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10월 2023

[알아봅시다] 항생제 먹으면 감기 빨리 나을까

[알아봅시다] 항생제 먹으면 감기 빨리 나을까

항생제 먹으면 감기 빨리 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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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과학동아 제공

으슬으슬하고 기침이 나오고 열도 나는지 이마가 뜨끈뜨끈하다면. 감기에 걸린게 분명하다.

약성분이 기재되어있는 처방약 봉지.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 약국에서 받은 약 뭐가 들었을까.

여러분은 얼마나 자주 감기에 걸리나요. 어린이는 보통 1년에 6~10번 정도 감기에 걸립니다. 감기 증상은 보통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1~3일 안에 나타납니다. 콧속에 불편한 기운이 느껴지고 목이 간질간질하다 재채기를 시작하지요. 그 뒤 콧물이 흐르고 열이 나기도 합니다.

감기에 걸리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아요. 콧물이 너무 많이 나거나 기침이 심하면 증상을 완화하는 약을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감기는 일주일가량 지나면 자연스럽게 낫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질 때가 있습니다.

증상이 계속되고 38°C 이상의 고열이 날 때는 다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감기가 아니라 귀의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의 공간인 중이에 염증이 생기는 중이염이나 얼굴 뼛속에 공기로 채워진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는 부비동염일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이때는 증상을 가라앉혀 주는 약 외에 세균성 염증을 치료하는 항생제를 먹어야 합니다.

감기에 걸리면 나타나는 증상.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항생제 먹으면 감기 빨리 나을까.

병원성 세균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폐렴, 식중독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킵니다. 항생제는 세균의 성장과 번식을 억제하거나 세균을 죽게 만드는 약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세균성 질병에 걸리면 병원에서 항생제를 처방받습니다.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만든 건 1928년 영국의 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었어요. 실험하던 중 우연히 푸른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이라는 화학물질을 발견했죠. 당시에는 종기 같은 아주 사소한 세균 감염으로도 사람들이 사망했는데 페니실린을 시작으로 다양한 항생제가 개발되며 많은 세균성 질병을 치료할 수 있었습니다.

알렉산더 플레밍은 푸른곰팡이에서 우연히 페니실린을 발견했다. 게티이미지뱅크, Ajay Kumar Chaurasiya(W) 제공

그러면 감기에 걸렸을 때도 항생제를 먹으면 더 빨리 나을까요. 감기는 세균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질병입니다. 코나 부비동, 인후 등에 바이러스가 들어가 감기에 걸리지요.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무려 200개가 넘습니다.

바이러스와 세균은 둘 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미생물로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릅니다. 바이러스는 혼자서 생명을 유지할 수 없어 동식물의 세포에 기생해 살아가지만 세균은 스스로 에너지와 단백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각각에 대한 치료법도 다릅니다. 세균은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백신이나 바이러스를 없애는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합니다.

그래서 감기에 걸렸을 때는 항생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습니다. 신천연합병원 소아청소년과 조병욱 진료과장은 “감기는 보통 약을 먹지 않아도 일주일 정도면 자연스럽게 낫는다”며 “다만 콧물이나 기침 등 증상이 지나치게 심하면 해당 증상을 가라앉힐 수 있는 약을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언뜻 증상이 감기처럼 보이지만 의사가 봤을 때 부비동염이나 편도선염 등의 징후가 있는 경우 항생제를 처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어린이의 항생제 복용량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9월 5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5세 미만 소아의 항생제 복용량은 2028.8 DOT(항생제 투여 일수의 총합을 재원 일수 당 1000명의 환자로 보정한 값)로 성인(1215.3 DOT)보다 1.7배나 많았습니다.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무슨 병이든 항생제를 먹으면 빨리 낫는다는 잘못된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국 의료기관의 항생제 사용량. 게티이미지뱅크, 질병관리청 제공

● 항생제 복용 기간 지키지 않으면?

항생제는 대부분 다양한 세균을 한꺼번에 무찌를 수 있지만 세균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습니다. 항생제에 맞설 힘을 기르지요. 이 같은 현상을 세균에 ‘항생제 내성’이 생겼다고 합니다.

항생제를 먹어도 세균이 죽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세균에게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과정.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모든 항생제는 적절한 복용 기간이 정해져 있어요. 그 기간을 지켜 항생제를 챙겨 먹어야 세균을 적절히 처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생제를 먹다가 증상이 좋아진 것 같아 일찍 복용을 중단하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 몸속에서 항생제 때문에 죽어가던 세균들이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그 세균들에게는 더 이상 해당 항생제를 먹어도 약이 통하지 않습니다. 만약 나중에 같은 세균에 감염되면 다른 항생제를 먹어야만 병이 나을 수 있게됩니다.

이렇게 내성이 생긴 항생제를 피해 다른 항생제를 먹다 보면 자칫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세균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세균을 슈퍼박테리아라고 합니다. 슈퍼박테리아를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는 거의 없습니다. 여러 항생제를 써도 세균이 죽지 않아 치료가 무척 어려워져요.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항생제를 잘 복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폐의학품 수거함.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 남은 약은 수거함으로.

모든 약은 반드시 의사나 약사의 안내에 따라 먹어야 합니다. 병원에서 진료받은 뒤 약국에서 약을 받으면 약봉지에 약의 복용 횟수와 함께 주의 사항이 적혀 있어요. 속이 불편하거나 설사를 할 수 있는 약, 졸릴 수 있는 약 등을 알고 먹으면 증상이 나타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한약사회 서기순 부본부장은 “일부 항생제를 먹었을 때 설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항생제의 강력한 살균 작용이 우리 장 속의 유익한 유산균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서기순 부본부장은 “일단 항생제를 끝까지 다 먹는 게 중요하다”며 “설사 증상이 너무 심하면 유산균을 함께 먹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의사나 약사가 “증상이 나아지면 굳이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약이 있습니다. 남은 약은 유통기한이 지나면 버려야 합니다. 이때 약을 아무 데나 버리면 안 됩니다. 약에는 다양한 화학 성분이 섞여 있기 때문에 변기나 하수구에 약을 그대로 버리면 화학 성분이 그대로 강물로 흘러 들어가게 됩니다.

서울 중랑천의 성분 변화를 연구하는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김현욱 교수팀은 “하천에서 소염진통제 성분인 이부프로펜이 꾸준히 검출된다”며 “특히 코로나19로 해열제나 진통제를 많이 먹으면서 검출량이 더 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강물에 녹아 있는 약 성분은 생태계를 교란하고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채 다시 사람이 사용하는 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약은 안전하게 소각돼야 해서 일반쓰레기 봉투에 넣어 버려도 안됩니다. 그래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민센터, 보건소 등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공공데이터포털이나 각 지역의 보건소 홈페이지에서 수거함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744?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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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10월 2023

[알아봅시다] 동전 던지기는 정말 공정할까?···35만 번 던져봤다 네덜란드 연구진 “던질 때 위에 보였던 면이 다시 나올 확률 51%”

[알아봅시다] 동전 던지기는 정말 공정할까?···35만 번 던져봤다 네덜란드 연구진 “던질 때 위에 보였던 면이 다시 나올 확률 51%”

동전 던지기는 정말 공정할까?···35만 번 던져봤다

네덜란드 연구진 “던질 때 위에 보였던 면이 다시 나올 확률 51%”

공정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우리는 가끔 동전을 던진다. 동전을 던지면 앞면이나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각각 50%이기 떄문이다. 그런데 동전 던지기는 정말 공정할까?

최근 네덜란드 연구자들이 35만 번 동전을 던져본 결과, 처음 던질 때와 같은 면이 나올 확률은 50.8%였다. 처음에 동전의 어떤 면이 위를 향하고 있는지 안다면 승리할 확률을 조금은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동전 던지기는 공정한 결정을 위한 무작위한 결과를 내기 위한 대표적 도구로 꼽힌다. (사진=언스플래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 연구진 등 50명은 세계 46개 통화의 동전을 35만 757회 던져, 그 결과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했다. 이들은 동전을 던질 때마다 던지기 전 동전이 어느 면을 위로 하고 있었는지, 어느 면으로 떨어지는 등을 기록하고 영상으로 촬영했다.

이는 역대 최대 횟수의 동전 던지기 실험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과거에도 2만회 규모의 실험은 있었으나, 시작할 떄 동전이 향하고 있는 면을 기록해 비교한 연구는 드물었다.

이 실험 결과는 2007년 퍼시 디아코니스 스탠포드대학 수학과 교수와 같은 대학 통계학과 수잔 홈즈 교수, 리처드 몽고메리 캘리포니아주립 산타크루즈대학 수학과 교수 등이 예측한 확률과 비슷했다. 이들은 동전을 던지는 사람에 의해 동전에 약간의 흔들림이 생기면서 처음에 위에 있던 면이 공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 결국 떨어질 때 처음에 위를 향했던 면이 나올 확률이 51%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동전 던지기의 실제 확률을 예측한 디아니코스 교수 등의 연구 (자료=SIAM Review)

암스테르담대학 연구진은 대규모 실험을 톨해 이들의 예측이 정확했음을 실증했다. 또 연구진은 사람에 따라 처음 동전을 던질 때 보인 면이 다시 나타날 확률이 60%까지 올라가는 등 개인별 편차가 심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반면 이 확률이 48.7%에 불과해 거의 이상적 수준의 확률에 가까운 사람도 있었다. 이 역시 사람마다 동전을 던질 때 동전에 주는 흔들림이 다르기 떄문으로 풀이된다.

