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송으로 배우는 영어]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045.Wonderful Tonight — Eric Clapton ( 원더풀 투나잇 : 에릭 클랩튼) [듣기/가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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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피에르 아고스티니, 페렌츠 크라우스, 앤 릴리에 교수 (왼쪽부터)
2023년 노벨 물리학상은 아토초(100경분의 1초) 단위의 빛을 생성하고 측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3인의 과학자 피에르 아고스티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앤 륄리에 스웨덴 룬드대 교수, 그리고 페렌츠 크라우스 독일 뮌헨공대 양자물리학과 교수에게 주어졌다.
아토초 과학 연구자들은 이 분야에서 언젠가 노벨상이 나오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더구나 2022년 작은 노벨상이라 불리는 울프상이 앤 륄리에, 페렌츠 크라우스, 폴 코컴(아토초 과학 이론 연구자) 등 세 명에게 수여됐기 때문에 올해 수상을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이번 노벨상 수상자들은 아토초 과학 실험을 꽃피웠다.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해 고차조화파(한 레이저를 기체 원자에 집속해 발생된 연엑스선(soft X-ray) 영역에서 레이저의 특성을 닮은 매우 짧은 펄스폭을 갖는 우수한 연엑스선 광원)를 발생시키고 이를 이용해 아토초 펄스를 생성 및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들이 만들어낸 아토초 펄스 덕분에 원자, 분자, 고체 또는 플라즈마 내의 초고속 전자 동역학을 연구할 수 있는 아토초 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가 시작됐다. 또한 그동안 측정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광전자 이온화 현상에 수십 아토초의 지연 현상이 있음을 측정하는 과학적 성과를 거뒀다.
● 아토초 과학의 시작, 강력장 물리학 연구
아인슈타인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광전효과 실험은 높은 주파수의 빛을 쪼이면 물질 내 원자가 이온화 되면서 광전자(photoelectron)가 발생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실험이다. 레이저가 개발되기 전인 1905년 당시에는 광자를 이온화하는 데 필요한 강력한 빛이 없었기에 빛의 세기를 높여도 이온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다 1970년대 들어 강력한 레이저 펄스를 생성할 수 있게 됐고 당시 프랑스 원자력 및 대체에너지 위원회(CEA) 연구소에서 일하던 아고스티니 교수는 초강력 레이저를 사용해 광전자 현상을 연구했다.
강력한 빛을 이용하자 광자가 이온화되기 위해 필요한 주파수의 문턱값을 넘어 이온화되는 현상이 관측됐다. 1979년 발견된 이러한 ‘문턱 넘는 이온화(ATI・Above-threshold ionization)’ 현상은 강력장 물리학 연구의 기폭제가 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아토초 펄스를 만들 수 있는 기반 연구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아고스티니 박사와 같은 CEA 연구실에 있던 륄리에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1988년 1064 나노미터의 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해 고차조화파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doi : 10.1088/0953-4075/21/3/001)
고차조화파는 레이저와 같이 결맞음 특성을 가지며 극자외선 또는 엑스선 영역에 해당하는 넓은 주파수 영역을 갖는 빛이다. 이 말은 곧 고차조화파를 이용하면 수십 또는 수백 아토초의 펄스폭을 갖는 아토초 펄스를 생성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토초 펄스를 생성하더라도 이것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었다.
● 인류 최초의 아토초 펄스 측정
아토초 펄스를 연구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아토초 펄스의 시간폭이 얼마나 되는지 또는 몇 개의 펄스로 구성돼 있는지 등의 모양을 알아야 했다. 조화파의 각각의 차수에 대한 세기와 위상을 모두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아고스티니 교수팀은 조화파의 위상 관계를 측정하기 위해 알츠레드 마켓 등의 연구자가 이론적으로 제안했던 ‘이광자 흡수에 의한 양자 간섭 방법’에 주목했다. 고차조화파를 이용해 광전자를 만들면 각각의 조화파에 해당하는 광전자가 생성된다.
