함하는 매우 일반적인 정신 능력
  • 이는 단순한 책 지식이나 시험 기술이 아니라,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파악하며 무엇을 할지 판단하는 더 광범위하고 깊은 능력
  • 이렇게 정의된 지능은 측정 가능하며, 지능 검사가 이를 잘 측정함

지능과 행복의 관계 연

  • 여러 메타분석과 대규모 조사에서 지능과 행복의 관계는 거의 없거나 매우 미약한 것으로 나타남
    • 영국의 전국 대표 표본 연구에서는 지능이 낮은 집단이 약간 덜 행복했을 뿐, 전반적으로 큰 차이 없음
    • 미국의 General Social Survey 자료(50년간, 30,346명)에서도 어휘 테스트 점수가 높을수록 약간 덜 행복한 경향(r = -0.06, p < .001)
  • 지능이 문제 해결, 계획, 학습 능력 등에서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삶의 만족도에는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음

스피어만의 일반 지능 이론과 그 한계

  • 1904년 Charles Spearman은 다양한 과목 성적 간의 높은 상관을 발견하고, 이를 일반 지능(g factor) 으로 설명
  • 이후 연구에서도 인지 과제 간의 positive manifold(모든 과제 간 양의 상관)가 반복적으로 확인됨
  • 그러나 이는 지능이 모든 형태의 문제 해결 능력을 대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시험 가능한 문제 유형의 유사성을 반영함
  • 수학, 어휘, 음악 등은 모두 명확한 정답과 경계가 있는 문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문제만이 표준화된 테스트로 측정 가능

명확히 정의된 문제 vs 불명확한 문제

  • 명확히 정의된 문제(well-defined problems) 는 절차와 정답이 존재하며, IQ 테스트나 학문적 과제에서 다룸
  • 반면 불명확한 문제(poorly defined problems) 는 경계가 모호하고, 정답이 없으며, 반복 불가능한 문제임
    • 예: “좋은 배우자를 찾는 법”, “아이를 잘 키우는 법”, “행복하게 사는 법”
  • 지능은 전자에 강하지만, 후자에는 지혜, 자기이해, 통찰 등의 다른 능력이 필요함
  • 따라서 높은 IQ가 삶의 만족도나 행복을 보장하지 않음

“가장 똑똑한 사람들”의 역설

  •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검색하면 대부분 물리학자, 수학자, 컴퓨터 과학자, 체스 마스터가 나옴
  • 이들은 모두 어렵지만 명확히 정의된 문제 해결자이며, 순위 매기기가 쉬워서 “가장 똑똑함”으로 보임
  • 그러나 최고 체스 선수와 수학자가 전체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것은 아님 – 단지 그들의 분야에서만 최고

그렇게 똑똑한데, 왜 그렇게 멍청한거야?

  • IQ 검사에서 놀라운 점수를 받은 Christopher Langan은 9/11이 자신의 이론에서 대중의 관심을 돌리려는 내부 공작이라 믿으며, 백인이라서 은행 대출을 거부당한다고 주장
  • IQ 176으로 알려진 John Sununu는 치과 예약에 군용기를 사용하다 조지 H.W. 부시 비서실장직 사임
  • 위대한 체스 선수 Bobby Fischer는 히틀러는 좋은 사람, 홀로코스트는 없었음, 유대인이 기독교 어린이를 죽여 피를 쓴다고 주장
  • 명문 대학 교수들이 성희롱, 데이터 조작, 소아성애자와 교류 등으로 징계받거나 해고됨
  •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로 여겨지지만 “현실 기본 인식 유지”, “좋은 사람 되기”, “인생 중대 실수 피하기” 같은 기본적이지만 불명확한 문제 해결에 실패

기술 진보와 행복의 괴리

  • 지난 세대는 천연두와 소아마비 박멸, 달 착륙, 더 나은 자동차·냉장고·텔레비전 제작, IQ 15점 상승 등 명확히 정의된 문제들을 해결함
  • 그러나 이 모든 진보에도 불구하고 행복도는 전혀 증가하지 않음
  • 중요한 교훈: 명확히 정의된 문제를 여러 개 해결하는 것이 선조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지 못했다면, 우리도 그렇지 않을 것
  • 당신과 영원한 행복 사이의 장벽은 텔레비전 크기나 레이븐 지능검사의 문제 해결 능력이 아님
  • 굶주림, 외로움, 고통이 있으면 음식, 친구, 안도를 얻어 더 행복해지지만 그 이후엔 보상이 매우 빠르게 감소함
  • 긍정 심리학 학습, 예일대 인기 강좌 수강, 명상, 운동, 감사 일기 등을 모두 해도 아마도 조금만 더 행복해질 것
  • 행복에 큰 영구적 변화를 원한다면 고대 사상가들의 글을 읽는 것이 나을 수 있음
    •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부처, 공자, 예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성 아우구스티누스, 소로, 비베카난다 등은 좋은 삶 살기에 집착
    • 어느 시점에서 이런 주제가 유행에서 벗어난 듯함

AI와 인간의 문제 해결 능력

  • AI는 명확히 정의된 문제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임
    • 예: 체스, 단백질 구조 예측, 자율주행 등
  • 그러나 AI가 다루는 문제는 모두 명확한 데이터와 규칙을 전제로 하며, 불명확한 문제는 해결 불가능
    • GPT-3나 DALL·E 2도 실제 창작이 아니라 패턴 예측에 불과
  • 인간은 여전히 정의되지 않은 문제를 재구성하고 의미를 찾는 능력에서 우위