1% 안팎의 차이는 그리 커 보이지 않지만, 동전 던지기를 많이 실시하거나, 결과에 걸린 가치가 크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연구진은 1달러를 걸고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2달러를 얻고 뒷면이 나오면 돈을 못 받는 게임을 1천 번 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이 경우 동전을 던질 떄 동전의 어느 면이 위에 있었는지를 안다면 19달러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는 무작위로 결정을 내릴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동전 던지기나 주사위는 예측하기 어려운 무작위 결과를 내기 위한 대표적 방법으로 꼽히지만, 실제는 이상적 확률과 다르다는 이야기다. 디아니코스 교수 등은 주사위를 굴릴 떄도 처음 위에 보인 면이 던진 후에도 다시 나타날 확률이 19% 이상으로, 이상적 확률인 6분의 1 (16.6666…%)보다 높다고 예측했다.

암스테르담대학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이 동전 던지기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암스테르담대학 연구진 프로젝트 유튜브)

상대가 나의 행보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에서 무작위적 결과를 생성하는 능력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서울대 수리과학부 서인석 교수는 “확률적으로 완전히 무작위한 결과를 내는 것(randomization)은 생각보다 어렵다”라며 “시계를 봐서 분 끝자리가 짝수나 홀수냐에 따라 결정하는 것 등이 일상에서 무작위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연구진도 동전 던지기로 무언가를 결정할 때에는 처음에 어느 면이 위를 향하고 있는지를 감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처] https://zdnet.co.kr/view/?no=202310191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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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0월 2023

[천체물리 – 우주(과학)] 달의 나이는 최소 44억6000만살…4000만년 앞당겨

[천체물리 – 우주(과학)] 달의 나이는 최소 44억6000만살…4000만년 앞당겨

달의 나이는 최소 44억6000만살…4000만년 앞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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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대-영국 글래스고대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인 해리슨 슈미트가 달 타우루스-리트로우 계곡에 착륙한 뒤 달 겉흙과 월석을 채집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여섯 번의 아폴로 임무에서 월석과 겉흙 382kg을 가져왔다. NASA 제공

달의 나이가 기존에 학계에서 알려진 것보다 최소 4000만살 많은 44억6000만살 이상이란 분석이 나왔다.

필립 헥 미국 시카고대 교수와 제니카 그리어 영국 글래스고대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1972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달 유인 탐사선 아폴로호에서 얻은 달 토양 샘플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지질학 관점 레터스’에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앞서 학계에선 달이 탄생한 시기를 44억2000만년 전으로 추정했다. 태양계가 아직 젊은 단계일 무렵 화성 크기의 거대한 물체가 지구와 충돌해 떨어져 나온 파편들이 뭉쳐져 달이 만들어진 것으로 봤다. 다만 이러한 사건이 정확히 언제 발생했는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달이 형성된 정확한 시기를 확인하기 위해 아폴로 17호가 마지막 달 탐사 임무에서 가져온 샘플을 분석했다. 달 먼지 등으로 구성된 샘플에는 달이 탄생했을 무렵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지르콘 결정 등이 담겨 있었다. 지르콘 결정은 지구와 거대한 물체가 충돌했을 때 녹아버린 암석 마그마를 버틸 수 없기 때문에 달의 탄생 시기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달 샘플이 생성된 시기를 파악하기 위해 원자탐침단층분석법을 사용했다. 이온 빔 현미경을 사용해 나노 단위로 날카롭게 깎은 샘플 조각의 끝을 자외선 레이저를 조사해 증발시켰다. 증발한 원자들을 질량분석기로 분석해 구성된 원자들을 파악하고 이 원자들이 얼마나 많은 방사성 붕괴를 겪었는지 확인했다. 각 원자가 붕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바탕으로 샘플에 존재하는 원소의 동위원소를 분석하면 샘플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추정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달 샘플에 포함된 지르콘 결정의 나이가 약 44억600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파악했다. 달 표면에 마그마가 굳은 뒤에 형성되는 지르콘 결정이 44억6000만년 전 만들어졌기 때문에 달의 나이는 이보다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헥 교수는 “지구의 자전축을 안정시키고 하루가 24시간이 되게 하며 조수 현상을 일으키는 달은 지구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형성 시기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분석한 달 샘플이 달 전체 표면을 대표하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지역에서 분석한 샘플을 분석하면 더 오래 전에 형성된 지르콘 결정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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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10월 2023

[알아봅시다] 이그노벨상을 타면 노벨상도 받을 수 있을까

[알아봅시다] 이그노벨상을 타면 노벨상도 받을 수 있을까

이그노벨상을 타면 노벨상도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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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 NOBEL PRIZE

❋편집자주. 이그노벨상. 괴짜들의 노벨상이라 불리며 “다시 할 수도 없고 다시 해서도 안되는 업적”에 수여되는 상으로불립니다.매년듣기만해도웃음이터져나오는연구약10개에수여되고있죠. 하지만웃음 너머로 과학의 본성에 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연구들을 조명하는 상이기도 합니다. 매년 단신으로 지나갔던 이그노벨상 연구를 모아 더욱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가을은 (이그)노벨상의 계절이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발간하는 과학잡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연구 회보’는 현지시간 9월 14일 2023년 이그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그리고 10월 2일부터는 노벨위원회가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일주일에 걸쳐 2023년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그런데 전혀 달라 보이는 두 상을 둘 다 받은 과학자가 있었다.

● 개구리 공중 부양을 연구라고

1996년의 어느 금요일 밤 안드레 가임 네덜란드 네이메헌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상한 실험을 시작했다. 자신이 몸담고 있던 연구실의 가장 중요한 실험 장비인 20 테슬라(자기력선속의 밀도를 나타내는 국제단위. 기호는 T다) 성능의 강력한 전자석 내부에 물을 부은 것이다.

“장비에 물을 붓는 것은 확실히 표준적인 과학 연구 방법은 아닙니다. 그리고 내가 왜 그런 ‘전문가답지 않은’ 짓을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14년 후 그는 한 연설에서 당시의 일을 이렇게 회상했다.

놀랍게도 물은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전자석의 중심에 뚫린 구멍 내부에 떴다. 가임 교수는 이 현상이 물 분자가 가진 반자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반자성은 물체가 외부 자기장과 반대 방향으로 자성을 띠는 성질이다. 물은 미약한 반자성을 띤다. 그런데 전자석의 강한 자기장 속에서 물의 반자성이 나타났고 이 힘이 중력을 이겨내면서 공중에 떠오른 것이다.

이 결과에 가임 교수는 물론 주변 자기장 연구자들도 충격을 받았다. 심지어 이 결과가 거짓말이라고 주장한 사람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전자석 중간에 물을 부어 본 사람이 가임 교수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가임 교수는 물을 많이 포함한 물체라면 공중 부양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딸기, 토마토 등을 띄웠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실험 재료는 개구리였다. 공중 부양 개구리의 사진은 물리학 잡지는 물론 여러 언론의 지면을 장식했고 가임 교수는 2000년 이그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2000년 이그노벨 물리학상. MHFM, Michael Berry 제공

공중 부양 개구리. Lijnis Nelemans/High Field Magnet Laboratory/Radboud University Nijmegen 제공

● 딴짓이 허용되는 금요일 밤 모임

사실 이 같은 개구리 공중 부양 실험은 가임 교수와 동료들이 ‘금요일 밤 실험(Friday Night Experiments)’이라 부르던 실험 시리즈의 일환이었다. 금요일 밤 실험은 연구팀의 주 프로젝트와는 관련 없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는 시간이었다.

전혀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현된다면 큰 변화를 일으킬 만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실험들이 이 시간에 이뤄졌다. 가임 교수는 연구실 총 업무 시간의 10%를 여기에 할애했다.

약 15년 동안 가임 교수팀은 20여 차례의 금요일 밤 실험을 진행했고 대부분 실패했다. 연구원들의 경력을 위태롭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오래 지속된 프로젝트는 별로 없었다. 눈에 띄게 성공한 건 딱 세 가지였다(이에 대해 가임은 “10%가 넘는 놀라운 성공률”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가 개구리 공중 부양 실험이었다. 두 번째는 어디에나 잘 붙어서 기어오르는 도마뱀붙이의 발을 흉내 내 만든 ‘게코(도마뱀붙이) 테이프’였지만, 상업화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공한 실험 발상만으로 따지면 개구리 공중 부양보다도 더 엉뚱한 실험이 가임 교수에게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안겨줬다.