이 때 적절한 세기의 레이저 펄스를 동시에 쪼이면 각각의 조화파 외에 새로운 주파수 성분을 가지는 광전자들이 만들어진다. 새롭게 생성된 광전자들은 주변 고차조화파의 위상 정보를 가지고 양자 간섭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아고스티니 교수팀은 이 양자 간섭 효과를 관측해, 각각의 조화파들의 위상 관계를 측정했다. 그리고 이 방법을 ‘이광자 양자 간섭 아토초 복원 방법(RABBIT・Reconstruction of attosecond beating by interference of two-photon transitions)’이라 이름 붙였다.
아고스티니 교수팀은 고차조화파의 세기와 위상을 모두 측정했으며 250 아토초의 펄스폭을 가지는 아토초 펄스열을 얻어 2001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doi : 10.1126/science.1059413)
인류 역사상 최초로 아토초 펄스를 측정한 순간이었다.
● 단일 아토초 펄스를 만들다
다음 단계는 하나의 아토초 펄스를 생성하는 것이었다. 단일 아토초 펄스를 이용하면 초고속 현상, 예를 들면 원자나 분자 내부에서 일어나는 전이현상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단일 아토초 펄스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극초단 펨토초(1000조분의 1초) 기술이 필요했다.
높은 에너지를 가지면서도 펄스폭이 수 펨토초에 불과한 펄스 압축 기술은 마우로 니솔리 교수와 페렌츠 크라우스 교수(당시에는 오스트리아 빈 공대 소속)팀의 공동연구로 개발됐다.
펨토초 레이저의 펄스폭이 줄어들자 레이저의 절대위상 안정화가 중요한 이슈가 됐다. 절대위상 안정화는 사인과 코사인 형태가 반복되는 파장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 확인할 때 이 모양을 하나로 고정시키는 과정을 뜻한다. 이는 단일 아토초 펄스 생성을 위해서 꼭 필요한 기술이었다.
당시에 이러한 실험을 성공시키기 위해 많은 연구팀이 도전했으나, 크라우스 연구팀이 펄스 압축 기술과 절대위상 안정화 기술을 모두 접목시켜 최초로 단일 아토초 펄스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결과는 아토초 펄스열 생성 발표와 같은 해인 2001년 ‘네이처’에 발표됐다. (doi : 10.1038/35107000)
● 광전자 이온화의 지연 현상 측정
아토초 펄스를 생성하고 또 측정하는 데 성공하자 과학계는 흥분했다. 비록 아토초 펄스의 파장이 극자외선 또는 엑스선 영역으로 제한돼 있고 세기가 약하다는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아토초의 시간 분해능으로 그 동안 보지 못했던 물리현상을 관측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광전자 이온화 현상과 같은 초고속 현상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
크라우스 연구팀은 단일 아토초 펄스를 이용해 네온에서 일어나는 광전자 현상을 연구했다. 네온에서는 2s와 2p의 해당하는 양자상태로부터 광전자가 생성되는데 이 두 양자상태로부터 생성되는 광전자들의 지연 시간에 약 25 아토초 정도의 미세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지연 현상은 이론적인 연구에서 제시한 값 보다 두 배 정도 큰 것이어서 해석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 문제의 정답은 륄리에 교수가 해결했다. 륄리에 교수의 실험에서는 원자 내부의 전이현상에 대해 관측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광전자 현상에서 나타나는 지연 현상에 대해 더욱 자세한 해석이 가능했다. 그 결과 크라우스 연구원팀의 측정값이 원자 내부의 전이현상에 영향을 받아 실제보다는 두 배 큰 지연 현상이 관측된 것이라는 설명을 가능하게 했다.