지혜와 방향성의 가치

  • 명확히 정의된 문제 해결을 잘하는 사람들은 “교수”, “박사” 칭호를 받고, 많은 돈을 받으며, Mensa와 Prometheus Society 같은 배타적 클럽 가입 가능
    • 하지만 Mensa의 IQ 설명 페이지는 지능 검사로 사람들을 해친 어두운 역사를 전혀 언급하지 않음
  • 이렇게 사회는 시험으로 측정 가능한 지능을 높이 평가하지만,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는 과소평가됨
    • 예: 가족을 돌보고, 공동체를 유지하며, 역경을 극복하는 능력
    • 이런 지혜를 “소박한(folksy)” 또는 “단순한 것(homespun)”이라 부르며 다지선다형 문제가 진짜 지능이고, 좋고 충만한 삶은 노부인들이 하는 귀여운 일처럼 취급함
  • 이러한 능력은 수치화할 수 없지만, 행복과 인간관계 유지에 핵심적 역할
  • 이런 종류의 지능을 정의에서 제외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해로움.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것임

    매끈하고 잘 정의된 문제 해결 능력으로 제대로 정의되지 않은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다면, 이런 불명확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 볼 것

  • 결론적으로, 지능은 문제 해결의 도구일 뿐, 좋은 삶을 설계하는 능력은 별개의 인간적 역량임

[출처] https://news.hada.io/topic?id=24183&utm_source=weekly&utm_medium=email&utm_campaign=20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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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1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내 마음 속 ‘지옥’을 비우려면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내 마음 속 ‘지옥’을 비우려면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내 마음 속 ‘지옥’을 비우려면

입력
오픈AI 제공

오픈AI 제공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비교’와 ‘불안’이 항상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학교를 가지 못하면 인생이 망할 것처럼 이야기하는 어른들 때문이었는지, 언제부턴가 조금만 미끄러지면 삶이 끝장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늘 두려움 속에서 살았던 것 같다.

친구들이 좋은 결과를 얻으면 함께 기뻐하는 마음과 함께 나는 왜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는 거냐는 자기비난과 열등감이 자라났다. 그러면서 친구의 기쁨을 온전히 함께 기뻐하지 못하는 나의 속물스러움에 질리고 자신을 더더욱 혐오하는 파괴적인 굴레에 갇혀 있었던 것 같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내가 최악일 때나 가장 좋은 모습일 때나 한결같이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과 나의 성취를 자신의 일인 것처럼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생긴 기쁜 일을 함께 기뻐하면 그만큼 내 행복도 배가 된다는 사실을 조금씩 경험하게 되었던 것 같다.

덕분에 쓸데없는 자기비난과 열등감, 자기혐오가 많이 줄어들었다. 생각해보면 쓸데없이 마음속에 지옥을 담아두고 살았던 것 같다. 내 마음이 지옥이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결국 나다.

한편 누군가의 좋은 일을 굳이 나에 관한 일로 해석해버리는 습관 또한 자기 과몰입(hyper-egoic) 상태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삶의 대부분을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에 빠져 보내는 자아중독 상태에 빠져 있다.

마크 리어리 듀크대 심리학자에 의하면 이런 자기 과몰입 상태에는 고질적으로 많은 양의 주의를 바깥세상보다 자기 자신에게 쓰는 것, 세상 모든 일을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자기중심성,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살아가는 타율성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친구에게 생긴 좋은 일에 대해 들으면 친구에게 포커스를 둬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굳이 자기 자신에게로 주의를 돌려 결국 뭐든지 자기 자신에 대한 일로 만들어버리는 것 역시 고질적인 자기 과몰입에 해당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도 자기 과몰입은 정신 건강과 나아가 인간관계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신에게 이런 면이 있다면 빨리 인정하고 최소한 누군가 잘된다고 해서 내가 잘못되는 것이 아님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다. 안타깝지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또 의외로 연인이나 부부 관계에서도 특히 이성애자 남성의 경우 자신의 파트너가 자신보다 더 잘 나가면 위축되는 현상이 많은 걸 보면 흔히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 아마도 이런 사고방식이 한 사회가 좀 더 불행해지는 데 한몫할지도 모르겠다.

연구들에 의하면 ‘파이가 정해져 있다는 믿음(fixed-pie perception)’, 함께 나눠 먹는 파이의 양은 정해져 있어서 타인이 조금 더 많이 먹으면 내 몫이 줄어든다는 생각이 자기파괴적인 질투나 근시안적이고 지나치게 경쟁적인 태도와 관련을 보인다.

물론 그런 상황도 존재하겠지만 내 친구에게 생긴 좋은 일이 직접적으로 나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예를 들어 ‘내가 잘된다고 해서 네가 잘 안 되는 게 아니야’라는 말처럼). 그나마 나에게 우호적인 사람들을 경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적어도 이 사람들과는 ‘함께’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 장기적으로 모두의 행복에 훨씬 바람직할 것이다.

삶은 원래 별거 없고 우리에게 찾아온 좋은 인연들을 쫓아버릴 만큼 중요한 일도 잘 없다. 뭐라도 잡아보려고 주먹을 꼭 쥐고 살아가기보다,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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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1월 2025

[인공지능 기술]  스타트업에게 좋은 소식: 기업들은 AI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스타트업에게 좋은 소식: 기업들은 AI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 MIT의 연구 조사결과 기업 AI 프로젝트가 95% 실패율을 보인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대기업이 AI를 자체 구축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것
  • 대기업들은 내부 IT팀이나 컨설팅 회사를 통해 AI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지만, 제품 개발 역량 부족과 정치적 장벽으로 대부분 실패
  • 외부 스타트업 벤더를 선택한 프로젝트의 성공률이 자체 개발보다 훨씬 높았으며, 기업들은 이제 스타트업의 솔루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
  • 대기업 엔지니어링 팀 내부에 AI 회의론자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실제 작동하는 제품을 만들 수 없으며, 이것이 스타트업에게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
  • AI 네이티브 시스템 구축과 전환 비용으로 인한 높은 진입장벽이 형성되어, 제대로 작동하는 솔루션을 만들 수 있는 스타트업에게 유리한 환경 조성