Bengt Oberger. 위키미디어 제공

● 스카치테이프로 노벨상을 타다

2001년 안드레 가임은 네덜란드를 떠나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로 부임했다. 이곳에서 새 연구실을 꾸리면서 그는 신입 박사과정 학생이 진행할 사이드 프로젝트로 ‘가능한 얇은 흑연 필름 만들기’를 제시했다.

흑연은 탄소의 여러 동소체 중 하나로 우리에게는 연필심으로 친숙한 물질이다. 그러나 동시에 흑연은 당시까지도 전기적 특성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비한 물질이기도 했다. 흑연은 탄소 원자가 육각형 모양으로 연결된 평면이 층층이 쌓인 구조였다. 가임 교수는 흑연에서 탄소 원자 평면 한 층을 벗겨낸 물질 ‘그래핀’을 만들 수 있다면 새로운 특성을 연구할 수 있으리라 추측했다.

사실 그래핀을 만들기 위한 시도는 1970년대부터 있었지만 실제로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가임 연구팀은 처음에 흑연을 연마제로 갈아내 10μm(마이크로미터μm는 100만 분의 1m) 두께까지 줄여봤지만 너무 두꺼웠다. 그래핀을 구현하기엔 택도 없는 두께였다.

반전은 쓰레기통에서 일어났다. 가임 교수팀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연구원은 주사터널링현미경(STM)으로 흑연을 촬영하는 사람들을 보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들은 시료를 정리하기 위해 흑연 시료 표면을 스카치테이프로 붙였다 떼는 과정을 거쳤는데 이렇게 버려진 스카치테이프 표면에 흑연이 얇게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낸 것이다.

테이프 표면에는 과연 수 nm(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 수준의 흑연 층이 남아있었다. 이렇게 간단할 수가. 전 세계 연구팀이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그래핀을 만드는 비법은 겨우 스카치테이프였다.

이후 가임 연구팀은 1년 넘게 흑연 표면에 스카치테이프를 10~20번 정도 뗐다 붙였다 하며 그래핀을 만들었고 단일 층 그래핀의 물리적 특성을 밝혀냈다. 그들의 논문은 2004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리자마자 재료물리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논문으로 떠올랐다.

이 논문은 그래핀이라는 재료의 신기원을 열었다. 그래핀은 독특했다. 금속이 아니면서 전기가 통하고, 강철보다 수백 배 단단하다. 반도체, 연료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성질이었다.

학계의 예측대로 가임 교수와 노보셀로프 연구원은 2010년 그래핀 연구의 신기원을 연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동시에, 가임 교수는 최초로 이그노벨상과 노벨상을 동시에 수상한 연구자라는 영예를 안았다.

2010년 노벨 물리학상. Gabriel Hildebrand(W), Alexander Alus(W) 제공

● 과학이 항상 진지해야 할까

어떤 연구가 중요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한정된 연구비를 어떤 연구에 지원할지 선택해야 하는 과학정책가가 항상 맞닥뜨리는 고민이다.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엉뚱한 연구보다는 사뭇 진지해 보이는 연구를 지원하는 데에 더 마음이 쏠릴 것이다.

가이아 이론을 만든 영국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과학 예산 전체에서 단 1%를 비정통적인 계획에 투입하자’고 주장했다고 알려졌다. 가임 교수가 진행한 ‘금요일 밤 실험’은 장기적으로 볼 때 허무맹랑한 대안적 연구를 지원하는 것이 옳을 수 있다는 완벽한 사례처럼 보인다. 그는 완전히 반대처럼 보이는 이그노벨상과 노벨상 사이의 깊은 간극을 메웠다.

2010년, 안드레 가임 교수는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이그노벨상 수상에 관해 “우리의 유머 감각과 자기비하적 태도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과학의 가장 숭고한 자리에서도 농담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어쩌면 엉뚱함과 재미는 진지함과 절박함 만큼이나 과학에 필요한 가치일지 모른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660?cds=news_media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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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0월 2023

[물리] [과학자가 해설하는 노벨상] 100경분의 1초 뛰어넘는 ‘젭토초’ 바라본다

[물리] [과학자가 해설하는 노벨상] 100경분의 1초 뛰어넘는 ‘젭토초’ 바라본다

[과학자가 해설하는 노벨상] 100경분의 1초 뛰어넘는 ‘젭토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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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피에르 아고스티니, 페렌츠 크라우스, 앤 릴리에 교수 (왼쪽부터)

2023년 노벨 물리학상은 아토초(100경분의 1초) 단위의 빛을 생성하고 측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3인의 과학자 피에르 아고스티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앤 륄리에 스웨덴 룬드대 교수, 그리고 페렌츠 크라우스 독일 뮌헨공대 양자물리학과 교수에게 주어졌다.

아토초 과학 연구자들은 이 분야에서 언젠가 노벨상이 나오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더구나 2022년 작은 노벨상이라 불리는 울프상이 앤 륄리에, 페렌츠 크라우스, 폴 코컴(아토초 과학 이론 연구자) 등 세 명에게 수여됐기 때문에 올해 수상을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이번 노벨상 수상자들은 아토초 과학 실험을 꽃피웠다.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해 고차조화파(한 레이저를 기체 원자에 집속해 발생된 연엑스선(soft X-ray) 영역에서 레이저의 특성을 닮은 매우 짧은 펄스폭을 갖는 우수한 연엑스선 광원)를 발생시키고 이를 이용해 아토초 펄스를 생성 및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들이 만들어낸 아토초 펄스 덕분에 원자, 분자, 고체 또는 플라즈마 내의 초고속 전자 동역학을 연구할 수 있는 아토초 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가 시작됐다. 또한 그동안 측정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광전자 이온화 현상에 수십 아토초의 지연 현상이 있음을 측정하는 과학적 성과를 거뒀다.

● 아토초 과학의 시작, 강력장 물리학 연구

아인슈타인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광전효과 실험은 높은 주파수의 빛을 쪼이면 물질 내 원자가 이온화 되면서 광전자(photoelectron)가 발생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실험이다. 레이저가 개발되기 전인 1905년 당시에는 광자를 이온화하는 데 필요한 강력한 빛이 없었기에 빛의 세기를 높여도 이온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다 1970년대 들어 강력한 레이저 펄스를 생성할 수 있게 됐고 당시 프랑스 원자력 및 대체에너지 위원회(CEA) 연구소에서 일하던 아고스티니 교수는 초강력 레이저를 사용해 광전자 현상을 연구했다.

강력한 빛을 이용하자 광자가 이온화되기 위해 필요한 주파수의 문턱값을 넘어 이온화되는 현상이 관측됐다. 1979년 발견된 이러한 ‘문턱 넘는 이온화(ATI・Above-threshold ionization)’ 현상은 강력장 물리학 연구의 기폭제가 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아토초 펄스를 만들 수 있는 기반 연구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아고스티니 박사와 같은 CEA 연구실에 있던 륄리에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1988년 1064 나노미터의 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해 고차조화파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doi : 10.1088/0953-4075/21/3/001)

고차조화파는 레이저와 같이 결맞음 특성을 가지며 극자외선 또는 엑스선 영역에 해당하는 넓은 주파수 영역을 갖는 빛이다. 이 말은 곧 고차조화파를 이용하면 수십 또는 수백 아토초의 펄스폭을 갖는 아토초 펄스를 생성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토초 펄스를 생성하더라도 이것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었다.

● 인류 최초의 아토초 펄스 측정

아토초 펄스를 연구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아토초 펄스의 시간폭이 얼마나 되는지 또는 몇 개의 펄스로 구성돼 있는지 등의 모양을 알아야 했다. 조화파의 각각의 차수에 대한 세기와 위상을 모두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아고스티니 교수팀은 조화파의 위상 관계를 측정하기 위해 알츠레드 마켓 등의 연구자가 이론적으로 제안했던 ‘이광자 흡수에 의한 양자 간섭 방법’에 주목했다. 고차조화파를 이용해 광전자를 만들면 각각의 조화파에 해당하는 광전자가 생성된다.

이 때 적절한 세기의 레이저 펄스를 동시에 쪼이면 각각의 조화파 외에 새로운 주파수 성분을 가지는 광전자들이 만들어진다. 새롭게 생성된 광전자들은 주변 고차조화파의 위상 정보를 가지고 양자 간섭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아고스티니 교수팀은 이 양자 간섭 효과를 관측해, 각각의 조화파들의 위상 관계를 측정했다. 그리고 이 방법을 ‘이광자 양자 간섭 아토초 복원 방법(RABBIT・Reconstruction of attosecond beating by interference of two-photon transitions)’이라 이름 붙였다.

아고스티니 교수팀은 고차조화파의 세기와 위상을 모두 측정했으며 250 아토초의 펄스폭을 가지는 아토초 펄스열을 얻어 2001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doi : 10.1126/science.1059413)

인류 역사상 최초로 아토초 펄스를 측정한 순간이었다.