● 기초과학에 당장의 쓸모는 접어두길
아토초 과학은 현재 많은 연구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원자에서의 초고속 현상 연구뿐만 아니라 고체 또는 액체의 초고속 이온화 및 전이현상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의료 분야에도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토초 펄스를 활용하면 X선에 의해 DNA가 손상되는 아주 짧은 순간까지 관찰할 수 있다. 그 밖에 반도체와 같은 전자공학 분야에서도 아토초 펄스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노벨상이 발표될 때면 대한민국의 현실을 되돌아 보게 된다. 아고스티니 교수가 ‘문턱 넘는 이온화’ 실험을 수행하고 륄리에 교수가 ‘고차조화파’를 발견했을 당시에는 이것들이 노벨상을 받게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과학자들은 눈앞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묵묵히 연구해왔을 뿐이다. 기초과학의 발전에 당장의 쓸모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대한민국의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
오늘날의 과학자들은 아토초 그 다음을 논의하고 있다. 이제는 젭토초(10-21 초)를 이용해서 원자 내부의 초고속 동역학을 연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에서는 페타와트(1000조W)급 레이저를 이용해 상대론적인 영역에서 아토초, 젭토초 펄스를 생성하고자 한다.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PAL-XFEL)를 이용한 아토초 연구 또한 유망해 보인다. 필자는 한국의 아토초 과학도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믿는다. 인류의 한계에 도전하는 초고속 현상 연구에서 대한민국의 기초과학이 빛을 발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필자 소개
김경택 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 KAIST 물리학과에서 ‘아토초 펄스의 생성과 측정’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GIST 고등광기술 연구소 선임연구원, 캐나다 국립연구회(NRC) 및 오타와대 연구위원을 거쳐 현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과 GIST 물리광과학과의 아토초 과학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603?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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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지 바웬디, 루이스 브루스, 알렉세이 아키모프(왼쪽부터). 노벨재단 제공
마블 스튜디오의 히어로 중에는 ‘앤트맨’이란 캐릭터가 있다. 앤트맨은 몸을 자유자재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핌 입자’로 물체의 크기를 바꿔가며 악당을 물리친다. 2023년 개봉한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에서는 앤트맨 가족이 미지의 양자 영역 세계에 빠져버리고 무한한 우주를 다스리는 정복자를 만나는 모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만약 영화의 내용처럼 물질의 크기를 줄이면 바뀌는 건 단지 물리적인 크기 뿐일까. 예를 들어 순금을 계속 반으로 쪼개어 수 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크기로 만드는 경우를 떠올려보자. 순금 덩어리는 여전히 금빛을 띠고 녹는점 등 금의 고유한 물리적인 특성을 유지할까
2023년 노벨 화학상은 ‘물질의 크기를 수 나노미터 수준으로 줄일 때, 그 물질의 특성은 우리 눈에 보이는 큰 물질과 어떻게 다를까?’란 질문에 천착한 세 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월 4일 모운지 바웬디 미국 MIT 교수, 루이스 브루스 미국 컬럼비아대 명예교수, 알렉세이 아키모프 전 나노크리스탈테크놀로지(NCT) 선임연구원에게 “양자점의 발견과 합성에 대한 공로”로 2023년 노벨 화학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수상자들은 여러 다양한 물질 중에서도 반도체에 집중했다. 반도체를 나노입자로 만들면 입자 크기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는 양자효과를 예측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한 것이 수상자들의 업적이다. 이렇게 입자 크기에 따라 색깔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작은 반도체 결정을 ‘양자점(QD·Quantum Dot)’이라고 부른다.
● 입자 크기가 바뀌었을 뿐인데 색이 변하는 양자의 세계
‘양자’점이라고 하니 복잡한 양자역학이 떠오르고 앤트맨과 그의 가족들처럼 미지의 세계에 빠지는 느낌이 들 수 있다. 2023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따라가며 양자점의 의미를 이해해보자.
양자점을 세상에 처음으로 소개한 건 아키모프 전 선임연구원이었다. 그는 1981년 러시아 바빌로프 국립광학연구소에서 비정질(원자나 분자가 불규칙하게 배열된 고체) 유리 안에서 구리와 염소를 반응시켜 수 나노미터 크기의 염화구리 입자를 합성했다.