MIT 연구 보고서의 실제 내용

  • AI 인플루언서들이 퍼뜨린 왜곡된 해석: X와 YouTube에서 “95% AI 프로젝트 실패율”을 “AI는 사기다” 라는 증거로 제시
  • 실제 연구 내용은 기업의 AI 도입 방식과 성공 요인에 대한 분석이며, AI 에이전트의 실제 작동 방식과 효과적인 접근법을 확인
  • 대학생들조차 트윗 버전만 읽고 “YC가 말하는 AI 스타트업들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잘못 결론

기업 AI 도입의 구조적 실패 원인

  • 내부 IT 시스템의 고질적 문제: 대부분의 기업 내부 IT 시스템이 품질이 낮으며, Ernst & Young이나 Deloitte 같은 컨설팅 회사를 고용해도 문제가 두 배로 증가
  • Apple도 소프트웨어 개발에 실패: 무한한 자본과 인재 접근성을 가진 Apple조차 캘린더 앱에서 매일 버그 발생
    • 일반 기업이나 IT 부서가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
  • 조직 내 정치적 갈등: 대기업에서 정교한 소프트웨어 배포 시 여러 팀이 관여하면서 정치적 싸움과 영역 다툼 발생
    • 컨설턴트들이 데이터 과학팀, 고객지원팀, IT팀 등을 중재하며 요구사항 문서 작성
    • 하지만 컨설턴트들은 실제 소프트웨어 구축 기술 전문성 부족
  • 레거시 시스템의 한계: 기업 내부 시스템이 너무 오래되고 사일로화되어 있어, 외부 컨설팅 전문성과 소프트웨어 구축 역량이 동시에 필요
  • 최종 결과물은 위원회가 디자인한 낙타 같은 형태로, 실용성 없는 타협의 산물

성공적인 스타트업 사례들

  • Tactile (비즈니스 의사결정 엔진)

    • 은행의 KYC/AML 실시간 처리: 대출 신청자의 신용 확인과 비즈니스 규칙 검증을 일일 수백만 건 규모로 처리
    • Citibank와 JP Morgan이 자체 개발 시도했으나 3~5년과 수천만 달러 소요
    • Tactile은 REST API로 실시간 의사결정 제공, 최신 AI 모델 플러그인 가능, 예산의 일부와 훨씬 짧은 시간에 구축
  • Greenlight (은행용 AI 시스템)

    • 한 은행이 기존 벤더 Ernst & Young에게 AI 시스템 구축 요청
    • Ernst & Young이 1년간 개발했으나 완전히 실패
    • 은행이 다시 Greenlight에 접촉해 현재 완전히 배포되어 작동 중
  • 연구 결과: 외부 벤더 vs 내부 개발

    • 조사된 프로젝트 중 2/3가 자체 개발 또는 컨설팅 회사 협력
    • 1/3만이 Greenlight나 Tactile 같은 외부 벤더 제품 구매
    • 외부 벤더 선택 시 성공률이 자체 개발보다 훨씬 높음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이유

  • 폴리매스(polymath) 부족 문제: 제품과 엔지니어링 모두에 능숙한 인재가 극히 드묾
    •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코딩에만 집중하며 은행 직원 같은 도메인 사용자와 소통 불가
    • 도메인 전문가들은 코딩이나 기술, 디자인, 제품 출시 역량 부족
  • Windsurf 사례: 엔지니어링 학위 없는 영업 리더가 Windsurf로 자체 도구 제작
    • IQ 150급 조직에서는 이미 발생 중이지만,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아직 불가능
  • 스타트업 형태의 공백: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스타트업이 채워야 할 공백 존재
  • 희귀한 역량 조합 필요: 최신 AI 이해도, 제품 감각, 인간적 프로세스 이해를 모두 갖춘 인재
  • Castle AI 사례 (모기지 서버)

    • 레거시 벤더들의 AI 추가 시도: 수십 년 된 시스템 위에 AI를 덧붙이며 경쟁 대응
    • 은행들이 신뢰하는 기존 벤더와 베이크오프(bake-off) 경쟁 필수
    • 많은 경우 벤더 솔루션이 “AI를 그냥 얹은” 수준으로 매우 열악
    • Castle AI는 처음부터 네이티브로 구축된 제품 감각으로 대형 은행 계약 체결
    • 배치 후 1년 만에 성과 달성
  • Reducto 사례 (문서 처리)

    • YC 런치를 통해 FAANG 기업이 직접 발견: 배치 후 154일 만에 FAANG 기업 계약 체결
    • 해당 기업은 수년간 자체 솔루션 구축 시도
      • 오픈소스, AWS Tesseract 등 다양한 OCR 솔루션 시도했으나 실패
    • 제품 우수성(product excellence) 으로 계약 획득
    • 내부팀과 경쟁하며 조직 정치를 섬세하게 탐색해야 했음
      • MIT 보고서에서도 언급된 과제
    • 현재 1~2년 이상 프로덕션 환경에서 운영 중

성공 전략

  • 챔피언 키우기: 똑똑한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내부 인물 확보
  • 이상적인 기업 내부 챔피언 유형
    • 스타트업 꿈을 가졌지만 위험회피적인 직원: 실제로는 창업하지 않을 사람들
    • 흥미로운 스타트업을 통해 대리만족을 경험하려는 성향
    • 자신이 스타트업 여정에 함께한다고 느끼며 창업자의 성공을 원함
    • 내면의 스타트업 꿈을 키우고 싶어하는 사람들 찾기
  • 창업자가 취할 자세
    • 정장을 입거나 Microsoft 홈페이지를 모방하는 등 형식주의 따르지 말 것
    • 진정성 있게 스타트업답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
    • 똑똑하고 현명하게 보이는 것은 중요하지만, 과도한 형식은 불필요