● 단일 아토초 펄스를 만들다

다음 단계는 하나의 아토초 펄스를 생성하는 것이었다. 단일 아토초 펄스를 이용하면 초고속 현상, 예를 들면 원자나 분자 내부에서 일어나는 전이현상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단일 아토초 펄스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극초단 펨토초(1000조분의 1초) 기술이 필요했다.

높은 에너지를 가지면서도 펄스폭이 수 펨토초에 불과한 펄스 압축 기술은 마우로 니솔리 교수와 페렌츠 크라우스 교수(당시에는 오스트리아 빈 공대 소속)팀의 공동연구로 개발됐다.

펨토초 레이저의 펄스폭이 줄어들자 레이저의 절대위상 안정화가 중요한 이슈가 됐다. 절대위상 안정화는 사인과 코사인 형태가 반복되는 파장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 확인할 때 이 모양을 하나로 고정시키는 과정을 뜻한다. 이는 단일 아토초 펄스 생성을 위해서 꼭 필요한 기술이었다.

당시에 이러한 실험을 성공시키기 위해 많은 연구팀이 도전했으나, 크라우스 연구팀이 펄스 압축 기술과 절대위상 안정화 기술을 모두 접목시켜 최초로 단일 아토초 펄스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결과는 아토초 펄스열 생성 발표와 같은 해인 2001년 ‘네이처’에 발표됐다. (doi : 10.1038/35107000)

● 광전자 이온화의 지연 현상 측정

아토초 펄스를 생성하고 또 측정하는 데 성공하자 과학계는 흥분했다. 비록 아토초 펄스의 파장이 극자외선 또는 엑스선 영역으로 제한돼 있고 세기가 약하다는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아토초의 시간 분해능으로 그 동안 보지 못했던 물리현상을 관측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광전자 이온화 현상과 같은 초고속 현상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

크라우스 연구팀은 단일 아토초 펄스를 이용해 네온에서 일어나는 광전자 현상을 연구했다. 네온에서는 2s와 2p의 해당하는 양자상태로부터 광전자가 생성되는데 이 두 양자상태로부터 생성되는 광전자들의 지연 시간에 약 25 아토초 정도의 미세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지연 현상은 이론적인 연구에서 제시한 값 보다 두 배 정도 큰 것이어서 해석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 문제의 정답은 륄리에 교수가 해결했다. 륄리에 교수의 실험에서는 원자 내부의 전이현상에 대해 관측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광전자 현상에서 나타나는 지연 현상에 대해 더욱 자세한 해석이 가능했다. 그 결과 크라우스 연구원팀의 측정값이 원자 내부의 전이현상에 영향을 받아 실제보다는 두 배 큰 지연 현상이 관측된 것이라는 설명을 가능하게 했다.

● 기초과학에 당장의 쓸모는 접어두길

아토초 과학은 현재 많은 연구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원자에서의 초고속 현상 연구뿐만 아니라 고체 또는 액체의 초고속 이온화 및 전이현상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의료 분야에도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토초 펄스를 활용하면 X선에 의해 DNA가 손상되는 아주 짧은 순간까지 관찰할 수 있다. 그 밖에 반도체와 같은 전자공학 분야에서도 아토초 펄스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노벨상이 발표될 때면 대한민국의 현실을 되돌아 보게 된다. 아고스티니 교수가 ‘문턱 넘는 이온화’ 실험을 수행하고 륄리에 교수가 ‘고차조화파’를 발견했을 당시에는 이것들이 노벨상을 받게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과학자들은 눈앞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묵묵히 연구해왔을 뿐이다. 기초과학의 발전에 당장의 쓸모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대한민국의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

오늘날의 과학자들은 아토초 그 다음을 논의하고 있다. 이제는 젭토초(10-21 초)를 이용해서 원자 내부의 초고속 동역학을 연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에서는 페타와트(1000조W)급 레이저를 이용해 상대론적인 영역에서 아토초, 젭토초 펄스를 생성하고자 한다.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PAL-XFEL)를 이용한 아토초 연구 또한 유망해 보인다. 필자는 한국의 아토초 과학도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믿는다. 인류의 한계에 도전하는 초고속 현상 연구에서 대한민국의 기초과학이 빛을 발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필자 소개
김경택 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
 KAIST 물리학과에서 ‘아토초 펄스의 생성과 측정’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GIST 고등광기술 연구소 선임연구원, 캐나다 국립연구회(NRC) 및 오타와대 연구위원을 거쳐 현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과 GIST 물리광과학과의 아토초 과학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603?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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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0월 2023

[화학] [과학자가 해설하는 노벨상] 양자점 상용화…끝없는 질문에 답 찾는 과정

 

[화학] [과학자가 해설하는 노벨상] 양자점 상용화…끝없는 질문에 답 찾는 과정

[과학자가 해설하는 노벨상] 양자점 상용화…끝없는 질문에 답 찾는 과정

입력

모운지 바웬디, 루이스 브루스, 알렉세이 아키모프(왼쪽부터). 노벨재단 제공

마블 스튜디오의 히어로 중에는 ‘앤트맨’이란 캐릭터가 있다. 앤트맨은 몸을 자유자재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핌 입자’로 물체의 크기를 바꿔가며 악당을 물리친다. 2023년 개봉한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에서는 앤트맨 가족이 미지의 양자 영역 세계에 빠져버리고 무한한 우주를 다스리는 정복자를 만나는 모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만약 영화의 내용처럼 물질의 크기를 줄이면 바뀌는 건 단지 물리적인 크기 뿐일까. 예를 들어 순금을 계속 반으로 쪼개어 수 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크기로 만드는 경우를 떠올려보자. 순금 덩어리는 여전히 금빛을 띠고 녹는점 등 금의 고유한 물리적인 특성을 유지할까

2023년 노벨 화학상은 ‘물질의 크기를 수 나노미터 수준으로 줄일 때, 그 물질의 특성은 우리 눈에 보이는 큰 물질과 어떻게 다를까?’란 질문에 천착한 세 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월 4일 모운지 바웬디 미국 MIT 교수, 루이스 브루스 미국 컬럼비아대 명예교수, 알렉세이 아키모프 전 나노크리스탈테크놀로지(NCT) 선임연구원에게 “양자점의 발견과 합성에 대한 공로”로 2023년 노벨 화학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수상자들은 여러 다양한 물질 중에서도 반도체에 집중했다. 반도체를 나노입자로 만들면 입자 크기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는 양자효과를 예측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한 것이 수상자들의 업적이다. 이렇게 입자 크기에 따라 색깔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작은 반도체 결정을 ‘양자점(QD·Quantum Dot)’이라고 부른다.

● 입자 크기가 바뀌었을 뿐인데 색이 변하는 양자의 세계

‘양자’점이라고 하니 복잡한 양자역학이 떠오르고 앤트맨과 그의 가족들처럼 미지의 세계에 빠지는 느낌이 들 수 있다. 2023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따라가며 양자점의 의미를 이해해보자.

양자점을 세상에 처음으로 소개한 건 아키모프 전 선임연구원이었다. 그는 1981년 러시아 바빌로프 국립광학연구소에서 비정질(원자나 분자가 불규칙하게 배열된 고체) 유리 안에서 구리와 염소를 반응시켜 수 나노미터 크기의 염화구리 입자를 합성했다.

그리고 염화구리 나노입자가 첨가된 비정질 유리가 그 입자의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양자점을 최초로 관찰한 것이다. 아키모프 전 선임연구원의 발견은 1981년 러시아의 학술지 ‘JETP 레터스’에 보고됐다. (Ekimov, Alexey I. “Quantum size effect in three-dimensional microscopic semiconductor crystals.” Jetp Lett. 34 (1981): 345-349)

그 다음 해인 1982년에는 또다른 종류의 화학물질로 양자점을 합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브루스 명예교수는 당시 근무하던 미국 벨 연구소에서 수용액 상에서 카드뮴 이온(Cd2+)과 황화 이온(S2-)을 반응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수용액 속에서 반지름이 20nm이고 초록색 형광을 보이는 황화 카드뮴(CdS) 화합물 반도체 나노입자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를 통해 브루스 명예교수는 나노입자 합성법으로 널리 이용되는 용액 공정법을 최초로 도입하고 콜로이드 상태로 수용액에 분산돼 있는 양자점을 구현해 나노과학 분야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Rossetti, R., and L. Brus. “Electron-hole recombination emission as a probe of surface chemistry in aqueous cadmium sulfide colloids.” The 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86.23 (1982): 4470-4472)

브루스 교수에게는 양자점이 크기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나타내는 이유를 이론적으로 설명한 공로도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반도체는 전압이나 열, 빛을 가하면 전기 전도도가 변하거나 빛을 발하는 성질이 있다.