그리고 염화구리 나노입자가 첨가된 비정질 유리가 그 입자의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양자점을 최초로 관찰한 것이다. 아키모프 전 선임연구원의 발견은 1981년 러시아의 학술지 ‘JETP 레터스’에 보고됐다. (Ekimov, Alexey I. “Quantum size effect in three-dimensional microscopic semiconductor crystals.” Jetp Lett. 34 (1981): 345-349)
그 다음 해인 1982년에는 또다른 종류의 화학물질로 양자점을 합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브루스 명예교수는 당시 근무하던 미국 벨 연구소에서 수용액 상에서 카드뮴 이온(Cd2+)과 황화 이온(S2-)을 반응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수용액 속에서 반지름이 20nm이고 초록색 형광을 보이는 황화 카드뮴(CdS) 화합물 반도체 나노입자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를 통해 브루스 명예교수는 나노입자 합성법으로 널리 이용되는 용액 공정법을 최초로 도입하고 콜로이드 상태로 수용액에 분산돼 있는 양자점을 구현해 나노과학 분야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Rossetti, R., and L. Brus. “Electron-hole recombination emission as a probe of surface chemistry in aqueous cadmium sulfide colloids.” The 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86.23 (1982): 4470-4472)
브루스 교수에게는 양자점이 크기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나타내는 이유를 이론적으로 설명한 공로도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반도체는 전압이나 열, 빛을 가하면 전기 전도도가 변하거나 빛을 발하는 성질이 있다.
이 성질은 반도체 원자에 에너지가 가해지면 전자 하나가 그 에너지를 받고 원자에 묶여 있는 상태인 ‘가전자대’에서 원자를 벗어난 상태인 ‘전도대’로 이동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다시 말해 원자에 묶여 있던 전자가 외부에서 준 에너지를 받고 원자를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때 가전자대에는 전자가 원래 있던 자리에 남은 구멍 ‘정공’이 생긴다. 그런데 반도체의 크기를 수 나노미터 수준으로 줄이면 전자와 정공이 움직일 공간이 제한되고, 이 둘이 전기적인 인력에 의해 좁은 공간에 묶이게 된다. 이를 양자구속효과라 부른다.
반도체 나노입자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전자와 정공이 움직일 공간은 더 줄어드니 양자구속효과가 더 강해진다. 양자구속효과가 강해질수록 전자가 원자를 벗어나는 데 필요한 에너지, 가전자대에서 전도대로 이동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가 점점 커진다.
이에 따라 에너지를 흡수한 반도체 나노입자는 점점 더 큰 에너지에 해당하는 빛을 발광하게 된다. 가시광선 영역에서 빛은 에너지가 클수록 보라색, 작을수록 붉은 색을 띤다. 양자점은 바로 이 점을 이용해 크기를 조절해가며 다양한 색을 내는 소재다. 따라서 크기가 균일한 양자점을 합성할 수 있다면, 그 색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 펄펄 끓는 비누에 양자점 재료를 흩뿌리는 돌파구
크기가 균일한 양자점을 합성하는 건 양자점이 상용화되기 위한 핵심 과제였다. 이 과제를 해결한 사람이 바웬디 교수다.
벨 연구소 재직 시절 브루스 교수의 박사후연구원 제자였던 바웬디 교수는 MIT 화학과에 부임한 이후로도 양자점에 대한 연구를 지속했다. 당시 양자점을 합성하기 위해 사용하던 용액 공정법은 물을 용매로 사용한다. 물속에서 양자점을 키운다는 뜻이다.
그런데 양자점을 만드는 과정에서 용액의 온도를 높여야 하는데, 물은 100℃에서 끓어 기체가 되니 올릴 수 있는 온도에 제약이 생긴다. 이 때문에 나노입자의 결정성이 떨어지고 양자점의 크기도 균일하지 않다. 발광 특성이 나쁜 양자점을 얻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바웬디 교수는 어떻게 하면 결정성이 우수하고 균일한 크기를 갖는 양자점을 합성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1993년 고온 주입법을 통한 열분해 반응을 고안해 냈다. 바웬디 교수의 고온주입법은 기존의 합성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새로운 합성법이었다. (doi: 10.1021/ja00072a025)
고온주입법이란 300℃ 이상의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는 계면활성제 용액을 고온으로 가열하고 여기에 주사기를 통해 매우 분해되기 쉬운 유기금속 전구체와 음이온 전구체 혼합용액을 빠르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전구체는 화학반응에 참여해 최종 물질을 만드는 재료를 말한다. 이렇게 하면 고온으로 가열된 계면활성제 용액 속에서 전구체가 급격하게 분해되면서 용액 속에 과하게 녹은 과포화 상태가 된다. 이를 통해 양자점 결정의 핵을 만든 후 온도를 낮춰서 이 핵이 원하는 크기로 성장하도록 해 크기가 균일한 양자점을 만든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비누를 팔팔 끓이고 반도체 공정에서 자주 사용하는 전구체를 짧은 시간에 주입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 열분해 돼 핵을 형성할 수 있는 전구체를 고온의 계면활성제 용액에 빠르게 주입하면 순간적으로 핵이 형성된다.