기업의 AI 도입 의지와 스타트업 기회

  • MIT 보고서의 긍정적 핵심 메시지: 기업들의 압도적인 AI 도입 수요
  • 과거 TripleByte 운영 시절보다 FAANG 기업에 AI 에이전트 판매가 훨씬 용이
  • 기업들은 기존 소프트웨어 회사나 후기 단계 스타트업에서 솔루션 구매 선호
    • 더 많은 자금과 덜 위험해 보이는 업체 선호
  • 근본적으로 제품을 만들 수 없는 구조적 문제:
    • 대기업 엔지니어링 팀이 AI를 믿지 않는 사람들로 구성
    • 코드 생성 도구 사용하지 않음
    • MIT 연구가 과대평가라고 말하면 리트윗하며 좋아함
    • 믿고 싶은 내러티브에 집착
  • 엔지니어들이 믿지 않으면 작동하는 제품 구축 불가능
  • 스타트업에게 전례 없는 기회: 작동하는 제품을 만들면 기업들이 대화할 수밖에 없음
    • 내부 구축 불가능, 기존 회사에도 갈 수 없는 상황

AI 회의론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 직접 시도해보라

    • 엔지니어라면 실제 프로젝트에 투자해 사용해볼 것
    • 한 번 시도해 변수 이름 오류 났다고 포기하지 말 것
    • 메인 업무가 아닌 재미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로도 가능
    • “Vibe Coding Dad’s Night” 사례: 기술적이지 않은 집주인이 세입자 임대료 확인 시스템 제작
    • 10배 엔지니어를 100배로, 1배 엔지니어를 10배로 만드는 도구
    • 내면의 감정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
  • Andrej Karpathy 인터뷰 왜곡 사례

    • 트윗: “Karpathy가 에이전트가 과대평가되었다고 말함”
    • 실제 발언: 에이전트에게 프롬프트만 주고 완벽한 결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올바른 데이터, 컨텍스트, 평가, 도구 작업 필요
    • 실제 의미: 스타트업과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엄청난 기회
      • 구축해야 할 훌륭한 도구가 아직 산더미
    • AI는 도구이며 더 잘 작동하도록 도와야 함, 마법처럼 작동하길 기대하면 안 됨

AI 네이티브 시스템 재구축은 기회

  • 모든 시스템을 AI 네이티브로 완전히 재작성 필요
  • 소프트웨어가 AI와 함께 작동하도록 완전히 새로 작성되어야 함
  • 창업자들에게 무한한 기회 제공
  • “일단 시스템 훈련에 시간을 투자하면, 전환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질 것
  • 이것이 바로 해자(moat): ChatGPT 래퍼가 해자가 없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명확한 답

결론: 스타트업의 기회

  • AI 비관론자들의 잘못된 해석: 95% 실패율을 AI 불가능의 증거로 왜곡
  • 실제 메시지: AI 구현이 매우 어려우며 5%만 성공
  • 하지만 YC 합격률은 1% 미만: 그 1%의 창업자들이 성공하는 상위 1% 구현 사례 창출
  • 성공 요인: 뛰어난 기술력 + 폴리매스적 역량 + 타인에 대한 이해
    • 50억 달러 핀테크 CIO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해
  • 5%에 포함될 수 있다는 자신감: 실제로 뛰어나다면 절대 가능하며, YC에 수많은 사례가 존재함

[출처] https://news.hada.io/topic?id=24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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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1월 2025

[인공지능 기술] 텐서플로우(TensorFlow)에서 파이토치(PyTorch)로 환승하기

[인공지능 기술] 텐서플로우(TensorFlow)에서 파이토치(PyTorch)로 환승하기

*해당 포스팅은 이 원문을 번역, 정리(요약)한 것입니다.

텐서플로우가 파이토치보다 1년 먼저 나왔지만, 최근 많은 개발자들이 텐서플로우에서 파이토치로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텐서플로우에서 파이토치로 넘어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먼저 각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본 후, 간단한 예제를 통해 파이토치와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1. 프레임워크 개요

1.1. 텐서플로우

2015년 구글에서 발표한 딥러닝 프레임워크. 텐서플로우 2.0로 업데이트되면서 케라스(keras)와 통합되었다.

1.2. 파이토치

2016년 페이스북에서 발표한 딥러닝 프레임워크. 파이썬 언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장점이 있다.

파이토치를 텐서 단위의 딥러닝 모델을 GPU 위에서 계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동적인(dynamic) 그래프를 생성하고, 그때그때(on the fly) 모델의 동작 원리를 살펴볼 수 있다.

2. 왜 텐서플로우에서 파이토치로?

– 파이토치와 다르게 텐서플로우는 정적인(static) 그래프를 생성한다.

– 파이토치는 특정 그래프 작업에 맞춰 모델을 정의하고 조작할 수 있다. (RNN처럼 입력 길이가 가변적인 상황에서 유용)

– 파이토치는 근본적으로 파이썬을 기반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좀더 직관적이다.

– 텐서플로우가 익히기 좀더 까다로운 편. 

– 신속하게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데 파이토치가 가장 적합하다.

3. 텐서플로우에서 파이토치로 넘어가기

GPU 환경에서 두 프레임워크를 설치하는 과정은 생략하겠습니다.

텐서플로우에서 파이토치로 넘어가는 건 그렇게 복잡한 편이 아니다.

파이토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파이써닉한 접근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3.1. 텐서 다루기

각 프레임워크에서 임의의 텐서를 초기화해보자.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텐서플로우

import tensorflow as tf

rank2_tensor = tf.constant([[1, 2],
                            [3, 4],
                            [5, 6]], dtype=tf.int32)

파이토치

import torch

rank2_tensor = torch.tensor([[1, 2],
                             [3, 4],
                             [5, 6]], dtype=torch.int32)

간단한 텐서 연산을 수행해보자.