이 성질은 반도체 원자에 에너지가 가해지면 전자 하나가 그 에너지를 받고 원자에 묶여 있는 상태인 ‘가전자대’에서 원자를 벗어난 상태인 ‘전도대’로 이동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다시 말해 원자에 묶여 있던 전자가 외부에서 준 에너지를 받고 원자를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때 가전자대에는 전자가 원래 있던 자리에 남은 구멍 ‘정공’이 생긴다. 그런데 반도체의 크기를 수 나노미터 수준으로 줄이면 전자와 정공이 움직일 공간이 제한되고, 이 둘이 전기적인 인력에 의해 좁은 공간에 묶이게 된다. 이를 양자구속효과라 부른다.

반도체 나노입자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전자와 정공이 움직일 공간은 더 줄어드니 양자구속효과가 더 강해진다. 양자구속효과가 강해질수록 전자가 원자를 벗어나는 데 필요한 에너지, 가전자대에서 전도대로 이동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가 점점 커진다.

이에 따라 에너지를 흡수한 반도체 나노입자는 점점 더 큰 에너지에 해당하는 빛을 발광하게 된다. 가시광선 영역에서 빛은 에너지가 클수록 보라색, 작을수록 붉은 색을 띤다. 양자점은 바로 이 점을 이용해 크기를 조절해가며 다양한 색을 내는 소재다. 따라서 크기가 균일한 양자점을 합성할 수 있다면, 그 색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 펄펄 끓는 비누에 양자점 재료를 흩뿌리는 돌파구

크기가 균일한 양자점을 합성하는 건 양자점이 상용화되기 위한 핵심 과제였다. 이 과제를 해결한 사람이 바웬디 교수다.

벨 연구소 재직 시절 브루스 교수의 박사후연구원 제자였던 바웬디 교수는 MIT 화학과에 부임한 이후로도 양자점에 대한 연구를 지속했다. 당시 양자점을 합성하기 위해 사용하던 용액 공정법은 물을 용매로 사용한다. 물속에서 양자점을 키운다는 뜻이다.

그런데 양자점을 만드는 과정에서 용액의 온도를 높여야 하는데, 물은 100℃에서 끓어 기체가 되니 올릴 수 있는 온도에 제약이 생긴다. 이 때문에 나노입자의 결정성이 떨어지고 양자점의 크기도 균일하지 않다. 발광 특성이 나쁜 양자점을 얻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바웬디 교수는 어떻게 하면 결정성이 우수하고 균일한 크기를 갖는 양자점을 합성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1993년 고온 주입법을 통한 열분해 반응을 고안해 냈다. 바웬디 교수의 고온주입법은 기존의 합성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새로운 합성법이었다. (doi: 10.1021/ja00072a025)

고온주입법이란 300℃ 이상의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는 계면활성제 용액을 고온으로 가열하고 여기에 주사기를 통해 매우 분해되기 쉬운 유기금속 전구체와 음이온 전구체 혼합용액을 빠르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전구체는 화학반응에 참여해 최종 물질을 만드는 재료를 말한다. 이렇게 하면 고온으로 가열된 계면활성제 용액 속에서 전구체가 급격하게 분해되면서 용액 속에 과하게 녹은 과포화 상태가 된다. 이를 통해 양자점 결정의 핵을 만든 후 온도를 낮춰서 이 핵이 원하는 크기로 성장하도록 해 크기가 균일한 양자점을 만든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비누를 팔팔 끓이고 반도체 공정에서 자주 사용하는 전구체를 짧은 시간에 주입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 열분해 돼 핵을 형성할 수 있는 전구체를 고온의 계면활성제 용액에 빠르게 주입하면 순간적으로 핵이 형성된다.

핵을 형성하느라 소진된 전구체는 더 이상 새로운 핵을 형성하지 못한다. 대신 핵이 원하는 크기의 양자점으로 자라는 재료로만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계면활성제는 양자점 표면에 붙었다 떨어지는 반응을 반복하며, 양자점의 크기를 제어한다.

고온 주입법은 2001년 현택환 서울대 교수가 개발한 가열승온법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양자점 합성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바웬디 교수의 연구를 통해 결정성이 우수하고 균일한 크기를 갖는 나노입자를 합성할 수 있게 되면서 양자점은 상용화에 날개를 달았다.

● 코로나19 진단부터 QLED TV까지 양자점의 활약에는 한계가 없다

바웬디 교수의 연구 이후로도 양자점 연구는 여러 과학자에 의해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1994년 미국 신재생에너지 연구소의 아서 노직 박사가 중금속이 포함되지 않은 양자점을 합성하는 등 다양한 양자점의 발견이 이어졌다.

기요 시오네스트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1996년 개발한 코어/쉘 구조를 갖는 양자점은 양자점 발광 효율을 획기적으로 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편 바웬디 교수의 도전도 이어졌다. 그는 1992년 양자점을 레이저로 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 특허를 등록하기도 했다.

1994년 폴 알리비사토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양자점을 LED로 활용할 가능성을 보고했다. 이어 알리비사토스 교수는 생체 내의 변화를 알아내는 지표인 바이오 마커에 양자점을 연결해 몸 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시각화할 새로운 도구로써 양자점의 응용법을 1998년 보고했다.

양자점은 생물학적인 응용 연구도 활발히 진행됐다. 양자점이란 새로운 발광체로 디스플레이, 조명 등 광전소자를 만들거나 바이오 이미징에 활용할 길을 연 것이다.

한국의 과학자들도 양자점 연구에 많은 공헌을 했다. 대표적인 연구로 현택환 교수가 2004년 발표한 양자점 대량생산법 개발 연구와 삼성 종합기술원의 장은주 박사가 2019년 발표한 양자점 기반 고효율 LED 연구를 들 수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양자점은 새로운 발광 소재로서 기업에서도 큰 관심을 받게 됐다. 안정적이고 색순도가 높으며 총천연색을 나타내는 넓은 색 영역, 그리고 큰 연색지수(특정 광원에서 본 사물의 색이 태양광 아래서 볼 때와 얼마나 비슷한가를 수치화한 값)를 보이는 양자점은 유기물 형광체 기반의 OLED와 경쟁 내지는 상호보완적인 신소재로 여겨지고 있다.

양자점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를 통해 상용화 됐다. 이는 나노기술을 성공적으로 상업화한 좋은 예이다.

최근엔 양자점을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의 특징을 만족시키기 위해 대면적 유연소자 기술, 높은 해상도의 패터닝 기술, 높은 색순도의 구현 등 다양한 연구 테마들이 떠오르고 있다.

관련 시장은 2023년 1200억 달러(약 162조 원)가 넘어서는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양자점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양자점이 특정 암 조직에 붙어 발광하도록 하는 바이오 이미징 기술을 개발하는 등 차세대 디지털 바이오 헬스케어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산학연의 선순환적인 연구 환경을 통해 양자점 기술이 다양한 응용기술로 계속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 끊임없는 질문과 과학에 대한 헌신이 노벨상을 만들다

필자는 바웬디 교수 연구실에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당시 필자는 양자점의 대량생산을 위한 연속공정 시스템을 개발하고 미국 하버드대 의대와 함께 양자점을 이용한 암 표적화 연구를 진행했다.

바웬디 교수는 대부분의 학생 및 박사후연구원을 일주일에 세 번 정도 만나면서 대화하는 것을 즐겨하며 출장도 잦은 편이 아니었다. 학생 하나하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스승이었다.

바웬디 교수는 현재 삼성 종합기술원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덕에 한국에 종종 방문한다. 최근에는 2023년 8월 정보디스플레이학회 QD&PV 연구회에서 주최하는 해외석학 초청 특별 심포지엄에 연사로 참석했다.

학회가 끝나고 식사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여전히 연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양자점의 태동부터 양자 컴퓨팅 등 가장 최신의 응용 연구까지 양자점 외길을 걷고 있는 그의 모습에 경외감을 느꼈다.

바웬디 교수는 노벨상 소식을 들은 새벽 전화 인터뷰에서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상을 받게 돼 기쁘다”는 다소 담백한 수상 소감과 지도교수였던 또 다른 수상자 브루스 교수의 헌신적인 멘토링에 감사를 표했다.

첫 학생이었던 머레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노리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교수에게 공을 돌렸다. 1993년 이들이 함께 미국화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은 1만 2000번 이상 인용된 나노화학 분야의 전설적인 논문이다. 이 논문으로 이들은 양자점 합성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바웬디 교수가 노벨상 수상 연락을 받은 당일에도 아침 9시에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과 함께 축하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과학에 헌신하는 태도가 결국 노벨상의 영광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소개
박종남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MIT의 모운지 바웬디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지냈다. 2010년부터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에서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새로운 물성을 갖는 나노입자 합성 연구 및 합성된 양자점 기반 진단키트, 바이오이미징 등의 응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595?cds=news_media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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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0월 2023

[천체물리 – 우주(과학)]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중력렌즈…은하의 본 모습 밝히다 [아하! 우주]

[천체물리 – 우주(과학)]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중력렌즈…은하의 본 모습 밝히다 [아하! 우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중력렌즈…은하의 본 모습 밝히다 [아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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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두 은하의 충돌을 다른 각도로 관측하는 원리. 사진=KyotoU/Yoshi Asada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금까지 관측이 어려웠던 희미한 천체를 관측해 그 진가를 증명해 보였다. 우주 초기에 형성되어 허블 우주망원경으로도 희미한 점 정도로 보였던 은하의 모습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강력한 성능으로 더 자세한 모습과 특징을 연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주에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도 관측이 어려운 희미한 은하가 다수 존재한다. 이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중력 렌즈다. 중력 렌즈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된 현상으로 은하나 은하단처럼 질량이 큰 천체 주변에서는 중력에 의해 빛의 경로가 휘어지면서 마치 렌즈처럼 작용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덕분에 멀리 떨어진 은하가 본래 밝기보다 수십 배 밝아지는 경우도 있다.