핵을 형성하느라 소진된 전구체는 더 이상 새로운 핵을 형성하지 못한다. 대신 핵이 원하는 크기의 양자점으로 자라는 재료로만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계면활성제는 양자점 표면에 붙었다 떨어지는 반응을 반복하며, 양자점의 크기를 제어한다.
고온 주입법은 2001년 현택환 서울대 교수가 개발한 가열승온법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양자점 합성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바웬디 교수의 연구를 통해 결정성이 우수하고 균일한 크기를 갖는 나노입자를 합성할 수 있게 되면서 양자점은 상용화에 날개를 달았다.
● 코로나19 진단부터 QLED TV까지 양자점의 활약에는 한계가 없다
바웬디 교수의 연구 이후로도 양자점 연구는 여러 과학자에 의해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1994년 미국 신재생에너지 연구소의 아서 노직 박사가 중금속이 포함되지 않은 양자점을 합성하는 등 다양한 양자점의 발견이 이어졌다.
기요 시오네스트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1996년 개발한 코어/쉘 구조를 갖는 양자점은 양자점 발광 효율을 획기적으로 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편 바웬디 교수의 도전도 이어졌다. 그는 1992년 양자점을 레이저로 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 특허를 등록하기도 했다.
1994년 폴 알리비사토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양자점을 LED로 활용할 가능성을 보고했다. 이어 알리비사토스 교수는 생체 내의 변화를 알아내는 지표인 바이오 마커에 양자점을 연결해 몸 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시각화할 새로운 도구로써 양자점의 응용법을 1998년 보고했다.
양자점은 생물학적인 응용 연구도 활발히 진행됐다. 양자점이란 새로운 발광체로 디스플레이, 조명 등 광전소자를 만들거나 바이오 이미징에 활용할 길을 연 것이다.
한국의 과학자들도 양자점 연구에 많은 공헌을 했다. 대표적인 연구로 현택환 교수가 2004년 발표한 양자점 대량생산법 개발 연구와 삼성 종합기술원의 장은주 박사가 2019년 발표한 양자점 기반 고효율 LED 연구를 들 수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양자점은 새로운 발광 소재로서 기업에서도 큰 관심을 받게 됐다. 안정적이고 색순도가 높으며 총천연색을 나타내는 넓은 색 영역, 그리고 큰 연색지수(특정 광원에서 본 사물의 색이 태양광 아래서 볼 때와 얼마나 비슷한가를 수치화한 값)를 보이는 양자점은 유기물 형광체 기반의 OLED와 경쟁 내지는 상호보완적인 신소재로 여겨지고 있다.
양자점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를 통해 상용화 됐다. 이는 나노기술을 성공적으로 상업화한 좋은 예이다.
최근엔 양자점을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의 특징을 만족시키기 위해 대면적 유연소자 기술, 높은 해상도의 패터닝 기술, 높은 색순도의 구현 등 다양한 연구 테마들이 떠오르고 있다.
관련 시장은 2023년 1200억 달러(약 162조 원)가 넘어서는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양자점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양자점이 특정 암 조직에 붙어 발광하도록 하는 바이오 이미징 기술을 개발하는 등 차세대 디지털 바이오 헬스케어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산학연의 선순환적인 연구 환경을 통해 양자점 기술이 다양한 응용기술로 계속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 끊임없는 질문과 과학에 대한 헌신이 노벨상을 만들다
필자는 바웬디 교수 연구실에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당시 필자는 양자점의 대량생산을 위한 연속공정 시스템을 개발하고 미국 하버드대 의대와 함께 양자점을 이용한 암 표적화 연구를 진행했다.