텐서플로우

a = tf.constant([[1, 2],
                 [3, 4]])
b = tf.constant([[1, 1],
                 [1, 1]])
                 
a = tf.Variable(a)
b = tf.Variable(b)

print(tf.add(a, b), "n")
print(tf.multiply(a, b), "n")
print(tf.matmul(a, b), "n")

파이토치

a = torch.tensor([1, 2, 3], dtype=torch.float)
b = torch.tensor([7, 8, 9], dtype=torch.float)

print(torch.add(a, b))
print(torch.subtract(b, a))
print(a.mul(b))
print(a.dot(b))

3.2. 작동 메카니즘

딥러닝 프레임워크는 연산 그래프를 활용한다. 연산 그래프는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연산이 이루어져야 하는 순서를 정의한다.

딥러닝 모델을 계산하기 위해 크게 두 개의 인터프리터가 사용되는데,

하나는 프로그래밍 언어에 이용되고(대부분의 경우 파이썬) 나머지 하나는 연산 그래프를 뜻대로 조작하는 데 사용된다.

따라서 연산 그래프를 세팅할 때는 파이썬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해, 실행 메카니즘은 다른 언어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애초에 효율성 및 최적화 문제 때문에 이런 이상한(?) 세팅이 구성됐다고 볼 수 있다.

텐서플로우의 경우 정적인 연산 그래프를 활용한다. 전형적인 “Define and Run” 방식으로 작동한다. 처음에 모든 변수들을 생성, 연결한 다음, 이들을 정적인 세션에 초기화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정적인 그래프에 변수 파라미터를 정의하는 방식이 비효율적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특히 RNN 형식의 모델을 쓰는 경우에 그렇다.

Define-and-Run : 연산 그래프를 먼저 정의한 후에 데이터를 흘려보내 결과를 얻는 방식

정적인 텐서플로우 그래프를 살펴보자.

import tensorflow as tf

a = tf.Variable(15)
b = tf.Variable(5)

prod = tf.multiply(a, b)
sum = tf.add(a, b)

result = prod/sum
print(result)

파이토치의 경우, 동적인 그래프를 활용하기 때문에 코드를 입력할 때 연산 그래프가 설계된다.

유저가 변수를 처음 선언할 때 연산 그래프가 바로 만들어지고, 각 훈련 iteration 마다 연산 그래프가 다시 만들어진다.

정적인 그래프보다 동적인 그래프를 선호하는 이유는, 다른 요소는 건드리지 않고 필요한 요소들만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법의 단점을 꼽자면 그래프를 재설계 하는 데 종종 시간이 좀더 걸린다는 점이다.

아래 움짤은 파이토치 작동 방식을 보여준다.

3.3. 반복 훈련(training loops)에서의 비교

텐서플로우에서 훈련 루프를 만드는 과정은 다소 복잡하고 직관과는 거리가 멀다.

보통은 tf.function을 데코레이터로 써서 정적 그래프 관점에서 모델을 컴파일 한다. 

일반적으로 텐서플로우는 즉시 실행(eager execution)을 활용한다. 이는 디버깅에는 용이하지만 빠른 실행에는 불리하다.

따라서 tf.function을 활용해서 전역적인(global) 퍼포먼스 최적화를 적용한다.

즉시 실행 (Eager execution) : 그래프 생성 없이 연산을 즉시 실행하는 명령형 프로그래밍 환경

그 다음 학습 과정을 정의할 때는 Gradient Tape 기능을 통해 자동 미분(automatic differentiation)을 수행한다.

그래디언트 값이 적용되고, 역전파 과정이 이루어질 때, 최종적으로 훈련 파라미터가 업데이트 된다.

모델의 훈련을 끝내고 나면 원했던 값들을 리턴 받을 수 있다.

@tf.function
def train_step(x, y):
     with tf.GradientTape() as tape:
          logits = model(x, training=True)
          loss_value = loss_fn(y, logits)
     grads = tape.gradient(loss_value, model.trainable_weights)
     optimizer.apply_gradients(zip(grads, model.trainable_weights))
     train_acc_metric.update_state(y, logits)
     return loss_value

파이토치에서 학습 루프를 정의하는 건 보다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변수를 생성하고 동적 그래프를 그때그때 정의하면서 모델을 학습할 수 있다. 데이터와 타겟을 디바이스(CPU/GPU)에 할당하고 순전파를 연산한다.

모델이 순전파(feed-forward) 연산을 마치고 나면, pytorch의 사전 정의된 개체들을 통해 역전파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 그래디언트를 계산하고, 역전파 방법론을 적용함으로써 파라미터를 업데이트 한다.

for epoch in range(epochs):
     for batch, (data, target) in enumerate(train_loader):
          # cuda 파라미터 가져오기
          data = data.to(device=device)
          target = target.to(device=device)
          # 순전파
          score = model(data)
          loss = criterion(score, target)
          # 역전파
          optimizer.zero_grad()
          loss.backward()
          optimizer.step()

4. MNIST로 파이토치 이해하기

필요한 라이브러리를 불러온다

import torch
import torchvision
import torch.nn as nn
import torch.nn.functional as F
from torch.utils.data import DataLoader

import numpy as np
import matplotlib.pyplot as plt

디바이스 파라미터를 설정한다. 

device = torch.device('cuda' if torch.cuda.is_available() else cpu)

하이퍼파라미터를 세팅한다.

num_classes = 10
input_size = 784
batch_size = 64
lr = 0.0001
epochs = 3

텐서플로우처럼 파이토치도 MNIST 등 기본 데이터셋을 불러올 수 있다.

T = torchvision.transform.Compose([torchvision.transforms.ToTensor()])

X_train = torchvision.datasets.MNIST(root='/datasets', \
                                     train=True, \
                                     download=True, \
                                     transform=T)
train_loader = DataLoader(dataset=X_train, batch_size=batch_size, shuffle=True)

X_test = torchvision.datasets.MNIST(root='/datasets', \
                                     train=False, \
                                     download=True, \
                                     transform=T)
test_loader = DataLoader(dataset=X_test, batch_size=batch_size, shuffle=True)

“Linear” function 으로 정의되는 fully connected layer 를 선언할 것이다.