천문학자들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발사되기 전부터 중력렌즈를 적극 활용해 왔으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중력렌즈의 힘을 합쳐 이제는 더 멀리 떨어진 어두운 천체를 관측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중력렌즈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렌즈처럼 깨끗하고 균일한 상을 맺는 경우가 많지 않다. 거대한 은하단의 중력에 의해 빛의 경로가 무작위로 바뀌기 때문에 종종 초점이 맞지 않거나 상이 여러 개 맺히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를 복원해서 본래 이미지와 스펙트럼 같은 중요한 정보를 얻는 기술을 갖고 있어 연구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여러 개의 상이 맺히는 경우 더 재미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

일본 교토대학과 캐나다 세인트 메리스대학 연구팀은 거대 은하단인 MACS 0417이 만드는 중력렌즈를 이용해 연구를 하다가 하나의 은하에서 나오는 두 개의 이미지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은하는 사실 하나의 은하가 아니라 ELG1와 ELG2라는 두 개의 은하가 충돌해 하나의 더 큰 은하로 성장하는 중으로 우주 초기에는 이렇게 작은 은하들이 서로 충돌해 더 큰 은하가 되는 일이 흔했다. 사실 우리은하 역시 몇 차례의 충돌을 거쳐 대형 은하로 성장했다.

그런데 연구팀이 확인한 두 이미지 A, B는 단순히 초점이 맺혀지지 않은 이미지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본 은하였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은하에서 나온 빛이 은하단의 강력한 중력에 의해 경로가 바뀌면서 다른 각도에서 나온 빛도 지구에 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참조) 예를 들면 지구에서 관측했을 때 얼굴의 정면과 측면 이미지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사실 우주에 있는 천체들은 모두 3차원적인 존재들이다. 따라서 이들을 한 각도에서만 보는 것은 전체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다. 그래도 은하처럼 어느 정도 형태가 알려진 경우는 어려움이 덜한데, 충돌하는 은하처럼 형태와 구조가 제각각인 경우에는 아무래도 전체 형태를 파악하기 힘들다. 과학자들은 우연한 기회에 중력렌즈의 도움으로 같은 은하를 여러 각도에서 파악해서 전체 모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과학자들에게 중력렌즈는 자연이 준 가장 큰 렌즈이지만, 동시에 렌즈 이상의 도움을 주는 자연의 선물인 셈이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081/0003399122?type=series&cid=101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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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0월 2023

[천체물리 – 우주(과학)] 시속 63만㎞ 신기록…탐사선 파커, 태양을 터치하다 [아하! 우주]

[천체물리 – 우주(과학)] 시속 63만㎞ 신기록…탐사선 파커, 태양을 터치하다 [아하! 우주]

시속 63만㎞ 신기록…탐사선 파커, 태양을 터치하다 [아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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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태양을 탐사하는 파커 솔라 프로브(Parker Solar Probe)의 그래픽 이미지.미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Parker Solar Probe·이하 PSP)가 인류의 피조물 중 가장 빠른 우주선 기록과 태양에 최근접하는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최근 NASA 측은 지난달 27일(미 현지시간) PSP가 17번째 태양 근접비행을 수행하면서 태양 표면 기준 약 726만㎞까지 최근접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PSP는 시속 63만 5266㎞의 속도를 내 역대 최고 기록도 경신했다. 이 정도면 소총 총알의 약 200배 속도로 현재 8시간 가량 걸리는 뉴욕에서 런던을 약 31초 만에 갈 수 있다.

미 존스홉킨스 응용물리학 연구소 마이클 버클리 연구원은 “PSP가 건강한 상태로 태양에 최근접했다”면서 “모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가지 더 놀라운 점은 PSP의 기록 경신이 이번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는 2024년과 2025년으로 예정된 마지막 3번의 근접비행에서 PSP는 최고 시속 69만 2000㎞의 속도로 태양에 616만㎞까지 접근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파커 솔라 프로브의 17번째 근접비행을 보여주는 그래픽 이미지. 출처=NASA/Johns Hopkins APL/Steve Gribben이처럼 PSP가 엄청난 속도를 내며 태양 궤도를 선회하는 이유는 태양의 가공할 중력을 버티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서는 인류의 힘 만이 아닌 ‘우주의 도움’도 필요하다. 바로 중력도움으로 불리는 플라이바이(fly-by)인데 행성궤도를 근접통과하면서 행성의 중력을 훔쳐 가속을 얻는 방법이다. PSP가 중력도움을 얻는 대상은 금성이다. PSP는 여러차례에 걸친 금성 중력 도움을 받으면서 태양 궤도를 차츰 좁혀나갈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18년 8월 12일 발사된 PSP는 총 24차례 태양 근접비행을 수행할 예정으로 미션 이름도 ‘태양을 터치하라!‘(Touch the Sun)이다. 특히 PSP는 태양에 매우 가까이 다가가기 때문에 강력한 열에너지에서 탐사선을 보호할 수 있는 두꺼운 쉴드를 가지고 있다. 다만 오랜시간 복사열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긴 타원궤도를 돌면서 금성과 태양 주변을 부지런히 오가고 있다.

태양을 탐사하는 파커 솔라 프로브(Parker Solar Probe)의 그래픽 이미지PSP의 임무는 그간 베일에 쌓여왔던 수많은 태양의 비밀을 푸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태양 대기인 코로나가 태양 표면 온도보다 수백 배 더 높은 이유와 태양풍의 비밀이다. 태양은 ‘태양 플라스마’라 불리는 태양풍을 내뿜는데 당연히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천체는 이 영향을 받는다. 특히 태양풍은 어떨 때는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는데 이 경우 GPS 등 통신 시설이 마비되는 등 지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081/0003400224?type=series&cid=101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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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월 2023

[알아봅시다] 수수께끼 품은 태양계 끝자락 오르트 구름[김정욱의 별별이야기](48)

[알아봅시다] 수수께끼 품은 태양계 끝자락 오르트 구름[김정욱의 별별이야기](48)

수수께끼 품은 태양계 끝자락 오르트 구름[김정욱의 별별이야기](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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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가장자리 가상 천체집단···관측 못했지만 천문학계 이견 없어
■지구서 가장 멀리 나간 보이저1호, 오르트 구름 벗어나려면 3만년 걸려
[서울경제]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우주.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일찌감치 우주의 가치에 눈을 뜨고 그 공간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자체 기술로 만든 위성발사용 로켓 누리호를 쏘아올리고 ‘우주항공청’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우주 개발에 뛰어들고 있죠. 미지의 우주 그 광활하고 거대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내려 합니다. <편집자주>

 

태양계와 오르트 구름의 모습.

우리 태양계는 태양을 중심으로 수성·금성·지구·화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 등 8개의 행성과 세레스·명왕성 등 왜행성, 그 외 그고 작은 소행성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태양계의 가장자리라고 하면 대체로 명왕성을 떠올리곤 하는데 천문학계에서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라는 곳을 가장자리로 봅니다.

오르트 구름은 장주기혜성(태양공전 주기가 200년 이상인 혜성)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태양계를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되는 가상적인 천체집단입니다. 이곳은 수천개에서 수억개의 크고 작은 천체들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얀 오르트가 1950년에 장주기혜성과 비장주기혜성의 기원을 발표하며 ‘오르트 구름’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오르트 구름은 일반적으로 태양에서 약 1만AU 혹은 태양의 중력이 다른 항성(별)이나 은하계의 중력과 같아지는 약 10만AU 안에 둥근 껍질처럼 펼쳐져 있다고 천문학계는 추측합니다. 참고로 1AU는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를 뜻하는 천문단위로 약 1억5000만km 정도 됩니다.

오르트 구름은 인류가 직접 관측한 게 아니기 때문에 그 존재는 가설이지만 혜성의 궤도장반경과 궤도경사각의 통계를 기초했습니다. 이에 학계에서는 오르트 구름에 대한 가설을 확실시 하고 있습니다.

오르트 구름의 기원은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의 과정에서 현재의 목성궤도부근부터 해왕성궤도부근까지 존재하고 있던 작은 천체들이 거대행성의 중력과 태양계를 지나가던 주변 항성이나 가스구름에 의해 궤도요소가 바뀌어 지금의 형태로 됐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오르트 구름의 존재를 고려한다면 태양계의 범위는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범위보다 아주 많이 커집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보통 태양계의 끝 하면 명왕성 언저리 정도를 생각할 수 있지만 천문학계에서는 오르트 구름까지라고 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태양계의 크기는 좁겠지만 태양계 끝을 오르트 구름까지라고 본다면 그 범위는 그야말로 광대해집니다.