바웬디 교수는 대부분의 학생 및 박사후연구원을 일주일에 세 번 정도 만나면서 대화하는 것을 즐겨하며 출장도 잦은 편이 아니었다. 학생 하나하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스승이었다.
바웬디 교수는 현재 삼성 종합기술원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덕에 한국에 종종 방문한다. 최근에는 2023년 8월 정보디스플레이학회 QD&PV 연구회에서 주최하는 해외석학 초청 특별 심포지엄에 연사로 참석했다.
학회가 끝나고 식사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여전히 연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양자점의 태동부터 양자 컴퓨팅 등 가장 최신의 응용 연구까지 양자점 외길을 걷고 있는 그의 모습에 경외감을 느꼈다.
바웬디 교수는 노벨상 소식을 들은 새벽 전화 인터뷰에서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상을 받게 돼 기쁘다”는 다소 담백한 수상 소감과 지도교수였던 또 다른 수상자 브루스 교수의 헌신적인 멘토링에 감사를 표했다.
첫 학생이었던 머레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노리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교수에게 공을 돌렸다. 1993년 이들이 함께 미국화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은 1만 2000번 이상 인용된 나노화학 분야의 전설적인 논문이다. 이 논문으로 이들은 양자점 합성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바웬디 교수가 노벨상 수상 연락을 받은 당일에도 아침 9시에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과 함께 축하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과학에 헌신하는 태도가 결국 노벨상의 영광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소개
박종남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MIT의 모운지 바웬디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지냈다. 2010년부터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에서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새로운 물성을 갖는 나노입자 합성 연구 및 합성된 양자점 기반 진단키트, 바이오이미징 등의 응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4595?cds=news_media_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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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매출 50배 ‘폭풍성장’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열린 ‘K-Startups meet OpenAI’에서 대담을 갖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올해 연간 매출 13억달러(약 1조7500억원)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직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공유했다는데요. 지난해 매출 2800만달러(약 3780억원)와 비교하면 50배 가까이 급성장한 겁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연간 매출 10억달러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전망치가 이보다 30% 늘었네요. 현재 오픈AI는 챗GPT 유료 구독 서비스나 대규모언어모델(LLM)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제공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픈AI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강화하며 수익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요. 오는 11월에 열리는 개발자 컨퍼런스에선 AI 모델을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해 기업 고객 공략에 나섭니다. 텍스트 외에도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정보를 처리하는 AI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네요.
“생성형 AI 내년엔 거품 꺼진다”
올해 붐이 일었던 생성형 AI 기술이 내년에는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시장분석기관 CSS 인사이트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는데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건데요. 챗GPT의 경우 하루 9억원가량의 운영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생성형 AI 기술을 둘러싼 각국 규제들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여러 국가에서 AI 기술 규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구글 바드는 전기 먹는 하마”

사진=픽사베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구글이 모든 검색 서비스를 AI와 결합할 경우 매년 한 국가의 소비량과 맞먹는 전력을 쓰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과학 저널 줄(Joule)에 실린 한 논문은 구글이 검색 서비스 전체를 AI 챗봇으로 제공할 경우 에너지 사용량이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일반적인 구글 검색은 1회 검색 시 0.3와트시(Wh)의 전력을 소비합니다. 이에 비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검색은 1회당 3Wh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연간 단위로 계산하면 아일랜드가 한 해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전기를 소비하는 겁니다. 전기를 많이 쓴다는 건 탄소 배출량이 늘어난다는 얘기인데요. 생성형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속도전을 벌이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고민이 또 하나 늘었네요.
AI로 신호등 제어…배기가스 줄인다

사진=픽사베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그런가 하면 구글은 배기가스를 줄이는 프로젝트에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그린 라이트’가 그것인데요. AI를 활용해 교통 신호 체계를 최적화하고 이를 통해 배기가스를 줄이는 프로젝트입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AI가 구글 지도 데이터를 학습해 신호등이 있는 곳의 정체 정도와 정차 차량의 평균 대기 시간 등을 계산합니다. 이를 토대로 신호 타이밍을 최적화해 자동차의 대기 시간, 제동·가속 횟수를 줄이는 거죠. 구글은 2021년 이 프로젝트를 이스라엘에서 처음 테스트했는데 연료 소모량이나 신호 대기 시간이 10~20% 감소했다고 합니다. 2024년에는 더 많은 도시로 프로젝트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Gt(기가톤) 줄이는 게 목표라고 하네요.