텐서플로우였다면 Dense function을 사용했을 거라는 점을 기억하자.

class neural_network(nn.Module):
     def __init__(self, input_size, num_classes):
          super(neural_network, self).__init__()
          self.fc1 = nn.Linear(in_features=input_size, out_features=50)
          self.fc2 = nn.Linear(in_features=50, out_features_num_classes)
          
     def forward(self, x):
          x = self.fc1(x)
          x = F.relu(x)
          x = self.fc2(x)
          return x

이제 loss 와 옵티마이저를 선택해보자.

학습에 있어서는, 순전파를 수행한 다음 최적의 가중치를 학습하기 위해 역전파를 적용할 것이다.

# 손실함수와 옵티마이저
criterion = nn.CrossEntropyLoss()
optimizer = torch.optim.Adam(model.parameters(), lr=lr)

# 훈련
for epoch in range(epochs):
     for batch, (data, target) in enumerate(train_loader):
          data = data.to(device=device)
          target = target.to(device=device)
          
          data = data.reshape(data.shape[0], -1)
          
          # 순전파
          score = model(data)
          loss = criterion(score, target)
          
          # 역전파
          optimizer.zero_grad()
          loss.backward()
          optimizer.step()

모델을 평가해보자.

def check_accuracy(loader, model):
    num_correct = 0
    num_samples = 0
    model.eval()

    with torch.no_grad():
        for x, y in loader:
            x = x.to(device=device)
            y = y.to(device=device)
            x = x.reshape(x.shape[0], -1)

            scores = model(x)
            _, predictions = scores.max(1)
            num_correct += (predictions == y).sum()
            num_samples += predictions.size(0)

        if num_samples == 60000:
            print(f"Train accuracy = {float(num_correct) / float(num_samples) * 100:.2f}")
        else:
            print(f"Test accuracy = {float(num_correct) / float(num_samples) * 100:.2f}")

    model.train()
    
check_accuracy(train_loader, model)
check_accuracy(test_loader, model)

5. 꼭 파이토치여야 할까?

5.1. 파이토치의 장점

1. 본질적으로 파이써닉하다

파이토치로 된 코드는 파이써닉하다. 즉, 절차적인 코딩 방식이(procedural coding) 파이썬 요소와 유사하다.

텐서플로우로 작업할 때는 코드가 다소 low-level에 있어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런 이유로 keras 같은 high-level API가 텐서플로우 2.0으로 통합되고 있다.)

파이토치의 기능들은 Numpy, Scipy, Cpython과 같은 다른 라이브러리와 함께 적용하기 좋다.

또 파이토치의 문법이나 응용 방식이 정통 파이썬 프로그래밍 방식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학습 난이도가 낮다.

2. 문서화가 잘 되어 있고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 있다

3. 동적 그래프

메모리를 미리 지정하기 어려울 때 동적으로 생성된 그래프를 유용하게 쓸 수 있다.

4. 많은 개발자들이 프로젝트에 파이토치를 활용하고 있다

5.2. 파이토치의 단점

1. 시각화 기술이 부족하다

텐서플로우의 경우 텐서보드(Tensorboard)라는 시각화 툴킷을 통해 학습 및 검증 정확도 및 loss, 모델 그래프, 히스토그램, 이미지 등 다양한 요소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파이토치에 Tensorboard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2. 배포를 위해서는 API 서버가 요구된다

텐서플로우의 장점 중 하나가 프로덕션 툴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production-ready 상태로 빌드되기 때문에 텐서플로우의 확장성이 크다.

inference나 학습된 모델 주기(lifetimes) 등을 다룰 수 있다.

오늘은 텐서플로우와 파이토치를 비교하며 대략적으로 파이토치가 어떤 프레임워크인지 살펴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파이토치의 모델 정의, 학습, 추론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겠다.

[출처] https://woo-niverse.tistory.com/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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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0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지혜는 겸손에서 비롯된다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지혜는 겸손에서 비롯된다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지혜는 겸손에서 비롯된다

입력
오픈AI 제공

오픈AI 제공

평소 자신이 무언가를 잘못 알고 있거나 틀릴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들은 이따금씩 틀리더라도 자신만은 그렇지 않을 것이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대체로 다른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내가 대체로 옳다’고 여기는 자신감이 쓸데없이 과한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자신의 지적 한계에 대해 인식하는 특성을 ‘지적 겸손’이라고 부른다. 안타깝게도 연구들에 의하면 이는 꽤 안정적인 특성이라서 지적 겸손도가 높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현상을 바라볼 때 한 가지 설명(보통 자신의 시각)에만 매몰되어 있기보다 서로 다른 다양한 시각에 열려 있는 편이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적대시하는 일도 비교적 적다. 복잡한 현상에 대해 지나친 단순화나 과한 일반화를 좋아하지 않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다양한 층위의 원인들을 파고드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와 달리 지적 겸손도가 낮은 사람들의 경우 보통 자신의 시각에 지나치게 과한 가중치를 두고 자신의 의견과 비슷한 의견만 골라서 듣는 경향이 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싫어하거나 배척하는 일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고 문제의 복잡함에 반해 지나치게 ‘간단명료한 설명’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지적 겸손도에 따라 좀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달라지기도 한다.

물론 어느 정도 옳고 그름이 명확한 문제에 대해서는 그나마 지적 겸손도가 낮은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사람들은 지적 겸손도가 낮기보다 높은 사람들의 의견을 더 잘 청취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과학자들의 경우에도 지적 겸손도가 높을 때(또는 높다고 여겨질 때), 사람들이 더 과학자들이 한 연구 내용을 신뢰한다는 발견들이 있었다. 또 조직 내에서도 리더의 지적 겸손도가 높을 때 그렇지 않을 때에 비해 창의적인 결과물들이 더 많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었다.