현재 인류가 우주로 보낸 탐사선 가운데 가장 멀리 가 있는 게 ‘보이저 1호’인데요, 이 탐사선은 1977년 9월에 지구를 떠났습니다. 보이저 1호는 1990년 5월에 명왕성을 지났는데 이때 ‘최초로 태양계를 벗어난 탐사선’이라고 했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일부 천문학자들은 보이저 1호가 오르트 구름을 벗어나야 실제 태양계를 빠져나간 것이라고 말합니다.

보이저 1호가 오르트 구름 안쪽 경계면에 도달하는 시기는 2310년 쯤이며, 오르트 구름을 완전히 벗어나려면 3만년 정도가 걸립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태양계도 넓다고 볼 수 있죠. 물론 우주 전체적으로 보면 태양계는 먼지보다 작은 점에 불과하지만 지구의 관점에서는 어마어마한 크기는 맞습니다.

태양권 외부에 있는 보이저1호(위쪽)와 2호의 위치를 보여주는 그림. 그래픽 제공=미국 항공우주국(나사)

오르트 구름은 크게 두 영역으로 나눕니다. 약 2만~3만AU를 기준으로 ‘안쪽 오르트 구름(inner Oort cloud)’, 2만~3만AU 밖의 영역은 ‘바깥 오르트 구름(outer Oort cloud)’으로 부릅니다.

안쪽 오르트 구름은 ‘힐스 구름’이라고도 하는데 이를 연구한 천문학자 잭 힐스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안쪽 오르트 구름 시작점은 천문학자마다 기준이 다른데 해왕성 궤도 바깥쪽인 약 100AU 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약 2000AU 정도부터가 시작점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 어디까지가 오르트 구름의 끝인가 하는 문제도 있는데 역시 천문학자들 마다 의견이 갈립니다.

고전적인 의견은 약 5만AU(약 0.8 광년) 까지로 보고 일부 천문학자들은 태양의 인력이 다른 항성의 인력과 같아지는 지점인 약 10만AU까지로 보기도 합니다. 또 어떤 천문학자는 우리 태양계의 이웃 태양계(항성계)인 알파 센타우리까지 거리의 절반인 약 13만AU를 오르트 구름의 끝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오르트 구름은 지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아직 탐사가 이뤄지지 못해 이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앞서 언급한 보이저 1호가 오르트 구름 도달하려면 300년 정도가 걸리고 오르트 구름을 벗어나려면 3만년 정도가 소요되니 이곳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은 없죠.

하지만 우주에 대한 인류의 호기심은 끝이 없고 이를 알아내기 위한 도전은 계속 되고 있어 수세기가 지난 후 우리의 후손들이 오르트 구름에 대해 자세히 밝혀낼 수도 있겠습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011/0004246925?type=series&cid=2000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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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월 2023

[생물-바이오] ‘바이오 커스터마이징’ 시대…인류 미래 바꿀 합성생물학 [강경주의 IT카페]

[생물-바이오] ‘바이오 커스터마이징’ 시대…인류 미래 바꿀 합성생물학 [강경주의 IT카페]

‘바이오 커스터마이징’ 시대…인류 미래 바꿀 합성생물학 [강경주의 IT카페]

입력 
수정2023.10.09. 오후 4:01
[강경주의 IT카페] 98회

세포 프로그래밍으로 5차 산업 혁명 촉발
암 치료 등 인류 난제 해결할 ‘꿈의 기술’ 불려
“합성생물학 경제효과 30조달러(4경원) 이를 것”
빌 게이츠, 캐시우드 등 투자자도 앞다퉈 투자
미국 앞서가는 가운데 중국 추격 거세
대한민국은 합성생물학 육성 걸음마 단계
“국가 명운 걸고 바이오 파운드리 만들어야”
“미국 따라가기보다 한국 잘하는 분야 특화해야”

MIT 뮤지엄에 전시된 핑크닭. 합성생물학 기술을 적용하면 핑크닭을 실제로 볼 수도 있다. / 사진=강경주 기자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릿지 켄달스퀘어 중심에 위치한 매사추세츠공대(MIT) 뮤지엄 2층 전시실.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에 핑크색 털을 두른 핑크닭이 나타나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인류가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켜 만들어낼 새 지질시대, 즉 ‘인류세’를 비판하고자 전시된 조형물이다. 닭을 지나치게 많이 소비하는 인류의 식습관 때문에 닭뼈와 깃털을 핑크색으로 만들면 훗날 인류가 존재한 현시대의 지질층이 핑크 무늬를 띌 것이라고 풍자한 작품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 핑크닭을 실제로 볼 수 있을지 모른다. 합성생물학을 적용한다면 말이다.

합성생물학 창시자 제임스 콜린스 MIT 교수 연구실을 가다

MIT에는 미래를 바꿀 기술로 불리는 합성생물학의 창시자 제임스 콜린스 교수의 연구실이 있다. IMES(MIT 의료공학 및 과학연구소)라는 소박한 명패가 붙어 있지만 이곳은 미국의 ‘바이오 안보’를 굳건히 하기 위한 최전선이다. 겉으로 봤을 때 여느 실험실과 다를 바 없지만 내부 분위기는 삼엄했다. 랩마다 수십 명의 연구원들이 최첨단 기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쉴 새 없이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바탕으로 화학 약품 앞에서 실험과 기록을 반복하는 모습은 취재진이 합성생물학의 최전선에 와있음을 실감케 했다.

자신의 연구실을 언론에 처음 공개한 콜린스 교수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합성생물학은 유전자를 자유롭게 융합하는 ‘편집 공학'”이라며 “유전자 일부를 수정하는 유전학을 뛰어넘는 개념”이라고 입을 열었다. 합성생물학이란 인공적으로 생명체의 세포를 설계·제작·합성하는 기술로, 합성생물학은 유전학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해 DNA 단백질 같은 생명체 분자를 전자처럼 비트(bit) 단위로 읽고 쓰는 ‘공학(engineering)’이다.

20년 전 인간의 DNA 염기서열을 모두 파악한 게놈 프로젝트가 생명 정보를 ‘읽는’ 기술이었다면 합성생물학은 생명 정보인 DNA를 컴퓨터 코딩처럼 연구자 뜻대로 편집하거나 새로 창작하는 ‘쓰기’ 기술이다. 미국에선 합성생물학을 두고 ‘세포를 프로그래밍한다’는 표현을 쓴다. DNA를 프로그래밍 언어로 바라보고 IT의 코딩 개념으로 접근한 것이다.

콜린스 교수는 “공학 원리가 도입된 합성생물학은 그간의 생명공학 연구개발(R&D)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다”며 “과거 유전자 조작으로 생명체의 기능을 단순히 변경하는데 그쳤다면 이제는 유전자 및 구성요소의 설계·제작·조립으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활용하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생명을 미지의 영역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알고리즘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더더욱 공학 개념과 가깝다.

MIT 뮤지엄에 전시된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왼쪽)과 크리스퍼-카스12a(CRISPR-Cas12a·가운데), 크리스퍼-카스13d(CRISPR-Cas13d·오른쪽) 모형이다. 크리스퍼 편집 기술은 질병을 유발하는 DNA 특정 부위를 자르는 ‘유전자 가위’ 역할을 해 합성생물학에 필수다. 대표적인 유전자 가위는 크리스퍼-카스9이다. 카스 종류에 따라 자를 수 있는 유전자 타깃도 달라진다. / 사진=강경주 기자
콜린스 교수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우리 몸의 세포를 컴퓨터의 바이트(byte)처럼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생물학이 공학 개념으로 진화하면서 암 치료 등 인류가 직면한 수많은 난제를 곧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로는 신약이 꼽힌다. 합성생물학을 바탕으로 생물학적 다양성을 활용한 커스터마이징(개인 맞춤형) 치료제 및 신약 개발이 현재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의학 분야에도 적용돼 질병 치료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질병에 있어 합성생물학은 DNA를 구성하는 아데닌(A), 티아민(T), 구아닌(G), 시토신(C) 외에 인공염기를 추가해 질병에 훨씬 더 강한 환경을 만들거나 유전자 편집을 통해 질병을 미리 막고 치료할 수도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질병 관련 유전자를 제거하고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는 유전자를 개발, 확대하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화학, 농업, 환경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다. 조장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합성생물학이 여러 의학 분야에 적용돼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생물학적 다양성을 활용한 치료제 분야가 앞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합성생물학은 활용 영역이 무한대에 가깝다”고 말했다. 사실상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마법의 기술’이란 평가까지 나온다.

