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레디!퓨전] “10년 내 독일서 첫 핵융합에너지 생산”…확신에 찬 스타트업들
[물리] [레디!퓨전] “10년 내 독일서 첫 핵융합에너지 생산”…확신에 찬 스타트업들
[레디!퓨전] “10년 내 독일서 첫 핵융합에너지 생산”…확신에 찬 스타트업들
2030년 초 첫 핵융합에너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마블퓨전의 레이저 실험 현장. 마블퓨전 제공
“10년 내 전세계는 핵융합에너지 발전소에서 첫 전력을 생산하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에 위치한 핵융합에너지 스타트업 ‘프록시마퓨전’의 프란체스코 시오르티노 최고경영자(CEO)와 또다른 스타트업 ‘마블퓨전’의 하이케 프로인트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말이다. 핵융합에너지 산업에 뛰어든 30대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인 두 사람을 독일 뮌헨 현지에서 만났다. 이들은 모두 핵융합에너지 상용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
● 프록시마퓨전, 핵심 난제 해결…”2031년 첫 핵융합에너지 생산”

프록시마퓨전이 위치한 뮌헨의 한 스타트업 허브. 벽면에 적힌 문구는 ‘다양성’. 뮌헨=박건희 기자
지난 9월 19일 오후 독일 뮌헨 동역 근처에 위치한 자유로운 분위기의 스타트업 허브에서 만난 프란체스코 시오르티노 CEO는 “회의가 많아 점심을 못 먹었다”며 바쁜 걸음으로 다가왔다.
그가 뜻 맞는 동료들과 힘을 모아 창업한 스타트업 프록시마퓨전은 막스플랑크 플라즈마물리연구소(MPIPP)의 스핀오프(spin-off) 기업이다. 2023년 5월에 문을 열었으니 아직 4개월도 안 된 신생 스타트업이다.
MPIPP에서 핵융합로 방식 중 하나인 토카막과 토카막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제시되고 있는 방식인 스텔라레이터의 최적화 방안을 위한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원이었던 시오르티노 CEO가 핵융합 에너지의 상업화를 위해 뛰어들기로 결심한 건 2020년 초다. 그는 “MPIPP의 두 번째 지부인 그라이프스발트에서 온 연구원들을 만나면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스텔라레이터가 갖고 있는 복잡한 설계 문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실현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고 배우면서 상용화를 향한 아이디어를 하나 둘 씩 세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프록시마퓨전 본사에서 만난 시오르티노 CEO. 뮌헨=박건희 기자
그는 “2022년 12월 MPIPP에서 QI(quasi-isodynamic·준 등역학적) 스텔라레이터에 대한 아이디어가 고안되면서 확신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QI 스텔라레이터는 플라즈마 내부에서 흐르는 전류를 최대로 높여 에너지를 생산하는 토카막과는 완전히 반대의 개념이다. QI 스텔라레이터의 플라즈마에는 전류가 흐르지 않으며 고온초전도체자석(HTS)으로 만든 자기 코일이 자기장을 만들어낸다. 토카막의 난제 중 하나인 플라즈마 흐름에서의 난류 문제가 QI 스텔라레이터에는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스텔라레이터에는 배배 꼬인 모양의 자기코일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데 고난도의 기술을 요구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프록시마퓨전팀은 이 문제를 해결했다. 시오르티노 CEO는 “설계가 어렵다는 것이 스텔라레이터의 유일한 단점인데, 자기 코일의 설계는 이미 완성했다”며 “코일 모양을 더 단순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인 단계다”라고 덧붙였다.
핵융합 에너지 발전소 컨셉트의 완성 목표 시기는 약 4년 뒤인 2027년이다. 그는 “2031년엔 독일에서 첫 핵융합으로 생산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프록시마퓨전이 가장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 마블퓨전, 노벨물리학상이 증명한 레이저물리의 가능성… 상용화 가능성 가장 높아