비교적 ‘정답’이 존재하는 세계에서도 그렇지만 정답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다양한 입장이 상충하는 사회적 문제나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상황에서도 지적 겸손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나 코에트키 피츠버그대 연구자의 연구에 의하면, 지적 겸손도가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다양한 ‘갈등’ 상황을 더 잘 해쳐나가는 편이다.

지적 겸손도가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갈등 상황에서

① 긍정적 정보 전달: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있어 중요한 것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② 긍정적 회피: 사람들이 여러 대안을 더 잘 검토할 수 있도록 문제를 차후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
③ 긍정적 개방: 어떤 해결책을 제안하기 전에 상대방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 무엇인지 살핌
④ 긍정적 연대: 함께 마음을 모아 해결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건설적인 행동을 더 자주 한다고 보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반면 지적 겸손도가 높은 사람들은 지적 겸손도가 낮은 사람들에 비해

⑤ 부정적 공격: 상대방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이거나
⑥ 부정적 회피: 갈등이 불편해서 침묵을 지키거나 대화 주제를 바꾸는 등의 해로운 행동은 덜 하는 편이라고 보고했다.

나아가 역사적으로 첨예한 국가 간, 집단 간 갈등 상황에서도 지적 겸손도가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양쪽의 입장에 좀 더 균등한 관심을 보이고 팔이 안으로 굽기보다 외집단 사람들의 피해 상황과 고통에 대해서도 인지하며 폭력적이기보다 대화를 통한 해결을 선호한다는 발견들이 있었다.

점점 살면서 겪는 대부분의 문제들에서 꼭 ‘한 가지 정답’만 존재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서로 다른 의견들이 부딪히는 문제에서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생각이 반드시 옳거나 특히 내 생각만 옳을 가능성은 아마 매우 적을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모두 이런 지혜를 기본적으로 장착하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내가 반드시 옳다는 생각이 들 때면 나의 지적 겸손도를 따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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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10월 2025

[기술 에세이] [기술 블로그] 개발은 나이와 함께 익어간다 

[기술 에세이] [기술 블로그] 개발은 나이와 함께 익어간다 

72P by xguru 11일전 | ★ favorite | 댓글 15개

아마존 CTO Werner Vogels 박사의 글

  • 이런 속삭임을 들었음. “이제 그도 나이가 들었는데, 누가 후임이 될까?”
    • 사람들이 진지하게 물음. “은퇴는 언제 하실 건가요?”
    • Amazon에서 거의 25년을 보냈고, 매년이 다르고 놀라웠던 시간들이었지만, 그는 여전히 학계를 떠나 Amazon에 합류하기로 했던 그날만큼 젊은 마음을 가지고 있음
  • 나이가 들어가는 개발자로서 좋은 점은, 이미 많은 문제를 직접 경험해봤다는 것
    • 젊은 개발자들이 오늘 마주하는 어려움들을 이전에도 겪었고, 비록 지금은 겉모습이 조금 달라 보일지라도 본질은 같음
    • 수많은 프로젝트를 거치며 실전 경험을 쌓았고, 실패도 셀 수 없이 많았음
    • 이제 머릿속 절반은 무엇이 현실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알고 있고, 그중 일부는 위험 신호를 감지하는 감각으로 훈련되어 있음
  • 남은 공간은 창의성을 위한 자리
    • 다양한 신호를 받아들이고, 정신적 모델을 세우며, 새롭고 독창적인 해결책을 찾는 일
    • 이것이야말로 개발자로서의 가장 큰 즐거움
    • 매일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직업이 얼마나 될까?
    • 나는 이 사실을 결코 당연하게 여기지 않음
  • 나이 든 개발자로서, 당신은 이미 패턴이 반복되는 세상을 여러 번 보았음
    • 세상을 바꿀 것처럼 떠들던 회사들이 결국은 구멍 난 치즈 같은 결과를 내놓는 모습을 수없이 봄
  • 그리고 AI의 시대가 도래했음
    • 지난 15~20년 동안 우리가 사용해온 NLP, 음성인식, 번역, 이미지 인식, 추천 시스템, 사기 탐지 등과 같은 AI가 아님
      • Amazon.com을 지탱해온 기반 기술들이지만,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생성형 AI
      • 나이 든 개발자인 나에게도 이건 정말 흥미로운 변화로 느껴짐
    • 실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기 때문
      • 건강한 회의감(scepticism)을 가진 숙련된 빌더의 손에 들어가면, 이것은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됨
      • 하지만 동시에 도전적이기도 함
      • 다른 기술들처럼 출시 전 교육이나 준비 기간이 없었기 때문
      • 마치 마법이 병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듯 세상에 퍼졌고, 모두가 예상치 못한 탓에 과열된 기대가 폭발함
    • 이 상황은 낯설게 느껴졌음
      •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소프트웨어는 1년에 한 번 나오는 마이너 버전 업그레이드를 통해 진화했기 때문
      • Windows 3가 3.1이 되기까지 2년이 걸렸고, Mac OS X도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소수점 버전만 업데이트하다가 최근에야 매년 주요 버전이 바뀌기 시작했음
      • 그런데 지금은 매주 모델이 교체되고,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리더보드 순위가 바뀌는 세상이 되었음
  • AWS는 언제나 B2B 기업이었음
    • 우리는 고객들이 자신의 고객을 위해 혁신할 수 있도록 기술의 빌딩 블록(S3, EC2, DynamoDB, Lambda, DSQL 등) 을 제공해왔음
    • 그런데 이 AI 열풍 속에서 갑자기 B2C 기업들과 비교되기 시작했음. 솔직히 답답했음
  • 하지만 경험은 방향을 알려줌
    • 우리는 본질로 돌아갔음
    • 기술(이번에는 모델)에 대한 접근을 대중화하고, 고객 선택권을 보장하며,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두었음
    • 또한 안전과 컴플라이언스를 위한 가드레일을 제공하고, 자동 추론(automated reasoning) 을 통해 모델 오류 가능성을 줄였음
    • 이것이 수십 년 동안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배운 교훈임
      — 무엇이 진짜로 작동하는지를 알고 있다는 것
  • 노련한 개발자는 매주 쏟아지는 새로운 모델 발표와 기능 추가 소식에도 조급해하지 않음
    • 이런 일은 수없이 봤음 = 새로운 기술, 같은 패턴
  • 지난 수십 년 동안 나이든 개발자는 아마 열 개가 넘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고, 수많은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와 플랫폼을 경험했을 것임
    • 언제나 기술 트렌드를 관찰하고, 논문을 읽고, 새로운 방향을 공부하는 일을 즐겼음
    • 그것이 개발자의 재미였기 때문
    • 그래서 그의 회사가 생성형 AI에 적합한 문제를 다룰 준비가 되었을 때, 그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음
    • 또한 Marc Brooker의 훌륭한 글 “LLM-driven development”를 읽었고, 그 조언을 따를 계획임
  • 내가 만나는 거의 모든 고객은 이렇게 물어봄 : “우리는 생성형 AI로 뭘 해야 할까요?”
    • 이 질문에 대한 최고의 답변은 우리의 똑똑한 과학자 Byron Cook의 말임 : “질문에 즉시 답변하지 못해 죄송한데, 왜 이런 질문을 하셨을까요?”
    • 고객의 90%는 생성형 AI가 자사 문제를 해결할 거라 믿어서 묻는 게 아니라, 단지 뒤처질까 봐 불안해서 묻는 것임
      • FOMO(Fear of Missing Out) 때문임
  • 그리고 노련한 개발자는 이럴 때 멈출 줄 앎. 잠시 멈춰서, 신중하게 생각함
    • 그는 젊은 개발자들에게 장단점을 공부하라고 격려하고, 경영진에게는 Jeff Lawson의 《Ask Your Developer》 같은 책을 읽으라고 권함
  • 그 다음엔, 늘 그래왔듯이 고객과 깊이 대화함
    • 그들의 도전 과제를 듣고, 문제를 탐색하고, 아키텍처와 마이그레이션, 도구를 제안함
    • 그리고 때로는 그 해답이 생성형 AI일 수도 있음
  • 하지만 나이 든 개발자로서, 당신은 이미 알고 있음