핑크닭처럼 생명체의 색깔을 변형하는 건 매우 기초적인 합성생물학에 속한다. 학계에서는 훨씬 고차원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내 인류를 병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인류가 배출하는 각종 오염 물질을 ‘0’에 가깝게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빌 게이츠와 캐시우드, 존 도어 등 유명 투자자들이 합성생물학 기업에 투자하는 이유다.

바이오 안보 시대…미국은 펜타곤서 바이오 경제 컨트롤

세계 주요국은 합성생물학을 경제 안보를 지켜줄 핵심 신기술로 인지하고 있다.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으로 바뀌는 대전환기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제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특히 미국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미국은 합성생물학을 ‘바이오 패권’을 쥐기 위한 무기로 규정하고 법적 근거를 차근차근 마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가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NBBI)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합성생물학을 전면에 내세웠다. NBBI 행정명령 발효 후 백악관 안보 보좌관 주재로 열린 장관급 회의를 통해 주요 예산 프로그램과 주무부처를 공개했다. 주목할 것은 바이오 제조 기반 강화 관련 예산이 국방부에 편성됐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자국 내 바이오 산업 제조 기반 강화에 정부 부처에서 가장 많은 14억달러의 예산을 집행하기로 했다. 국가안보 측면에서 바이오 제조 기반을 미국으로 재편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합성생물학의 창시자인 제임스 콜린스 교수가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강경주 기자
미국은 2021년 6월 미국혁신경쟁법에서 합성생물학을 10대 혁신기술로 지정했고 2020년 10월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미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에 합성생물학제조연구기관을 신설해 7년간 2억7000만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민간 투자도 늘린 덕분에 현재 미국 내 합성생물학 관련 기업이 800여 개에 이른다.

콜린스 교수는 “합성생물학은 오랫동안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온 역사를 갖고 있다”며 “국방부에서 바이오 예산을 집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경제 강화와 연관이 깊다”고 했다. 바이오를 육성하는 것이 미 자주국방의 주요 테마가 된지 오래다. 강한 경제력을 가져야 강한 국가가 될 수 있는 국방적 시각인 셈이다.

실제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2026년 합성생물학의 시장 규모가 288억달러(38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2040년엔 최대 3조6000억달러(한화 약 48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정부는 바이오 산업이 합성생물학으로 인해 30조달러(4경(京)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합성생물학이 가져올 바이오 대전환을 ‘5차 산업혁명’으로 칭하고 있다. IT 기술에 초점이 맞춰진 4차 산업혁명을 넘어 인간과 공학 사이의 유기적 결합이 시대를 이끌고, 이는 곧 안보과 직결된다는 예측이다.

조 교수는 “미국은 그동안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제조는 타 지역에 위탁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그러나 팬데믹과 중국 경제 부상으로 공급망의 무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바이오 제조에 다시 눈을 떴다”고 분석했다. 콜린스 교수 역시 “바이오에서도 아메리칸 팩토리 경향이 점점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진국은 앞서가는데…갈 길 먼 ‘K-바이오파운드리’

합성생물학이 생명과학과 공학의 융합 학문이라면 바이오파운드리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다. 때문에 합성생물학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바이오파운드리 구축과 투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오파운드리는 미생물을 공장처럼 사용하는 개념으로, 합성생물학에 AI를 적용해 바이오 R&D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플랫폼이다. 새로운 바이오 시스템 제작을 위한 설계(design)-제작(Build)-시험(Test)-학습(Learn)의 전 과정을 표준화, 자동화, 고속화해 고속·고처리량으로 구동한다. 통상의 반도체 생산이 설계(팹리스)-제조(파운드리)-테스트와 패키징(OSAT) 등으로 세분화된 것과 다르게 바이오파운드리는 한 곳에서 모든 과정이 이뤄진다. R&D에 필요한 반복 노동 업무를 자동화하고 처리량은 극대화해 기존 기술보다 훨씬 큰 규모의 R&D를 현실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긴코바이오웍스의 자동화 바이오파운드리 / 사진=한국바이오협회
선진국은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에 국력을 쏟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합성생물학 연구가 본격화한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바이오파운드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06년 국립과학재단(NSF), 2013년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DARPA에서 바이오파운드리 지원이 본격화됐다. 그 결과 미국에는 이미 바이오파운드리로 주목받기 시작한 회사가 나타나고 있다. 바로 긴코바이오웍스다.

2008년 설립된 이 회사는 생명공학 기업 자이머젠의 바이오파운드리를 인수하면서 이를 토대로 모더나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섰다. 모더나의 신속한 백신 개발에는 긴코바이오웍스의 바이오파운드리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부분의 바이오파운드리가 공공 성격인데 비해 긴코바이오웍스는 자체적으로 세계 최대 수준의 민간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했다. 긴코바이오웍스는 “합성생물학이 거의 모든 물리적 재화를 생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합성생물학이 기술의 자급자족을 가능하게 할 핵심 키워드라는 뜻이다.

영국은 세계 최초로 국가 합성생물학 로드맵을 수립하고 정부 주도로 2012년 이후 7개의 합성생물학센터와 3개의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했다. 2016년부터는 생물 정보에 AI 기술을 적용해 고도화된 생물 기능을 설계, 활용을 지원하는 ‘스마트 셀(smart cell)’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일본은 합성생물학을 중심으로 ‘포스트 제4차 산업혁명’을 발표했다. 덴마크, 캐나다, 싱가포르도 바이오파운드리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다.

학계에서는 중국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바이오협회가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보고서를 바탕으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은 합성생물학에서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9개를 보유했다. 국가별 논문 비중도 52.42%를 차지해 16.75%를 점유한 미국에 비해 3.13배 많았다. 중국은 선전에 7200억원을 들여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하며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합성생물학 경쟁력은 어떨까. 미국(100%)에 비해 75% 수준으로, 유럽(90%)과 일본(80%)에 비해 낮게 평가되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지만 세계 수준과 격차가 크다는 지적이다. 2021년에서야 ‘제15차 혁신 성장 빅3(BIG3) 추진회의’에서 바이오파운드리가 보고된 것이 시작이다. 지난해 말엔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가 발표됐다. 이니셔티브에는 바이오파운드리 구축 예타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명시됐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총 3000억원 규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보스턴을 찾아 “MIT에서 공학, 의학, 디지털이 결합한 디지털 바이오를 수용하고 싶다”며 합성생물학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미국 로런스버클리 국립연구소(LBNL)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공공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IMES 연구실에서 연구원과 실험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제임스 콜린스 교수 / 사진=강경주 기자
콜린스 교수는 “윤 대통령이 합성생물학에 적극적이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허준렬 하버드 메디컬스쿨 교수는 “대통령께서 보스턴을 방문한 건 좋은 신호”라며 “한국을 먹여살릴 차세대 먹거리가 바이오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에서는 한국이 TSMC 같은 파운드리를 구축하지 못했지만 바이오만큼은 국가 명운을 걸고 초격차 파운드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보스턴 바이오 동맹…”양국 인력 교류 활성화 필수”

전문가들은 한국이 합성생물학 경쟁력을 제대로 확보하려면 인재 육성이 가장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융합형 인재 양성, 국제경연대회 정부지원 등 젊은 인재의 합성생물학 생태계 진입을 위한 다양한 유인책이 아이디어로 나오고 있지만 실행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합성생물학 생태계 구축에 막대한 자금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창업 초기부터 자금 회수 중간 단계, 최종 시장 진입 단계까지 체계적인 정책과 시설 지원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와 학계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콜린스 교수는 “한국이 합성생물학을 육성하려면 우선 젊은 과학자부터 육성해야 한다”며 “한미 협력을 증대시켜 양국의 젊은 인재들 간 교류를 늘려 융합을 이뤄야 하는 것이 숙제”라고 꼬집었다.

미국, 한국의 바이오 거점인 보스턴과 인천 송도 간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허 교수는 “한미 양국 간 교류는 한국 인재가 미국으로 건너가서 배우고 미국에 머무는 단방향 방식”이라며 “미국 인재를 한국에 오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해 유기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준렬 하버드 의대 교수가 혐기성 배양기(Anaerobic chamber)를 이용해 장내 미생물을 배양하는 모습
허 교수는 또 인력 양성 방안으로 기초 과학 분야의 꾸준한 투자와 완전한 자율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과학자에 연구비를 지원할 때 조항이나 단서를 일체 달지 않고 완전한 연구의 자유를 주기 때문에 결과물이 좋지 않을 수가 없다”며 “바이오가 신(新)르네상스, 혹은 5차산업 혁명의 도화선이 될 텐데 결국엔 기초 투자를 얼마나 꾸준하게 하느냐가 미래 합성생물학 경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교수는 미국을 따라가기보다 한국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고 특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이미 10년 전부터 합성생물학을 육성했다”며 “단지 미국이 하고 있으니 한국도 당연히 해야 한다는 논리는 시대착오적”이라며 했다. 이어 “합성생물학이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도 미국이 놓치고 있는 핵심 분야를 한국이 집중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케임브리지·보스턴=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015/0004899887?type=series&cid=1088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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