AMD, AI 스타트업 인수…엔비디아 독주 막나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AI 스타트업 ‘노드.AI’를 인수한다는 소식입니다. 노드.AI는 오픈소스 기술 기반으로 AI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인데요. 특히 AI 모델 최적화에 전문성이 있다고 합니다. AMD가 노드.AI를 인수한 것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이죠. 현재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80% 이상에 달합니다. AMD가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277/0005326090?type=series&cid=20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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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대규모멀티모달모델 ‘GPT-4V’ 공개
텍스트만 가능했던 챗GPT에서 진화
이미지 입력하면 이해하고 유추해서 답변까지
올해의 단어를 꼽으라면 ‘LLM(대규모언어모델)’을 빼놓고 이야기하기는 힘들 것 같다. 작년 말 오픈AI의 챗GPT가 공개된 이후 LLM은 정보기술(IT) 분야를 넘어서 일상 곳곳에 자리잡았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LLM이라는 단어도 낡은 유산으로 전락할 처지다. LLM을 대신할 새로운 용어가 인공지능(AI) 업계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바로 ‘LMM(대규모멀티모달모델)’이 챗GPT 등장 1년 만에 AI 업계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LLM와 LMM의 차이는 언어와 멀티모달에 있다. LLM이 대규모로 언어 모델을 학습했다면 LMM은 멀티모달을 학습했다고 보면 된다. 멀티모달은 텍스트 외에 이미지와 음성 같은 다양한 방식을 사용하는 AI를 말한다. 챗GPT가 텍스트에 기반해서 이용자와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는 AI였다면 LMM을 적용한 AI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음성까지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LMM은 많은 AI전문가들이 챗GPT의 다음으로 주목했던 기술이다. 하지만 이미지와 음성을 인식하고 출력하는 기술은 텍스트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게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LMM의 시대가 오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오픈AI가 다시 한 번 그 예상을 깼다. 오픈AI가 지난 9월 25일 공개한 ‘GPT-4V(ision)’는 AI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GPT-4V는 이용자가 이미지를 올리고 이미지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는 LMM으로, 사실상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대중화된 LMM 서비스다. 오픈AI는 이미 작년 말 GPT-4V를 위한 학습을 마치고, 올해에는 알파 그룹의 사용자에게 접근 권한을 부여한 뒤 테스트를 진행해 GPT-4V의 신뢰도를 높였다. 공개 직전인 9월 초에는 베타테스터 규모를 1만6000명까지 늘리기도 했다.
이렇게 출시된 GPT-4V는 챗GPT와는 또다른 충격을 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GPT-4V가 어떤 이미지까지 인식할 수 있는지 실험에 나서고 있는데,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 챗GPT에 질문을 던지는 게 일종의 ‘밈’처럼 이뤄진 것과 같은 분위기다.
지난 9월 29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자들이 GPT-4V를 이용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 논문이 공개되기도 했다. 단순한 이미지 해석에서부터 스도쿠 같은 게임을 이용한 추리, 인물의 표정을 통해 기분을 유추하는 것 등 다양한 실험이 망라돼 있었다.
특히 인상깊은 건 엑스레이 이미지를 보고 골절 부위를 지목한다거나 영어가 아닌 다른 국가의 언어가 들어간 이미지까지 제대로 해석해서 설명을 내놓는다는 점이었다. 김밥을 만드는 순서를 정확하게 나열하거나 손글씨로 제시된 이미지도 문제 없이 이해하는 모습이었다.