마블퓨전이 위치한 뮌헨 시내의 한 건물 내부. 뮌헨=박건희 기자
독일 뮌헨에 자리잡은 또 다른 핵융합에너지 스타트업 ‘마블퓨전’의 분위기는 프록시마퓨전과는 조금 다르다. 독일 최대의 축제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시내 중심가의 한 신식 빌딩에 입주해 있다.
이곳에서 만난 하이케 프로인트 COO는 “레이저를 사용한 핵융합로의 힘을 믿는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블퓨전은 전세계 핵융합에너지 회사 중에서도 극소수에 속하는 레이저 핵융합로를 설계한다. 프로인트 COO의 설명에 따르면 전세계 약 40여개 정도 되는 핵융합에너지 기업 중 레이저 방식을 내세운 기업은 단 5개 뿐이다.

마블퓨전의 레이저 핵융합로 설계 계획을 설명하는 하이케 프로인트 COO. 뮌헨=박건희 기자
“토카막, 스텔러레이터, 레이저 중 가장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건 레이저라고 본다”고 프로인트 COO는 말했다. 레이저 방식의 핵융합로는 초고에너지를 가진 레이저를 펠릿(중수소와 삼중수소로 이뤄진 연료)에 직접 쏴 밀도와 온도를 순식간에 높여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레이저 핵융합로의 상용화 가능성이 타 핵융합로에 비해 높은 이유로 ‘이미 이론적으로 확립되고 산업적으로도 상용화된 레이저 기술’을 꼽는다. 고온초전도자석(HTS) 등의 개발과 생산이 한정되어 있는 것에 비해 레이저는 전 세계 여러 산업체에서 공급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이미 상용화되어 있어 원자재 확보에서부터 속도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또 그는 “레이저물리 기술은 이미 노벨상으로도 그 가능성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레이저 핵융합로는 초강력 레이저를 지속적으로 펠릿에 쏴 줘야 하는데, 그에 적합한 기술이 이미 개발됐다. 극초단 펄스 레이저를 고출력으로 증폭시킬 수 있는 증폭기술(CPA)을 개발한 제라드 무루 프랑스 에콜폴리테크니크 교수는 2018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무루 교수는 현재 마블퓨전의 연구위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프로인트 COO는 “2022년 12월과 2023년 8월 연이어 자기점화에 성공한 미국 국립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의 사례를 통해 핵융합 산업계가 레이저 핵융합의 높은 가능성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블퓨전의 핵융합에너지 발전소 설립 계획도 프록시마퓨전과 마찬가지로 2030년 초다. 늦어도 2031년에서 2033년 사이 레이저 핵융합로의 프로토타입을 내놓고, 2035년엔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를 건축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발전이 이뤄질 경우 킬로와트(KW) 당 5~10센트 정도의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핵융합 에너지 도입, 지구 시각에선 ‘한참 늦었다’

두 핵융합 에너지 스타트업 창업자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서둘러 핵융합 발전을 도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선택한 방식은 다르지만 프록시마퓨전과 마블퓨전의 목표는 같다.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핵융합에너지 공급에 성공해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융합에너지는 방사능과 같은 위험 물질의 배출 위험이 원자력 발전에 비해 매우 적은 데다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아 친환경적인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2030년대면 이제 10년 안팎 남은 셈인데 이처럼 빠른 개발이 실제 가능하겠나’라는 질문에 시오르티노 CEO는 “충분한 펀딩 등의 개발비 문제, 대중적 인식, 정부의 지원 문제 등이 모두 얽혀 있어 복합적으로 해결해야할 일이 많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지구의 시각에서 2030년대 핵융합에너지 도입은 이미 늦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인트 COO는 핵융합산업협회(FIA)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여주며 “핵융합산업에 종사하는 기업 30여 개를 대상으로 언제 첫 핵융합에너지 시설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냐고 묻자 3분의 1이 넘는 기업이 모두 2030년 초라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는 2030년 이전에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한 기업도 있었다. 프로인트 COO는 “2030년 초에 첫 핵융합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건 전혀 비현실적인 구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오르티노 CEO는 “물론 어려운 일”이라며 “하지만 내게 핵융합 에너지 발전이 실현되겠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언제나 ‘가능하다’이다”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423?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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