자, 이제, 만들어보세요!(Now, Go build!)

[출처] https://news.hada.io/topic?id=23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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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0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불행, 개인 탓만은 아니다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불행, 개인 탓만은 아니다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불행, 개인 탓만은 아니다

입력
오픈AI 제공

오픈AI 제공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왜?”, “어쩌다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집에 불이 나거나 실직을 하는 등 부주의나 실수 같은 개인의 책임이 있을 수도 있는 일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큰 병에 걸리는 것처럼 항상 뚜렷한 원인이나 책임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 문제들에 대해서도 나름 원인을 찾아보려고 애쓴다.

물론 나쁜 일에 대해 어떤 원인을 밝히려고 노력하는 것은 유용할 때가 많다.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알아야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비슷한 나쁜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고 최소한 자신의 힘으로 나쁜 일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통제감’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 문제는 그런 노력이 개인에 대한 지나친 비난과 구조적인 문제를 감추고 지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삶이 예측 가능하고 자신의 힘으로 통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조금만 생각해 봐도 세상에는 우리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고(예> 불경기, 운) 한 치 앞도 살필 수 없는 것이 삶이지만 노력하고 착하게 살면 나쁜 일이 닥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세상은 대체로 공정하다는 믿음(Belief in a Just World)이다.

이 믿음 덕분에 그렇지 않은 사례들이 즐비함에도 내가 하는 행동들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의미감과 잘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착하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에게 나쁜 일이 닥치는 불편한 사실을 외면하게 되기도 한다. 재난 뉴스에 “그러게 거기 왜 갔냐”는 댓글들이 달리고 무고한 피해자에게 “걔도 뭔가 잘못을 했을 거다”라는 추측과 2차 가해가 따라붙는다.

자신의 통제감과 희망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숨어 있는 문제들, 예를 들어 ‘가난’에 대해서도 빈부격차나 높은 물가와 실업률, 낮은 임금 같은 문제들을 전부 ‘게으름’ 같은 개인 내적 문제로 환원시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문제들이 개인 내적·외적 요소들이 얼키고설켜 만들어지고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이면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것들을 너무 단순하게 축소시켜 버린다. 그러다 보니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놓치고 괜한 사람들만 비난하는 것으로 문제 해결을 종결시키고 만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내가 노력하면 된다’는 믿음은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는 이점이 있지만 특히 ‘남들도 대체로 자신에게 걸맞은 결과를 얻는다’는 믿음은 가난한 사람에 대해 게으르거나 능력이 부족하다는 낙인을 찍는 것이나 이미 차별받고 있는 사람들을 더 차별하고 처벌하려는 행동과 관련을 보인다.

나의 상황과 타인의 상황이 전혀 다를 수 있고 내가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삶의 문제들을 입체적으로 다각도에서 분석하는 데에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어쩌면 생각보다 해결 방법은 단순할지도 모른다. 삶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들고 많은 문제들이 개인 내적·외적 요소들에 걸쳐 복잡하게 꼬여 있으며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차원의 문제들도 존재함을 인정하면 적어도 타인의 삶을 쉽게 판단하는 행동은 삼가게 되지 않을까?

연구들에 의하면 ‘지혜로운’ 사람들의 경우 이와 같이 인간의 삶은 다층적이고 다면적임을 아는 편이다. 이 세상에 단순하고 간단한 문제란 없음을 기억해야겠다.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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