김진중 원티드랩 생성 AI팀 리더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GPT-4V는 이미지 판별, 디텍팅, OCR은 물론이고 X-Ray 분석과 밈의 이해와 설명까지 한다”며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 정도의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GPT-3로 AI 업계가 완전히 바뀐 것과 같은 상황이 다시 올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논문을 작성한 연구진은 “GPT-4V 같은 시각적인 프롬프트를 이용한 방식은 인간과 컴퓨터가 상호 작용하는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며 “LMM은 LLM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다양한 감각을 갖춘 일반적인 지능을 달성하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가 선수를 쳤다면 구글은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구글이 이르면 다음 달 공개할 예정인 제미니 역시 LMM을 표방하고 있다. 주빈 가라마니 구글 딥마인드 부사장은 지난 5월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멀티모달은 의료 서비스, 가상 비서, 자율주행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며 LMM을 차세대 AI 서비스로 지목한 바 있다.
참고자료
arxiv, DOI : https://doi.org/10.48550/arXiv.2309.17421
[출처]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technology/2023/10/16/CP2ZP7FY6ZD4DL3NXDBJXEBDTI/?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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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은하의 충돌을 다른 각도로 관측하는 원리. 사진=KyotoU/Yoshi Asada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금까지 관측이 어려웠던 희미한 천체를 관측해 그 진가를 증명해 보였다. 우주 초기에 형성되어 허블 우주망원경으로도 희미한 점 정도로 보였던 은하의 모습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강력한 성능으로 더 자세한 모습과 특징을 연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주에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도 관측이 어려운 희미한 은하가 다수 존재한다. 이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중력 렌즈다. 중력 렌즈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된 현상으로 은하나 은하단처럼 질량이 큰 천체 주변에서는 중력에 의해 빛의 경로가 휘어지면서 마치 렌즈처럼 작용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덕분에 멀리 떨어진 은하가 본래 밝기보다 수십 배 밝아지는 경우도 있다.
천문학자들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발사되기 전부터 중력렌즈를 적극 활용해 왔으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중력렌즈의 힘을 합쳐 이제는 더 멀리 떨어진 어두운 천체를 관측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중력렌즈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렌즈처럼 깨끗하고 균일한 상을 맺는 경우가 많지 않다. 거대한 은하단의 중력에 의해 빛의 경로가 무작위로 바뀌기 때문에 종종 초점이 맞지 않거나 상이 여러 개 맺히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를 복원해서 본래 이미지와 스펙트럼 같은 중요한 정보를 얻는 기술을 갖고 있어 연구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여러 개의 상이 맺히는 경우 더 재미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
일본 교토대학과 캐나다 세인트 메리스대학 연구팀은 거대 은하단인 MACS 0417이 만드는 중력렌즈를 이용해 연구를 하다가 하나의 은하에서 나오는 두 개의 이미지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은하는 사실 하나의 은하가 아니라 ELG1와 ELG2라는 두 개의 은하가 충돌해 하나의 더 큰 은하로 성장하는 중으로 우주 초기에는 이렇게 작은 은하들이 서로 충돌해 더 큰 은하가 되는 일이 흔했다. 사실 우리은하 역시 몇 차례의 충돌을 거쳐 대형 은하로 성장했다.
그런데 연구팀이 확인한 두 이미지 A, B는 단순히 초점이 맺혀지지 않은 이미지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본 은하였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은하에서 나온 빛이 은하단의 강력한 중력에 의해 경로가 바뀌면서 다른 각도에서 나온 빛도 지구에 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참조) 예를 들면 지구에서 관측했을 때 얼굴의 정면과 측면 이미지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사실 우주에 있는 천체들은 모두 3차원적인 존재들이다. 따라서 이들을 한 각도에서만 보는 것은 전체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다. 그래도 은하처럼 어느 정도 형태가 알려진 경우는 어려움이 덜한데, 충돌하는 은하처럼 형태와 구조가 제각각인 경우에는 아무래도 전체 형태를 파악하기 힘들다. 과학자들은 우연한 기회에 중력렌즈의 도움으로 같은 은하를 여러 각도에서 파악해서 전체 모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과학자들에게 중력렌즈는 자연이 준 가장 큰 렌즈이지만, 동시에 렌즈 이상의 도움을 주는 자연의 선물인 셈이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081/0003399122?type=series&cid=101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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