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1월 2025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나를 아는 것, 목표 달성 성패 가른다

[사회과학]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나를 아는 것, 목표 달성 성패 가른다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나를 아는 것, 목표 달성 성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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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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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카버 등 자기통제를 연구해온 학자들에 의하면 자기 통제의 가장 기본이 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목표 설정
②실행 및 모니터링 목표나 실행 과정 개선
③평가 (개선 과정이 잘 이뤄졌는지)
④최종 평가 (달성해야 할 목표와 현 상태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확인)

그리고 다시 이 단계들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를 자기통제의 피드백 프로세스 이론이라고 부른다.

작은 목표를 달성하는 일에도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렇다면 괜찮지만, 아니라는 판단이 든다면 계속해서 목표 달성 방법이나 목표를 재조정하고 이를 통해 결국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목표 달성의 간절함이나 방해 요소 등 자기통제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다른 중요한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큰 방해요소가 없다고 한다면 자기통제 과정은 대략 저렇게 요약할 수 있다.

각 과정이 꽤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일단 목표 설정을 할 때 지나치게 원대한 목표를 설정해도 달성 확률이 떨어지지만 지나치게 쉬운 목표를 설정해도 일의 중요도나 성취감이 낮을 수 있겠다. 자신의 현 위치와 달성해야 하는 목표 사이의 간극을 재는 것에는 어느 정도 자기 객관화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데 이 또한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실행은 당연히 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사실 다수의 사람들이 목표 설정에서 실행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탈락하고 만다. 나만 해도 매년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근육을 잔뜩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항상 생각보다 과한 스트레스와 피로, 애초에 움직이는 것이나 나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특성 등으로 인해 실행 부분에서 항상 넘어지고 있다.

모니터링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행하는 전 과정에서 내가 원하는 바를 잘 달성하고 있는지 쭉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하다가 ‘이게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거나 왠지 좌절하게 되는 등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모니터링 과정에서 어떤 이상 신호가 감지된 것이다. 이 때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확인해서 시정하는 재조정 또는 디버깅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목표 달성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대부분의 디버깅 과정이 그러하듯 오류가 발생한 곳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예컨대 무작정 내가 게으른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따지고 보면 진짜 문제는 인간관계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한 번아웃이나 우울증상인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연구들에 의하면 ‘미루기’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좋지 않은 기분 상태’이다. 미루기를 통해 성가신 일을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기쁨’을 누리 것이 습관화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다양한 문제가 존재할 수 있는데 내가 게으른 것이 문제라고 잘못 진단하면 문제의 원인이기보다 증상일 뿐인 게으름을 고치겠다며 잘못된 곳에 에너지를 쓰게 되지만 문제의 진짜 원인인 인간관계나 우울 등으로 초점을 옮기면 적어도 자신을 비난하고 좌절하는 소모적이기만 한 결말을 막을 수 있다.

또 예를 들어 과한 스트레스가 문제라면 필요보다 과하게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없는지 따져보고 일의 중요도를 재정비하는 것, 휴식이나 취미활동을 통한 재충전을 시도하는 것, 또는 가벼운 운동이나 마음챙김 명상을 시도해보는 것 등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문제들을 찾아내어 개선하는 과정을 거치고 이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또 최종적으로 내가 설정한 목표와 나의 현 상태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피드백 과정의 마지막이다. 나머지는 첫 라운드를 통해 얻은 정보를 활용해서 두번째, 세번째 라운드에 계속해서 임하는 것이다.

결국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목표를 제대로 알고 또 나의 상태를 제대로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와 목표 사이의 간극을 살펴보고 그 사이를 다양한 개선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는 과정인만큼 내 삶 전반을 돌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너무 힘이 들어 손가락을 까딱 할 여유조차 없다면 우선 내 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먼저일 테니까.

또한 이런 피드백 프로세스는 한두 번이고 백 번이고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기억하자. 단 한 번의 시도로 모든 것이 완벽하게 떨어져서 아무런 개선 사항 없이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판타지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목표 달성 과정은 지난한 디버깅과 업데이트 과정을 거친다. 이미 과거에 한 번 힘든 과정을 거쳤다고 해도 그 방법이 내일의 당신에게 유효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일단 모든 개선의 시작은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이다. 만약 머리 속에서 이런 알람이 들려온다면 적어도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Carver, C. S., & Scheier, M. F. (2001). On the self-regulation of behavior. Cambridge University press.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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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25년 1월 5일 by comphy in category "사회포인트",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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